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139) 설명 1 : 긴 설명은

 

.. 이 글에 대해서도 긴 설명은 하지 않겠다 ..  《이오덕-삶·문학·교육》(종로서적,1987) 138쪽

 

 “이 글에 대(對)해서도”는 “이 글도”나 “이 글을 놓고도”나 “이 글을 두고도”로 다듬습니다.

 

 설명(說明) : 어떤 일이나 대상의 내용을 상대편이 잘 알 수 있도록 밝혀 말함
   - 새 기획안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질문이 쏟아졌다 /
     친구의 설명만으로는 문제가 이해되지 않아서 /
     책에는 국어학의 주요 용어들이 잘 설명되어 있다 /
     신자들에게 교리를 설명하다 / 학생들에게 인수 분해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긴 설명은 하지 않겠다
→ 길게 말하지 않겠다
→ 길게 밝혀 말하지 않겠다
 …

 

 잘 알 수 있도록 밝혀 말하는 일이 ‘설명’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한 마디로 ‘밝혀 말하다’라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예 ‘밝혀말하다’를 한 낱말로 삼을 수 있고요. ‘밝혀말하기’처럼 써도 괜찮으리라 봅니다. ‘-말하기’를 뒷가지로 삼으면, ‘새겨말하기-깊이말하기-거듭말하기-가려말하기’처럼 적어 볼 수 있습니다.

 

 설명이 끝나자 → 이야기가 끝나자
 친구의 설명만으로는 → 동무가 해 준 말만으로는
 잘 설명되어 있다 → 잘 풀이되었다
 교리를 설명하다 → 교리를 들려주다
 인수 분해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 인수 분해를 알려주셨다

 

 “밝혀서 말하다”나 ‘밝혀말하다’로 적어도 괜찮고, ‘말하다’나 ‘이야기하다’로 적어도 괜찮습니다. 자리에 따라서 ‘들려주다’나 ‘알려주다’를 넣기도 하고, ‘풀이하다’를 넣기도 합니다.

 

 이 글을 놓고 길게 이야기하지 않겠다
 이 글을 길게 다루지 않겠다

 

 다른 이가 쓴 글이나 책이 어떠한가를 밝히는 자리에서는 ‘다루다’라는 낱말을 넣으면 제법 어울립니다. ‘살피다’를 넣어도 어울리며, ‘살펴보다’도 퍽 어울립니다. (4339.8.24.나무./4341.7.11.쇠.ㅎㄲㅅㄱ)

 


 알량한 말 바로잡기
 (1571) 설명 2 : 설명해 주었다

 

.. 미유키 선생님은 코끝에 땀방울이 송송 맺힌 채 큰 소리로 설명해 주었다 ..  《하이타니 겐지로/김은하 옮김-우리 모두 가위바위보!》(예꿈,2008) 60쪽

 

 아마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설명’이라는 한자말이 실리리라 생각합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교사들 또한 ‘설명’이라는 한자말로 아이들한테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풀이하’리라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말하’거나 ‘밝히’거나 ‘알리’는 자리에서도 으레 ‘설명’이라는 한자말을 쓰리라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다지만, 학교에서는 ‘설명문’을 읽힙니다. 설명하는 글이라서 설명문이라 하지만, 설명이란 풀이하는 일이나 밝히는 일입니다. 쉽게 생각하자면 이야기하거나 말하는 일을 한자말 설명으로 가리킵니다.

 

 곰곰이 생각하면, 한국에서 한국 어린이한테 한국말을 가르치는 자리에서는 ‘설명문’ 아닌 ‘밝힘글’이라는 이름을 지어 가르쳐야 마땅합니다. 뭉뚱그려 설명문이라 하지 말고, 풀이글·밝힘글·알림글·얘기글이 어느 자리에서 어떻게 달리 쓰이는가를 찬찬히 헤아리면서 옳고 바르게 가르쳐야 합니다.

 

 큰 소리로 설명해 주었다
→ 큰 소리로 이야기해 주었다
→ 큰 소리로 얘기해 주었다
→ 큰 소리로 풀이해 주었다
 …

 

 어른으로서 아이한테 이야기해 줄 노릇입니다. 어른으로서 아이가 들려주는 생각을 귀담아 들을 노릇입니다. 서로서로 좋은 생각을 밝히고, 서로서로 기쁜 넋을 알릴 노릇입니다. 아름다운 꿈을 이야기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꽃피울 노릇이에요.

 

 큰 소리로 잘 알려주었다
 큰 소리로 차근차근 들려주었다
 큰 소리로 똑똑히 이야기했다

 

 차근차근 말하면 돼요. 똑똑히 이야기하면 돼요. 잘 알려주면 돼요. 우리들 좋은 터에서 우리들 좋은 넋을 우리들 좋은 말에 담아 착하고 참다우며 곱게 주고받으면 돼요. (4345.1.1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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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2.1.15.
 : 마당에서 자전거 놀이

 


- 아이가 마당에서 자전거를 타고 논다. 이제 네발자전거 아주 씩씩하게 잘 달린다. 가고픈 데 마음껏 달릴 수 있다. 다섯 살 아이는 제 네발자전거 앞바구니에 콩순이 인형을 앉힌다. 긴 뜨개치마가 자꾸 바퀴에 걸리기에 “긴 치마 좀 벗으렴.” 하고 이야기했더니, 치마를 벗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아랫단을 끌어올려 콩순이 앉힌 바구니에 넣는다. 치마를 벗기 싫다는 뜻. 싱글생글 웃으며 자전거를 탄다. 마당을 빙글빙글 돈다. 마당이 제법 넓으니 아이가 마음껏 놀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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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1-16 15:27   좋아요 0 | URL
아아, 벼리가 행복해보이네요.
그리고 뜨게질 옷 너무 인상적이예요, 저두 저런거 뜨고 싶다고
너무 부럽다고 옆지기님께 전해주셔여~

파란놀 2012-01-16 17:10   좋아요 0 | URL
옆지기가 이 옷 뜨느라 한 달 조금 안 되게 걸렸던가 그래요.
^^;;;
익숙한 사람은 며칠이면 뜰 테고,
서툰 사람은 한 달쯤 잡으면 돼요 ^^;;;;;

울보 2012-01-16 16:46   좋아요 0 | URL
정말 솜씨가 좋은 옆지기님을 두셨네요,,
웃는 따님 얼굴이 너무 이뻐요,

파란놀 2012-01-16 17:10   좋아요 0 | URL
솜씨이기도 할 테지만,
참을성과 꾸준함이에요 ^^;;;
 


 씻으며 노는 어린이

 


 아이는 씻는다. 나는 곁에서 빨래를 한다. 아이 머리를 감기고 몸을 살짝 애벌씻기 한 다음 통에 들어가라 한다. 아이는 통에 들어가서 물놀이 하기를 좋아한다. 돌이키면, 나 어릴 적에도 씻기보다 통에서 물놀이 하기를 훨씬 좋아하지 않았느냐 싶다. 한 번 통에 들어가면 언제 나올 지 모른다. 그래서 아이 곁에서 빨래를 복복 비빈다. 두 아이 옷가지를 복복 비벼 놓고 아이가 언제 나오는가 기다린다. 빨래를 헹굴 때에는 아이들 씻은 통에 담긴 물을 쓰니까. 아이는 어지간해서는 나오지 않기에, 아이가 씻는 물을 바가지 몇 번 퍼서 빨래를 한두 차례 헹군다. 뜨거운 물을 통에 새로 넣는다. 그러고는 설거지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한 다음 돌아와서 아이를 부른다. 몇 차례 불러야 마지못해서 나온다. (4345.1.1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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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1-16 15:28   좋아요 0 | URL
오늘 벼리의 목욕신 봤네... 아하하. 역시 귀여워요.
그런데 빨래가 한통이네요, 아휴.

파란놀 2012-01-16 17:25   좋아요 0 | URL
더 대단한 사진이 있으나,
그 사진은 안 올리려고요~ ^^;
 


 바느질 아버지 글쓰기

 


 기저귀싸개를 기운다. 첫째 아이가 이태 남짓 썼고, 둘째가 다시 여덟 달째 쓰는데, 기저귀싸개는 거의 날마다 빨래를 한다. 첫째 때에는 이 기저귀싸개를 하루에 두 차례 빨래한 적이 있고, 어느 날에는 세 차례까지 빨래해야 하기도 했다. 기저귀도 천이 낡고 닳아 첫째한테 쓰던 기저귀는 둘째한테 쓸 수 없어 새로 장만했다. 둘째가 쓰는 기저귀 또한 둘째가 기저귀를 떼고 나면 고스란히 남으리라. 이 낡고 닳은 천은 다른 데에는 못 쓸 텐데, 옆지기는 이 천을 하나하나 이어 커튼으로 삼으면 된다고 말한다. 몇 장은 걸레로 써 보는데, 걸레로 해도 꽤 좋기는 한데, 워낙 낡고 닳아서 금세 너덜너덜해지고 만다.

 

 첫째하고 함께 살던 첫무렵, 기저귀 올이 차츰 풀리며 구멍이 나면 한 땀 한 땀 기우곤 했다. 바느질로 기우면 이 자리가 살에 닿을 때에 꺼끌꺼끌하다 하기에, 나중에는 기우지 않고, 구멍난 자리를 살살 달래며 빨래하고 개키기를 했다. 둘째가 쓰는 기저귀도 두 장은 구멍이 조그맣게 났다. 기우고픈 마음이 굴뚝같으나 빨래하고 개킬 때에 살살 하자고 생각한다.

 

 까만 실을 길게 잘라 두 가닥으로 한 다음 바늘귀에 실을 꿴다. 끄트머리를 두 차례 매듭짓고 천천히 바느질을 한다. 생각해 보면, 내 양말들도 뒷꿈치를 기워야 한다. 내 청바지도 천을 대서 마저 기워야 한다.

 

 내 옷은 나중에 기우자 생각하며 으레 한참 뒤로 미루기 일쑤이다. 다른 옷을 입으면 된다 여기고, 아이들 옷가지와 기저귀를 먼저 챙긴다. 아마, 내 어버이와 옆지기 어버이도 이와 같이 우리들을 돌보며 살아오시지 않았을까. 내가 괜히 이렇게 바느질을 한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내가 받은 사랑이 내 마음과 몸에 곱게 감돌면서, 이처럼 한 땀 두 땀 손을 놀리리라 믿는다. 아이들하고 나누는 사랑은 아이와 어른 모두한테 좋은 씨앗이 되어 마음밭에 뿌리를 내린다. 서로서로 나누는 사랑은 서로서로 소담스런 열매가 된다. 해맑은 꽃이 피어난다. 나는 사랑이 어린 씨앗과 꽃과 잎사귀와 열매를 받아먹으며 글을 쓸 수 있다. (4345.1.1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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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1-16 17:16   좋아요 0 | URL
정말 근사해요
웃음도 나고 따뜻해지네요

파란놀 2012-01-16 17:30   좋아요 0 | URL
옆지기는 퍽 가지런히 바느질 했지만
저는 꽤 엉성궂게... -_-;;;
 


 설빔 빨래

 


 첫째 아이 입을 옷가지 넉 벌을 읍내에서 새로 장만했다. 이제껏 첫째 아이 옷은 으레 이웃이나 동무한테서 고마이 얻어 입혔는데, 아주 오랜만에 우리 살림돈을 털어 새옷을 장만했다.

 

 옆지기는 이 새옷을 한 번 빨래한 다음 입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아이고, 새 옷 넉 벌, 그러나 두 벌은 위아래가 한 벌이니 여섯 장을 빨아야 하는데, 첫째 아이가 여섯 살이 되어도 입을 만큼 넉넉한 이 옷을 한 번 빨아서 입혀야 한다고?

 

 그렇지만, 옆지기 말이 옳다. 새로 장만한 옷을 그대로 입히는 어버이가 어디 있나. 한 번 정갈하게 빨래해서 곱게 말리고는 기쁘게 입혀야지.

 

 새옷을 장만한 지 이레가 되도록 빨래를 하지 못한다. 내가 앓아누워 골골대기도 했고, 날마다 쏟아지는 빨래를 하기란, 아파서 골골대는 몸으로 퍽 벅차니까. 이제 몸이 어느 만큼 나아졌다고 느껴, 오늘 저녁 드디어 첫째 아이 새옷을 빨래한다. 아이를 씻긴 물로 헹구면 되리라 여기며 빨래하는데, 도톰한 새 옷 넉 벌 가운데 위아래 나뉜 두 벌, 곧 넉 장을 빨래한다. 빨래를 하고 보니 아이 씻긴 물이 많이 남는다. 아이는 꽤 따신 물로 씻기니, 빨래를 하며 헹굴 때에는 찬물을 섞는데, 이러다 보니 생각 밖으로 물이 많이 남고 말아, 이튿날 새벽이나 아침에 하려고 남긴 빨래까지 더 비비고 헹구기로 한다.

 

 씻긴 아이는 방으로 보낸다. 옆지기가 옷을 새로 꺼내 준다. 나는 빨래를 마저 한다. 빨래를 마저 하는데 뜨뜻한 물이 많이 남는다고 그만 빨래를 왕창 하니까 허리가 아주 뻑적지근 쑤신다. 아이고, 물이 남으면 이 물로 내가 씻으면 되지, 왜 빨래를 더 한다고 이러다가 허리를 괴롭히나.

 

 빨래를 마치고 이곳저곳에 찬찬히 나누어 널며 생각한다. 이렇게 집일을 바보스레 하면서 무슨 살림꾼 노릇을 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억척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아닌가. 그나마, 첫째 아이한테 설빔을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달랜다. (4345.1.15.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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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1-16 15:35   좋아요 0 | URL
전여, 된장님의 빨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예전 아낙네들이 저리 하루종일 빨래를 했겠구나 하는 생각에 한숨이 나옵니다.
세탁기는 일부러 장만하지 않으시는거예요, 아님 책 사시느라 돈이 없으신거예요?

골병 드시겠어요... 에구구.

파란놀 2012-01-16 17:22   좋아요 0 | URL
빨래기계는 딱히 쓸모가 없어 장만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두 아이하고 옆지기만 집에 남아야 할 때가 있으면,
이제 아무래도 힘들 듯해서
장만하려고요 ㅠㅜ

날마다 꾸준히 빨래를 하면 딱히 빨래기계는 없어도 돼요.
그리 대단한 집일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너무 여기에 매이면 ^^;;;
힘들지요~

분꽃 2012-01-16 18:50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러니까 제가 세탁기 사시라고 했잖아욧...!!!

파란놀 2012-01-16 19:30   좋아요 0 | URL
에고... 아마 이달 끝무렵쯤 장만할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