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오늘 날씨



왼팔뚝이 이따금 찌릿찌릿하다

열 살 무렵일 텐데

올라가지 말라면서 가시그물을 친

긴 울타리에 올라가서 걷다가

그만 미끄러져 손등부터 어깨까지

길고 굵게 파이며 찢어졌다


꿰맬 수 없고 흉터가 진다고 했다

아프기도 했지만

꾸지람이 더 무서웠는데

어머니는 울기만 하셨다


여름 어귀에 이르면

어린날이 문득 떠오르고

해가 가득한 날 더욱 해를 먹인다


ㅍㄹㄴ


2025.5.30.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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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꿈으로 그리는



오늘 만나는 너하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 하루를 누린다


빗물아 반가워

멧새야 고마워

풀벌레야 멋져


나무는 하늘을 보면서 뻗고

나는 천천히 거닐면서 놀고

너는 하나씩 들려주며 웃고


더운 첫여름이 빗물에 식는다


ㅍㄹㄴ


2025.6.24.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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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경로 敬老


 경로 우대권 → 어른올림 / 어른길

 경로 정신이 사라지고 있다 → 어른을 안 섬긴다 / 할매할배를 안 모신다


  ‘경로(敬老)’는 “노인을 공경함”을 뜻한다지요. ‘깍듯하다·높이다’나 ‘모시다·받들다·섬기다’로 손봅니다. ‘어른길·어른빛’이나 ‘어른먼저·어른따르기’나 ‘어른사랑·어른섬기기·어른올림’으로 손볼 만하지요. ‘할매사랑·할배사랑·할매먼저·할배먼저·할매올림·할배올림’처럼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완전 경로잔치로구만

→ 아주 할배잔치로구만

→ 참말 어른잔치로구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미야모토 후쿠스케/최형선 옮김, 미우, 2011) 29쪽


경로우대가 돼서 뱃삯이 싸고 열 번을 타면 한 번이 무료기 때문에

→ 어른빛이라서 뱃삯이 싸고 열 판을 타면 한 판은 그냥 타기에

《안으며 업힌》(이정임·박솔뫼·김비·박서련·한정현, 곳간, 2022) 55쪽


경로석에 앉아 마음껏 연애소설 읽는 할머니로

→ 어른자리에 앉아 마음껏 사랑글 읽는 할머니로

→ 늙님칸에 앉아 마음껏 사랑얘기 읽는 할머니로

《가장 사적인 평범》(부희령, 교유서가, 20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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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교민 僑民


 교민 사회 → 한겨레마을

 우리 교민이 없는 → 우리 이웃이 없는 / 우리 겨레가 없는


  ‘교민(僑民)’은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동포. 아예 정착하여 살고 있는 교포나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유학생, 주재원 등을 모두 이를 수 있다”처럼 풀이를 하는데, ‘겨레·씨겨레’나 ‘한겨레·한배·한사람’으로 손볼 만합니다. ‘동무·동무님·동무하다’나 ‘사람’처럼 손볼 만하고, ‘이웃·이웃사람·이웃꽃’이나 ‘이웃마을·이웃고을·이웃고장’으로 손보면 돼요. ‘옆마을·옆고을·옆고장’이나 ‘옆사람·옆님’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교민(巧敏)’을 “교묘하고 민첩함”으로 풀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류블랴나에서 십오 년을 살았다는 교민의 말이 떠올랐다

→ 류블랴나에서 열닷 해를 살았다는 이웃 말이 떠오른다

→ 류블랴나에서 열다섯 해를 산 한겨레 말이 떠오른다

《가장 사적인 평범》(부희령, 교유서가, 2024) 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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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전정 剪定


 전정도 해 주지 않고 → 가지치기도 않고

 전정해 주는 것도 → 잘라 주기도 / 쳐내기도 / 베기도


  ‘전정(剪定)’은 “[농업] 식물의 겉모양을 고르게 하고 웃자람을 막으며, 과실나무 따위의 생산을 늘리기 위하여 곁가지 따위를 자르고 다듬는 일 = 가지치기”처럼 풀이를 합니다만 ‘가지치다·가지치기’나 ‘끊다·치다·쳐내다’로 고쳐씁니다. ‘베다·베어내다’나 ‘솎다·솎아내다’나 ‘자르다·썰다’로 고쳐쓸 수 있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전정’을 열다섯 가지나 더 싣는데 싹 털어냅니다. ㅍㄹㄴ



전정(田丁) : 논밭과 그것을 거느리고 부리는 사람을 통틀어 이르는 말

전정(田政) : [역사] 조선 시대에, 삼정(三政) 가운데 토지에 대한 전세, 대동미 및 그 밖의 여러 가지 세를 받아들이던 일

전정(佃丁) : [역사] 지주의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지은 후에 소작료를 치르던 농민. 중국의 한나라 때에 생겨서 당나라 말기부터 송나라 초기에 걸쳐 보편화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시대부터 있었다 = 전호

전정(典正) : [역사] 조선 시대에, 직속 상관인 궁정(宮正)이 맡은 일을 보좌하던 종팔품 내명부. 또는 그 품계

전정(前定) : 전생에 이미 정해짐. 또는 그런 것

전정(前庭) : 1. 집채의 앞에 있는 뜰 = 앞뜰 2. [의학] 속귀에서 앞쪽은 달팽이관, 뒤쪽은 반고리관과 통해 있는 달걀 모양의 공간 = 안뜰

전정(前情) : 지난날에 사귄 정 = 옛정

전정(前程) : 앞으로 가야 할 길 = 앞길

전정(專征) : 1. 임금으로부터 대권(大權)을 위임받아 정벌에 몰두함 2. 임금의 명을 기다리지 않고 마음대로 정벌을 함

전정(專政) : [정치] ‘전제 정치’를 줄여 이르는 말

전정(奠定) : 자리를 정함

전정(殿庭) : 궁전의 뜰

전정(電霆) : 구름과 구름, 구름과 대지 사이에서 공중 전기의 방전이 일어나 번쩍이는 불꽃 = 번개

전정(錢政) : 돈에 관한 모든 일

전정(轉定) : [법률] 국제 사법에서, 어떤 사건에 대하여 소송지 국가의 법규에는 관계 외국의 법률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고 그 외국의 법률에 의하면 다시 제삼국의 법률을 적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을 때, 그 제삼국의 법률을 적용하는 일 ≒ 재치·전치



식목의 전정(剪定) 같은 거라고 보면 돼

→ 가지치기 같다고 보면 돼

→ 가지를 끊는다고 보면 돼

《지어스 5》(키모 모히로/최윤선 옮김, 대원씨아이, 2006) 145쪽


오늘은 전정(剪定)을 할 거야

→ 오늘은 가지를 쳐

→ 오늘은 가지를 잘라

→ 오늘은 가지를 끊어

《늑대의 딸 3》(코다마 유키/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5)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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