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빨간콩 그림책 8
김미희 지음 / 빨간콩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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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7.11.

그림책시렁 1600


《엄마》

 김미희

 빨간콩

 2020.11.30.



  엄마랑 아빠가 나란히 있기에 아이가 태어납니다. 둘 가운데 하나만 있다면 아이가 안 태어납니다. 다만 적잖은 아빠는 아이를 오롯이 엄마한테 맡기고서 휙 사라지거나 망탕 노닥거립니다. 아기를 몸에 열 달 동안 품고서 천천히 돌보는 삶이 아니기에 아이돌봄을 나몰라라 하는 아빠일 수 있어요. 아이는 찬찬히 철들어 스스로 살림을 짓는 날까지 어버이 둘이 함께 돌볼 노릇입니다. 《엄마》는 두 엄마가 있는 어린날을 보내다가 어느새 “나도 엄마로구나” 하는 자리에 홀로선 그림님이 선보인 사랑씨앗 이야기입니다. ‘낳은엄마’하고 ‘기른엄마’ 사이에 아빠는 그림자조차 없습니다. “나(그림님)를 낳은 아빠”는 어린날 “울엄마(아빠네 엄마)가 나(아빠)를 버렸다”는 앙금을 안은 채 내내 헛돌았다지요. 그런데 어느 풀씨와 나무씨도 엄마나무한테서 ‘버림받을’ 수 없습니다. 모두 다르게 제금을 나며 살게 마련입니다. 엄마한테서 사랑받지 못했다면, 이제 스스로 아이를 사랑하는 어버이로 살면 돼요. 아빠한테서 사랑받지 못했으면, 이제 스스로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를 만나서 조촐히 보금자리를 일구면 넉넉합니다. 사랑은 남이 베풀지 않아요. 모든 사랑은 우리 스스로 빚는 빛입니다. 빗물 같은 빛줄기를 보려고 눈을 뜹니다.


ㅍㄹㄴ


+


《엄마》(김미희, 빨간콩, 2020)


엄마는 뭐든 자기 맘대로다

→ 엄마는 뭐든 엄마 맘대로다

→ 엄마는 뭐든 맘대로다

2쪽


나는 엄마랑 완전히 다르게 생겼다

→ 나는 엄마랑 아주 다르게 생겼다

4쪽


하루 중 내가 하는 말은 이게 전부다

→ 하룻내 내가 하는 말은 이렇다

→ 나는 하루 동안 이 말만 한다

9쪽


옷 만드는 일을 하시는 엄마의 대답은 언제나 하나다

→ 옷짓는 일을 하시는 엄마는 언제나 한 마디만 한다

→ 옷을 짓는 엄마는 언제나 똑같이 말한다

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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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02 : 누군가의


누군가의 눈망울을 들여다본 적이

→ 누구 눈망울을 들여다본 적이

→ 눈망울을 들여다본 적이

→ 이웃 눈망울을 들여다본 적이

《붉은빛이 여전합니까》(손택수, 창비, 2020) 12쪽


눈이나 눈망울을 들여다볼 적에는 “어느 사람” 눈이나 눈망울을 봅니다. “어느 사람”을 ‘누’나 ‘누구’라는 낱말로 나타냅니다. “누군가의 눈망울”에서 ‘누군가의’는 잘못 적은 일본말씨입니다. ‘누구’라고만 적으면 되고, ‘누군가의’를 통째로 덜 수 있고, ‘이웃’이라 적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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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04 : 도시 게 것 같


도시를 떠나는 게 예전부터 꿈이었던 것 같더라고요

→ 예전부터 서울을 떠나는 꿈이 있었더라고요

→ 예전부터 큰고장을 떠나려는 꿈을 키웠더라고요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40쪽


‘것’에다가 ‘것 같다’를 섞으면 글결이 어긋납니다. 예전부터 서울을 떠나는 꿈이 있는 줄 미처 몰랐을 수 있어요. 예전부터 큰고장을 떠나려는 꿈을 키운 마음을 이제 알아볼 수 있어요. 그대로 바라보면서 그대로 쓰고, 차분히 헤아리면서 차분히 씁니다. ㅍㄹㄴ


도시(都市) : 일정한 지역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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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05 : 확실 자기주장 저는 단지 필요


확실하게 자기주장을 하는 분이, 저는 이 단지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저는 똑똑히 목소리를 내는 분이 이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저는 제대로 외치는 분이 이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121쪽


임자말을 사이에 넣으면 얄궂습니다. 임자말은 앞으로 빼고서 줄거리를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똑똑히 목소리를 내어야 어떻게 나아갈는지 알아들어요. 제대로 외치는 사람을 지켜보면서 이 삶터를 다시금 돌아봅니다. 이곳에 있을 숨결과 마음과 몸짓을 살펴봅니다. ㅍㄹㄴ


확실하다(確實-) : 틀림없이 그러하다

자기주장(自己主張) : 자기의 의견이나 생각을 당당하고 자신 있게 주장하는 일

단지(團地) : 주택, 공장, 작물 재배지 따위가 집단을 이루고 있는 일정 구역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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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12 : 장엄 풍경 기분 좋아졌


장엄한 풍경에 기분이 좋아졌다

→ 드넓은 모습이 어쩐지 즐겁다

→ 엄청난 모습이 그저 시원하다

《마지막 레벨 업》(윤영주, 창비, 2021) 7쪽


드넓거나 엄청나거나 대단하구나 싶은 모습을 보면서 어쩐지 즐겁습니다. 놀랍거나 훌륭하거나 으리으리한 모습을 보는 동안 그저 시원하거나 개운합니다. 우리말에는 ‘좋아졌다’가 없습니다. 영어나 일본말을 잘못 옮기면서 퍼졌습니다. 즐겁기에 즐겁고, 기쁘기에 기쁘고, 후련하기에 후련하고, 흐뭇하기에 흐뭇합니다. ㅍㄹㄴ


장엄(莊嚴) : 씩씩하고 웅장하며 위엄 있고 엄숙함

풍경(風景) : 1. 산이나 들, 강, 바다 따위의 자연이나 지역의 모습 = 경치 2. 어떤 정경이나 상황 3. [미술] 자연의 경치를 그린 그림 = 풍경화

기분(氣分) : 1. 대상·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 기의(氣意) 2.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분위기 3. [한의학] 원기의 방면을 혈분(血分)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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