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풀밭 기다가

 


  마당 가장자리 풀밭을 기던 산들보라 풀잎 하나 뜯어 입에 넣는다. 먹을 만하니. 맛이 좋니. 풀밭을 기며 쬐는 햇볕은 어떻니. (4345.4.1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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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웅 님 새 만화책이 나왔다. '새만화책' 아닌 출판사에서 나오는구나. 어느 출판사에서 나오든 반갑다. 그동안 다른 작품들, 이를테면 <꽃>이나 <노근리 이야기>는 그닥 사랑받지 못했다고 느끼는데, 이번 작품은 꾸준하게 여러 쇄를 찍으며 두루 읽힐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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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의 시대
박건웅 지음 / 사계절 / 2012년 4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2년 04월 14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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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을 썬다
무를 깎는다
마늘을 다진다
두부를 가른다
미나리를 다듬는다
능금알 두 쪽으로 자른다

 

칼은
날 적부터 부엌칼
사람을 살리는 칼
살림칼
삶칼
사랑칼
밥칼

 

사람을 죽이거나
짐승을 베라며
만든 칼은
처음부터 없다.

 


4345.4.4.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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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과 새꽃 책읽기

 


  모과꽃을 며칠 뒤부터 바라볼 수 있습니다. 집 뒤꼍 모과나무는 키가 작습니다. 처음부터 작은 키는 아니었고, 지난해 새로 보금자리를 틀며 우리 집 뒤꼍에 있던 모과나무 한 그루 가지치기를 하며 키가 줄었습니다. 모과나무 한 그루는 이내 키가 자라겠지요. 가지치기를 했어도 가지마다 새눈이 틉니다. 겨우내 새눈이 아주 작게 맺힌 모습을 보았습니다. 겨울이 끝나고 봄부터 새눈이 터도 좋으련만, 모과나무는 춥디추운 겨울부터 새눈이 작게 고개를 내밀며 옹크렸고, 새봄을 맞이해 하루하루 따스해지자 새눈이 조금씩 부풀면서 이내 한 잎 두 잎 환하게 터집니다.


  아직은 우리 아이들 손톱보다도 작은 여리며 보드라운 잎사귀입니다. 머잖아 새꽃이 송이송이 어여쁘게 터질 무렵에는 나뭇잎 또한 천천히 자라며 한결 굵고 큼지막하게 자랄 테지요.


  모과는 열매가 참 커다란데 꽃잎이 참 작습니다. 꽃잎이 작은 모과나무이기 때문인지 앙 다물며 곧 터질 듯 말 듯하는 봉우리는 더욱 작습니다. 호박은 꽃도 크고 열매도 큰데, 아니 호박꽃 크기를 헤아리면 호박열매가 그만 한 크기가 되겠구나 싶고, 모과꽃 크기를 살피면 모과열매가 그만 한 크기가 될 수 있겠구나 싶고. 그런데, 매화꽃은 그만 한 크기에 고만고만한 열매인데, 벚꽃은 그만 한 크기에 자그마한 열매인데.


  호박은 호박대로 꽃이 예쁘고 열매가 소담스럽습니다. 모과는 모과대로 꽃이 예쁘장하고 열매가 소담소담합니다. 눈부신 열매 맺는 꽃송이들 푸른 들판에 차근차근 고운 무늬를 입힙니다. (4345.4.14.흙.ㅎㄲㅅㄱ)

 

..

 

모과꽃 어떻게 맺는지 궁금하신 분은 이곳으로~

http://blog.aladin.co.kr/hbooks/4784763

 

지난봄,

충청북도 음성에서 맞이한 모과꽃 이야기가 있어요.

지난해에는 모과꽃 이야기를 5월 13일에 썼네요 @.@

 

아아, 전라남도 고흥 봄이란 참 빠르고

참 따뜻하군요.

모과꽃 이야기가

자그마치 한 달이나 빠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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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으로 보는 눈 180 : 푸름이한테 나쁜 책이란

 


  《드래곤볼》이라는 만화책이 있습니다. 한국에는 1990년에 《아이큐점프》라는 만화잡지에 낱권부록으로 처음 옮겨진 작품입니다. 아이들은 이 만화에 푹 꽂혔습니다. 이와 달리 어른들은 《드래곤볼》을 ‘폭력과 외설로 물든 나쁜 만화’라는 이름표를 붙였습니다. 학교에 이 만화책을 갖고 와서 보다가 걸리면 아주 신나게 얻어터질 뿐 아니라 하루 내내 학생과에서 벌을 서고 반성글을 수십 장 써야 하는데다가 ‘부모님을 학교에 불러 오도록’ 하기까지 했습니다.


  만화책 《드래곤볼》은 미르구슬을 놓고 벌이는 실랑이를 한쪽에 둡니다. 다른 한쪽에는 주먹힘으로 권력을 움켜쥐고픈 속셈을 키우는 무리가 있으며, 맞은쪽에는 오직 사랑과 평화를 아끼려는 뜻에서 ‘내 삶 갈고닦기’를 하려는 ‘자기 수련 무술 수행’으로 나아가는 젊은이가 있어요. 일본 소년만화인 탓에 사이사이 ‘여자 벗은 몸’ 모습이 나오기는 하는데, 이런 모습은 낱권책 처음 한두 권에서 몇 차례 나오고 그칠 뿐, 나중에는 더 나타나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조그마한 만화책 한두 칸이 ‘불온 외설’이 아니라, 이 나라 사회와 정치와 경제와 문화야말로 ‘불온 외설’이라 할 만하다고 느껴요.


  1990년부터 몇 해 동안 여러 시민단체와 청소년단체와 교사단체에서 《드래곤볼》이라는 만화책을 손가락질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한테서 빼앗은 이 만화책을 그러모아 공공장소에서 불태우곤 했습니다. ‘청소년 위해도서’인 만큼 불질러 마땅하다고들 외쳤습니다. 그런데 교무실 한구석에서는 이 ‘청소년 위해도서’를 아이들한테서 빼앗아 킬킬대며 읽는 어른 교사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너희가 성년(열아홉 꽉 채운 나이)이 되면 마음껏 읽는데 왜 벌써 보려 하느냐?’ 하고 꾸짖었습니다. ‘위해도서’, 곧 ‘나쁜 책’이라면 푸름이한테뿐 아니라 어른한테도 나쁜 책이 아닐까요. 어린이한테는 나쁘고 푸름이한테는 괜찮은 책이 있을까요. 푸름이한테는 걸맞지 않고 어른한테는 걸맞다 할 책이 있을까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들 보라며 만든다는 만화영화가 교육방송에서 흐릅니다. 이 만화영화를 살피면, 인형들이 자동차를 몹니다. 여자는 얼굴과 몸매를 예쁘장하게 보이도록 가꿉니다. 남자는 도시에서 회사원 일을 하는 모습으로만 나옵니다. 집이라면 온통 아파트일 뿐입니다. 스스로 흙을 일구거나 돌보는 모습은 나오지 않습니다. ‘정의를 지킨다’고 하면서 인형이랑 동물이 전쟁무기를 만들어 나쁜 무리를 물리친다고 나옵니다.


  토리야마 아키라 님이 빚은 만화책 《드래곤볼》 마흔둘째 권은 기나긴 이야기를 마무리지으면서 ‘손오공’이 “그렇군. 넌 아직 하늘을 나는 방법도 모르는구나. 하긴, 무리도 아니지. 스승도 없을 테고, 그런 걸 생각한 적도 없을 테니(240쪽).” 하고 말합니다. 《드래곤볼》에 나오는 손오공은 미르님한테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돈을 바라거나 권력을 꾀하거나 이름을 얻을 마음이 없습니다. 오직 하나, 즐겁고 사랑스러우며 아름답게 살아가면서 착하고 참다우며 맑은 길을 걷고 싶을 뿐입니다. 그래서, 손오공은 마음껏 하늘을 날고, 놀라우며 대단한 힘을 밑바닥에서 한껏 끌어올릴 수 있어요. 착한 삶에서 착한 넋과 꿈이 태어납니다. (4345.4.13.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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