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30 : 묵독 문자 내용 뇌의 기억 저장고 일시적 의미 이해 과정


묵독은 눈으로 문자를 보고 그 내용을 뇌의 기억을 저장고에 일시적으로 담으면서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 눈읽기로 줄거리를 머리에 가볍게 담으면서 뜻을 헤아려 간다

→ 속읽기로 줄거리를 머리에 넌지시 담으면서 속내를 알아간다

《독서의 뇌과학》(가와시마 류타/황미숙 옮김, 현대지성, 2024) 87쪽


눈으로 글을 읽기에 ‘눈읽기’라 합니다. 눈읽기란 소리를 안 내면서 읽는 길이니 ‘속읽기’이고, 가만히 읽으면서 머리에 가볍게 담는다고 할 만합니다. 머리에 넌지시 담는 줄거리를 헤아리면서 속내를 알아가는 셈이에요. 조용조용 뜻을 살피거나 짚으니 조용읽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묵독(默讀) : 소리를 내지 않고 속으로 글을 읽음 ≒ 관서

문자(文字) : 1. [언어] 인간의 언어를 적는 데 사용하는 시각적인 기호 체계. 한자 따위의 표의 문자와 로마자, 한글 따위의 표음 문자로 대별된다 2. 학식이나 학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내용(內容) : 1. 그릇이나 포장 따위의 안에 든 것 2. 사물의 속내를 이루는 것 3. 말, 글, 그림, 연출 따위의 모든 표현 매체 속에 들어 있는 것. 또는 그런 것들로 전하고자 하는 것 4. 어떤 일의 내막 5. [철학] 사물과 현상의 기초를 형성하는 본질이나 의의

뇌(腦) : [의학] 중추 신경 계통 가운데 머리뼈안에 있는 부분

기억(記憶) : 1.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 2. [심리] 사물이나 사상(事象)에 대한 정보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 3. [정보·통신] 계산에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시간만큼 수용하여 두는 기능

저장고(貯藏庫) : 물건이나 재화 따위를 모아서 간수하여 두는 창고 ≒ 갈무리광

일시적(一時的) : 짧은 한때나 한동안만의

의미(意味) : 1. 말이나 글의 뜻 2. 행위나 현상이 지닌 뜻 3. 사물이나 현상의 가치

이해(理解) : 1.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 2. 깨달아 앎 3. = 양해(諒解)

과정(過程) : 일이 되어 가는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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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29 : 게 게 것


노는 게 일이고 일하는 게 노는 것

→ 놀이가 일이고, 일이 놀이

→ 놀며 일하고, 일하며 노는

《우리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이꽃맘, 삶창, 2022) 68쪽


놀며 일합니다. 놀이가 곧 일입니다. 일하며 놀아요. 일이 어느새 놀이입니다. 즐겁게 놀기에 즐겁게 일합니다. 기쁘게 일하니 기쁘게 놀아요. 일하는 마음과 놀이하는 마음은 같아요. 일놀이는 언제나 한결같이 흐르는 숨빛이자 살림길입니다. 글이건 말이건 ‘것’을 함부로 넣는 일본옮김말씨는 가볍게 달래 줍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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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28 : 순 -의 최애 작물


마늘 순은 요즘 유하 엄마의 최애 작물입니다

→ 요즘 유하 엄마는 마늘싹을 즐깁니다

→ 요즘 유하 엄마는 마늘종을 사랑합니다

《우리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이꽃맘, 삶창, 2022) 36쪽


마늘에 나는 싹이나 꽃줄기라면 ‘마늘싹’이라 하거나 ‘마늘종’이라 합니다. ‘최애’는 그냥 일본말씨입니다. 마늘싹을 즐기거나 마늘종을 사랑할 적에 조금 더 이 땅과 들숲을 헤아려 보기를 바랍니다. 이 보기글에서 임자말 “유하 엄마는”은 글 사이가 아닌 앞에 있을 노릇이니, ‘마늘싹·마늘종’하고 자리를 바꿉니다. ㅍㄹㄴ


순(筍) : 나무의 가지나 풀의 줄기에서 새로 돋아 나온 연한 싹

최애(最愛) : 가장 사랑함

작물(作物) : 논밭에 심어 가꾸는 곡식이나 채소 = 농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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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27 : -들의 나는 도착


벌레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는 언제나 동생보다 늦게 집에 도착해요

→ 벌레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언제나 동생보다 늦게 집에 와요

→ 벌레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언제나 동생보다 늦게 집에 와요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진주·가희, 핑거, 2024) 3쪽


벌레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풀꽃 이야기를 듣고 바람 이야기를 들으며 별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 보기글은 ‘나는’을 글 사이에 넣으나, 맨앞으로 옮기거나 털어낼 노릇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작은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가 집에 늦게 닿습니다. 늦게 올 수 있어요. 늦게 갈 만합니다. 속삭이고 노래하면서 함께하는 뭇숨결을 느끼거든요. ㅍㄹㄴ


도착(到着) : 목적한 곳에 다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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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6.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도종환 글, 창비, 2011.7.18.



아침부터 싱싱칸을 옮긴다. 싱싱칸을 놓은 둘레에 낀 먼지를 쓸고닦는다. 싱싱바람을 내는 곳을 뜯으니 먼지가 수북하다. 이 먼지를 하나하나 털고 훔친다. 두 시간 남짓 두 아이하고 싱싱칸 겉속을 샅샅이 닦는다. 이러고서 씻고 빨래를 한다. 밥을 지어서 차린다. 등허리를 펴려고 드러눕는다. 늦은낮에 싱싱칸을 보니 어쩐지 살아난 듯싶다. 저녁을 지날 무렵에는 예전처럼 잘 돌아간다고 느낀다. 셈틀도 틈틈이 먼지털이를 해야 하듯 싱싱칸도 매한가지일 텐데, 2012년부터 여태껏 속을 뜯어서 먼지털이를 하자는 마음을 못 품었구나.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를 모처럼 되읽었다. ‘노래지기’가 아닌 ‘벼슬아치’로 자리를 바꾼 글쓴이 발자국은 여러모로 안쓰럽다. 벼슬을 쥐고 감투를 얻으려면 줄서기를 잘해야 한다지만, 중국을 우러르는 모습도 못마땅하다. 그렇다면 글만 잘 쓰면 되는가? 벼슬과 감투를 나란히 쥐더라도 글붓을 안 놓으면 되는가? 벼슬을 쥐었으면 감투는 벗든지, 감투를 썼다면 벼슬을 놓든지, 벼슬이나 감투를 챙긴다면 글붓은 내려놓든지, 아니면 글붓을 잡고서 벼슬과 감투 모두 내치든지 할 노릇이다. 몽땅 움켜쥐려는 몸짓은 그저 안타깝다. 뭐 하나를 붙잡으면 다들 끝까지 사로잡히거나 홀리는구나 싶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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