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새근새근

 


 한낮, 졸음에 겨운 나머지 응애응애 칭얼대는 아이를 안고 어르며 돌아다니다가는 자리에 앉아 살살 달래니, 아버지 무릎에서 눈을 살살 감고 잠듭니다. 고요히 잠든 아이를 무릎에 더 누입니다. 무릎이 뻑적지근할 즈음 아이를 안고 자리에 눕힙니다. 아이가 깨지 않습니다. 이불을 여밉니다. 따순 햇살 한 조각 아이 누운 자리로 예쁘게 스며듭니다. (4345.1.3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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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1-31 13:46   좋아요 0 | URL
화아~! 정말 사랑스럽군요.
정말 예쁘시겠어요.
저렇게 살 땐 예쁜데 깨어나면 좀 덜 예쁘시죠?ㅋㅋ

파란놀 2012-01-31 14:05   좋아요 0 | URL
음... ^^;;
두 시간쯤 자고 일어나면 예쁩지요!!

마녀고양이 2012-01-31 14:12   좋아요 0 | URL
보라 얼굴, 정말 편안하네...
아빠 생각해서 두시간 쯤 자고 일어나길! ^^

파란놀 2012-01-31 18:13   좋아요 0 | URL
오늘은 어김없이 1분도 안 자고 두 번이나 일어나더군요... ㅠ.ㅜ
 
커피 한 잔 더 3
야마카와 나오토 지음, 오지은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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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하며 살아가는 하루
 [만화책 즐겨읽기 104] 야마카와 나오토, 《커피 한 잔 더 (3)》

 


 무언가 답답하니 말을 안 합니다. 무언가 꽁 하고 맺히니 말문을 못 엽니다. 무언가 괴롭기에 말을 안 합니다. 무언가 슬픈 나머지 말길을 못 틉니다.

 

 내가 태어나 살아가는 이 나라에서 내가 쓰는 말은 한겨레말입니다. 내가 오늘 쓰는 말이랑 오백 해 앞서 살던 사람들이 쓰는 말은 꼭 같지 않을 테지만 모두 한겨레말입니다. 천오백 해 앞서 살던 사람들이나 이천오백 해 앞서 살던 사람들이 쓰는 말 또한 서로 같지 않을 테지만 모두 한겨레말이에요.

 

 이 땅에서 살아가는 겨레는 언제부터 말을 나누었을까요. 이 땅에서 살아가는 겨레는 언제부터 입으로 생각을 털어놓으며 살림을 꾸렸을까요. 십만 해쯤 앞서는, 백만 해쯤 앞서는, 어떤 겨레가 어떤 말로 어떤 생각을 주고받았을까요.


- “저기, 괜찮으세요? 어디 안 좋으신 데라도?” “……. 그러는 자네는 잘 진나? 상태는 괜찮은가?” “……. 좋은 밤 되세요∼.” “음냐 음냐.” (10쪽)


 말이 넘치는 온누리입니다. 글이 춤추는 지구별입니다. 날마다 수많은 이야기가 쏟아지고, 나날이 갖가지 책이 태어납니다.

 

 나는 어떤 삶을 누리면서 어떤 말을 내놓을까요. 내 이웃이나 동무는 어떤 삶을 즐기면서 어떤 글을 쓸까요.

 

 서로서로 생각을 나누려고 말을 하나요. 서로서로 사랑을 꽃피우려고 글을 쓰나요. 다 함께 따순 마음이 되고자 말을 하나요. 모두 함께 좋은 꿈을 이루고자 글을 쓰나요.


- “부르는 소리 전혀 안 들렸어? 우산 써.” “요다 형.” “아무 말도 안 하고 연습 중에 나가 버리면 어쩌나.” “죄송합니다.” “그 가방은 뭐야.” “돌아갈 생각이었나?” “죄송합니다.” (25쪽)


 이야기하며 살아가는 하루입니다. 좋은 이야기이든 나쁜 이야기이든, 반가운 이야기이든 고달픈 이야기이든, 기쁜 이야기이든 슬픈 이야기이든, 서로서로 한 마디 두 마디 주고받는 하루입니다.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말을 배웁니다. 어버이는 둘레 이웃이나 동무한테서 새로운 말을 듣고 배웁니다. 새로 겪는 삶은 새로 일구는 말이 됩니다. 새로 마주하는 삶터는 새로 샘솟는 글이 됩니다.

 

 날마다 빨래를 하더라도 날마다 새로운 빨래입니다. 날마다 호미질을 하더라도 날마다 새로운 호미질입니다. 날마다 자전거를 몰거나 두 다리로 걷더라도, 날마다 새로운 자전거 타기가 되고 날마다 새로운 걷기가 돼요.

 

 서른 해를 살아온 사람은 서른 해하고 하루를 더 살면, 서른 해하고 하루를 더 산 만큼 이야기를 합니다. 이틀을 더 살면 이틀을 더 살아낸 이야기를 합니다. 하루를 즐거이 누렸으면 하루를 즐거이 누린 만큼 말꽃을 피웁니다. 하루를 슬프게 보냈으면 하루를 슬프게 보낸 만큼 말잎이 돋습니다. 즐거워도 말이고 슬퍼도 말입니다. 튼튼해도 말이며, 아파도 말이에요.


- “시골에 계신 아버지가 쓰러지셨어.” “그래도 요다 형, 형님이 있으니까 괜찮다고 전에 말했잖아요.” “다 사정이 있다. 그것보다 더 뭐 사왔나 보자. 포테이토칩, 커피? 너 인마, 남의 집에 올 때는 좀더 생각을 하고 사오란 말이야. 잘 먹겠다만.” (33쪽)


 사람들은 생각을 말로 빚습니다. 사람들은 생각 아닌 꿍꿍이나 속셈이나 꾐수 따위를 말로 빚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사랑을 말로 짓습니다. 사람들은 사랑 아닌 미움이나 시샘이나 따돌림이나 들볶음 따위로 말을 짓기도 합니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어떤 무늬 어떤 결 어떤 내음 어떤 빛깔 어떤 소리일 때에 나부터 즐겁고 내 이웃과 동무 모두 즐거이 받아들일까요. 내가 듣는 말은 어떤 무늬 어떤 결 어떤 내음 어떤 빛깔 어떤 소리일 때에 나한테 말을 거는 사람부터 즐거우면서 내게 즐거운 선물을 나누어 줄까요.


-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나팔꽃의 묘목을 받았다. 이가라시 형이 매일 아침 물을 주고 있다니! 그러고 보니 이가라시 형, 담배도 피우지 않았더랬지.’ (80쪽)


 야마카와 나오토 님 만화책 《커피 한 잔 더》(세미콜론,2010) 셋째 권을 읽습니다. 꼭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 만화책이라 셋째 권부터 읽습니다. 커피를 한 잔 더 마시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만화책은 아니고,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만화책 또한 아닙니다. 커피가 되어도 좋고 맥주가 되어도 좋으며 맹물이 되어도 좋습니다. 아무것 없어도 돼요. 서로서로 예쁘게 살아가고픈 꿈으로 예쁘게 나눌 이야기를 생각하는 나날을 어깨동무할 수 있으면 됩니다.

 

 사랑은 억지스러울 수 없습니다. 삶은 억지스러울 수 없습니다. 사람은 억지스러울 수 없습니다.

 배움이나 가르침은 억지스러울 수 없습니다. 일이나 놀이는 억지스러울 수 없습니다. 밥이나 집이나 옷 모두 억지스러울 수 없어요.

 

 정치를 하든 경제를 하든 문학을 하든 억지스럽다면 정치도 경제도 문학도 아닙니다. 신문기사이든 방송소식이든 늘 같습니다. 억지스레 만들 때에는 억지스러울 뿐이에요. 아무런 이야기가 샘솟지 않아요. 돈을 버는 자리에서든 자격증을 따는 곳에서든 억지스러운 틀에 매인다면 좋은 삶을 일구지 못해요. 틀에 갇힌 돈과 틀에 박힌 재주로는 아무런 꿈이 피어나지 않아요.

 

 수수하게 살아가며 수수하게 어우러지는 수수한 사람입니다. 수수한 이야기로 수수한 나날을 누리는 사람입니다. 밥 한 그릇이 수수하고, 옷 한 벌이 수수하며, 집 한 채가 수수합니다. 수수한 햇살과 수수한 흙과 수수한 바람과 수수한 물이 얼크러지며 모든 아름다운 목숨이 태어납니다. (4345.1.31.불.ㅎㄲㅅㄱ)


― 커피 한 잔 더 3 (야마카와 나오토 글·그림,오지은 옮김,세미콜론 펴냄,2010.7.16./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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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1-31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 재밌을 것 같아요.
그런데 억지스러운 게 넘 많잖아요.
나의원 성형수술비 550만원밖에 안 썼다는 것도 억지스럽고.
더구나 딸래미랑쓴 게 그 정도라면 믿겠습니까?
자연스러움조차 억지스럽게 짜맞추듯이 하는 세상이니...ㅠ

파란놀 2012-01-31 14:06   좋아요 0 | URL
억지로 꾸미려 하는 이야기 아니고
수수하게 펼치는 이야기라서
꽤 포근하게 읽을 만한 만화로구나 싶어요.

아쉽다고 한다면,
왜 한국 만화쟁이는 이렇게 수수한 멋 담는
만화를 못 그리느냐... 하는 대목이에요... ㅠ.ㅜ
 
너구리와 도둑쥐 내 친구는 그림책
오오토모 야스오 글 그림 / 한림출판사 / 1989년 9월
평점 :
절판



 훔치는 마음과 빼앗는 마음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130] 오토모 야스오, 《너구리와 도둑쥐》(한림출판사,1989)

 


 누군가한테서 무언가 빼앗으면, 빼앗은 사람은 어떤 삶을 누리고 빼앗긴 사람은 어떤 삶을 이을까 헤아려 봅니다. 예부터 때린 사람은 잠을 못 이루고, 맞은 사람은 두 발을 뻗고 잔다 했는데, 빼앗은 사람은 잠을 못 이루고, 빼앗긴 사람은 두 발 뻗고 잠들 수 있을까 곱씹어 봅니다.

 

 빼앗으려 하는 사람은 무언가 안 가졌기에 빼앗을 마음일까요. 빼앗기는 사람은 무언가 가졌으니 빼앗겨야 하나요. 제대로 못 가졌거나 넉넉히 못 가졌기에 다른 사람한테서 무언가 빼앗아야 비로소 배를 곯지 않고 살아갈 수 있나요.

 

 빼앗기는 사람은 빼앗기더라도 삶을 이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빼앗는 사람은 자꾸자꾸 빼앗고 또 빼앗아야 삶을 누릴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빼앗으며 돈과 이름과 힘을 누리는 이들은, 이 돈과 이름과 힘으로 얼마나 좋은 삶을 누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이가 가진 무언가를 훔치는 이들은, 이렇게 훔쳐서 그야말로 기쁘거나 즐겁거나 반갑다고 여기는지 모르겠습니다.


.. “앗! 누가 집 안에 들어왔었구나!” “감자자루가 없어졌어요!” “콩도 마구 흘려놓고 갔어요!” ..  (4쪽)


 너무 배고픈 나머지 이제 견디지 못해 훔치려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배고프지 않을 뿐더러 배고픔을 겪지 않았으나, 버릇처럼 훔치거나 빼앗는 사람이 있습니다. 힘이 세다며 윽박지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힘이 없기에 주눅들며 올려바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이 있어서 돈으로 더 많은 돈을 긁어모으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이 없어서 벌고 다시 벌어도 돈이 그예 줄줄 새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토모 야스오 님이 빚은 그림책 《너구리와 도둑쥐》(한림출판사,1989)를 읽으며 곰곰이 생각합니다. 이야기 얼거리는 산뜻하고 재미나다 할 만하지만, 아이들한테 이 그림책을 읽을 만한지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이 지구별에 워낙 훔치는 사람 많고 워낙 빼앗기는 사람 많아, 참 슬프며 안타까운 일이 끝없이 벌어집니다. 도둑쥐가 훔친 감자랑 콩은 아무것 아닙니다. 도둑쥐한테 감자와 콩을 빼앗긴 너구리는 아무것 아니에요. 이처럼 서로 사이좋게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지구별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워요.

 

 나는 어릴 적부터 ‘소값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내 어린 나날을 보낸 1980년대부터 두 아이와 살아가는 2010년대까지 해마다 빠짐없이 ‘소값이 떨어지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난 1980년대 첫무렵부터 2010년대 첫무렵까지 하나하나 살피면, 1980년대는 1990년대보다 값이 나았다 할 만하고, 1990년대는 2000년대보다 값이 나았다 할 만해요. 다만, 숫자로 치면 이렇다뿐, 해마다 자꾸 떨어지는 소값이니까 ‘예전을 생각한들 하나도 나은 삶’이지 않아요.

 

 새로 찾아올 해에는, 또 다시 찾아올 해에는, 이 다음이나 그 다음 해에는 소값이 얼마나 더 떨어질는지 모르는데, 올해에는 숫젖소 한 마리 값이 고작 1만 원까지 떨어졌어요. 소 한 마리 값 1만 원이란 그야말로 웃기지 않은 값이요 터무니없는 값이지만, 거짓말이 아닌 값이에요.

 

 누가 이렇게 소값을 떨어뜨릴까요. 이렇게 소값이 떨어지면 누가 뒤에서 돈을 챙길까요. 이렇게 소값이 떨어지면 누가 눈물을 흘릴까요. 어느 한쪽이 돈을 번다면 어느 한쪽은 돈을 잃겠지요. 다 함께 돈을 버는 삶이 아니라, 한쪽은 빼앗기고 한쪽은 빼앗는 삶이 더 골 깊어지겠지요.


.. 화가 난 너구리 가족은 뛰어가 쥐들을 내쫓았습니다. 그리고 ..  (13쪽)


 그림책에서 너구리는 감자농사와 콩농사를 짓습니다. 그림책에서 쥐는 너구리가 지은 감자랑 콩을 훔칩니다. 쥐는 이밖에도 너구리네 살림살이를 하나하나 훔칩니다.

 

 자연 터전에서 살피면, 너구리는 농사를 짓지 않습니다. 자연 터전에서 살피면 쥐는 놀잇감이나 뜨개실을 훔치지 않습니다. 그림책을 그린 분은 빗대어 말하려고 너구리와 쥐를 들었겠지요.

 

 그림책을 읽으며 어쩐지 내키지 않습니다. 아니, 이 그림책에서 너구리와 쥐를 바꾸어 놓아야 비로소 우리 터전하고 걸맞다 할 만한 이야기, 곧 ‘우화’가 되지 않으랴 싶어요.

 

 작은 쥐들이 서로서로 두레를 하며 애써 감자랑 콩을 지었더니, 너구리 식구들이 이 감자랑 콩을 훔쳐 가는 줄거리일 때에 비로소 걸맞으리라 느껴요.

 

 왜냐하면, 시골에서 흙을 일구는 이들은 ‘작은 쥐’처럼 ‘힘이 여리고 이름이 없으며 돈이 없’는 목숨입니다. 소값을 비롯해 돼지값이나 쌀값이나 배추값이 떨어지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흙일꾼입니다. 도시에서 소고기나 돼지고기나 쌀이나 배추를 사먹는 사람은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샛장수나 농협이나 정부기관이 무너지거나 쪼들린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아요. 흙일꾼은 농약을 마시며 숨을 끊지만, 농협 일꾼이나 샛장수 가운데 스스로 숨을 끊을 만큼 가난에 시달리거나 ‘애써 흘린 땀방울을 빼앗기는’ 일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어요.


.. 얼마 동안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던 엄마너구리가 말했습니다. “좋은 수가 있어요. 감자를 연못으로 옮겨 주세요.” 모두가 힘을 모아 감자를 날랐고 엄마너구리는 연못에서 감자를 씻었습니다 ..  (19쪽)


 이 그림책은 얼거리가 달라져야 한다고 느낍니다. 힘없는 쥐들이 지은 곡식을 너구리가 훔치고, 쫄쫄 굶으며 괴로운 쥐들이 너구리를 찾아가서는, 슬기를 맑게 빛내어 너구리를 꾸짖고, 너구리를 꾸짖은 다음 ‘더 슬기로운 사랑’으로 너구리한테 ‘너구리 너희들이 손수 흙을 일구면 싸울 일도 아플 일도 없지 않겠니?’ 하고 타이르는 얼거리로 거듭나야 한다고 느낍니다.

 

 꼭 아이들한테 읽히는 그림책이라서 이렇게 얼거리를 바꾸어야 한다고 느끼지 않아요. 아이들과 살아가는 어버이 눈길로도, 여느 어른 눈길로도, ‘포식자 너구리’가 ‘여린 목숨 쥐’를 너그러이 봐준다는 흐름은 어딘가 얄궂구나 싶어요. 마치 임금님이 어리석은 사람들을 굽어살핀다는 느낌이에요.


.. “집을 짓겠다고? 그것 참 좋은 생각이군. 그러자면 우선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 하는 설계도가 필요하지.” 아빠너구리가 한 마디 하자 쥐들도 저마다 한 마디씩 했습니다 ..  (23쪽)


 너구리이든 쥐이든 사람이든, 좋은 생각을 꽃피우면서 좋은 삶을 일굽니다. 가난한 사람이든 가멸찬 사람이든, 밝은 꿈을 키우면서 밝은 삶을 나눕니다. 어린이이든 어른이든, 따순 사랑을 보듬으면서 따순 삶을 누려요.

 

 서로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서로서로 기쁜 하루입니다. 서로서로 손을 맞잡으면서 고마운 나날입니다.

 

 밥 한 술 나누는 사랑을 아이들과 누리고 싶어요. 천천히 함께 호미질을 하면서 밭을 일구고 싶어요.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으려는 어른들은 생각과 마음과 꿈과 사랑을 조금 더 따스하면서 너그럽고 포근하고 어여삐 북돋우면 좋겠어요. (4345.1.31.불.ㅎㄲㅅㄱ)


― 너구리와 도둑쥐 (오토모 야스오 글·그림,이영준 옮김,한림출판사,1989.9.30./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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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2-03 09:34   좋아요 0 | URL
너구리와 쥐의 입장이 바뀌여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ㅋㅋ

저는 이 그림책 엄청 좋아해요. 쥐가 너구리의 음식을 훔치고 너구리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 그래도 외면하지 않고 쥐가 자립할 수 있도록 농사 짓는 법을, 그리고 쥐의 집을 지어주잖아요. 특히나 저는 쥐의 설계도 같은 집은 넘 맘에 들던데요.

파란놀 2012-02-03 11:37   좋아요 0 | URL
네, 일본사람은 너구리를 퍽 좋아하잖아요.
너구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땅님(하느님)과 비슷한 신으로
섬기기도 하고요.

폼포코 만화영화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보다 앞서, <게게로의 기타로>에서
이런 대목이 곧잘 나타나요.

그래서, 이 그림책에서 너구리는 피해를 받으면서도
너그러이 사랑을 베푸는 결로 나오는구나 싶더군요.
그렇지만, 이 그림책이 한국에서 번역되어
한국 아이들한테 읽힐 때에는
일본에서 너구리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문화를
하나도 모르거나 하나도 살피지 않을 테니,
이러한 테두리에서 한국 어른들이
새롭게 빚는 그림책이 있어야겠다고 느꼈어요~

그림책 완성도는 참 훌륭해요~ ^^
 

발행일은 2012년 1월 3일.

출판사에서는 12월 끝무렵에

책이 나오도록 한다면서

지난해에 일찌감치

인쇄소에 넘겼는데,

인쇄소에서는

새해 새 교과서 인쇄한다며

이 책 인쇄를 미루고 미뤄

설을 앞두고 겨우 책이 나왔다.

-_-;;;;

그리고, 알라딘 배본은 드디어 오늘!!

오늘은 1월 30일.

한 달 넘게 기다려 겨우 책소식을 알릴 수 있다.

 

..

 

책 하나 나오기까지 몇 해나 몇 열 해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니,

한 달 반 기다린 일이란 아무것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도 기운이 빠진다. ㅠ.ㅜ

 

..

 

책에 넣은 머리말을 옮겨적는다... 이궁...

 

머리말 : 뿌리깊은 글쓰기


  《생각하는 글쓰기》와 《사랑하는 글쓰기》에 이어 《뿌리깊은 글쓰기》입니다. 《생각하는 글쓰기》에서는 ‘살려쓰면 좋을 우리 말’을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글쓰기》에서는 ‘잘못 쓰는 겹말’을 살피면서 내 말글을 사랑하는 길을 찾으려 했습니다. 《뿌리깊은 글쓰기》에서는 ‘한겨레가 영어를 예쁘게 사랑하는 길’을 돌아보면서, 영어 아닌 한국말로 놀이를 즐기듯 착하고 어여삐 말삶을 일구는 꿈을 헤아리고 싶습니다. 한겨레 스스로 한국말을 예쁘게 사랑하면서 영어 또한 예쁘게 받아들이는 길을 살피고 싶어요.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사람한테 가장 모자란 대목을 짚으면서 한국말과 한국글을 톺아보자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에 글을 씁니다. 처음에는 ‘생각’이 모자라다고 느꼈고, 다음으로는 ‘사랑’이 모자라다고 느꼈으며, 이제는 ‘뿌리’가 모자라다고 느낍니다.

 

  그러니까, 생각이 모자라기 때문에 동주민‘센터’라는 이름이 생깁니다. 사랑이 모자란 탓에 영어시험점수가 높게 나온다지만 막상 영어로 ‘어떤 내 이야기와 꿈과 사랑’을 나라밖 사람하고 나누어야 즐거운가 하는 대목을 깨닫지 못합니다. 뿌리가 모자란 나머지 영어 배우는 데에는 품과 겨를과 돈을 쏟아붓지만, 정작 내 이웃과 동무와 살붙이하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눌 틈이 거의 없는 삶흐름이에요.

 

  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나온다든지, 우리 말글 강좌를 찾아 듣는다든지, 좋거나 훌륭한 ‘우리 글 바로쓰기’ 책을 장만하여 읽는다 해서 내 말솜씨가 늘지 않습니다. 대학교 졸업장이나 강좌나 책은 내 말삶을 북돋우지 않습니다.

 

  대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생각하는 삶일 때에는 내 말을 살찌웁니다. 강좌나 강의를 찾아 듣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넋일 때에는 내 글을 보살핍니다. 책을 읽지 않는달지라도 내 보금자리 따사로이 돌보는 뿌리를 알 때에는 내 이야기를 일굽니다.

 

  부디 착하고 참다우며 고운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한겨레이면 좋겠습니다. 조용히 내 보금자리와 내 마을을 아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툼이나 미움이나 치고받기가 아닌 어깨동무나 사랑이나 믿음이면 좋겠습니다. 점수따기나 1등싸움이나 공무원 되기를 바라는 영어공부에 휘둘리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내 벗님하고 사랑을 나누려는 예쁜 몸짓으로 내 말과 넋을 어루만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쁜 몸짓 그대로 예쁜 말짓과 글짓을 다스리는 길을 천천히 함께 찾으면 좋겠습니다. 더 잘나거나 더 못난 말이 아니라, 더 아름답거나 더 슬기로운 말을 보듬고 싶습니다.

 

  저는 이 작은 책 《뿌리깊은 글쓰기》에서 모든 말길이나 삶길을 보여줄 수 없습니다. 108가지 자그마한 이야기를 들려줄 뿐입니다. 이 108가지 이야기가 밑돌이 되어 108만 가지 말마디를 저마다 다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 다 다른 빛깔과 무늬와 내음으로 아름다이 돌보며 가꿀 수 있기를 꿈꿉니다.

 

  시골집에서 둘째 똥기저귀를 빨래하다가 살짝 일손을 쉬면서 적습니다. 후박나무 잎사귀 스치는 보드라운 바람이 네 살 첫째 아이 머리결을 스치며 포근한 이야기 한 자락 베풉니다.

 

딸 사름벼리와 아들 산들보라 아버지 최종규.

 

..

 

어쨌든,

책이 책방에 들어갔으니,

만세!

만쉐!

만만세~ㅇ!

 

 

 

 

 

 

 

 

 

 

 

 

 

 

 

요런 책들하고 어깨동무하는 <뿌리깊은 글쓰기>예요.

 

 

 

 

 

 

 

 

 

 

 

 

 

 

요런 책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는 <뿌리깊은 글쓰기>입니다.

 

이제 바람 따사로이 부는 봄이 곧 찾아오겠지요.

봄바람처럼 사람들 가슴에

고운 봄글과 봄말을 베푸는 책들로

스며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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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2-01-31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된장님께서 정말 많은 책을 쓰셨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그리고 더군다나『모든 책은 헌책이다』라는 '유명한' 책을 쓰신 분인지도 몰랐구요. 저 책을 직접 사보지는 않았지만 '관련글과 사진들'을 오래 전에 몇번 읽어본 기억이 납니다.

아무쪼록 이 책을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고, 책이 엄청나게 많이 팔리기를 빕니다.

파란놀 2012-01-31 07:42   좋아요 0 | URL
이제 고작 열한 권째예요 ^^;;;
한결 부지런히 걸어야지요~

<모든 책은 헌책이다>는 새판으로 다시 쓴 다음
절판시킬 생각이에요. 너무 오래되고 만 ㅠㅜ 이야기가
되었거든요. 이궁...

마녀고양이 2012-01-31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나왔네요.
저는 장바구니로 일단 쏘옥~, 꼬옥 많은 분들이 읽고 함께 뿌리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파란놀 2012-01-31 07:41   좋아요 0 | URL
이 책을 발판으로
사람들 스스로
저마다 좋은 말꽃을 피울 수 있으면
참으로 기쁘리라 생각해요.
고마워요~~~~ :)

순오기 2012-01-31 0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우리말로 끌어안는 영어 뿌리깊은 글쓰기'라니 영어를 섞지 않으면 말과 글이 안되는 요즘, 우리말과 글을 바르게 쓰는데 도움이 되겠네요.

파란놀 2012-01-31 07:41   좋아요 0 | URL
조금이나마 사람들한테 좋은 사랑으로 스며들 수 있기를 꿈꿔요~~
고맙습니다 ^^

페크pek0501 2012-01-31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 드리고, 저도 응원합니다.
많이 많이 팔리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진짜로요. ㅋ

파란놀 2012-01-31 23:54   좋아요 0 | URL
네, 고맙습니다.
그 마음 그대로
많이많이 사랑받으리라 믿어요~

stella.K 2012-01-31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그런데 아이들 이름을 한글로 지으셨나 봐요.
뜻이 뭔지 궁금하네요.ㅋ

파란놀 2012-01-31 23:55   좋아요 0 | URL
한글 이름이 아닌
우리 말 이름이에요.
한글로 적으면 다 한글 이름이니까요~

사름벼리 = 사름 + 벼리
산들보라 = 산들 + 보라

가만히 생각해 보셔요~ ^^
'사름'과 '벼리'는 국어사전을 찾아보시면 되고,
산들보라는 쉬운 이름입니다~

감은빛 2012-01-31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축하드립니다!

연말에 인쇄를 걸면 그런 일이 종종 생기더라구요.
그래도 한 달이라면 좀 많이 기다리셨네요.
서점에 가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파란놀 2012-01-31 23:56   좋아요 0 | URL
제 책들은 이런 일이 꽤 자주 걸리더라구요...
나중에 제가 '잘 팔리는 이름난' 작가가 되면
인쇄소들이 어쩌자고 이러시는지... -_-;;;;
ㅋ~ㅋ
아무쪼록 즐거이 살펴 주소서~

카스피 2012-02-01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된장님이 모든 책은 헌책이다를 쓰신것은 알았지만 10권이나 책을 내셨는지는 전혀 몰랐네요.축하드립니다^^

파란놀 2012-02-01 10:44   좋아요 0 | URL
대문에 사진으로 대롱대롱 걸렸어요 ^^;;;;
고맙습니다~~

기억의집 2012-02-03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대박 나셨으면 좋겠어요. 글쓰기라 많이 팔릴 거라 믿습니다.
저도 주말에는 주문할께요. 장바구니에 주말만 기다리고 있는 책이 몇 권 있는데, 추가해야겠네요.

파란놀 2012-02-03 11:39   좋아요 0 | URL
아아아!!
좋은 사랑 받아
널리널리 읽히며
좋은 이야기 퍼뜨리는 씨앗 되기를 빌어요~~~
 


 시나브로 꼴을 갖춘다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2.1.29.

 


 이원수 님 동시책을 찾으러 도서관에 간다. 살림집과 도서관이 코앞에 맞닿는다면 새벽이나 밤에도 책 갈무리를 할 텐데, 아무리 가까이 있기는 하더라도 걸어서 2∼3분쯤 걸어가야 한다면, 이만 한 길조차 날마다 못 가기 일쑤이다. 며칠 앞서부터 이원수 님 동시책을 가지러 도서관에 가려 했으나, 자꾸 잊는다. 집에서 하는 일에 밀리고, 읍내나 면내로 마실을 다녀오며 뒤로 미룬다. 설을 쇠기 앞서부터 설을 쇤 뒤 도서관 청소조차 못했다고 생각하며, 오늘은 책도 가지러 가자 다짐하며 한낮 해가 차츰 기울 무렵 자전거를 타고 찾아간다.

 

 석 달째 그럭저럭 갈무리하고 치우면서, 사진책과 그림책과 어린이책과 교육책 두려는 교실은 꽤 꼴을 갖춘다. 인천에서 도서관을 꾸리며 만든 사진틀 꾸러미가 꽤 많아, 이 꾸러미를 어디에 두나 하고 생각하다가, 책꽂이 벽에 붙이기로 한다. 책꽂이 벽에 못 자국이 생기니 싫지만, 즐기자고 생각한다. 빛깔 고운 사진을 붙여 책꽂이도 살고 도서관도 살리자고 생각한다. 어른 눈높이에 사진틀 하나, 어린이 눈높이에 사진틀 하나. 요 밑에는 나중에 조그마한 종이쪽을 붙일까 싶다. 이를테면, 고흥군 군내버스 ‘종이 버스표’를 널따란 판에 하나씩 그러모아 붙일 수 있으리라. 인천에 살던 어린 날 모은 ‘종이 버스표’라든지 음성에서 지내며 모은 ‘종이 버스표’도 그러모아 붙일 수 있겠지. 좋은 길을 생각하자. 예쁜 꿈을 품자. 도서관은 도서관대로 살림집은 살림집대로 아름다이 일굴 사랑을 헤아리자.

 

 오늘 한 시간 반쯤 갈무리하니 제법 꼴을 갖추네,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직 어수선하거나 어지러운 잡동사니가 곳곳에 있는데, 이듬날 아이들 데리고 나와서 놀며 설레설레 치우면 되겠지. 나 혼자 흐뭇해서 사진 몇 장 찍는다. 다음에 와서 더 붙일 사진틀을 앞에 놓는다. 문간 옆 책상과 책꽂이도 다음에 올 때에는 다 치울 수 있으리라 믿는다. 참말 시나브로 꼴을 갖추니 시원하고 개운하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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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2-01-30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관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꼭 날짜 알려주세요.

파란놀 2012-01-30 16:55   좋아요 0 | URL
넵, 그러겠습니다~~
따순 날, 고흥이 얼마나 따숩고 좋은가를
사람들한테 알려서
이곳으로 살림집 옮기라고 할 만한 날을
잡고 싶어요~~~ ^^

마녀고양이 2012-01-30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아요,, 이런 도서관을 꾸미시는거군요.
정리하시면 더 많은 사진 올려주셔염, 멀어서 실제는 못 봐도 사진으로나마 보고파여~

파란놀 2012-01-30 16:56   좋아요 0 | URL
나중에 신나게 마실 오셔야지요~

정안휴게소에서 갈아타면, 고흥에 더 빨리 올 수 있더라구요.

아무튼, 예쁘고 즐거이 꾸미려고 해요.
이제 이곳은 우리 집이라 여기면서 꾸미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