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치 츠토무 이야기 2 - 아다치 미츠루를 만화가로 만든 남자
아리마 타케시 지음, 한나리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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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7.10.

만화책시렁 759


《아다치 츠토무 이야기 2》

 아리마 타케시

 한나리 옮김

 미우

 2023.9.30.



  낫질을 하려면 먼저 낫날을 잘 갈아야 합니다. 낫날이 하얗게 반짝이지 않으면 제대로 그을 수 없어요. 낫은 풀포기 밑동을 슥슥 그으면서 벱니다. 그런데 낫날이 무디면 슥슥 그을 수 없어서 억지로 힘을 써야 하고, 이럴 적에 으레 다칩니다. 붓질을 하려면 먼저 붓끝을 다스려야 합니다. 붓끝이 풀어지면 제대로 못 그려요. 남들이 하듯 그리거나 써야 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 나름대로 쥐는 붓끝이어도 붓을 옳게 건사할 노릇입니다. 《아다치 츠토무 이야기 2》을 읽었습니다. 모두 여섯걸음으로 나왔습니다. 동생 ‘아다치 미치루’가 그림꽃길을 걷도록 이바지한 언니인 ‘아다치 츠모투’라지요. 붓을 쥐면 온힘을 쏟아붓되, 붓을 놓으면 하염없이 놀고먹는 삶이었다고 합니다. 일과 놀이 모두 온힘을 쏟아부은 셈입니다. 일하는 사람은 일만 온힘을 쏟지 않아요. 언제나 모든 곳에 온힘을 들이기에 일터에서도 반짝일 수 있습니다. 한여름이 무르익는 7월에 낫을 갈아서 풀을 베었습니다. 뙤약볕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천천히 슥슥 긋습니다. 낫질이 지나가는 자리는 조용합니다. 누운 풀포기 옆에서 머잖아 새롭게 어린풀이 돋을 테지요. 풀은 자라고 새로 자랍니다. 이야기도 자라고 새로 자랍니다. 일놀이도 언제나 새롭게 자랍니다.


ㅍㄹㄴ


“원래 무일푼 인생에서 시작했어. 원점으로 돌아온 것뿐! 다시 벌면 돼!” (17쪽)


“그러니 스스로 마감일을 정하고, 그걸 지켜야 해. 제일 쉽지만 제일 어렵지. 안 그래, 미츠루?” “글쎄.” (61쪽)


“만화가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재능의 한계와 가난한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고향에 내려가지! 그게 꼭 나쁜 것도 아냐.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으면 되니까.” (68쪽)


#あだち勉物語 #あだち充を漫畵家にした男 #ありま猛著 #あだち充


+


《아다치 츠토무 이야기 2》(아리마 타케시/한나리 옮김, 미우, 2023)


현실파악 못 하셨죠?

→ 똑바로 못 보셨죠?

→ 거울 안 보셨죠?

→ 그대로 못 보셨죠?

20쪽


최근 도게자를 더 악질적으로 써서

→ 요새 무릎빌기를 더 마구 써서

→ 요즘 무릎절을 더 고약하게 써서

30쪽


이번 회의는 보이콧 하겠습니다

→ 이 모임은 안 하겠습니다

→ 이 자리는 손사래하겠습니다

8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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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도게자どげざ



どげざ[土下座] : 1. (옛날, 귀인의 행차 때) 땅이나 바닥에 엎드려 조아림 2. 진심을 표현하기 위해 엎드려 조아리는 것


 돌연 도게자를 박으면서 사죄한다 → 확 무릎절을 박으면서 빈다

 도게자를 할 줄은 몰랐다 → 조아릴 줄은 몰랐다



  일본말 ‘도게자’를 일본 낱말책은 “엎드려 조아림”으로 풀이하지만 겹말풀이입니다. ‘엎드리다’라고 할 적에 윗몸을 바닥에 대는 모습이요, ‘조아리다’라고 할 적에 이마가 바닥에 닿도록 몸을 숙이는 모습이거든요. 여러모로 보면, 우리말로는 ‘무릎절·무릎빌기·무릎꿇다’나 ‘엎드리다·엎드려 빌다·엎드림질’로 풀어낼 만합니다. ‘조아리다’나 ‘큰절’로 풀어내어도 되고요. ㅍㄹㄴ



최근 도게자를 더 악질적으로 써서

→ 요새 무릎빌기를 더 마구 써서

→ 요즘 무릎절을 더 고약하게 써서

《아다치 츠토무 이야기 2》(아리마 타케시/한나리 옮김, 미우, 2023)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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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현실직시·현실파악



 지금은 현실을 직시하라 → 이제는 삶을 똑바로 보라 / 이제는 이 삶을 보라

 현실직시 못하는 친구에게 → 삶을 똑바로 못 보는 동무한테

 현실을 직시하는 법 → 삶을 바로보는 길 / 삶 바로보기

 새로운 시작의 첫 스텝은 현실파악 → 새로운 첫걸음은 삶 바로보기

 긍정적으로 현실파악 하기 → 삶을 밟게 바라보기 / 즐겁게 바로보기


현실직시 : x

현실(現實) : 1. 현재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이나 상태

직시(直視) : 1. 정신을 집중하여 어떤 대상을 똑바로 봄 2. 사물의 진실을 바로 봄

파악(把握) : 1. 손으로 잡아 쥠 2. 어떤 대상의 내용이나 본질을 확실하게 이해하여 앎



  낱말책에는 없는 ‘현실직시’는, “여기 있는 삶을 똑바로 보다”나 “이 삶을 제대로 보다”를 나타냅니다. 이러한 뜻처럼 “삶을 똑바로 보다”라든지 “삶을 제대로 보다”라 하면 되고, “삶 바로보기”나 “삶 깊이보기”라 할 수 있어요. ‘바라보다’는 그대로 본다는 뜻으로 쓸 만하고, ‘바로보다’는 참을 깊이 본다는 뜻으로 쓸 만해요. 이밖에 ‘거울’이나 ‘똑똑히·똑바로·그대로’나 ‘들여다보다·마주보다·쏘아보다·쳐다보다’나 ‘참나·나보기·나를 보기’로 손볼 만합니다. ㅍㄹㄴ



그런 어린 꼬마도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데

→ 그런 어린 꼬마도 삶을 바로보는데

→ 그런 어린 꼬마도 이 삶을 보는데

→ 그런 어린 꼬마도 삶을 제대로 보는데

→ 그런 어린 꼬마도 삶을 똑바로 보는데

→ 그런 어린 꼬마도 삶을 깊이 보는데

→ 그런 어린 꼬마도 삶을 또렷이 보는데

《내 마음속의 자전거 12》(미야오 가쿠/오경화 옮김, 서울문화사, 2004) 179쪽


나는 조심하자. 현실 직시!

→ 나는 잘 하자. 바로보자!

→ 나는 살피자. 똑바로!

→ 나는 살펴보자. 나보기!

《아따맘마 super 1》(케라 에이코/정은 옮김, 대원씨아이, 2023) 93쪽


현실파악 못 하셨죠?

→ 똑바로 못 보셨죠?

→ 거울 안 보셨죠?

→ 그대로 못 보셨죠?

《아다치 츠토무 이야기 2》(아리마 타케시/한나리 옮김, 미우, 2023)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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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7.9. 알라딘 0.030%



  2025년으로 누리책집 〈알리딘〉이 스물여섯돌이라고 한다. 이곳이 처음 열던 해부터 지켜보거나 드나들었지만, 책은 2006년에 비로소 샀다. 2006년까지는 누리책집이 아닌 마을책집에 두다리로 찾아가서 바리바리 장만해서 등짐으로 집까지 나르는 길이었다면, 2006년은 바야흐로 아주 시골에 눌러앉던 무렵이라서 누리책집을 안 쓸 수 없더라.


  그즈음부터 조금씩 누리책집에서 책을 장만했는데, 눈금(%)이 차츰 줄었다. 처음에는 한참 끝이었다가, 10%로 접어들고, 7%를 지나고, 5%를 넘더니, 3%에 1%를 지났고, 0.5%랑 0.3%도 지나서 0.030%라는 자리에까지 이른다. 앞으로도 책은 꾸준하게 장만할 테니, 0.010%라든지 0.001%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본다.


  문득 궁금하다. 0.001% 다음은 무엇이 있을까? 더 밑으로는 없겠지? 온누리 누구나 사근사근 책벌레로 놀다가 책나비로 깨어나고, 책숲과 책집과 책마을과 책골목을 이루면서, 책동무와 책이웃으로 만날 수 있기를 빈다. 온누리에는 갖은 책과 숱한 책이 있게 마련이기에, 누구나 눈을 틔워서 뭇갈래 뭇책을 마주하는 뭇마음으로 피어나기를 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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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의 꽃 - 내 마음을 환히 밝히는 명화 속 꽃 이야기
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 지음, 안진이 옮김 / 푸른숲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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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7.9.

까칠읽기 85


《화가들의 꽃》

 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 엮음

 안진이 옮김

 푸른숲

 2025.3.11.



  《화가들의 꽃》이라고 해서 장만해서 읽는데, ‘일본 붓잡이가 담은 꽃’이라고 이름을 붙여야 어울릴 텐데 싶다. 일본 붓잡이를 잔뜩 보여줄 뿐 아니라, 일본 붓잡이한테서 배우거나, 일본 붓잡이가 선보인 붓빛을 따라한 꽃그림을 줄줄이 보여주는 얼거리이니까.


  “붓바치 꽃”을 말하거나 다루려 한다면, 인도와 중국과 베트남과 티벳 같은 나라에서 담아낸 꽃그림도 들여다볼 일이지 않을까? 콩고와 수단과 모잠비크와 나미비아 같은 나라에서 바라보는 꽃그림도 헤아릴 일이지 않을까?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와 브라질은 어떤 꽃그림을 선보였을까?


  《화가들의 꽃》에 나오는 꽃그림을 보자니,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하고 ‘존 제임스 오듀본’을 흉내내었구나 싶은 꽃그림도 수두룩하다. 그렇지만 정작 이 두 사람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다. 들숲을 사랑하면서 들숲에 온삶을 담그면서 붓끝을 편 ‘어니스트 톰슨 시튼’과 ‘장 앙리 파브르’ 같은 사람이 남긴 꽃그림을 들여다본다면, “꽃그림이 덧없게 보인다(7쪽)”는 말이 아예 안 나왔으리라고 본다.


  나는 우리나라 ‘박정희 그림할머니’가 남긴 꽃그림을 보여주고 싶다. 다섯 아이를 돌보았을 뿐 아니라, 작은자리에서 언제나 자그맣게 살림살이를 여미다가 예순을 훌쩍 넘기곳 꽃그림으로 피어난 작은할머니가 선보인 붓빛이란 얼마나 놀라운가? 바바라 쿠니 님은 《엠마》라는 작은 그림책으로 독일 어느 그림할머니 이야기를 펼친 적이 있다. 요하나 슈피리 님이 남긴 《하이디》를 보면, 하이디가 어떤 꽃을 사랑했는지 똑똑히 알 만하다. 위다 님이 남긴 《플란다스의 개》에도 꽃이 나오지. 셀마 라게를뢰프 님이 남긴 《닐스의 신기한 모험》에 나오는 꽃을 헤아려 본다. 일론 비클란드 님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님 글에 얹은 그림이 빛나는 《난 자전거를 탈 수 있어》는 꽃바람이 물씬물씬 흐르면서 눈부시다.


  ‘화가·예술가’란 어디에 사는 누구인가? 그림이란 무엇인가? 꽃그림이란 무엇인가? 부디 ‘붓’이 어떻게 처음 태어났고, ‘종이’는 어디에서 얻으며, ‘물감’은 어디에서 오는지, 차분히 돌아보기를 빈다. 꽃그림 이야기를 이토록 허술하고 후줄근하게 담아도 될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53쪽 그림을 보면, 두바퀴(자전거)를 엉터리로 그렸다. 잘 보라. 발판이 저런 모습이면 두바퀴가 구르겠는가? 터무니없다. 두바퀴를 탄 적이 없는 사람은 발판을 하나같이 엉터리로 그리는데, 두바퀴를 타는 사람조차 발판을 엉망으로 그리기 일쑤이더라. 한 발로 짚는 발판이 위로 가면, 다른 발로 짚는 발판은 밑으로 가는데, 둘은 나란해야 한다. 또한, 발판은 톱니보다 길쭉하게 나온다. 두바퀴를 엉성하게 그리는 붓꾼은 으레 다른 곳도 제대로 안 그리거나 얼렁뚱땅 넘어가더라.


ㅍㄹㄴ


꽃 그림은 언뜻 보면 꽃의 생명력만큼이나 덧없게 보이기도 합니다. (7쪽)


1930년대 초 일본으로 돌아간 후지타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국수주의적 선전물을 제작했습니다. 그러자 그의 명성도 예전 같지 않게 되었죠. 나중에는 프랑스로 돌아가서 시골에 정착했고, 어느 예배당을 설계한 후 가톨릭으로 개종했습니다. (16쪽)


인상파 시대 이후 서양의 화가들이 일본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하다면 메이지 시대의 목판화를 살펴보세요. (103쪽)


#theBookoftheFlower #FlowersinArt #AngusHyland #KendraWilson


+


《화가들의 꽃》(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안진이 옮김, 푸른숲, 2025)


언뜻 보면 꽃의 생명력만큼이나 덧없게 보이기도 합니다

→ 언뜻 보면 꽃숨만큼이나 짧아 보이기도 합니다

7쪽


작은 초상화에 어울리는 친근한 느낌을 풍깁니다

→ 작은 얼굴꽃에 어울리듯 살갑습니다

→ 작은 얼굴그림에 어울리듯 포근합니다

7쪽


뉴욕에 소개했어도 인기 만점이었을 겁니다

→ 뉴욕에 내놓았어도 눈을 끌었습니다

→ 뉴욕에 내었어도 사로잡을 만합니다

7쪽


그의 말을 빌리면 “안락의자처럼” 편안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죠

→ 그는 “아늑걸상처럼” 아늑히 그림을 그려도 즐겁다고 생각했죠

→ 그는 “폭신걸상처럼” 포근히 그림을 그려도 된다고 생각했죠

1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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