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마주보는



마주보지 않으니

눈길이 안 닿다가

마음을 꾹 닫고서


마주보는 사이에

눈길이 새로 닿고

마음을 널리 담고


마주보는 동안에

말 한 마디 싹트고

말 두 마디 자라고


하루와 바람과 발바닥을 맞이하면서

이제는 숨소리와 밤길을 마중하면서


2025.7.25.쇠.


ㅍㄹ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원거리연애



 원거리연애 3년 차이다 → 먼길 세 해째이다

 급기야 원거리연애를 하게 되었다 → 더구나 먼발치로 만난다


원거리연애 : x

원거리(遠距離) : 먼 거리

연애(戀愛) :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고 사랑함



  멀리 떨어져서 사귀거나 만난다면, 말 그대로 ‘멀다·멀디멀다·머나멀다·멀리’라 하면 됩니다. ‘먼길·머나먼길·멀디먼길·먼곳·먼데’라 할 수 있습니다. ‘먼발치· 멀찌가니·멀찌감치·멀찍이·멀리가다’라 해도 되고, ‘까마득하다·까마득길’이라 해도 어울려요. ‘아득하다·아득길’이나 ‘아스라하다·아찔길’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ㅍㄹㄴ



내가 여기서 진학하면 원거리연애를 하게 되는 건가?

→ 내가 여기서 다니면 멀리서 사귀나?

→ 내가 여기로 나아가면 먼발치고 만나나?

《구르는 남매 6》(츠부미 모리/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5) 3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이적지수



 이것이 악수일지 이적수일지 모르겠으나 → 이러면 나쁠지 넘길지 모르겠으나

 이적수(耳赤手)만 두는 판이다 → 도움돌만 두는 판이다


이적지수(耳赤之手) : x

이적지수(利敵之手) : x

이적수(耳赤手) : x

이적수(利敵手) : x



  바둑에서 쓰는 중국말이지 싶은 ‘이적수·이적지수’일 텐데, 이모저모 헤아리면, 몫이나 판을 넘기는 셈일 적에는 ‘넘기다·넘겨주다’라 하면 됩니다. 저쪽을 도울 뿐이면 ‘도와주다·돕다’나 ‘도움꽃·도움돌’이라 하면 되어요. 저쪽을 살리는 돌이니 ‘살리다·살림꽃·살림돌’이라 할 수 있어요. ㅍㄹㄴ



밤의 이적수(耳赤手)로 죽음에 성공한 귀신들

→ 밤이 살려서 죽어버린 깨비

→ 밤이 도와서 죽은 도깨비

《베누스 푸디카》(박연준, 창비, 2017) 3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민중의 이름으로 - 가짜 민주주의, 세계를 망쳐놓다
이보 모슬리 지음, 김정현 옮김 / 녹색평론사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7.26.

읽었습니다 342



  철마다 나오는 《녹색평론》이 처음 나오던 해부터 2025년에 이르기까지 지켜보면, 이 꾸러미는 ‘일본옮김말씨’가 지나치게 춤춘다. 안팎에서 이런 목소리를 꽤 듣는 줄 아는데, 막상 꾸러미를 엮거나 이곳에 글을 싣는 분 스스로 한 마디조차 안 고치고 안 가다듬 채 서른 해 남짓 흘렀다.


  철마다 나오는 꾸러미이니, 석 달에 일본말씨나 옮김말씨 한 가지씩 털어내기로 했다면, 벌써 150가지쯤 바로잡거나 고치거나 가다듬었을 테지. 한꺼번에 몽땅 뜯어고칠 까닭은 없다. 우리가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이 땅에 서려 한다면, 씨앗을 심는 손길로 스스로 먼저 바로서면 될 뿐이다.


  《민중의 이름으로》를 읽었다. 《녹색평론》 글결 그대로이다. 이 글결은 ‘수글’이다. 지난날 세종 임금은 훈민정음을 여미어 내리셨고, 이때부터 글바치(한문지식인)는 “한문 = 수글, 훈민정음 = 암글”이라고 딱 잘라서 거의 오백 해를 이었다. 1900년을 갓 넘긴 즈음 “임금도 글바치(지식인)도 아닌, 나리(양반)도 벼슬아치도 아닌, 그저 작은사람”이던 주시경이 ‘한글’이라는 이름을 짓고서, 그이 스스로도 이름을 ‘한힌샘’으로 바꾸면서 우리말길(국어문법)을 처음으로 펼 때부터, 바야흐로 ‘암글’은 ‘우리글(우리 모두 누구나 쓰는 글)’로 거듭났다.


  우리글·우리말은 ‘민족주의 색채’로 가리키는 이름이지 않다. 수글밭에서 억눌리며 시달리던 사람들도 쉽고 넉넉하게 배워서, 우리가 스스로 일어서고 우리가 스스로 깨어나며, 우리가 스스로 이 삶을 짓고 펴는 길을 나타낼 글과 말이라서 ‘우리글·우리말’이다. 그러니까, 《민중의 이름으로》나 《녹색평론》은 ‘수글(문자권력자)’ 자리에 눌러앉으려고만 한다. 왜 “우리 이름으로”나 “들꽃 이름으로”처럼 우리말을 못 쓰는가?


  이제부터 우리가 쓸 글이란 ‘평론’이어서는 아니될 노릇이다. ‘평론’은 집어치울 노릇이다. 그저 ‘글’을 쓸 일이요, ‘삶글’이나 ‘살림글’이나 ‘숲글’을 쓸 일이다. 여러모로 보면, 《녹색평론》은 그만두고서 ‘푸른숲글’이나 ‘들꽃삶글’로 다시 태어나야지 싶다. 그들(이쪽 + 저쪽 + 그쪽)은 하나같이 “국민의 이름으로”라 읊는다. 그들이 아닌 곳에서는 “민중의 이름으로”라 읊는데, 정작 작은사람이나 시골사람은 안 쳐다보는 그들과 몇몇이다.


  “우리 이름으로”라 노래할 적에 “사람 이름으로” 걸어갈 길을 배운다. “들꽃 이름으로”라 속삭일 적에 “사랑 이름으로” 어울릴 길을 익힌다. 우리는 ‘사람’이다. 서로 사람이다. 사람인 줄 잊은 사람도 있으니, 사람빛을 잊은 사람한테는 사람빛을 들려주면 된다. 사람으로서 사랑하는 길을 헤아리면 어깨동무(민주·평등)쯤이야 더없이 쉬운 조그마한 일일 뿐이다.



《민중의 이름으로》(이보 모슬리/김정현 옮김, 녹색평론사, 2022.7.15.)


ㅍㄹㄴ


우리는 대의제 정부를 갖고 있는 나라들이 최악의 무분별한 소비주의 충동이나 미디어, 사회공학에 의해 조종되면서 경제성장과 진보의 이름으로 문화, 인격, 공동체, 자연세계를 파괴하고 있는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54쪽)


인구 대부분이 도시에 거주하는 오늘날 부를 창출하는 활동은 근본적으로 토지 이용·소유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사실은 망각되기 쉽다. (69쪽)


대표자가 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중산계급이다. 그들 중 소수만이 민중 속에 뿌리를 두고 있고, 그 소수 중에서도 더 적은 수만이 계속해서 가난한 사람들을 대변할 것이다. 더구나 대표자들은 저마다 개인적 야망을 갖고 있고, 또 정당의 배후 조종자들이 모두 강력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대표자들은 자신들이 민중을 고려한다고 주장할지언정 그들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76쪽)


군사력과 상업활동은 나란히 손을 잡고 진행되었다. 수지맞는 사업으로서 식민지들이 개척되고 노예무역이 발흥했다. (99쪽)


#IntheNameofthePeople #PseudoDemocracyandtheSpoilingofourWorld (2013년)

#IvoMosley


+


그러나 만약 우리를 대신할 사람을 선발하여 그들로 하여금 통치하게 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통치하는 것이 아니며

→ 그러나 우리 몫으로 다른 사람을 뽑아서 다스리라 맡기면 우리 스스로 다스리는 길이 아니며

→ 그러나 우리가 다른 사람을 뽑아서 다스리라 시키면 우리 스스로 다스리는 길이 아니며

14쪽


자본의 최대의 적(敵)은 자립한 삶이다

→ 손수짓는 삶을 싫어하는 돈이다

→ 살림짓기를 미워하는 돈다발이다

69쪽


그가 대부금의 일부를 쓸 때, 그의 권리 중 일부가 타인에게로 이동한다

→ 그가 돈을 빌려쓸 때, 그이 몫이 얼마쯤 남한테 넘어간다

→ 그가 돈을 꿔서 쓰면, 그이 몫이 조금 남한테 건너간다

8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30 : 묵독 문자 내용 뇌의 기억 저장고 일시적 의미 이해 과정


묵독은 눈으로 문자를 보고 그 내용을 뇌의 기억을 저장고에 일시적으로 담으면서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 눈읽기로 줄거리를 머리에 가볍게 담으면서 뜻을 헤아려 간다

→ 속읽기로 줄거리를 머리에 넌지시 담으면서 속내를 알아간다

《독서의 뇌과학》(가와시마 류타/황미숙 옮김, 현대지성, 2024) 87쪽


눈으로 글을 읽기에 ‘눈읽기’라 합니다. 눈읽기란 소리를 안 내면서 읽는 길이니 ‘속읽기’이고, 가만히 읽으면서 머리에 가볍게 담는다고 할 만합니다. 머리에 넌지시 담는 줄거리를 헤아리면서 속내를 알아가는 셈이에요. 조용조용 뜻을 살피거나 짚으니 조용읽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묵독(默讀) : 소리를 내지 않고 속으로 글을 읽음 ≒ 관서

문자(文字) : 1. [언어] 인간의 언어를 적는 데 사용하는 시각적인 기호 체계. 한자 따위의 표의 문자와 로마자, 한글 따위의 표음 문자로 대별된다 2. 학식이나 학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내용(內容) : 1. 그릇이나 포장 따위의 안에 든 것 2. 사물의 속내를 이루는 것 3. 말, 글, 그림, 연출 따위의 모든 표현 매체 속에 들어 있는 것. 또는 그런 것들로 전하고자 하는 것 4. 어떤 일의 내막 5. [철학] 사물과 현상의 기초를 형성하는 본질이나 의의

뇌(腦) : [의학] 중추 신경 계통 가운데 머리뼈안에 있는 부분

기억(記憶) : 1.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 2. [심리] 사물이나 사상(事象)에 대한 정보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 3. [정보·통신] 계산에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시간만큼 수용하여 두는 기능

저장고(貯藏庫) : 물건이나 재화 따위를 모아서 간수하여 두는 창고 ≒ 갈무리광

일시적(一時的) : 짧은 한때나 한동안만의

의미(意味) : 1. 말이나 글의 뜻 2. 행위나 현상이 지닌 뜻 3. 사물이나 현상의 가치

이해(理解) : 1.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 2. 깨달아 앎 3. = 양해(諒解)

과정(過程) : 일이 되어 가는 경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