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고 오줌 참기

 


  배에 누인 아이를 한손으로 보듬고, 옆에 누운 아이를 한손으로 쓰다듬으며 긴긴 밤을 얼마나 오래 보낼 수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두 아이 재우는 몫을 맡는다. 옆지기가 몸을 튼튼히 추스르기 힘들다 보니, 마음닦기를 하든 뜨개를 하든 아이들이 고이 잠들고 예쁘게 다시 일어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토닥토닥 자장노래를 부르며 재운다. 엊저녁 열 시 무렵부터 두 아이 재우기를 하다가 새벽 네 시에 일어난다. 처음 아이들 재울 적부터 쉬가 마려웠지만, 조금 참자 생각하며 아이들을 재운다. 첫째가 자는 소리를 느끼고 둘째 또한 자는 소리를 느끼며 자장노래를 부르다가 나 스스로 끼루룩 하고 곯아떨어진다. 잠결에 첫째가 스르르 일어나 더 놀고파 하는 모습을 얼핏 본 듯하지만, 가슴에 누워 자는 아이 무게를 느끼며 다시 눈을 사르르 감기만 한다. 첫째는 어머니 곁에서 책이라도 읽다가 다시 잠들었을까.


  여섯 시간 아이를 안고 재우자니 가슴이며 팔이며 뻑적지근하다. 둘째 몸무게가 십일 킬로그램 즈음 되지만, 이만 한 몸무게라 하더라도 여러 시간 있자면 몸이 뻑적지근하다. 이제 쉬를 더 참기 힘들기에 둘째가 깨지 않기를 빌며 바닥에 몸을 살포시 내린다. 그런데 내 팔에 힘이 다 빠져 뻣뻣한 바람에, 그만 아이를 놓쳐 머리를 콩 박는다. 둘째가 눈을 반짝 뜬다. 아이고 미안해라. 아니야 아니야 아버지가 잘못했어, 괜찮아 괜찮아 잘 자렴, 토닥토닥 가슴을 다독인다. 아이는 가만히 눈을 감고 숨을 고른다.


  나 스스로 품을 좋은 사랑은 어떤 모습일 때에 아름다울까 생각해 본다. 나 스스로 누릴 좋은 삶은 어떤 사랑으로 엮을 때에 즐거울까 헤아려 본다.


  아이들이 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면 좋겠다. 너무 일찍 일어나지 말고, 알맞게 잠을 자고 개운하게 기지개를 켜며 신나게 새 하루 맞이하면 좋겠다. 날마다 새롭고 좋은 날이란다. 언제나 기쁘며 고마운 하루란다. (4345.4.2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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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2.4.17∼19.
 : 비오는 밤에 아이와 자전거

 


- 어쩌다 보니 사흘 내리 밤자전거를 탄다. 게다가 아이를 수레에 태우고 밤자전거를 탄다. 시골은 길을 비추는 등불이 거의 없다. 아니, 아예 없다 해도 틀리지 않다. 우리 시골마을은 더 외지고 고즈넉하다. 등불을 달지 않은 자전거가 달리면 좀 아슬아슬하다 여길 수 있다. 내 자전거 등불은 건전지가 다 닳아 쓰지 못한다. 그래도 굳이 밤자전거를 달린다. 우리 시골마을 둘레를 다니는 자동차는 거의 없으니 걱정하지 않는다. 또, 나는 밤길 달리기를 퍽 좋아한다.

 

- 4월 19일은 어떤 날일까. 시골에서 살아가니 4월 19일이 되든 5월 16일이 되든 그닥 마음이 쓰이지 않는다. 4월 5일이라 해서 딱히 어떤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4월 5일을 나무 심는 날로 여기는 사람들은, 4월 5일이라는 기림날을 5월 16일이 기림날이 되도록 한 사람이 이 나라 시골마을을 온통 뒤집고 망가뜨리면서 만든 날인 줄 모른다. 게다가, 숲을 지키려면 ‘나무 심기’ 아닌 ‘씨앗 심기’를 해야 옳다. 씨앗을 심고, 씨앗이 흙 품에서 곱게 살아가도록 북돋아야 올바르다.

 

- 아이와 함께 밤자전거를 타며 밤을 누린다. 깜깜한 밤을 누린다. 아이더러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을 보라 이야기한다. 끝없이 조잘거리는 아이한테 조금은 입을 다물어 보라고, 조용히 귀를 기울여 물 가둔 논에서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들어 보라 이야기한다. 물 있는 논에서는 개구리 우는 소리가 들리지만, 물 없고 들꽃만 가득 핀 논에서는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이가 한참 조용히 있더니, “아버지, 개구리 어디서 우는데요?” 하고 묻는다.

 

- 저녁 일고여덟 시 무렵에 면으로 밤자전거를 타고 다녀온다. 시골 면소재지는 조용하다. 가게는 일찍 닫고, 길에 오가는 사람이 뜸하다. 볼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사내아이 하나 걸어서 집으로 가는 모습을 본다. 깜깜한 밤길을 홀로 걸어서 집으로 가는 고등학생 사내아이는 날마다 어떤 마음이 될까.

 

- 사흘 내리 밤자전거를 타는 오늘은 빗방울이 듣는다. 비가 그친다 싶어 자전거를 몰았더니 면에 닿을 무렵 빗줄기가 굵어진다. 그래도 아이는 좋다고 한다. 돌이키면, 지난여름에는 태풍이 몰아치며 막비가 퍼붓던 날에도 아이랑 자전거를 탄 적 있다. 막비에다가 모진 바람이 칼날처럼 휘몰아칠 때에도 아이는 수레에서 새근새근 잠들었다. 더운 날에는 아버지랑 아이가 더위를 느끼며 자전거를 탔고, 추운 날에는 서로 꽁꽁 얼어붙으며 자전거를 탔다. 꼭 날이 좋을 때에만 자전거를 타란 법이 없다. 늘 타고 언제나 함께할 수 있어야 자전거마실이라고 느낀다.

 

- 빗물에 적은 깜깜한 길을 천천히 달린다. 옷이 젖는다. 아이가 뒤에서 조잘조잘한다. “응? 뭐라고?” “아버지 옷 다 젖는다구요.” “아, 그래? 비가 오니 하는 수 없어.” “네.” 수레 덮개를 내렸기에 아이는 비를 안 맞는다. 수레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아버지를 걱정해 주는구나. 고마운 아이 예쁜 아이와 자전거 나들이를 마친다. 이제 날이 개고 꽃바람 일렁일 때에 네 식구 다 함께 자전거 나들이를 할 수 있기를 빈다. 읍내 자전거집에 들러 옆지기 자전거 튜브랑 연장 몇 가지 사서 손질해 놓아야겠다.

 

(밤자전거 마실이라 사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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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나무 푸른 빛깔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2.4.18.


  사람들은 단풍나무라 말하면 으레 붉게 물든 잎사귀만 떠올린다. 나도 시골에 보금자리를 마련해서 살아가기 앞서까지는 단풍나무는 붉은잎으로만 생각했다. 이러다가 시골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뒤 단풍꽃과 단풍씨를 보면서, ‘그래 내가 국민학교 다니던 때 학교에서 날마다 보던 단풍나무는 봄부터 가을까지 다른 빛깔이었잖아. 게다가 단풍씨앗으로 얼마나 재미나게 놀았나.’ 하고 떠올렸다.


  4월 15일께만 하더라도 새 잎사귀가 돌돌 말린 채 살짝 푸른 점처럼 보이던 단풍나무였는데 4월 17일이 되니 새 잎사귀는 거의 풀린 모습이고, 4월 18일을 맞이해 단풍잎이 모두 활짝 펼쳐진다. 푸른 잎사귀가 싱그럽다. 푸른 잎사귀 사이사이로 봄맞이 단풍꽃이 새로 피려고 한껏 기지개를 켠다.


  책 갈무리 하고 책꽂이 자리잡고 하는 일로 바쁘지만, 한참 단풍나무를 바라보며 봄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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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콩씨 한 알
흙이불 덮고
햇살바람 먹고
비구름 마시며

 

가늘고 하얀 뿌리
조용히
지구별 깊이 뻗으면

 

하늘바라기 줄기
햇살바라기 잎사귀
꿈바라기 붉은꽃 보라꽃 하얀꽃
작게 작게 피운다.

 

콩꽃은 콩씨 되고
콩씨는 콩알 되어

 

다시 흙으로 가고

 

멧새도 먹고
사람도 먹으니

 

하늘 나는 멧비둘기 가슴에
콩무지개 새로 뜨고
흙 밟는 작은 아이 마음에
콩숨결 콩닥 콩닥 콩닥

 


4345.4.1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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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0년 7월에 나온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이라는 사진책이 있습니다. 이 사진책은 언론 소개를 거의 못 받기도 하고, 이래저래 비평이든 비판이든 서평이든 독후감이든(@.@) 거의 아무것도 못 받은 책이라 할 만합니다. 이러저러하다 보니, 골목동네 삶을 이야기하는 책으로서도, 골목길 발자취를 돌아보는 책으로서도, 골목사람 웃음눈물을 들려주는 책으로서도, 즐거이 읽히지 못하면서 출판사 창고에 가득 쌓이고 말았어요 ..


.. 출판사에서 창고에 오래도록 잔뜩 쌓이는 책은, 창고 관리비를 많이 물어야 하니 여러모로 버겁습니다. 이리하여 출판사 창고에서 적잖은 책을 제가 받아서 모시기로 했습니다(@.@) ..


.. 그렇다고,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이 새책방에서 사라지지 않아요. 새책방에서 주문하는 분이 있으면 사서 읽으실 수 있어요. 다만, 이번에 출판사 창고에서 저한테 이 책이 여러 상자 들어오는 만큼, 이 책들이 즐겁게 읽히면서 좋은 이야기꽃 피우면서 찬찬히 알려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히고 싶습니다 ..


.. 책을 읽고 싶은 분한테 책을 보내는 일이 마땅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책을 거저로 주는 일은 생각하지 않아요. 저부터 스스로 모든 책을 제 살림돈을 털어 장만해서 사자고 생각하며 살아가거든요. 제 책 또한 제 책을 읽으려 하는 분한테는 제값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느껴요. 그래서,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지킴이’를 더 받으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여러모로 도와주셨기에 ‘전남 고흥 시골마을 폐교’ 한켠을 빌린 도서관 삭월세를 즐겁게 낼 형편이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한 걸음 나아가, 도서관 터가 되는 폐교를 통째로 사들일 꿈을 꾸고 싶어요. 폐교를 통째로 사들이자면, 3만 명한테서 1만 원씩 받을 수 있으면 돼요. 또는 3천 명한테서 열 달에 걸쳐 1만 원씩 받아도 폐교를 통째로 사들일 수 있어요. 1천5백 명한테서 스무 달에 걸쳐 1만 원씩 받으면 스무 달 뒤에 폐교를 통째로 사들일 수 있겠지요.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지킴이’가 되어 시골폐교 한 곳을 통째로 사들이도록 도와주시는 분한테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을 보내려고 합니다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다달이 1만 원 보내기
  → 한 해에 10만 원 보내기
  → 한꺼번에 200만 원 보내기 +.+
   (어디로?)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도서관 지킴이가 되려는 분은 ‘책 받을 주소·이름·전화번호’를 알려주셔요
  →
hbooklove@naver.com
  → 011.341.7125
 ◈ 도서관 지킴이가 된 분한테는 다른 책도 틈틈이 부칩니다

 


.. 사진책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을 읽는 분들이 저마다 고향이나 보금자리에서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이야기 한 자락 일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 도서관 지킴이인 분한테는 이 책을 모두 1권씩 부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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