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느낌글에 이은 덤입니다~ ^^ 한결 재미난 사진읽기가 되리라 생각해요)

 


 아이가 읽어 주는 책

 


 다케타쓰 미노루(竹田津 實) 님 사진책 《北國からの動物記 ② キツネ》(アリス館,2008)를 한 해 동안 읽는다. 한 해 동안 책시렁에 꽂고는 틈틈이 들추었다. 훗카이도 들판에서 살아가는 여우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담은 자그마한 사진책이다. 아이는 처음에는 “멍멍이야?” 하고 묻는다. 둘레에서 멍멍이는 볼 수 있으나 여우는 볼 수 없으니까. “멍멍이 아니고 여우야.” “여우야?” 아이는 제가 책을 읽겠다며 달란다. 나는 사진을 다 찍고 나서 아이한테 책을 넘긴다. 아이는 책을 펼치면서 “여기도 여우 여기도 여우 여기도 여우.” 하고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짚는다. “오, 여기 여우 있어.” “아, 무섭다.” “여우가 입을 쩍 벌렸어.” 하면서 내가 묻지 않은 말을 혼자서 종알종알 읊는다. 아이를 바라보고 책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 아이는 아버지한테 책을 읽어 주었구나 하고 깨닫는다. (4345.2.17.쇠.ㅎㄲㅅㄱ)

 

 

 

 

 

 

 

 

 

 

 

 

 

 

 

 

 

 

 

 

 

 

 

 

 

 

 

 

 

 

 

다케타쓰 미노루(竹田津 實) 님 사진책 《北國からの動物記 ② キツネ》(アリス館,2008)

 

(으째, 한 권만 겉그림이 뜨는군요... -_-;)

 

 

 

 

 

 

 

 

 

 

 

 

 

한국에 번역된 이분 책으로는...

<아기 여우 헬렌>은 겉그림 사진이 안 뜨는군요... -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キツネ (北國からの動物記) (大型本)
다케타쓰 미노루 / アリス館 / 200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한테 보여주며 함께 살아갈 이웃
 [잘 읽히기 기다리는 사진책 49] 다케타쓰 미노루(竹田津 實), 《北國からの動物記 ② キツネ》(アリス館,2008)

 


 들짐승 돌보기로 온삶을 바친 일본사람 다케타쓰 미노루(竹田津 實) 님은 당신 스스로 좋아서 일본 훗카이도에 동물병원을 열었겠지요. 이름은 ‘동물’병원이지만, 정작 다케타쓰 미노루 님이 돌본 짐승은 집짐승보다는 들짐승이었어요. 그래서 다케타쓰 미노루 님 병원은 여느 동물병원이라는 이름보다는 ‘들짐승’병원이라고 할 때에 걸맞다고 느낍니다.

 

 늘 들짐승을 돌보며 살아갔기에 들짐승한테 병원삯을 받지 못합니다. 들짐승은 돈을 갖고 다니지 않아요. 들짐승은 은행계좌가 없어요. 들짐승은 곡식이나 푸성귀로 병원삯을 갚지 않아요. 몸이 다 나으면 병원을 훌쩍 떠나 들판으로 돌아가요.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이를 모르지 않았겠지요. 뻔히 밥벌이 안 되는 일인 줄 알면서 이렇게 일하며 살아가지 않았겠지요.

 

 한국말로 옮겨진 다케타쓰 미노루 님 책으로는 뒷이야기를 더 살피기 어렵습니다만, 몇 가지 이야기책으로 읽고 몇 가지 사진책으로 곰곰이 돌아보노라면,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누구보다 당신 옆지기와 아이들한테 가장 좋다 싶은 터전에서 가장 좋다 싶은 보금자리를 일구고 싶었기 때문에 이와 같이 일하며 살지 않았느냐 싶어요.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다친 들짐승을 보살핍니다. 일부러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고치는 짓을 하지 않아요. 다쳐서 병원을 찾아오는 들짐승이 더러 있으나, 이웃사람들이 다친 들짐승을 보고는 가엾게 여겨 병원으로 데려온답니다.

 

 여러 해에 걸쳐 다케타쓰 미노루 님 사진책을 바라보면서 가만히 생각합니다. 우리 옛이야기처럼 ‘다친 들짐승이 다케타쓰 미노루 님한테 선물 한 가지 베풀며’ 서로 이웃으로 사귀지 않느냐 싶습니다. 다리 다친 제비처럼 돈더미를 베풀지는 않으나, 다친 들짐승은 다케타쓰 미노루 님한테 사진으로 찍히면서 참새이든 여우이든 족제비이든 들쥐이든 토끼이든 사슴이든 …… 한집에서 한식구로 지내며 살가이 사귄 이들 짐승을 들판에서 다시 만나 가까이 사진으로 담는 모습을 글과 사진으로 엮인 책으로 읽으며 ‘새로운 사랑과 삶’을 느낄 수 있어요. 이동안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책을 내놓고 사진을 판 돈으로 병원을 꾸립니다. 병원 한 칸을 더 늘릴 수 있고, 당신 아이들을 먹여살리며 가르칠 수 있기까지 해요. 깊은 들판에 조용히 자리한 들짐승병원이 오래오래 이을 만한 돈을 이야기책이랑 사진책이 벌어 줍니다.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별나라 짐승을 사진으로 담지 않습니다.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머나먼 나라 새롭거나 낯선 짐승을 사진으로 찍지 않습니다. 늘 가까이에서 살아가는 들짐승을 사진으로 담습니다. 언제나 곁에서 이웃으로 지내는 들짐승을 사진으로 찍습니다.

 

 

 

 들짐승을 보살피는 나날이 길어질수록 들짐승을 차분히 바라보며 살가이 담아내는 손길은 한결 따스해집니다. 들짐승하고 이웃으로 지내는 햇수가 늘어날수록 들짐승을 꾸밈없이 마주하며 수수히 담아내는 눈길은 더욱 넉넉해집니다. 들짐승병원에서 태어나 함께 살아간 아이들은 어떤 삶을 누리고 어떤 이야기를 빚으며 어떤 사랑을 꽃피웠을까요. 아이들이 품을 꿈과 사랑에 앞서, 이 아이들을 낳은 두 어버이는 어떤 꿈과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누리며 즐겼을까요.

 

 호시노 미치오 님은 북극곰을 만나러 먼길을 떠나면서 아름다운 벗님을 사귀고 찾았습니다.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훗카이도 들짐승병원 둘레에서 들짐승을 늘 마주하면서 살가운 이웃을 사귀고 보살폈습니다. 모두 사랑어린 눈길로 벗님과 이웃을 사귑니다. 모두 믿음어린 손길로 벗님과 이웃하고 어깨동무했습니다.

 

 들짐승이 살아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자면 꽤 오래도록 지켜보고 무척 오랜 나날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혼자 들짐승을 지켜보기도 했겠지만, 아이들과 들판에서 뒹굴고 놀면서 들짐승을 살펴보기도 했을 테지요.

 

 흙을 밟으며 들짐승을 만나는 어버이 곁에서 흙을 밟으며 뒹굴고 노는 아이들입니다. 흙을 밟는 들짐승하고 나란히 흙을 밟는 이웃으로 지내는 어버이와 함께 흙을 밟는 들짐승을 좋은 이웃으로 여기는 아이들입니다.

 

 

 

 사진을 찍는 어버이라면, 우리 아이들하고 누구랑 서로 이웃으로 사귀며 함께 살아갈 때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리라 봅니다. 글을 쓰는 어버이라면, 우리 아이들하고 누구랑 서로 이웃으로 지내며 같이 살아갈 때에 아름다울까 하고 헤아리리라 봅니다. 더 멋진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야 하지 않습니다. 더 빼어난 이야기를 글로 써야 하지 않습니다. 더 돋보이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어야 하지 않습니다. 더 놀라운 이야기를 글로 써서 읽혀야 하지 않습니다. 사랑 가득한 삶을 사진으로 나눌 때에 즐겁습니다. 사랑 감도는 삶을 글로 함께할 때에 웃음꽃이 핍니다.

 

 좋은 넋으로 좋은 삶이요, 좋은 꿈으로 좋은 사진입니다. 기쁜 생각으로 기쁜 나날이요, 기쁜 사랑으로 기쁜 글입니다. (4345.2.17.쇠.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을 쓰는가

 


 나는 무엇을 먹는가 생각합니다. 내가 먹는 밥과 내가 읽는 책과 내가 쓰는 글은 언제나 한동아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합니다.

 

 나는 어떤 터 어떤 마을 어떤 보금자리에서 살림을 일구느냐고 생각합니다. 내가 꾸리는 살림과 내가 읽는 책과 내가 쓰는 글은 늘 한몸 한마음 아니겠느냐고 생각합니다.

 

 나는 어떤 길을 걷는지 생각합니다. 내가 걷는 길과 내가 읽는 책과 내가 쓰는 글은 한결같이 만나지 않느냐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글로 쓰느냐는 무엇을 먹느냐입니다. 무엇을 글로 엮느냐는 어디에서 사느냐입니다. 무엇을 글로 빚느냐는 어떤 길을 걷느냐입니다.

 

 살아가는 길에 따라 글을 쓰기 때문에, 무엇을 쓰느냐 하는 일로 골머리를 앓지 않습니다. 더 잘난 삶이 없고 더 못난 삶이 없기에,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더 뛰어난 일이나 더 어리숙한 일이 없는 만큼, 어떤 이야기를 글로 담느냐는 대수롭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 사랑하는 삶이 될 때에 나 스스로 사랑하는 꿈을 싣는 글을 씁니다. 나 스스로 기쁘게 누리는 하루가 될 때에 나 스스로 기쁘게 나눌 글을 씁니다.

 

 어머니는 아기를 몸속에 품으며 글쓰기를 배웁니다. 아버지는 아이를 품에 안으며 글 한 줄을 씁니다. 큰아이는 마당을 뒹굴면서 글쓰기를 가르칩니다. 작은아이는 아침저녁으로 똥을 푸지게 누며 기저귀 빨래를 내놓으니 글을 예쁘게 읽습니다. (4345.2.17.쇠.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 말도 익혀야지
 (929) 얄궂은 말투 92 : 토씨 ‘-의’ 끼어드는 말투

 

.. 사진에 찍혀진 것을 두고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그것이 순수 사진인지 다큐멘터리 사진인지, 카메라는 뭘 썼는지, 이런 논의들을 그는 철저히 배제했다 ..  《박태희-사진과 책》(안목,2011) 168쪽

 

 “찍혀진 것”은 “찍혀진 모습”으로 다듬고, ‘의도(意圖)’는 ‘뜻’이나 ‘생각’으로 다듬습니다. “이런 논의(論議)”는 “이런 말”이나 “이런 얘기”로 손질합니다. “철저(徹底)히 배제(排除)했다”는 “모두 털어냈다”나 “모조리 거슬렀다”나 “하나도 살피지 않았다”나 “조금도 돌아보지 않았다”나 “하나같이 따지지 않았다”로 손봅니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 작가 의도는 무엇인지
→ 작가는 무엇을 의도했는지
 …

 

 글쓴이는 글쓴이 생각을 한자말로 밝힐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작가 의도는 무엇인지”나 “작가는 무엇을 의도했는지”처럼 적을 수 있어요. “작가로서 의도가 무엇인지”나 “작가는 어떤 의도였는지”처럼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한자말 ‘의도’를 덜고 “작가 생각은 무엇이었는지”나 “작가는 무엇을 뜻했는지”처럼 적을 수 있어요. 뜻이나 생각이나 넋이 어떠한가를 알맞게 드러내면 됩니다.

 

 국어사전에서 한자말 ‘의도’를 찾아봅니다. 뜻풀이를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 또는 무엇을 하려고 꾀함. ‘본뜻’으로 순화.”라 적습니다. 그러니까, 한국말 ‘생각’이나 ‘꾀하다’를 한자말 ‘意圖’로 가리키는 셈입니다.

 

 처음부터 ‘생각’이나 ‘꾀하다’ 같은 낱말을 쓴다면 가장 좋으리라 봅니다. 굳이 ‘의도’ 같은 낱말을 쓸 일은 없을 텐데, 둘레에서 이러한 한자말을 익히 쓴다면 나도 모르게 익숙해지거나 길들기 마련이에요. 내 말투는 나 스스로 가다듬지만, 내가 살아가는 터전에서 내 살붙이와 내 이웃과 내 동무 말투를 들으며 익히곤 합니다. 내가 읽는 책에 적힌 글투를 읽으며 내 글투로 삼곤 합니다.

 

 작가는 무엇을 뜻했는지
 작가는 무엇을 생각했는지
 작가는 어떤 생각이었는지
 작가는 무슨 뜻이었는지
 …

 

 좋은 넋으로 좋은 삶을 일구려 한다면, 내가 주고받을 말마디는 좋은 느낌과 마음이 곱게 배어듭니다. 토씨 ‘-의’를 붙인대서 좋은 느낌과 마음이 안 배어들지는 않습니다. 빈틈없이 올바로 말을 한달지라도 알맹이가 없다면 부질없거든요. 어떤 넋이요 무슨 생각으로 하는 말인가를 살펴야 합니다.

 

 좋은 터에 좋은 집을 마련해서 좋은 사람들과 살아가고픈 꿈을 꾼다면, 내가 쓰고 읽을 글은 좋은 꿈과 사랑이 살포시 묻어납니다. 토씨 ‘-의’를 안 쓸 줄 알기에 더 부푼 꿈을 싣는 글을 쓴다거나 더 따스한 사랑을 담는 글을 쓰지는 않겠지요. 빛나는 글이냐 수수한 글이냐에 앞서 나 스스로 얼마나 사랑하는 손길로 가다듬는 글인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사진에 찍힌 모습을 두고 무얼 꾀했는지
 사진에 찍힌 모습이 무슨 뜻이었는지
 어떤 생각을 사진으로 찍었는지

 

 보기글처럼 “(누구)의 (무엇)은 어떠한가”처럼 글을 쓰면, ‘무엇’ 자리에는 으레 한자말이 깃듭니다. 말투부터 우리 말투가 아니니, 낱말을 우리 낱말로 넣기는 쉽지 않아요. 오래도록 버릇처럼 굳은 말투이거든요.

 

 “아버지의 생각은 어떤데요?”는 우리 말투가 아닙니다. “아버지 생각은 어떤데요?”나 “아버지는 어떤 생각인데요?”나 “아버지는 어떻게 하고 싶은데요?”나 “아버지는 어떻게 생각하는데요?”가 우리 말투입니다. 낱말을 놓는 자리를 제대로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은/-는/-이/-가’ 토씨를 넣어야 할 자리에 ‘-의’를 넣기에 뒷자리 토씨도 흔들립니다. 한겨레말에서 임자토씨는 안 쓰기도 하기에 “아버지 생각”처럼 말을 하고 글을 써요. “아버지 생각”처럼 적으면 “아버지가 품는 생각”과 “아버지를 그리는 생각” 두 가지를 나타내는데, 어느 뜻으로 썼는가는 말흐름이나 글흐름으로 헤아립니다.

 

 어버이는 아이한테 한국말을 옳게 물려주면 좋겠어요. 마을에서 어른은 어린이한테 한국말을 옳게 들려주면 기쁘겠어요. 학교에서 교사는 학생한테 한국말을 옳게 가르치면 고맙겠어요. (4345.2.17.쇠.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만두 빚는 어린이

 


 첫째 아이가 처음으로 만두를 함께 빚는다. 어머니 하는 양을 가만히 지켜본 다음 만두겉살에 속을 담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리라. 어머니는 아이더러 쪼물딱쪼물딱 만지며 놀라고 이야기한다. 아이가 미는 반죽으로는 만두를 빚을 수 없다. 그러나 아직 아이 손놀림으로는 만두겉살을 마련하거나 속을 겉살에 앉히는 일은 만만하지 않으리라. 쪼물딱거리면서 차츰 손에 익겠지. 머잖아 예쁘게 한 알 빚겠지. (4345.2.17.쇠.ㅎㄲㅅㄱ)

 

 

(사진 드디어 올라갑니다 ㅠ.ㅜ 열 시간쯤 기다렸군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2-02-17 18:17   좋아요 0 | URL
아 수제만두국이 먹고프네요
얼마나 재미났을까요

파란놀 2012-02-17 18:52   좋아요 0 | URL
앞으로 식구들이 다 느긋하고 날이 더 따스하면
한결 재미나게 빚으며 놀리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