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부시 - 나를 사로잡은 아프리카의 눈빛, 김경상 사진집
김경상 사진 / 세상의아침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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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이웃이 되어 사진을 찍습니까
 [찾아 읽는 사진책 92] 김경상, 《라이언 부시》(세상의아침,2007)

 


  종교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찍는다는 김경상 님 사진책 《라이언 부시》(세상의아침,2007)를 읽다가 아프리카 땅금을 생각합니다. 김경상 님은 서양사람이 아프리카 땅에서 식민지 전쟁을 일삼으며 죽죽 금을 그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말을 듣고 아프리카 땅덩이에 죽죽 그어진 ‘반듯한 금’을 떠올립니다. 참말, 지구별 어느 나라 땅금도 반듯하게 죽죽 그어지지 않습니다. 남과 북을 가르는 휴전선이란 얼마나 구불구불합니까. 한국과 일본을 가르는 바닷길 금이라 하더라도 반듯한 금이 아닙니다. 한국과 중국을 가르는 바닷길 금 또한 반듯한 금이 아니에요. 뭍에서도 물에서도 반듯하게 쪽쪽 가를 만한 금이란 없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을 가르는 금이든, 덴마크와 스웨덴을 가르는 금이든, 베트남과 라오스를 가르는 금이든, 냇물과 멧등성이를 따라 구불구불 휘어집니다. 아프리카 땅덩이에서도 나라와 나라를 가르는 금은 구불구불해야 올바릅니다. 사막을 가로지르든 무얼 가로지르든 반듯하게 금을 그어서 이루는 땅금은 있을 수 없어요.


  그러고 보면, 지난날 1945년에 미국과 소련이 함부로 그은 38선이란 얼마나 끔찍한 땅금이었을까요. 한겨레는 몹시 끔찍하며 매우 슬픈 땅금을 겪어야 했는데, 1945년에 오늘날까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 모질며 아픈 땅금을 자꾸 잊을까요.

 


  사진책 《라이언 부시》에 실린 ‘에이즈 걸린 사람’ 모습을 바라봅니다. 끝내 목숨을 잃고 땅속에 묻히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돌이켜보니, 에이즈 걸린 사람을 땅속에 묻고는 장례를 치르는 사진까지 본 일은 퍽 드물구나 싶습니다. 이들은 나와 내 이웃하고 똑같은 목숨이요 사람인데, 막상 ‘에이즈 걸린 사람’ 이야기를 다루는 사진들은 병원 침대에 드러누운 모습 틀거리에서 벗어나지 않는구나 싶습니다. 이들 벗과 살붙이와 이웃을 찬찬히 돌아보는 사진은 꽤 드물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에이즈라 하는 병은 언제 왜 생겼을까요. 에이즈라 하는 병은 어떻게 생겼고, 이 병을 고치는 길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땅 사람들이나 한국땅 사람들은 에이즈라 하는 병을 얼마나 깊이 알고, 얼마나 깊이 살피며, 얼마나 깊이 깨우칠까요.


  《라이언 부시》를 내놓은 김경상 님은 “카메라와 필름을 챙기면서도 내가 무엇을 찍을 수 있을지 겁이 났습니다. 그러다, 그곳에서 나는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아프리카의 누렇게 마른 사바나에 한 그루 서 있는 나무처럼 내 눈에는 아이들이 초록의 나무처럼 보였습니다(13쪽).” 하고 이야기합니다. 학문으로 파헤치려 한대서 파헤칠 수 있을 에이즈가 될는지, 전쟁이 될는지, 식민지가 될는지, 아프리카가 될는지 궁금합니다. 학문으로 파헤치고 나면 앙금이나 아픔이나 고름이나 생채기가 말끔히 걷힐 에이즈가 될는지, 전쟁이 될는지, 식민지가 될는지, 아프리카가 될는지 궁금합니다.

 


  사진을 들여다봅니다. 사진책에 실린 살결 까만 아이들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어른들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집을 보아도 흙으로 이루어지고, 길을 보아도 흙으로 이루어집니다. 푸른 빛 가득한 너른 들판이 보입니다. 하늘은 파랗고, 들판은 푸르며, 길과 집은 누렇습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맨발로 들과 길과 집을 누립니다. 한국 선교사나 사진쟁이나 의사나 예술쟁이가 아프리카를 찾아갈 때에는 비행기를 탈 테고, 자동차로 갈아타서 먼길을 달릴 테지요. 한국사람은 선교사나 사진쟁이라 하더라도 아프리카땅 사람들처럼 맨발과 가벼운 옷차림은 아닐 테지요. 천 하나만 걸친다든지, 때로는 맨몸이 된다든지 하면서, 함께 웃고 떠들며 사진을 찍는 한국사람은 있을까 궁금합니다. 서양 사진쟁이 가운데에는, 일본 사진쟁이 가운데에는, 아프리카땅에서 아프리카 겨레와 나란히 보금자리를 이루어 살아가면서 어깨동무하는 나날을 사진으로 담는 이가 있을까 궁금합니다.
 

아니, 이보다 아프리카 겨레 가운데 스스로 저희 모습을 담으며 나누는 이가 있을까 궁금합니다. 짐바브웨 삶을 짐바브웨땅 사람 결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나누는 사진쟁이가 있을까요. 잠비아 삶을 잠비아땅 사람 빛으로 찬찬히 보여주며 나누는 사진쟁이가 있을까요. 우간다 삶을 우간다땅 사람 꿈으로 따스히 보여주며 나누는 사진쟁이가 있을까요.


  김경상 님은 “아프리카 아이들은 참 잘 웃는다. 나이 많은 아이가 자기보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정글을 달리거나 노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이 아이들에게는 게임기 같은 값비싼 장난감은 없다. 대신에 대자연이라는 놀이터가 있다(25쪽).” 하고 이야기합니다. 김경상 님도 잘 웃는 분인지 살짝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참 잘 웃는다는 아프리카 아이들이라 할 때에, 이렇게 참 잘 웃는 아이들 손마다 사진기가 있어 저희끼리 저희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다 하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궁금하거든요. 아이들이 저희끼리 웃고 떠들며 놀 적에, 정글에서 어떤 사진을 찍을까 궁금하거든요. 아이들이 너른 자연을 품에 안고 살아가며 어떤 사진을 빚을까 궁금하거든요.

 

 

 

 


  한동안 머물고 떠나는 손님이 아닌, 태어나서 밥을 얻고 밥을 일구며 살아가는 붙박이 삶으로 바라보는 아프리카 땅덩이와 너른 자연과 들판과 하늘과 이웃이라 하면, 사진으로는 어떤 꿈과 사랑이 깃들까요. 가슴이 파르르 떨립니다. 얼마나 푸르고 얼마나 파라며 얼마나 누런 빛깔로 곱게 물들까 싶어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사진은 그야말로 나 스스로 어떤 이웃이 되어 이루려는 삶인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진은 그야말로 나 스스로 어떤 사랑이 되어 어깨동무하려는 삶인가에 따라 새롭습니다.


  “대지는 아이의 맨발이 닿을 때 기뻐하고 바람은 아이의 머리칼과 놀기를 간절히 바란다(29쪽).”고 하는군요. 한국에서도 이와 같아요. 한국에서도 너른 땅과 들판은 아스팔트나 자동차를 바라지 않아요. 한국에서도 너른 땅과 들판은 아이와 어른 모두 맨발로 살포시 밟고 누리기를 바라요. 군화발이나 장갑차 쇠바퀴를 바라지 않는 너른 땅과 들판입니다. 왜 군화발이나 장갑차 쇠바퀴로 군사훈련을 하며 이 나라 너른 땅과 들판을 짓이겨야 할까요. 왜 미사일을 쏘고 총알을 쏘며 이 나라 너른 땅과 들판을 망가뜨려야 할까요. 저쪽에서 군대를 키우니까 이쪽에서도 군대를 키워야 하나요. 저쪽에서 핵무기를 만드니까 이쪽에서도 핵발전소를 새로 지어 핵연료를 갖춘 다음 핵무기를 거느려야 하나요.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어른들에게서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기쁨과 냉엄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마음가짐과 지혜를 배운다(36쪽).”고 하는군요. 한국에서도 이와 같아요. 사랑으로 살아가는 어버이는 아이한테 사랑으로 살아가는 길을 보여주고 가르칩니다. 돈벌이에 매인 어버이는 아이한테 돈벌이에 매인 굴레를 물려줍니다.


  입시지옥은 아이들이 만들지 않았습니다. 제도권사회는 아이들이 만들지 않았습니다. 썩은 정치나 구린 정치 모두 아이들이 만들지 않았습니다. 청소년범죄라 말하지만, 어른들이 범죄를 저지르니 청소년도 어른들 꽁무니를 따라 범죄를 저지릅니다. 어른들 스스로 어른으로서 이녁 삶을 사랑하지 못하기에, 아이들 또한 아이들 스스로 저희 삶을 사랑하지 못해요. 어른들 스스로 어른으로서 이녁 삶을 아끼며 빛낼 때에, 아이들 또한 아이들 스스로 저희 삶을 아끼며 빛낼 수 있어요.


  한국땅에서는 ‘맑게 웃는 아이 모습’을 사진으로 찍기에 만만하지 않습니다. 한국땅에도 환하게 웃거나 기쁘게 웃는 아이들은 있으나, 이 웃음은 오래 가지 않아요. 이 웃음이 곱게 이어갈 만한 삶터가 줄어들어요. 푸른 들판이 사라져요. 너른 숲이 사라져요. 시원한 냇물이 사라져요. 우거진 숲 깃든 멧자락이 사라져요. 갯벌이 사라지고 티없이 맑은 바다가 사라져요. 섬이 사라지고 시골이 사라져요. 온통 도시가 생기고, 온통 시멘트 건물이 생기며, 온통 자동차투성이가 돼요.


  한국땅 사진쟁이는 아프리카땅으로 찾아가 《라이언 부시》 같은 사진책 하나를 빚습니다. 잠비아나 케냐나 탄자니아에서 사진쟁이로 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들이 한국땅에 찾아와서 어떤 사진책 하나 빚을 수 있을까 알쏭달쏭합니다. 이들이 한국땅에 찾아올 적에도 ‘맑게 웃는 아이 모습’이나 ‘기쁘게 땀흘리는 푸른 어른 삶’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을까 아리송합니다. 아니, 너른 자연을 마음껏 누리는 아프리카땅 사람들이 굳이 한국땅까지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으러’ 찾아올까 모르겠습니다. (4345.5.10.나무.ㅎㄲㅅㄱ)

 


― 라이언 부시 (김경상 글·사진,세상의아침 펴냄,2007.6.30./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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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기에 천주교나 개신교나 불교라고 하는 테두리가 얼마나 뜻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한국에서 '가난한 이웃나라'로 찾아가 선교와 봉사를 하며 찍는 사진 가운데 개신교 일꾼이 담는 사진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몇 가지 기운이 김경상 님 사진에 잘 드러나 반갑다고 느낀다. 그저 웃거나 우는 모습을 찍는다고 되는 '가난한 이웃나라' 사진이 아니다.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함께 나누려 하는가 하는 뜻과 사랑을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사진으로 빚을 때에 빛나는 사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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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하며 재우는 마음

 


  두 아이를 재우려고 하나는 가슴에 얹고 하나는 한 팔로 감싸면서 한 시간 반 즈음 노래를 부르자면 힘들기는 꽤 힘들다. 그런데, 이렇게 두 아이를 달래면서 목이 살짝 쉴락 말락 노래를 하다 보면 내 마음이 따사롭게 달라진다. 내 마음이 넉넉하게 바뀐다. 내 마음이 차분하게 거듭난다.


  아이들이 제아무리 짓궂거나 얄궂다 싶은 짓을 일삼았어도 이 아이들 곁에 끼고 노래를 부르며 재우다 보면, 그래 그래, 아이들이잖아, 예쁜 아이들이잖아, 예쁜 아이들이 더 놀고 싶고, 더 얼크러지고 싶고, 더 살을 부비고 싶어 이렇게 나한테 말을 걸거나 눈길을 보내며 하루를 보냈겠지. 고맙다, 사랑한다, 좋아한다, 오래오래 한결같이 서로 아끼면서 어깨동무하자, 하는 마음이 되어 노래를 부른다.


  오늘 저녁, 옆지기가 두 아이한테 노래를 불러 주며 재운다. 쳇, 오늘은 두 아이랑 노래하며 재우는 즐거움을 혼자 차지하는구나. 그러나, 옆지기가 두 아이를 재워 주면서 나로서는 저녁나절 일거리를 홀가분하게 끝마칠 수 있다. 우리 두 어버이 노래가 아이들 가슴으로 차곡차곡 스며들기를 빈다. (4345.5.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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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시 책읽기

 


  다섯 시가 되면 우리 집 처마에서 함께 살아가는 제비들이 재재배배 노래를 한다. 제비들 노래소리를 들으면서 새날이 밝았다고 깨닫는다. 그러나, 제비들 노래를 들으며 아침에 일어나지는 않는다. 나는 언제나 새벽 두어 시면 아이들을 살며시 토닥이고는 조용히 일어나니까. 새벽 다섯 시에 제비들 노래소리를 들으며 이제 좀 자리에 다시 드러누워 아침까지 쉬자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일고여덟 시 사이에 일어날 테니, 이때에 홀가분하며 기쁘게 다시 일어나도록 몸을 누여야지. (4345.5.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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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1406) 최우선적 1 : 최우선적 과제

 

주택 ‘보급율’이라는 말 자체가 드러내듯이 집을 많이 지어 팔기가 최우선적 과제였던 셈이다
《전상인-아파트에 미치다》(이숲,2009) 57쪽

 

  “말 자체(自體)가”는 “말이 바로”로 다듬습니다. ‘과제(課題)’는 그대로 둘 수 있으나 ‘할 일’로 손볼 수 있고, ‘주택(住宅)’은 ‘집’으로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그러나 ‘주택 보급율’이라는 전문 낱말 앞에서는 ‘집’으로 고쳐쓰기 어렵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주택 보급율’을 통째로 손질해서 손쉽게 적는 길을 찾으면 한결 낫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최우선적(最優先的)’은 “어떤 일이나 대상을 특별히 다른 것에 비하여 가장 앞서서 문제로 삼거나 다루는”을 뜻하는 한자말입니다. ‘최우선(最優先)’은 “어떤 일이나 대상을 특별히 다른 것에 비하여 가장 앞서서 문제로 삼거나 다룸”을 뜻하는 한자말인데, 서로 ‘-적’이 붙느냐 안 붙느냐만 다를 뿐, 보기글은 거의 같다 할 만합니다. 이를테면, “최우선 과제”나 “최우선적 과제”는 서로 뜻이나 느낌이 다른 보기글이 아닙니다. 한국사람 스스로 옳게 가누지 못한 채 두 가지로 얄궂게 퍼지는 슬픈 말씨입니다.

 

 최우선적 과제였던
→ 최우선 과제였던
→ 맨 먼저 할 일이었던
→ 가장 먼저 마음쓸 일이었던
→ 무엇보다 먼저 풀 일이었던
 …

 

  국어사전에 실린 ‘최우선적’은 매김씨 노릇을 한다고 합니다. 다른 ‘-적’붙이 낱말도 매김씨 노릇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우리한테 ‘-적’을 붙이며 매김씨로 쓰는 문화가 언제부터 뿌리내렸을까 궁금합니다. 이와 같은 말씀씀이는 우리 말 문화라 할 만할까요. 다른 사람이 쓰니 그예 따라 쓰는 말투인지, 번역 말투가 여러모로 스며들었는지, 아니면 한겨레 스스로 참으로 올바르거나 알맞다고 느끼며 쓰는 말투인지 궁금합니다.

 

 최우선적 목표 / 최우선 목표 (x)
 가장 큰 꿈 / 가장 먼저 이룰 꿈 (o)

 

  제가 따온 보기글에는 “최우선적 과제”이고, 국어사전에 실린 보기글에는 “최우선 과제”입니다. 이처럼 두 가지 글꼴로 쓰면서 얼마나 다른 뜻과 느낌을 담아낼 수 있는지 알쏭달쏭입니다. 이처럼 두 가지 글꼴로 쓰면서 하나는 이름씨 꼴 씀씀이라 하고, 다른 하나는 매김씨 꼴 씀씀이라 나눌 까닭이 있는지 아리송합니다.

 

 통일을 위한 최우선적 실천 과제 (x)
 통일을 이루려면 가장 먼저 할 일 (o)

 

  국어사전에는 “최우선으로 삼다” 같은 보기글도 실리는데, 이 보기글에 ‘-적’을 붙이면 어떻게 될까요. 붙이거나 말거나 뜻이나 느낌이 달라진다 할 수 있을까요. 붙이든 안 붙이든 뜻이며 느낌이 똑같은 말투가 우리한테 있을까요. 우리 말투에서 ‘-는’ 토씨를 붙이거나 ‘-가’ 토씨를 붙일 때 느낌과 뜻이 같든가요.

 

 최우선적으로 다룰 예정 / 최우선으로 다룰 예정 (x)
 가장 먼저 다룰 생각 / 맨 먼저 다룰 생각 / 무엇보다 먼저 다룰 생각 (o)

 

  ‘-적’붙이 말씀씀이가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기 앞서, 이 말씀씀이가 내 생각과 마음과 느낌을 얼마나 담아내는가를 돌아볼 노릇입니다. 이런 글씀씀이가 우리 삶과 문화를 얼마나 가꾸는가를 헤아릴 노릇입니다.


  나다움을 북돋우거나 우리다움을 빛내는 말을 하는지 생각할 노릇입니다. 내 모습을 고이 보여주거나 우리 삶결을 어여삐 나누는 글을 쓰는지 살펴볼 노릇입니다.

 

 최우선적인 비중을 두고 있다 / 최우선의 비중을 두고 있다 (x)
 가장 큰 무게를 두고 있다 / 무엇보다 큰 무게를 두고 있다 (o)

 

  손쉽게 써야 하는 말은 맞으나, 아무렇게나 써도 되는 말은 아닙니다. 단출하게 쓰면 한결 나은 글이 된다고 하나, 얼렁뚱땅 쓴다고 해도 되는 글이 아닙니다.


  굳이 멋을 부려야 하는 말은 아니나, 겉치레로 부리는 멋은 제맛이 나지 않기 마련입니다. 꼭 아름답게 써야 할 글은 아니나, 아름다움과 미움과 못남과 싱그러움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알아차리거나 되새길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알맞게 쓰지 않는다면, 먼 뒷날 사람들 또한 알맞게 쓰기 어려운 말입니다. 지난날 살던 사람들이 알맞게 쓰지 않은 탓에 오늘날 우리들이 알맞게 쓰는 말을 잊었다고 할밖에 없습니다만, 앞사람 탓만 하면서 마구잡이로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앞사람이 잘못한 짐을 기꺼이 지면서, 뒷사람이 뒤틀리거나 엉터리로 찌든 말을 이어받지 않게끔 한결 마음을 쏟고 땀을 바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오늘 흘리는 땀방울을 뒷사람이 알아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나 스스로 내 삶을 가꾸고 내 마음을 빛내면서 내 넋과 얼을 고스란히 싱싱하고 튼튼하게 일으키는 말을 찾고 글을 껴안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342.3.13.쇠./4344.9.17.흙./4345.5.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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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보급율’이라는 말이 바로 드러내듯이, 집을 많이 지어 팔기가 맨 먼저 할 일이었던 셈이다

 

..


 '-적' 없애야 말 된다
 (1638) 최우선적 2 : 최우선적으로 들어갈

 

예수님은 여러분에게 하늘나라에 최우선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권리를 주셨다는 것을 기억하고, 여러분이 지금 하늘나라에 있다는 것을 느껴 보십시오
《요한 크리스토프 블룸하르트·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블룸하르트/전병욱 옮김-예수처럼 아이처럼》(달팽이,2011) 107쪽

 

  “들어갈 수 있는 권리(權利)를 주셨다는 것을 기억(記憶)하고”는 그대로 둘 만하지만,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주신 줄 생각하고”로 손볼 수 있습니다. ‘지금(只今)’은 ‘오늘’이나 ‘바로 오늘’이나 ‘바로 이곳에서’로 손질하고, “있다는 것을”은 “있는 줄”로 손질해 줍니다.

 

 최우선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 맨 먼저 들어갈 수 있는
→ 가장 먼저 들어갈 수 있는
→ 누구보다 먼저 들어갈 수 있는
→ 앞장서서 들어갈 수 있는
→ 맨 앞에서 들어갈 수 있는
 …

 

  가장 알맞게 쓰면 좋을 말을 생각합니다. 가장 즐거이 주고받으면 기쁠 말을 헤아립니다. 누구보다 나 스스로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 아닌 내 슬기를 빛내어 헤아립니다.


  남보고 잘 쓰라 할 말이 아닙니다. 나부터 앞장서서 잘 쓰면 넉넉한 말입니다. 올바른 정치를 바라듯 올바른 말글을 바랍니다. 곧바른 사회와 문화를 꿈꾸듯 곧바른 말과 글을 꿈꿉니다. 아름다이 빛나는 한국이 되기를 빈다면, 아름다이 빛나는 한국말이 되도록 애쓸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한 가지씩 살핍니다. 한 가지씩 가다듬습니다. 한 가지씩 바로잡습니다.


  한 가지 낱말을 살찌웁니다. 한 가지 말투를 북돋웁니다. 한 가지 말결을 다스립니다.


  좋은 넋으로 좋은 말을 돌보면서 좋은 삶을 누립니다. (4345.5.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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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은 여러분한테 하늘나라에 맨 먼저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주신 줄 생각하고, 여러분이 있는 바로 이곳이 하늘나라인 줄 느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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