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쓰기 놀이


 뒤집기만 할 줄 아는 갓난쟁이 동생한테 모자이불 씌우고는 옆에서 함께 쓰며 노는 네 살 첫째 아이. 스스로 재미난 놀이 마음껏 만들어 보렴. 동생하고 함께 노는 네가 더없이 예쁘구나. (4344.11.2.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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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1-03 21:06   좋아요 0 | URL
새로 도배하고, 장판도 까신거죠?
이제 자리를 잡으신거 같아서 맘이 기쁘네요...
아직 많이 바쁘시죠, 건강 챙기시구요.

파란놀 2011-11-04 04:36   좋아요 0 | URL
아직 청소를 마치려면 한참 멀었어요.
책 둘 자리 치우는 일이란...
또 다음주에 책이 들어와서 갈무리할 일이란...
 

만두였던가 복숭아였던가 @.@ 일본책으로만 한 권 있고 아이가 참 좋아하는데 번역된 줄을 얼마 앞서 알았다. 벌써 다섯 해 앞서 번역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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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카즈히코 지음, 하늘여우 옮김 / 넥서스주니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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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02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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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아치 1 : 앗! 오줌 쌌어 - 실수로 오줌 싼 아이를 위한 책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 1
기요노 사치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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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한테 물려줄 만한 책을 만드나요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75] 기요노 사치코, 《개구쟁이 아치》(비룡소,2009)



 1985년에 ‘논탕’ 이야기가 처음으로 한국말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논탕’을 살려서 내놓은 그림책이 아니라 ‘논탕’을 ‘곰돌이’로 바꾼 책입니다. 이른바 《꾸러기 곰돌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어요. 《꾸러기 곰돌이》를 처음 펴낸 곳은 웅진출판사. 나중에 세상모든책이라는 곳에서 다시 나오는데, 1970년대에 일본에서 나온 ‘논탕’ 그림과 그림결과 이야기 모두 훔쳐서 내놓은 틀에서 그닥 달라지지 않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 ‘개정판’이라는 이름을 달고 줄거리와 배경과 주인공 또래동무를 다르게 그리기는 했지만, ‘논탕 느낌’과 ‘논탕 그림결’은 그대로입니다.

 이 그림책들을 보며 생각합니다. ‘웅진 곰돌이’이든 ‘세상모든책 곰돌이’이든 도둑질입니다. 바보스럽고 슬픈 짓입니다. 그러나 ‘갓빠에우센’을 ‘새우깡’으로 슬그머니 고쳐서 팔아도 잘만 사서 먹는 한국사람입니다. ‘십육차’를 ‘십칠차’로 바꿔서 팔더라도 거리끼지 않는 한국사람이에요.

 이 나라 어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꾸러기 곰돌이》를 만들었을까요. 《꾸러기 곰돌이》에 글을 쓴 남미영 님과 그림을 그린 오명훈 님은 아이들한테 무슨 꿈과 넋과 사랑을 물려주고 싶었을까요. 도둑질을 하는 그림책을 내놓으면, 이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이 무엇을 느끼거나 헤아리거나 깨달을까요.

 디자인을 살짝 바꾸면 도둑질이 아닌 셈일까 궁금합니다. 왼귀 접힌 토끼를 오른귀 접힌 토끼로 그리면 도둑질이 아닌 셈인지 궁금합니다. 고양이를 곰으로 바꿔 그리면 도둑질이 아니라 할 만한지 궁금합니다. 곰을 돼지로 바꿔 그리면 이 또한 도둑질이 아니라 해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어머니나 아버지가 장만한 그림책을 선물받아 읽는 아이들은 ‘좋은 줄거리’만 읽으면 그만이지 않습니다.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은 ‘지식과 정보만 받아들여’도 되지 않습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마음을 살찌울 아이들은 착하고 참다우며 고운 넋과 말과 꿈과 사랑과 믿음을 물려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림책 하나 빚어 아이들 앞에 내놓는 어른들은 따사로운 사랑과 너그러운 믿음을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 앞에서 떳떳해야 합니다. 아이들 앞에서 아름다울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하고 함께 웃고 울어야 합니다. 아이들이랑 신나게 어울리면서 노는 어른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한테 무엇을 물려주려는 마음인지 돌아보면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야 해요.

 어쩌면 마땅히 좋은 그림책이 옮겨지지 않았으니 슬그머니 베끼거나 훔쳐서 ‘창작’ 그림책을 내놓는다 둘러댈 수 있을 텐데, 창작하는 결이 좀 어수룩하거나 모자라더라도 베끼거나 훔치는 일은 좋지 않습니다. 배우거나 받아들이는 일이랑 베끼거나 훔치는 일은 달라요. 배우거나 받아들이는 사람이 한두 대목만 슬쩍 바꿔서 ‘내 것’인 듯 내놓는 일은 올바르지 않아요.

 더 깊이 헤아린다면, 일본 창작 그림책 ‘논탕’을 그린 기요노 사치코 님 또한 누군가한테서 그림을 배웠을 테고, 어린 나날부터 수많은 사람들 좋은 그림책을 널리 보았겠지요. 기요노 사치코 님한테 좋은 창작 그림책 넋을 불어넣은 다른 그림쟁이들 또한 먼 옛날 다른 그림쟁이들 좋은 그림을 두루 보면서 아름다운 넋을 북돋았을 테고요.

 오랜 나날에 걸쳐 돌고 도는 넋이자 슬기입니다. 숱한 사람 손길을 거치며 갈고닦는 얼이자 빛줄기입니다. 그러니까, 새로 태어난대서 ‘창작’입니다. 내 삶을 내 나름대로 새로 바라보며 누리기에 ‘창작’이에요. 베끼는 일은 흉내내기입니다. 훔치는 일은 도둑질입니다. 베끼거나 훔치는 까닭은 땀흘리지 않고 돈을 많이 벌고 싶기 때문입니다. 눈먼 돈을 벌어들여 배부르고 싶기 때문이에요. 귀먼 돈을 거두어들여 이름값을 높이고 싶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이 사랑스레 배우고 너그러이 가르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괘씸하게 베끼거나 멍청하게 훔치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지 않아요. 아이들이 돈을 더 많이 벌어들이는 일이 반갑지 않습니다. 착하게 살아가며 알맞게 돈을 벌면 좋겠어요. 참다이 어깨동무하면서 아이들 저희 삶에 쓸 만큼 돈을 다스리면 기쁘겠어요.

 더 똑똑해질 까닭이 없어요. 꾸밈없이 따뜻하고 해맑게 포근하면 돼요. 좋은 밥과 좋은 꿈과 좋은 사랑으로 하루하루 빛날 수 있으면 돼요. 《개구쟁이 아치》가 2009년부터 제대로 나오는 만큼, 이제라도 《꾸러기 곰돌이》는 떳떳이 고개숙이며 물러설 줄 알면 좋겠어요. 아픈 생채기로 남아 천천히 아물며 새살이 돋도록 이끌면 반갑겠어요. (4344.11.2.물.ㅎㄲㅅㄱ)


― 개구쟁이 아치 (1) 앗! 오줌 쌌어 (기요노 사치코 글·그림,고향옥 옮김,비룡소 펴냄,2009.7.2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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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11-03 19:47   좋아요 0 | URL
ㅎㅎ 넘 슬픈 현실이네요.구지 일본책을 저리 베낄필요가 있을까 싶군요.저걸보니 갑자기 아이디어 회관의 SF책들이 생각납니다.이거 역시 일본책을 고대로 베낀것인데 삽화마저도 그래도 베꼈지요.뭐 이책이야 70년대니 그렇다고 해도 꾸러기 곰돌이는 좀 너무하네요.그나저나 저도 꾸러기 곰돌이 몇권을 친척 아이에게 사준 기억이 나네용^^

파란놀 2011-11-04 04:35   좋아요 0 | URL
많은 사람들이 예전부터 알던 이야기인데
제대로 비평이나 비판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뻔히 알면서도 제대로 비판하지 않으니,
더구나 '웅진' 같은 곳이 이렇게 했고,
이 그림책 글을 쓴 사람과 그림을 그린 사람들이
하는 대외활동이 있기에...
이 나라는 아주 서글픕니다.
 



 네 해만에 비닐 뜯긴 만화책


 오제 아키라 님이 그린 만화책 《술의 장인 클로드》 1권을 읽고 2권째 읽는다. 이 만화책은 2007년에 처음 나왔다. 그러니까 내가 산 만화책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비닐이 안 뜯긴 채 있던 셈. 2007년에 나왔으면서 용케 판이 안 끊어졌다 할 만해서 놀랍다. 2쇄를 찍지 못했으니 아직 남았다 할 텐데, 곰곰이 살피면, 너덧 해 묵혀 읽히는 책이란 만화책뿐 아니라 글책이나 그림책이나 사진책이 참 많다. 갓 나올 무렵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읽히지 못하는 책이 얼마나 많은가. 처음 나올 때에 보도자료이니 홍보자료이니 하면서 200권 남짓 이곳저곳에 뿌려질 텐데, 보도자료나 홍보자료라는 이름이 붙은 책을 받고 나서 차근차근 기쁘게 읽어 주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신문·방송·잡지 기자는 새로 나온 책을 거저로 받으면서 알뜰히 읽어 주려나. 알뜰히 읽고 나서 아름답다 느낀 책을 아름다이 느낌글로 적바림하고, 어딘가 아쉽다 여긴 책은 무엇이 어떻게 아쉬운가 하는 이야기를 조곤조곤 밝혀 주려나.

 가슴으로 읽어 가슴으로 아로새기는 책이다. 눈알을 굴려 글줄을 읽는다지만, 눈알을 거쳐 내 가슴이 움직여야 책을 읽는다. 마음으로 와닿지 않는 줄거리라면 기꺼이 읽는 책이 되지 못한다. 책을 내놓는 사람은 온 사랑을 가득 담을 노릇이요, 책을 맞아들여 읽는 사람은 온 사랑을 넉넉히 누릴 노릇이다.

 아마 열 해나 스무 해만에 비닐 뜯기는 만화책이 있겠지. 헌책방에서 장만하며 서른 해만에 비닐 뜯던 만화책이 있다. 참말 만화책뿐인가. ‘드림’ 도장 찍힌 채 서른 해나 마흔 해를 아주 정갈하게 살아남은 채 헌책방으로 흘러드는 책이라면 서른 해나 마흔 해만에 겨우 첫 쪽을 넘긴다 할 만하다.

 어떤 마음일까. 서른 해 동안 따사로운 손길 기다리던 마음은 어떠할까. 이렇게 오래도록 따사로운 손길 기다리는 책이 있고, 내 곁에는 내가 마음을 제대로 읽으면서 어깨동무하기를 기다리는 살붙이와 이웃과 동무가 있겠지. 책을 마음으로 읽듯, 살붙이도 이웃도 동무도 마음으로 읽으며 사귄다. 일은 마음을 바쳐 하고, 놀이 또한 마음을 바쳐 즐긴다. 밥 한 그릇 마음을 쏟아 누리고, 걸레질과 빨래 모두 마음을 바쳐 한다. 내가 좋아할 아름다운 삶을 씩씩하게 되새기자. (4344.11.2.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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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똥바지 빨래


 낮 네 시 이십 분 즈음 자전거를 몰아 면내 우체국으로 간다. 돈을 넣고 빨래집하고 몇 군데 가게에 들른다. 우리 살림집 손질한 일꾼들 가게에 들러 영수증 다 되었느냐고 여쭈는데 몇 차례째 들르는데 아직 만들지 않았단다. 말로는 얼른 적어서 갖다 준다 하면서 벌써 며칠째인가. 오늘은 끝방 벽종이를 바르려 했으나 부엌 싱크대 공사 마무리하러 오는 바람에 부엌 살림을 치워 건사하다 보니 너무 바빠 천장에 붙일 벽종이만 겨우 자른다. 보일러 돌려 따스한 물 나올 때까지 머리를 감고 기저귀 빨래를 한다. 물이 웬만큼 따스해진 다음 첫째 아이를 부른다. 이제 첫째 아이는 부르기만 해도 뽀르르 달려와서 스스로 옷을 벗는다. 일손이 얼마나 크게 줄어든지 모른다. 이렇게 착하고 스스로 잘하는 아이인데. 아이를 큰 통에 들여보내 물놀이를 시키고 싶으나, 날마다 이렇게 하자면 내가 너무 힘들어 하루 걸러 하루만 길게 물놀이를 시키고, 하루는 살짝 시키기로 한다. 아이가 씻은 물로 빨래를 헹군다. 빨래를 다 마친 뒤 통을 씻고 따순 물을 다시 받는다. 이제 둘째를 씻긴다. 둘째를 씻길 때에는 먼저 작은 바가지에 물을 담아 낯과 머리와 손발과 몸을 한 번 닦은 다음 통에 담근다. 여섯 달째 접어들려는 둘째 아이는 통에 살짝 앉혀도 잘 논다. 물에 담그면 얼굴부터 확 핀다. 두 아이 옷가지까지 빨래하고 나서 나온다. 빨래를 방 안팎에 넌다. 아침부터 빨래해서 말린 옷가지를 그러모아 하나하나 갠다. 첫째 아이가 제 치마랑 둘째 기저귀싸개를 척척 갠다. 제법 맵시 나게 갠다. 그러고는 스스로 옷장에 척 하고 쌓는다. 수두룩한 기저귀를 하나씩 개는데, 잘 씻고 나와 놀던 둘째 아이가 뒤집기를 해서 엎드린 채 뽀지직 소리를 낸다. 똥을 누는구나. 기저귀 개기를 멈추고 아이를 눕힌다. 누워서 똥을 마저 누렴. 조금 기다린다. 바지 앞쪽이 노랗게 물든다. 바지 빨래 새로 나오는구나. 이제 다 누었나 하고 생각하며 아이를 안고 씻는방으로 다시 간다. 바지를 벗긴다. 노란 똥으로 흥건하다. 밑을 씻기려는데 자꾸 발버둥을 친다. 이 바람에 사타구니에 묻은 똥물이 웃도리 밑자락에 묻는다. 녀석아, 웃도리는 새로 입혔는데 몇 분이나 되었다고 다시 빨래거리로 만드니. 쉴 틈 없는 손바닥은 꺼끌꺼끌하다. 온몸에서 욱씩거리는 소리가 나지만 둘째 엉덩이를 마저 닦이고 방에 가서 눕힌다. 곧장 똥바지 빨래를 한다. 똥바지랑 똥기저귀랑 똥저고리랑 새 빨래 석 점. 아직 남은 따신 물로 빨래를 하니 노란 물이 잘 빠진다. 새 빨래 석 점을 헹구고 짜서 나온다. 빈자리에 넌다. 개다 만 빨래를 갠다. 아이들이 갓난쟁이일 때 똥을 눈 모습도 사진으로 담아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막상 이 녀석들이 똥을 누고 나서 1초나 2초쯤 서둘러 사진을 찍은 적이 거의 없다. 똥이 엉덩이와 사타구니에 번져 찝찝해 할 생각에 바삐 손을 쓴다. 둘째도 머잖아 낮기저귀 뗄 날을 맞이하겠지. (4344.11.2.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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