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단위


 사랑의 단위라면 → 사랑을 묶는다면 / 사랑을 잰다면

 무게의 단위는 → 무게 눈금은 / 무게를 볼 때는

 마을의 단위 → 마을 얼개 / 마을을 묶으면


  ‘단위(單位)’는 “1. 길이, 무게, 수효, 시간 따위의 수량을 수치로 나타낼 때 기초가 되는 일정한 기준. 근, 되, 자, 그램, 리터, 미터, 초 따위가 있다 ≒ 하나치 2. 하나의 조직 따위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한 덩어리 3. 일정한 학습량. 흔히 학습 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정한다”로 풀이합니다. ‘-의 + 단위’ 얼개라면 ‘-의’를 털고서 ‘-마다·-에’나 ‘값·셈·-씩’이나 ‘얼개·틀’로 손볼 만합니다. ‘묶음·뭉치·마을’이나 ‘끗·낱·하나치’로 손보아도 되고, ‘자·잣대·자리·자위’로 손볼 수 있어요. ‘묶다·보다·재다·따지다’나 ‘눈·눈금·금’으로 손보아도 되어요. ㅍㄹㄴ



가장 적게 먹는 사람도 하나의 단위가 될 수 있겠고

→ 가장 적게 먹는 사람도 하나일 수 있고

→ 가장 적게 먹는 사람도 하나치일 수 있고

《뭐라도 되겠지》(김중혁, 마음산책, 2011) 97쪽


이 화폐의 최고 단위는 1000마르크였는데

→ 이 돈은 1000마르크가 가장 높은 값인데

→ 이 돈에서 1000마르크가 가장 높았는데

《그림 형제의 길》(손관승, 바다출판사, 2015) 48쪽


선물 경제의 단위는 나가 아니라 우리다

→ 먼저 얻는 살림은 나가 아니라 우리다

→ 미리꽃은 나가 아니라 우리로 본다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로빈 월 키머러/노승영 옮김, 다산초당, 2025) 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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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초상화 肖像畵


 지도자들의 초상화가 → 길잡이들 얼굴그림이

 나의 초상화이다 → 내 얼굴꽃이다


  ‘초상화(肖像畵)’는 “[미술] 사람의 얼굴을 중심으로 그린 그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면 ‘얼굴그림’이나 ‘얼굴꽃·얼굴빛·얼굴길’로 손볼 만합니다. ㅍㄹㄴ



‘초가 사진’이 마치 초상화들처럼 남아 있게 된 것에 한 작가로서의 보람과 긍지를 삼아 볼 수 있을까

→ ‘풀집 빛꽃’이 마치 얼굴그림처럼 남으니 지음이로서 보람을 삼아 볼 수 있을까

→ ‘풀집 빛그림’이 마치 그림처럼 남으니 찍은이로서 보람을 삼아 볼 수 있을까

《草家》(황헌만·김홍식·박태순·임재해, 열화당, 1991) 237쪽


가족의 초상화가 담긴 종이를

→ 집안 얼굴그림이 담긴 종이를

→ 한집안 얼굴꽃이 담긴 종이를

《어느 날 난민》(표명희, 창비, 2018) 90쪽


작은 초상화에 어울리는 친근한 느낌을 풍깁니다

→ 작은 얼굴꽃에 어울리듯 살갑습니다

→ 작은 얼굴그림에 어울리듯 포근합니다

《화가들의 꽃》(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안진이 옮김, 푸른숲, 202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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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48 : 감사 공손 -ㄴ 의미


이런 감사에는 ‘고맙습니다’라는 공손한 말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다

→ 이런 말은 ‘고맙습니다’라는 점잖은 말보다 훨씬 크다

→ 이런 절은 ‘고맙습니다’라는 얌전한 말보다 훨씬 뜻깊다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로빈 월 키머러/노승영 옮김, 다산초당, 2025) 19쪽


고마우니 절을 합니다. 고맙다는 말은 점잖거나 얌전할 만합니다. 이 보기글은 “이런 감사에는 ‘고맙습니다’라는”처럼 적으니 엉뚱합니다. 한자말 ‘감사’는 ‘고맙다’를 뜻할 뿐입니다. 이 말이 뜻깊거나 저 말이 뜻없지 않습니다. 말뜻을 가리고 헤아릴 노릇입니다. “큰 의미가 있다”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큰뜻’처럼 한 낱말로 묶는 자리가 있고, “크게 뜻이 있다”처럼 적을 자리가 있고, “크다”처럼 단출히 쓸 자리가 있습니다. ㅍㄹㄴ


감사(感謝) : 1. 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 2. 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

공손하다(恭遜-) : 말이나 행동이 겸손하고 예의 바르다

의미(意味) : 1. 말이나 글의 뜻 2. 행위나 현상이 지닌 뜻 3. 사물이나 현상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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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47 : -한 -ㅁ


왁자지껄한 부름 소리가 웃음소리처럼 들린다

→ 왁자지껄한 새소리가 웃음소리 같다

→ 왁자지껄 새소리는 웃음소리처럼 들린다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로빈 월 키머러/노승영 옮김, 다산초당, 2025) 11쪽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왁자지껄하고 웃음소리 같다지요. “-한 -ㅁ 소리”처럼 옮김말씨를 써야 하지 않습니다. “왁자지껄한 새소리”라 하면 그만이에요.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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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딸 3 - 루나 코믹스
코다마 유키 지음, 정우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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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7.10.

만화책시렁 757


《늑대의 딸 3》

 코다마 유키

 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5.6.18.



  모든 사람은 다르지만 같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르기에 숱한 숲빛입니다. 모든 사람은 같으니 하늘빛입니다. 누구나 숲빛과 하늘빛을 나란히 머금으면서 온누리에서 어울립니다. 우리는 엄마나 아빠만 있으면 못 태어나요. 엄마아빠가 나란하기에 태어납니다. 사람뿐 아니라 뭇숨결도 암수가 나란하기에 두 빛을 하나로 모아서 새롭게 반짝이는 씨앗으로 새몸을 입습니다. 《늑대의 딸 3》을 읽습니다. 첫걸음에서는 늑대하고 사람이 숲과 마을 사이에서 어떻게 어울리는가 하는 길을 찾는가 싶었으나, 두걸음에서는 짝짓기로 아주 길을 잃고, 석걸음은 무리짓기로 뻗으면서 아주 길을 잊습니다. ‘늑대딸’은 늑대이면서 사람입니다. 사람딸은 사람이면서 별빛입니다. 어느 하나만 품어야 ‘수수’하지 않습니다. 둘을 나란히 품기에 수수하면서 숲이요, 둘을 하나로 어우르기에 반짝이면서 하늘입니다. 마치 보임꽃(영화·연속극)처럼 줄거리를 짜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그저 아이를 보고, 그저 숲을 보고, 그저 숨결과 사람과 늑대를 보고, 그저 별빛과 씨앗을 보고, 그저 오늘 이곳에서 지을 사랑을 바라볼 노릇입니다. 볼 곳을 안 보니까 길을 잊고 잃어요. 바라볼 곳을 안 보기에 자꾸 남을 쳐다보고 구경하다가 자빠집니다.


ㅍㄹㄴ


“엄마가 원하는 건 평범한 딸이고, 평범한 가족인데, 늑대인간인 저는 그에 보답할 수 없어요. 어릴 적부터 엄마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아서 평범한 인간인 척 해왔지만, 이제 무리예요.” (13쪽)


‘겨울의 숲은 이렇게나 조용하구나.’ (110쪽)


“잔뜩 떠들었네요. 셋이서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어서 기뻤던 걸까?” (157쪽)


#狼の娘 #小玉ユキ


+


《늑대의 딸 3》(코다마 유키/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5)


오늘은 전정(剪定)을 할 거야

→ 오늘은 가지를 쳐

→ 오늘은 가지를 잘라

→ 오늘은 가지를 끊어

20쪽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네요

→ 꼭 익숙해야겠네요

→ 익숙하게 해야겠네요

40쪽


겨울의 숲은 이렇게나 조용하구나

→ 겨울숲은 이렇게나 조용하구나

→ 겨울은 이렇게 숲이 조용하구나

11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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