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36 : 위 있 안


밑돌 위에 앉아 있는 서당 안으로 햇볕이 가득히 모였습니다

→ 밑돌에 앉은 글칸으로 햇볕이 가득히 모입니다

→ 밑돌에 앉은 글터로 햇볕이 가득히 모입니다

《도산서원》(라현선·제소라, 초방책빵, 2004) 8쪽


“밑돌 위에 앉아 있는 서당”이라니, 무슨 소리일까요? “서당 안으로 햇볕이 모였습니다”도 몹시 얄궂습니다. “밑돌에 앉은 글칸”으로 “햇볕이 모인다”처럼 손볼 노릇입니다. 말을 억지로 꾸미려고 하면 이모저모 뒤틀리거나 엇나가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서당(書堂) 예전에, 한문을 사사로이 가르치던 곳 = 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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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37 : -의 -ㅁ이


모인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옵니다

→ 모인 사람들이 웅성거립니다

→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 사람들이 모이며 웅성거립니다

→ 어느새 웅성거립니다

《도산서원》(라현선·제소라, 초방책빵, 2004) 22쪽


사람들이 모이면 웅성거리게 마련입니다. 누가 웅성거리면 이미 우리 귀에 말소리가 들려요. 이 글월은 ‘-의’하고 ‘-ㅁ’을 이은 일본옮김말씨입니다. 먼저 수수하게 “모인 사람들이 웅성거립니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또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로 고쳐쓸 만해요. 또는 “사람들이 모이며 웅성거립니다”라든지 “어느새 웅성거립니다”로 고쳐써도 되어요.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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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38 : -ㅁ 속 고향 존재


밤하늘이 보인다. 저 반짝임 속에 고향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 밤하늘이 보인다. 저 별빛 사이에 우리별은 이미 있지 않다

→ 밤하늘이 보인다. 저렇게 반짝이지만 우리별은 이미 없다

《외톨이의 지구 침략 6》(오가와 마이코/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6) 186쪽


밤에 별을 봅니다. 밤에 바라보는 별은 반짝여요. “저 반짝임 속에”란 “저 별빛에”나 “저 별빛 사이에”로 손볼 만합니다. “저렇게 반짝이지만”이나 “저리 반짝이는데”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먼별에서 이곳으로 왔다면 반짝이는 뭇별 사이에 ‘우리별’이 있을 테지요. 때로는 이미 사라지거나 없을 수 있고, 이제는 더 있지 않을 수 있고요. ㅍㄹㄴ


고향(故鄕) : 1.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 ≒ 고구·고리·고산·고원·관산·구리·모향·전리·향관·향리 2.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 ≒ 향관 3.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 4.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처음 생기거나 시작된 곳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3. [철학]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외계(外界)에 객관적으로 실재함 ≒ 자인 4. [철학] 형이상학적 의미로,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인 실재 5. [철학]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 실재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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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메시지


 누구의 메시지인지 확인하여 → 누구 말인지 살펴

 어제의 메시지를 다시 읽고서 → 어제 글월을 다시 읽고서


  ‘메시지(message)’는 “1. 어떤 사실을 알리거나 주장하거나 경고하기 위하여 보내는 전언(傳言). ‘교서’, ‘성명서’, ‘전갈’로 순화 2. 문예 작품이 담고 있는 교훈이나 의도 3. [언어] 언어나 기호에 의하여 전달되는 정보 내용”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메시지’라면 ‘-의’를 털고서 ‘알림말’이나 ‘속뜻·뜻’이나 ‘말·말씀·이야기·얘기’로 고쳐쓰면 됩니다. ‘글·글월’로 고쳐써도 돼요. ‘쪽글·쪽글월·쪽뜻’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몇마디·한마디’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조각글·사잇글·샛글’이나 ‘손바닥글·작은글’이라 할 만하고, ‘도막·도막글·토막·토막글’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먹음직하게 구워 달라는 꽁치 영의 메시지입니다

→ 먹음직하게 구워 달라고 꽁치 넋이 말합니다

→ 먹음직하게 구워 달라고 꽁치 넋이 바랍니다

《경계의 린네 26》(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8) 142쪽


며칠 후 아름이 엄마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왔습니다

→ 며칠 뒤 아름이 엄마가 밝은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 며칠 뒤 아름이 엄마가 반가운 말을 했습니다

《너의 마음을 들려줘》(혜별, 샨티, 2018) 109쪽


인터뷰이들 역시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음에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 사람들은 숱하게 부딪혔어도 조금씩 나아진다고 얘기해 주었다

→ 이분들은 숱하게 넘어졌어도 조금씩 나아진다고 들려주었다

《남자가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박진희, 앤의서재, 202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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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
제소라 그림, 라현선 글 / 초방책방 / 200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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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7.5.

그림책시렁 1421


《도산서원》

 라현선 글

 제소라 그림

 초방책빵

 2004.4.20.



  숲은 없이 기와집만 덩그러이 나오는 《도산서원》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글칸 둘레가 우거진 숲이라지만, 정작 이 그림책에서는 우거진 숲을 터럭만큼도 볼 길이 없습니다. 숲도 들도 메도 안 보이지만, 사람도 안 보이는 《도산서원》입니다. 글을 익히는 사람도 찾아볼 길이 없이 그저 기와집만 요모조모 보여줄 뿐입니다. 또한, 살림하는 손길은 없는 한문에 갇힌 글칸이라는 대목은 아예 젖혀 놓은 얼거리입니다. 지난날 글칸은 오직 나리와 벼슬아치만 드나들었습니다. 논밭을 일구는 수수한 사람은 얼씬조차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논밭지기를 아예 마주하지 않고 말도 안 섞던 글바치하고 벼슬아치는 ‘위에서 내리는 말씀’만 했습니다. 흙을 만진 적도 없이, 낫과 호미를 갈아 본 적도 없이, 벼베기에 벼바심을 해본 적도 없이, 밥살림도 집살림도 옷살림도 한 적조차 없이, 그저 한문이라는 글만 붙잡은 채 ‘임금 곁 나라일’만 붙잡은 그들 ‘한문바치’는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폈을까요? 사람 곁에는 서지 않고, 들숲메 품에 안기지도 않으면서, 한문만 배워서 임금을 섬기기만 하던 터전을 어린이한테 왜 보여주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ㅍㄹㄴ


《도산서원》(라현선·제소라, 초방책빵, 2004)


이황 선생님의 정신이 담긴 곳입니다

→ 이황 어른 넋이 담긴 곳입니다

3쪽


아담하고 소박한 자연의 신선함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였습니다

→ 소담하고 수수하고 싱그러운 들숲에서 몸마음을 다스렸습니다

→ 반듯하고 꾸밈없고 맑은 들숲메에서 마음몸을 갈고닦았습니다

3쪽


공부하여 깨달은 것은 꼭 실천하여 살아야 한다는 믿음을 스스로 지키고

→ 배워서 깨달으면 꼭 몸소 옮겨야 한다는 믿음을 스스로 지키고

3쪽


나무와 풀이 무성하고 바위 틈의 돌샘물이 달고 차가와 수양하기 좋은 곳이라

→ 나무와 풀이 우거지고 바위틈에서 샘물이 달고 차가와 마음닦기에 어울려

4쪽


돌계단 위에는 작은 사립문이 열려 있습니다

→ 디딤돌 앞에 작은 사립이 열렸습니다

6쪽


밑돌 위에 앉아 있는 서당 안으로 햇볕이 가득히 모였습니다

→ 밑돌에 앉은 글칸으로 햇볕이 가득히 모입니다

→ 밑돌에 앉은 글터로 햇볕이 가득히 모입니다

8쪽


단정하게 서 있는 토담은 엄격하면서도 다정한 선생님처럼 정겹습니다

→ 정갈하게 선 흙담은 무뚝뚝하면서도 살가운 스승 같습니다

→ 말끔하게 선 흙담은 딱딱하면서도 포근한 어르신 같습니다

14쪽


참된 공부의 길은 뒤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는 것임을 마음에 새기며

→ 참배움길은 뒤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야 하는 줄 마음에 새기며

20쪽


모인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옵니다

→ 모인 사람들이 웅성거립니다

→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22쪽


자연을 벗 삼아 한가로이 공부하며 스스로 사람을 이루어라

→ 숲을 벗삼아 호젓이 배우며 스스로 사람을 이루어라

→ 들숲을 벗삼아 느긋이 배우며 스스로 사람을 이루어라

3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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