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태운 수레 미는 어린이

 


 둘째를 자전거수레에 태우고 마당을 슬슬 걸어 본다. 얌전히 앉아 아무 말이 없다. 첫째를 태울 자전거를 마당으로 내놓는다. 이동안 첫째는 둘째 태운 자전거수레를 마당에서 이리저리 끌며 논다. 첫째한테 이만 한 자전거수레는 하나도 안 무겁겠지. 둘째가 수레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잘 밀며 논다. (4345.3.1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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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3-16 09:55   좋아요 0 | URL
ㅎㅎ 남매가 넘 귀엽네용^^

파란놀 2012-03-17 06:06   좋아요 0 | URL
아주 귀여운 아이들입니다
 


 산들보라 첫 자전거수레 타기

 


  둘째 산들보라가 처음으로 자전거수레에 탔다. 멀리까지 빙 돌아다니지는 않았고, 첫째 사름벼리를 태우고 마실을 다녀오는 길에 아이 어머니랑 둘째가 마중나왔는데, 첫째는 두 다리로 신나게 달리느라 빈 수레에 둘째를 태워 보았다.


  이게 뭔가, 하고 놀라는 낯빛이면서도 꽤 즐기는 모습이라고 느낀다. 이제 네가 혼자 앉을 줄 알고, 손으로 어딘가 짚으며 일어설 줄 알며, 너를 안고 놀 때에 목을 잘 가누니까, 이렇게 수레에 앉힐 수 있단다. 앞으로 너하고 누나 둘을 태우고 함께 마실을 다닐 날을 맞이하겠구나. (4345.3.1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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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장갑 끼고 매듭 풀고 맺기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2.3.11.

 


  지난해에 마지막으로 책짐을 꾸리자며 책을 묶을 때까지 맨손으로 책을 묶었다. 맨손으로 책을 묶으면, 여느 때에 으레 집일을 많이 하느라 꾸덕살 딱딱히 박힌 내 손은 더 투박하고 더 딱딱하게 바뀐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실장갑을 낀 손으로는 책을 묶거나 풀면 손느낌이 썩 와닿지 않았다. 올들어 이 책들을 끌르며 곰곰이 생각한다. 실장갑을 낀 채 아주 가뿐하게 책을 묶기도 하고 끈을 끌르기도 한다. 끌른 끈을 실장갑 낀 손으로 슥슥 펴서 휘리릭 매듭을 짓고는 빈 상자에 휙 던져서 톡 넣는다.


  내 나이를 돌아본다면 책을 읽은 햇수가 꽤 길다 할는지 모르겠는데, 여태껏 책을 읽은 햇수 못지않게 책을 만진 햇수도 길다. 1995년부터 해마다 살림집을 옮기느라 책짐을 늘 묶고 끌르고 다시 싸고 또 풀고 하기를 되풀이했다. 나는 언제나 내 등짐으로 책을 날랐다. 출판사에서 영업부 일꾼으로 한 해 동안 일하며 창고 책을 갈무리하느라 또 책을 수없이 만지기도 했다. 언젠가는 한나절 동안 등짐으로 마흔 권짜리 전집 상자 270개를 혼자 등짐으로 나른 적 있다. 이오덕 님 남은 책을 갈무리한다며 또 책을 끝없이 만지작거렸다. 몇 만 권에 이르는 이오덕 님 책을 내 머리속에 찬찬히 아로새기며 어디에 어느 책이 있고 어디에 어느 원고가 있는가를 외우고 살았다.


  두 아이와 살아가기에 하루 한나절 겨우 책 갈무리에 쓸락 말락 한다. 고작 한나절 책을 만지는데 실장갑이 새까매진다. 집에서 건사하며 곱게 돌보려 하는 책들인데, 이 책들을 한나절 만지는 데에도 실장갑은 새까매진다. 내가 읽어 건사한 책들은 헌책인가 새책인가 그냥 책인가. 책을 털고 쓰다듬으며 제자리에 꽂느라 막상 책을 읽을 겨를을 내기 힘들지만, 오늘 하루는 이 책들을 만지작거리는 겨를을 냈다는 대목을 고맙게 여기며 싱긋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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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풀려나는 책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2.3.10.

 


  지난해 유월부터 구월까지 아주 신나게 책을 묶었다. 이 책들은 끈으로 묶인 채 짧으면 여섯 달 남짓, 길면 아홉 달이나 열 달 즈음 지내야 했다. 이제 이 책들을 하나하나 끌른다. 겨우 숨통을 트는 책들은 오래도록 묶인 나머지 끈 자국이 남는다. 돌이키면, 이 책들은 2010년 가을에도 꽁꽁 묶이면서 끈 자국이 남아야 했다. 이에 앞서 2007년 봄에도 꽁꽁 묶이면서 끈 자국이 남아야 했고, 2005년 가을에도 꽁꽁 묶이며 끈 자국이 남아야 했다. 나는 이 책들을 얼마나 자주 묶고 얼마나 자주 날랐으며 얼마나 자주 쌓거나 쟁여야만 했던가. 부디 다시는 더 끈으로 묶지 않기를 빈다. 앞으로는 고운 손길 예쁘게 타면서 살가이 읽힐 수 있기를 바란다. 새 책꽂이 먼지를 닦고 차근차근 자리를 잡는다. 자리를 잡은 책꽂이에 책을 꽂는다. 천천히 풀려나는 책들이 좋아하는 소리를 듣는다. 나도 좋고 책들도 좋다. 나도 기쁘고 책들도 기쁘다. 너덧 시간 쪼그려앉지도 않고 쉬지도 않으며 책을 끌르고 꽂지만 힘들 줄 모른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 즈음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로소 팔다리 무릎 어깨 등허리 몽땅 쑤시고 결리며 저리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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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3-14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기도 사름벼리가 함께 했군요 ^^
마음은 바쁘시겠지만 그래도 제목에 쓰셨듯이 천천히 해나가세요.
묶고, 끌르고...그게 우리 사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파란놀 2012-03-15 04:14   좋아요 0 | URL
묶고 끌르는 삶에서
사랑하고 아끼는 삶으로
천천히 거듭나고 싶어요.. @.@
 
京都迎賓館 (大型本)
平凡社 / 201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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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하려는 사진책은 안 뜨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사진책이 있으니 반갑다. 이 사진책은 나중에 장만해서 찬찬히 소개할 생각이지만, 그때에는 그때 또 쓰기로 하고, '무라이 오사무'라고 하는 사람이 빚는 '건축사진' 삶이 어떠한가 하는 이야기를 적바림해 본다.

 

 

 


 서로가 서로를 찍는 사진
 [잘 읽히기 기다리는 사진책 53] 무라이 오사무(村井修), 《李朝の建築》(求龍堂,1981)


  한국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사람이 이웃 일본으로 찾아가 사진을 찍는다면, 어떠한 곳을 돌아다니면서 어떠한 사람들을 만나고 어떠한 이야기를 사진으로 보여줄까 하고 헤아려 봅니다. 일본을 찾아가기 앞서 일본 발자취를 얼마나 더듬고, 일본사람을 사진으로 담기 앞서 일본 문학과 문화를 어느 만큼 짚으며, 오늘날 일본이 누리는 삶을 어떻게 살피며 사진으로 드러낼까 생각해 봅니다.


  한국사람이 ‘일본 옛 문화’를 이야기하는 사진을 찍는 일은 좀처럼 찾아보지 못합니다. 굿 사진을 즐겨찍던 김수남 님이 일본 류우큐우 옛 문화를 더러 사진으로 담기는 했다지만, 일본땅 곳곳을 돌며 온갖 문화와 문학을 골고루 보여주는 사진은 아직 만날 수 없습니다. 한국사람이 찍는 일본 모습이란 으레 도쿄 한복판 눈부신 가게들 늘어선 모습이기 일쑤입니다. 예쁘장하다는 가게들이나 골목에 머물곤 합니다. 맛집을 찾거나 멋집을 보여주곤 합니다. 꼭 이뿐입니다. 여우가 한갓지게 굴을 파는 자연을 살피거나, 미군기지를 몰아내자고 하던 류우큐우 마을사람 움직임을 짚거나, 일본땅 한겨레 웃음과 눈물을 고루 선보이거나, 하는 모습은 참 드뭅니다(아예 없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일본사람은 이웃 한국으로 찾아와 수없이 사진을 찍고 수없이 사진책을 내놓습니다. 어느 한쪽에서는 한국땅 맛집과 멋집을 이야기합니다. 어느 한쪽에서는 한국 옛 문화를 이야기합니다. 어느 한쪽에서는 비단길 발자취가 한국을 거친 흐름을 이야기합니다. 어느 한쪽에서는 조선 무렵 양반 물결이라든지, 한국땅 아름다운 자연이라든지, 백두산과 한라산이라든지, 서울 북촌이나 서울 골목길이라든지, 때로는 한국사람 스스로 느끼지 않거나 살피지 않던 데까지 골골샅샅 누비며 사진으로 할 수 있는 온갖 이야기를 따사롭고 넉넉하게 들려줍니다.


  가만히 생각하면, 한국사람은 제 나라 한국땅조차 제대로 밟지 않았구나 싶어요. 곰곰이 돌이키면, 한국사람은 제 겨레 발자국마저 찬찬히 읽지 않았구나 싶어요. 이래저래 살피면, 한국사람은 제 보금자리를 곱게 여미면서 아끼는 길조차 너무 멀구나 싶어요.


  무라이 오사무(村井修) 님 사진을 내건 두툼한 책 《李朝の建築》(求龍堂,1981)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李朝の建築》에는 무라이 오사무 님 사진 말고도 여러 사람 사진을 싣지만, 거의 모두 무라이 오사무 님 사진이요, 무라이 오사무 님은 《李朝の建築》에 실린 옛 조선 한옥을 샅샅이 누비듯 찾아다니며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아주 틀림없는 일일 텐데, 무라이 오사무 님은 한국땅 조선 무렵 한옥을 찾아다니며 사진으로 담기 앞서, 일본땅 옛 일본 옛날 집을 두루 찾아다니며 사진으로 담았겠지요. 제 삶자락을 사랑스레 돌아보던 눈길로 이웃나라 삶자락을 사랑스레 돌아볼 수 있겠지요. 제 삶이웃을 사랑스레 어깨동무하던 손길로 이웃나라 삶이웃이랑 사랑스레 손을 맞잡을 수 있겠지요.


  한국에서 살아가며 눈부시게 파란 빛깔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느끼지 못하던 가슴으로는, 몽골이나 티벳이나 네팔이나 칠레나 수단이나 가나나 모잠비크로 찾아간다 한들 이곳에서 올려다볼 눈부시게 파란 빛깔 하늘이 얼마나 아름다우며 사랑스러운가를 느낄 수 없습니다. 내 작은 마을 내 작은 집에서 내 옆지기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가를 느끼지 못하는 마음으로는, 미국이나 프랑스나 독일이나 베트남이나 수리남이나 뉴질랜드로 찾아간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마주할 이웃들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가 하고 맞아들일 수 없습니다.


  삶은 이곳부터 삶입니다. 삶은 그곳까지 삶입니다. 사진은 여기에서 비롯합니다. 사진은 저기까지 사진입니다.

 

 

 


  두툼한 사진책 《李朝の建築》에는 무지개빛 사진을 꽤 많이 싣습니다. 까망하양 사진도 곧잘 싣습니다. 아직까지 한국땅 한국사진으로는 한국 옛집 사진을 담으며 무지개빛 사진으로 눈부시게 담는 손길이 꽤 모자랍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다른 빛살과 빛무늬를 무지개빛으로 담는 손길뿐 아니라, 까망하양으로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이 서로 얼마나 다른가 하고 담아내는 손길을 스스로 깨닫지 않습니다. 무지개빛으로 담을 줄 모르면 까망하양으로 담을 줄 모르고, 까망하양으로 담을 줄 모르면 무지개빛으로 담을 줄 모릅니다. 삶을 담을 줄 모르면 사진으로 담을 줄 모르며, 사진으로 담을 줄 모르면 삶으로 담을 줄 모릅니다.


  일본사람이 어딘가 더 잘났기에 이웃나라로 찾아와 “이웃나라 옛 발자취와 모습과 이야기”를 사진으로 선보이지 않습니다. 한국사람이 어딘가 더 어수룩하기에 이 나라 골골샅샅 안 누비고 이 나라 골골샅샅 이야기를 안 적바림한다고 여길 수 없습니다.


  사진이란, 서로가 서로를 찍으며 이루어집니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며 이루어집니다. 서로가 서로를 믿으며 이루어집니다.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며 이루어집니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며 이루어집니다.

 

 


  나 혼자 바라보며 찍을 때에는 사진이 아닙니다. 이때에는 치우친 눈길이 되거나 용두질이 되기 일쑤입니다. 나 혼자 생각하며 찍든, 나 혼자 사랑한다 외치며 찍든, 언제나 사진하고는 동떨어집니다. 서로서로 아끼고 믿으며 사랑하는 동안 시나브로 이루어지는 사진이에요.


  우리 집 좋은 살붙이를 사진으로 담든, 내 오래된 동무를 사진으로 담든, 아리따운 아가씨를 모델로 삼아 예쁜 옷을 입혀 사진으로 담든, 출사라는 이름으로 사람들과 만나 시끌벅적 떠들며 술 한잔 걸치며 놀다가 사진으로 담든, 언제나 사진이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며 이룹니다. 외길이 아닌 사진입니다. 외곬이 아닌 사진이며, 외통수 아닌 사진이에요.


  서로 손을 잡는 사진입니다. 서로 만나려는 사진입니다. 서로 아끼고 돌보며 믿으려는 사진입니다.

 


 

  사진으로 찍기에 못 본 척하지 못해요. 사진으로 찍기에 그냥 지나치지 못해요.


  사진으로 찍기에 오래도록 바라봅니다. 사진으로 찍기에 나중에도 두고두고 떠올립니다. 사진으로 찍기에 한 자리에 멈춥니다. 사진으로 찍기에 오래도록 머물기도 하면서 서로 웃음과 눈물을 살뜰히 빚습니다.


  일본사람 무라이 오사무 님은 아주 좋은 선물을 아주 스스럼없이 아주 수수하게 내밀었습니다. 아끼는 마음으로 사진을 빚고 사랑하는 손길로 사진을 일구어 좋아하는 눈짓을 하며 《李朝の建築》을 우리한테 나누어 주었습니다. (4345.3.13.물.ㅎㄲㅅㄱ)

 

 

 

 

 

 

(사진책 읽는 즐거움 .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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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2-03-14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건축 사진들을 참 좋아하는데,다른나라 사람이 어찌 이리 우리 동네 사진들을 고요하게 잘 찍었더래요? 찍는 구조나 방식이 꼭 우리손으로 찍은 것같으네요.^^
여튼..일본작가들은 어느방면에서나 고수들이 꼭 있어요.샘나게스리~

부디 더 분발하여 주세요.^^;;

파란놀 2012-03-14 16:06   좋아요 0 | URL
한국사람은 가끔 찍을 뿐,
또는 주어진 일감으로 찍을 뿐,
온넋을 들여 사랑스레 마주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렇게 담아내지 못하는구나 싶어요.

고수라서 잘 찍는 사진이 아니라,
마음을 담기에 즐거이 찍는 사진이 돼요.

2012-03-14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4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