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 몽우리 책읽기

 


  우리 집 꽃밭에서 지난 한두 달 사이 즐겁게 베어 먹던 부추풀에서 이제 꽃대가 오른다. 꽃대가 오르며 몽우리가 생기고, 몽우리 가운데 하나는 바야흐로 터지려 한다. 가느다란 부추 꽃대에 생긴 몽우리에서는 얼마나 소담스럽거나 예쁘거나 하얀 부추꽃이 피어날까. 하루에도 여러 차례 들여다본다. 부추꽃 몽우리는 꾸준히 힘을 모으고 빛을 가다듬어 맑게 찾아오겠지. (4345.8.1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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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석유가 떨어지면
다른 무언가로
자동차만 굴리며
끝없이
지구별을
밟고 누르고
아스팔트길 넓히며
살아갈
사람들일까.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내 자전거에 붙인
작은 수레에 태워
시골마을 밤 논둑길
사뿐사뿐 달리면서
이 들길을
조용히 호젓하게
누릴 이웃을
생각한다.

 


4345.6.11.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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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배 짐차에서 춤추는 어린이

 


  일산에서 고흥으로 나들이를 오신 할배가 떠난다. 큰아이는 할배 짐차 짐칸에 올라가고 싶단다. 옆구리를 잡고는 번쩍 안아 올린다. 큰아이는 할배 짐차 짐칸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춤을 춘다. 짐칸에서 뛰면 살살 눌리는 느낌이 나지. 이 느낌이 재미나서 즐겁게 춤을 출 만하지. 춤을 춰라. 천천히 익는 볏포기가 웃는다. 여름바람이 웃는다. 돌울타리가 웃는다. 네 동생도 웃는다. (4345.8.1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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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2-08-10 10:09   좋아요 0 | URL
저 먼리 보이는 꼬마가 둘째,,ㅎㅎㅎ

파란놀 2012-08-10 12:53   좋아요 0 | URL
넵~ ^^
 

 

 까만 손과 마음

 


  개구지게 노는 아이들은 손이고 발이고 낯이고 몸이고 흙빛을 닮든 무엇을 닮든 까매집니다. 먼지가 묻고 때가 타며 갖가지 것을 손이나 발이나 낯이나 몸에 묻힙니다. 아이들은 이것저것 스스로 만지고 굴리고 넘어지고 쓰러지고 자빠지고 하면서 큰다지요. 어디 좀 지저분해지면 씻기면 됩니다. 다치거나 찢어지거나 할 것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참말 홀가분하게 놀거나 뒹굴거나 달리다가 시원한 물을 듬뿍 뿌리면서 씻도록 하면 돼요.

  나도 어린 날 온통 흙투성이가 된 손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고, 땀을 훔친 흙손을 옷섶에 슥 문지르며 닦았어요. 땀을 훔친 흙손에 침을 묻혀 무언가를 하고, 이런 손으로 밥을 먹고, 이런 손으로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이런 손인 줄 잊은 채 스르르 잠들기도 했어요.


  스스로 만지니 스스로 깨닫습니다. 스스로 하니 스스로 압니다. 스스로 겪으니 스스로 살아갑니다.


  아이도 어른도 스스로 삶을 누리면서 앎이 무엇인가를 생각합니다. 아이도 어른도 스스로 삶을 빚으면서 꿈이 어떠한가를 그립니다. 아이도 어른도 스스로 삶을 빛내면서 사랑이 얼마나 맑거나 예쁜가를 느낍니다. (4345.8.1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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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들보라 문턱을 넘어

 


  아직 달리기까지는 못하는 열다섯 달 산들보라는 혼자 씩씩하게 잘 걸어다닌다. 문턱을 다리 들어 넘지 못해 볼볼 기어서 넘은 지 엊그제 같으나, 이제는 문틀을 한손으로 잡고 다리를 하나씩 들어 넘을 줄 안다. 산들보라한테 즐거운 놀잇감 하나를 한손에 쥐고 두 발로 땅을 디딘다. (4345.8.1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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