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기고, 사름벼리 날고

 


  동생은 마당을 기고, 누나는 마당에서 빗자루 타며 난다. 볕 좋은 봄날,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두 아이 놀이는 끝없이 이어진다. 기느라 고단하지? 나느라 힘들지? 이제 모두 예쁘게 잠자리에 누워 조용조용 꿈나라로 접어들자. 서로서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놀이를 누리자. (4345.3.3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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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3-30 08:18   좋아요 0 | URL
하하, 지금 벼리가 날고 있는 모습이었군요. 빗자루를 타고 나는 것은 어느 책에서 보았을까요? ^^

파란놀 2012-03-30 08:59   좋아요 0 | URL
말괄량이 삐삐가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니까요~

마녀배달부 키키는
삐삐 이야기 뒤로 그렸을 테고요~

페크pek0501 2012-03-30 17:31   좋아요 0 | URL
아고, 귀여워라. 얼른 가서 안아주고 싶어요. ㅋ

파란놀 2012-03-30 21:44   좋아요 0 | URL
이제 비가 개니
이듬날부터 다시 이렇게 노는
돼지 두 마리가 됩니다~
 


 흙에서 뒹굴기

 


  따스한 봄볕을 받으며 흙밭에서 아이들이 뒹군다. 나는 괭이로 쩍쩍 땅을 쪼아 엎는다. 괭이자루를 잡고 내리찍기 앞서 아이들을 흘끗 바라본다. 괭이로 땅을 쿡 찍으며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나는 이 아이들만 하던 어린 나날 흙밭에서 얼마나 뒹굴 수 있었을까. 나는 흙밭이든 흙마당이든 흙길이든 하나도 못 누리며 시멘트 바닥만 누렸을까. 아니면 집에서 조그마한 방바닥만 이리저리 오가며 뒹굴 수 있었을까. 나는 우리 아이들처럼 온통 흙투성이가 되도록 개구지게 놀던 어린이가 아니었을까. 날마다 온몸이 흙투성이에 모래투성이가 된 채 집으로 들어온다고 어머니한테 꾸지람을 듣던 어린이가 아니었을까. 머리카락까지 온통 모래와 흙이 스며들어 또 새로 씻어야 한다고, 아침에 갈아입은 옷을 저녁에 벗어 새로 빨아야 한다고, 이런저런 푸념을 빚던 어린이가 아니었을까.


  흙놀이를 하고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한테 하루는 얼마쯤 되는 겨를일까. 흙놀이를 하고 모래놀이를 하던 내 어린 나날, 하루를 얼마쯤 되는 겨를로 맞아들였을까. 아이들이 노는 흙밭은 그리 넓지 않다. 내가 뛰놀던 옛 국민학교 흙운동장 귀퉁이는 아주 조그맣다. 한 사람이 일구어 곡식과 먹을거리를 얻을 땅뙈기는 그리 넓지 않아도 된다. 한 아이가 뒹굴며 마음껏 온누리를 느끼며 놀 터, 곧 아이들 흙놀이터는 얼마 넓지 않아도 넉넉하다. 우리 어른들이 아파트에서 살아간다 하더라도 아파트 평수를 한두 평이나 서너 평 줄이면, 아이들이 마음껏 뒹굴 흙밭과 흙마당 깃든 자리를 장만할 수 있을 텐데. 우리 어른들이 자가용 크기를 줄이거나 자가용을 덜 타거나 아예 자가용을 버릴 수 있다면, 아이들이 신나게 얼크러질 흙놀이터를 예쁘게 마련할 수 있을 텐데.


  아이들이 자연을 느끼도록 이끄는 좋은 그림책과 좋은 동화책과 좋은 다큐영화를 베푸는 일이 나쁘다고는 느끼지 않지만, 아이들이 온몸으로 뒹굴며 자연을 받아들일 만한 흙땅이 없다면, 자연그림책도 자연동화책도 자연다큐영화도 그예 부질없는 앎조각이나 앎부스러기로 그치지 않을까 싶다. 흙땅을 누리지 못하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온 나라 물줄기에다가 막삽질을 하고 온 고을 멧줄기에다가 막구멍을 파댄다고 느낀다. (4345.3.3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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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3-30 20:45   좋아요 0 | URL
우리 어릴 때만해도 흙바닥이 많았지요. 동네 한복판에 개천도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시멘바닥에 길들여져서... 땅 일구시는 거 안 힘드세요?

파란놀 2012-03-30 21:43   좋아요 0 | URL
여기에 무언가 심어 먹을 생각하면
즐거워요~ ^^
 

 

 괭이질 어린이

 


  밭을 갈려고 괭이질을 하던 아버지가 살짝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괭이를 쥐고 땅을 쪼려고 하는 사름벼리. 그러나 괭이날은 땅에 박히지 않고 옆으로 탁 닿고, 괭이자루 무거워 다시 들지 못하니, 이 괭이를 바닥에 홱 던지는 사름벼리. 모양새는 그럴듯하지만 아직 힘이 모자라는구나. (4345.3.3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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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소리 3
우사미 마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길
 [만화책 즐겨읽기 116] 마키 우사미, 《사랑 소리 (3)》

 


  우리 네 식구는 처음부터 시골마을에서 살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네 식구는 어엿하게 시골사람입니다. 시골마을에 시골집을 얻어 시골살이를 하니까요.


  우리한테 흙을 일굴 땅뙈기가 아직 얼마 없을 뿐더러, 아직 우리 손으로 푸성귀를 심고 길러 먹지 못하지만, 즐겁게 시골살이를 합니다. 빈터는 차근차근 갈아엎어 일구면 되고, 씨앗은 날이 차츰 따스해지는 흐름을 살펴 하나하나 심으면 돼요.


  해가 기울어 멧등성이 너머로 넘어가는 저녁 무렵부터 온 마을이 조용합니다. 새들 지저귀는 소리는 잠들고, 나뭇가지와 새잎이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는 퍽 고요합니다. 달빛을 받으며 흐르는 구름을 올려다봅니다. 별빛을 먹으며 부는 바람을 뺨으로 느낍니다. 이대로 방문을 살며시 닫고 모두들 이부자리에 들면, 더없이 깜깜하고 더없이 한갓진 꿈나라로 접어듭니다.


  우리를 시끄럽게 하는 자동차가 없습니다. 우리를 잠 못 들게 하는 가게들 노랫소리나 불빛이 없습니다.


  밤하늘 사이를 삣삣 작은 소리 내며 날아가는 밤새를 느낍니다. 어디에서 어디로 날아가는가 하고 가만히 어림합니다. 봄이 되어 졸졸 소리 구성지게 내며 흐르는 냇물을 느낍니다. 이 냇물은 어느 멧줄기에서 비롯해서 이렇게 논과 논 사이를 흐르는가 하고 어림합니다.


  그리 멀지 않은 옛날, 이 시골마을에 젊은이들 넘쳐 아이들 낳고 복닥복닥 얼크러지던 때에는, 저녁나절이 어떠했을까 헤아립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나 언니 오빠 형 동생 누나 자그마한 집 자그마한 방에서 보내는 밤이란 어떤 모습 어떤 이야기일까 헤아립니다.


- “왜 자꾸 이런 시간에 나오고 그래.” “그보다 너, 기껏 힘들게 만나러 왔는데 기쁜 표정 좀 지으면 안 돼?” (8쪽)
- “작년엔 별똥별에게 빌 소원이 없었지만 올해는 있어. 소원. 너랑 언제까지나 함께 있게 해 달라고 빌 거야.” (145쪽)


  무엇을 꿈꾸는 하루일까요. 무엇을 사랑하는 하루일까요. 시골마을에서는 무엇을 꿈꿀 수 없었기에, 이렇게 도시로 떠나고, 도시에서도 더 큰 도시로 떠나야 할까요. 시골마을에서는 무엇을 사랑할 수 없다고 여겨, 이처럼 도시로 빠져나가고, 더 커다란 도시로 빠져나가야 할까요.


  도시에서 일거리 찾아 살림을 꾸리는 사람들은 날마다 무엇을 꿈꾸는지 궁금합니다. 도시에서 보금자리 마련해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사람들은 날마다 무엇을 사랑하는지 궁금합니다.


  꿈은 무엇일까요. 사랑은 무엇일까요. 꿈은 어떻게 이루나요. 사랑은 어떻게 이루나요.


  삶은 무엇인가요. 삶은 어떻게 누리나요. 삶을 사랑하는 길이란 어떠한가요. 삶을 즐기는 사랑이란 어떤 모습인가요.


- “대체 이까짓 게 뭐라고, 왜 그런 짓을 해?” “그야 너네 아빠가 사준 소중한 휴대폰이니까. 난 그냥 널 위해서.”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하마터면 죽을 수도 있었다고!” “괜찮아. 그렇게 큰일도 아니고. 별로 무섭지도 않았어. 이치고? 우는 거야?” “난 무서웠단 말야. 네가 눈앞에서 사라질까 봐. 네가 없어지는 줄 알고. 너무너무 무서웠어. 근데 어떻게 큰일이 아니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거야? 바보, 멍청이. 정말 날 위한다면 다시는 그런 짓 하지 마. 날 위해서, 좀더 자신을 소중히 하란 말야.” (33∼35쪽)


  마키 우사미 님 만화책 《사랑 소리》(대원씨아이,2009) 셋째 권을 읽으며 돌이킵니다. 사람이 ‘사람인 나’와 ‘사람인 너’를 사랑하는 길은 어디에서 비롯해 어디로 흐르며 어디에서 이루어지는가를 돌이킵니다.


  내가 고운 사람이라고 느낀다면 네가 고운 사람이라고 느낄까요. 내가 참다운 삶을 즐긴다고 느낀다면 네가 즐길 참다운 삶도 느낄까요. 내가 빛나는 사랑을 아낀다면 네가 아낄 빛나는 사랑을 느낄까요.


- ‘여기 원래 있던 건 엄마 사진? 뜯겨진 자국, 찢어진 페이지. 아파 보여.’ (71쪽)
- ‘아직은 물을 수 없지만, 언젠가 코우키는 꼭 모든 걸 얘기해 줄 거야. 난, 난 그렇게 믿어.’ (154쪽)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 볼이 발갛습니다. 아이 볼을 내 두 손으로 살살 어루만집니다. 땀이 여러 차례 흐르다가 말랐습니다. 아이 낯과 손을 씻깁니다. 하도 신나게 놀아 이제 놀 기운이 거의 다 떨어진 듯한 아이는 자꾸 품에 안기려 하고, 자꾸 무릎에 누우려 합니다. 이 아이를 무릎에 받혀 하늘을 날게 놀리다가, 그림책 몇 권 펼쳐 읽다가, 무릎에 누여 노래를 부르다가, 앞이마를 쓰다듬다가, 문득 머리카락 또한 온통 땀투성이였다가 말랐다고 느낍니다. 곧 곯아떨어질 아이를 일으켜 씻길 수는 없고, 이듬날 아침에 일어나면 씻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아이는 실컷 놀아야 즐거운 하루입니다. 아이가 날마다 이것도 배우고 저것도 익힐 때에 새삼스레 누릴 즐거움이 틀림없이 있을 테지만, 아이는 아이답게 더 뛰고 더 놀며 더 겪어야 한껏 즐거우리라 봅니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뒤꼍 땅뙈기에 밭을 일구려고 괭이질을 하는 곁에서 호미질을 하다가 이윽고 호미를 집어던지고 흙바닥에 퍼질러 앉아 흙놀이를 하는 아이 모습이 어여쁩니다. 누나가 퍼질러 앉은 흙바닥 쪽으로 척척 기어서 다가오며 함께 놀고파 하는 둘째 모습이 귀엽습니다.


  딱딱하게 굳은 흙은 괭이로 파고 가래로 고릅니다. 아이들 똥오줌을 모아 거름으로 섞어야지요. 하늘이 내리는 빗방울 선물을 받아 흙이 천천히 살아나도록 북돋아야지요. 네 식구 즐겁게 먹을 푸성귀를 꿈꾸며 온갖 씨앗 골고루 심어야지요. 좋은 햇살과 좋은 물과 좋은 바람 머금으면서 좋은 열매 흐드러지는 좋은 텃밭을 꿈꾸어야지요.


- “그거 알아? 이 고양이도 이치고가 준 거래.” “뭐?” “걱정 안 한다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코우키가 스스로 이제까지와 다른 사람으로 변하고 싶어한다면, 엄마는 그 두 사람을 예쁘게 지켜봐 줄 생각이야.” (156∼157쪽)
- ‘아, 그렇구나. 나란히 걸을 수 있게, 코우키가 늘 내 보조를 맞춰 줬던 거야.’ (162쪽)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보람이라면, 사랑하는 길을 느끼는 나날이리라 생각합니다. 내 사랑을 느끼며 좋고, 네 사랑을 나누며 좋습니다. 밥 한 끼니를 차릴 때에 사랑을 담으며 좋습니다. 밥 한 끼니를 먹을 때에 사랑을 느끼며 좋습니다. 서로 마주앉아 주고받는 이야기에 사랑이 묻어난다면 좋습니다. 사랑스레 풀이 돋고 꽃이 피는 논둑을 걷고 멧길을 걷는 일이 좋습니다. 따스한 바람과 함께 찾아드는 따스한 빗줄기 소리가 좋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느 하나라도 언제나 좋겠지요. 나부터 스스로 좋게 느끼고, 곁에서 나란히 좋게 맞아들이겠지요.


  아침노을이 반갑습니다. 저녁노을이 고맙습니다. 하얗게 밝는 새날이 즐겁습니다. 까맣게 지는 하루가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오늘만큼 즐길 사랑이 있습니다. 어제는 어제대로 누린 사랑이 있습니다. 글피에는 글피대로 꿈꿀 사랑이 있습니다. 아이도 어버이도 사랑을 먹습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사랑을 베풉니다. (4345.3.30.쇠.ㅎㄲㅅㄱ)


― 사랑 소리 3 (마키 우사미 글·그림,서수진 옮김,대원씨아이 펴냄,2009.5.15./4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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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3-30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겐 노는 게 젤이죠. 저도 그런 원칙이었는데 중학교 가니깐 맘이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네요. 이사하게 급박해지고.

파란놀 2012-03-30 21:43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엄마 아빠 마음을
말 하지 않아도
다 느끼며 알아차리지 싶어요.

잘 노는 아이들이
공부이든 무엇이든
스스로 잘 찾아서 하리라 믿어요.
 

까마귀

 


하늘을 날고
벌레를 잡고
동무를 사귀고
바람을 맞고
햇살을 쬐다가는
풀섶에 깃들어 자고
사랑을 꽃피워
새끼 낳아 돌보며
어린 목숨들한테 날갯짓 가르치는

 

까마귀.

 


4345.3.2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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