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477 : 악한들의 동맹 불안한 평온 속


악한들의 동맹처럼 우리는 불안한 평온 속에 살아가겠지만

→ 우리는 못된 무리처럼 아슬아슬 조용히 살아가겠지만

→ 우리는 사납두레처럼 걱정하며 얌전히 살아가겠지만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권민경, 문학동네, 2018) 47쪽


나쁜 무리가 못된 무리가 저쪽에 있다고 여길 적에는, 그만 우리도 나란히 휩쓸려요. 우리가 저쪽을 사납두레로 바라보는 만큼, 저쪽도 우리를 끔찍늪으로 쳐다봅니다. 어느 한 쪽만 못나거나 모질거나 매몰차지 않아요. 어느 누구만 추레하거나 거칠거나 마구잡이로 날뛰지 않습니다. 서로 결이 맞기에 어느새 둘이 똑같이 뒹굴면서 싸우고 다퉈요. 우리가 걱정하듯 그들도 근심합니다. 우리가 어둡게 잠기듯 그들도 캄캄하게 감겨요. 일본옮김말씨인 “불안한 평온 + 속에서”입니다. ‘속’이런 이 자리에 안 씁니다. “아슬아슬 조용히”나 “걱정스레 가만히”나 “근심하며 그럭저럭”이나 “떨면서 차분히” 즈음으로 손봅니다. ㅍㄹㄴ


악한(惡漢) : 악독한 짓을 하는 사람

동맹(同盟) : 둘 이상의 개인이나 단체, 또는 국가가 서로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하여 동일하게 행동하기로 맹세하여 맺는 약속이나 조직체. 또는 그런 관계를 맺음

불안(不安) : 1.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2.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함 3. 몸이 편안하지 아니함 4. 마음에 미안함

평온(平穩) : 조용하고 평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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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476 : 데 대가 필요


살아남는 덴 대가가 필요하니까

→ 살아남자면 값을 치르니까

→ 살아남으려면 피를 바치니까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권민경, 문학동네, 2018) 50쪽


일본옮김말씨인 “-는 데 + 대가 필요”인 얼개입니다. ‘데’는 우리말입니다만, “-는 데”를 잘못 쓰면 옮김말씨예요. 이 자리라면 ‘살아남자면’이나 ‘살아남으려면’이나 ‘살아남자니’처럼 말끝을 바꾸면서 결을 살리면 됩니다. “살아남고 싶어서”나 “살아남을 마음으로”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일본말씨인 “대가가 필요하니까”는 우리말로 옮기면 “값을 치러야 하니까”이고, 단출히 “값을 치르니까”나 “몸을 바치니까”나 “피를 흘리니까”로 손보면 됩니다. ㅍㄹㄴ


대가(代價) : 1. 물건의 값으로 치르는 돈 = 대금 2. 일을 하고 그에 대한 값으로 받는 보수 3. 노력이나 희생을 통하여 얻게 되는 결과. 또는 일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하는 노력이나 희생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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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475 : 낮의 길이 -지고 있


낮의 길이는 조금씩 길어지고 있어요

→ 낮은 조금씩 길어요

→ 낮이 조금씩 길어요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권민경, 문학동네, 2018) 106쪽


잘못 쓰는 말씨인 “낮의 길이”나 “밤의 길이”입니다. 우리는 “아침의 길이”나 “저녁의 길이“처럼 말하지 않습니다. 일본말씨 “-의 길이”를 안 붙여요. “낮이 조금씩 길어요”나 “밤이 차츰 길어요”처럼 말합니다. “저녁이 어느덧 길어요”너 “아침이 이제 길어요”라 말하지요. 밤이나 낮은 ‘길어지’지 않습니다. 길면 그저 길고, 짧으면 그저 짧습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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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물어본 너는



안다면 물어볼까? 넌 어때? 이미 알면 물어보니? 이미 알기에 아무한테도 안 묻고, 스스로 안 묻고, 하늘한테 안 묻고, 어디에도 안 묻니? 이미 알지만 ‘안다’고 할 적에는 옛일이니까, 예전부터 오늘에 이르는 사이에 무엇이든 바뀔 만하니 새로 묻니? “이미 알다”는 지나간 일이라고 여겨서 새롭게 묻니? 벌써 다지고 새기고 거듭 익힌 일이라지만, 새삼스레 다가와서 다소곳이 묻고서 이제부터 처음이라는 마음으로 듣고서 배우려 하니? 안 물어보는 너는 굳어가면서 죽어가. 물어보면서 새로 다스리고 쌓고 가꾸는 너는 틔우면서 살아가. 나무는 이미 지난해에도 뿌리를 뻗고 가지를 내고 줄기를 올리고 잎이 돋고 꽃이 피고 씨가 굵고 열매를 맺었지만, 새해에 마치 처음이라는 듯이 뿌리·가지·줄기·잎·꽃·씨·열매를 차근차근 새로 내면서 새길을 배우고 익힌단다. 나비도 풀벌레도 새도 같아. 해마다 똑같이 다시 하지 않아. 해마다 철마다 달마다 날마다 때마다 늘 새롭게 처음으로 돌아가서 하지. 늘 일곱무지개 너머에서 반짝 빛나고서 기쁘게 곤두박을 치며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 바다를 이룬 물방울은 소금알을 내려놓고서 하늘로 오르고는 가볍게 바람타기로 놀다가 마음에 드는 새터에서 쏜살같이 땅을 바라보며 날아내리지. 그래서 바다를 이루는 물이 온누리 들숲메를 새로 이루면서 살려. 이윽고 물방울은 목숨붙이 몸에서 빠져나오고는 즐겁게 바다로 가지. 늘 물어볼 노릇이야. 묻고 묻고 물으면서 한 발짝씩 가니, 늘 별씨로 설 수 있어. 2026.1.14.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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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나무 자랄 틈



누구하고 누가 만난다고 할 적에는, 둘이 ‘붙은’ 사이가 아니라는 뜻이야. 둘이 ‘떨어진’ 사이라서 만날 수 있어. 둘이 ‘붙은’ 사이라면, 늘 함께 있고 같이 지내며 나란히 간다는 뜻이지. 네가 누구하고 동무라면, 한집에서 안 산다는 뜻이지. 서로 떨어진 다른 집에서 저마다 지내는데, 언제 만나서 어떻게 어울리더라도 동글동글 돕고 돌아볼 줄 아는 사이라서, 둘을 ‘동무’라고 해. 네가 누구하고 이웃이라면, 한마을에 살기도 할 수 있고, 까마득히 먼 마을에서 살 수 있어. 서로 안 가까운 길로 떨어진 채 살림을 짓는데, 언제 만나거나 어떻게 어울리더라도 둥글둥글 두르듯 두레를 하는 사이라서, 둘을 ‘이웃’이라고 해. 그러니까, ‘한사랑’으로 지내는 사이라면 함께 웃고 울면서 같이 노래하는 하루가 즐거운 보금자리이지. ‘한마음’으로 만나는 사이라면 동무하고 이웃하는 눈길과 손길을 나누면서 언제 어디서나 ‘틈’을 곱게 두고서 서로 살핀다는 살림길이야. 반갑게 만나고 기쁘게 어울리려면 알맞게 틈을 둘 노릇이야. 빈틈없기보다는 숨돌릴틈이 있으면 느긋해. 동무나 이웃은 언제까지나 한결같이 기다리는 사이란다. 한집안을 이룰 적에는 늘 함께 얘기하고 나누며 생각하는 사람이지. 너희 집에는 나무가 자를 틈이 있니? 너희 집에는 나무씨앗을 심을 틈이 있을까? 넌 집에 어떤 틈이 있어? 틔워야 싹트고 움트지. 빈틈없이 채우지 않으면 돼. 숨을 돌리는 틈을 기꺼이 나누면 돼. 눈뜨려면 눈뜰 틈이 있어야 하지. 다그치거나 몰아붙이지 마. 느긋이 어깨동무로 지켜보렴. 2026.1.13.불.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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