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부채질

 


  여름이 되며 아이들을 가끔 찬물로 땀을 씻겨 본다. 마당에 놓은 큰 고무통에 곧 물을 받아 아이들 물놀이를 시킬 만하리라 생각한다. 밤에 아이들 재우면서 두 아이한테 부채질을 해 준다. 하루에 두 차례쯤 물로 씻겨도 곧바로 뛰놀며 땀을 내는 아이들은 머리카락이며 얼굴이며 등판이며 촉촉하다. 자장노래 다섯 가락 부르면서 부채질을 한다. 왼손과 오른손에 부채를 하나씩 쥐고 부채질을 한다. 지난해 여름에도 이렇게 부채질을 했고, 그러께 여름에도 이렇게 부채질을 했구나. 아이가 셋이라면 혼자서 세 아이한테 부채질 해 주기는 어렵겠네 싶다.


  누워서 ‘두 손 부채질’을 하자면 팔을 엇갈린다. 왼손으로는 오른쪽에 누운 아이한테 부채질을 하고, 오른손으로는 왼쪽에 누운 아이한테 부채질을 한다. 아이들이 깊이 잠들 무렵, 한 아이씩 머리카락 쓸어넘기며 부채질을 한다. 머리카락 안쪽까지 스민 땀내를 살살 말린다. 날마다 땀 푸지게 쏟으며 무럭무럭 자라겠구나. 놀아야 아이답고, 놀 때에 구리빛 해말갛다. 4346.6.1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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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말 151] 두 손 모아

 


  꿈을 빌면서 두 손을 모읍니다. 두 손을 모아 살포시 가슴에 댑니다. 가슴은 두 손 숨결을 느끼면서 콩닥콩닥 뜁니다. 한 손을 대어도 따순 기운이 가슴으로 스미고, 두 손을 대면 한결 따사로운 기운이 온몸으로 퍼집니다. 내 손으로 내 가슴을 댈 적에도 스스로 포근해진다고 느낍니다. 두 손을 모으는 비손이란 스스로 따뜻해지려는 몸짓일 수 있겠구나 싶습니다. 남이 나를 가만히 안아 따뜻한 기운 감돌도록 하기도 하지만, 내가 나를 살뜰히 어루만지면서 따사로운 숨결 스미도록 합니다. 손을 모읍니다. 두 손을 모읍니다. 마음을 모읍니다. 모든 마음을 모읍니다. 몸에 있는 기운을 온통 쏟기에 ‘온몸’을 바칩니다. 곧, ‘온마음’을 들여 삶을 짓습니다. 손을 모으기에 ‘손모아’ 꿈을 빌고, ‘두손모아’ 사랑을 바랍니다. 여럿이 함께 손을 모으면서 ‘꿈모아’ 이루려는 뜻을 세우고, 서로서로 즐겁게 어깨동무하면서 ‘사랑모아’ 보금자리 일굽니다. 생각을 모으고, 힘을 모읍니다. 책을 모으고, 이야기를 모읍니다. 4346.6.1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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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누나 곁 알짱놀이

 


  둘이서 나란히 앉는 빨강걸상에서 글씨쓰기를 하는 누나 곁에서 알짱거리면서 노는 산들보라. 많고많은 곳 가운데 꼭 누나 곁에서 알짱대며 놀면 누나가 좋아하디. 누나한테서 한 소리를 듣고서야 다른 데에 가서 장난감을 굴린다. 4346.6.1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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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18 11:26   좋아요 0 | URL
ㅎㅎ~ ^^

파란놀 2013-06-18 14:03   좋아요 0 | URL
그저 이쁘게 노는 아이들입니다~
 

아이 글 읽기
2013.6.15. 큰아이―스폰지밥 놀이

 


  글씨쓰기를 한창 하다가 힘들다 하더니, 어느새 글씨가 그림이 된다. 이윽고 공책 빈자리에 그림을 그린다. “무엇을 그렸니?” “스폰지밥.” ‘스폰지밥’ 이름을 적어 준다. “여기는?” “뚱뚱이.” 이번에는 ‘뚱뚱이’ 이름을 적어 넣는다. 색연필이나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릴 적에도 재미있고, 연필로 글씨쓰기를 하다가 그리는 그림도 재미있다. 가만히 생각하면 모든 아이들은 그림을 좋아한다. 먼먼 옛날 사람들도 그림을 좋아했으리라. 흙바닥에 그림을 그렸을 테고, 냇물과 하늘에 그림을 그렸을 테지. 흙 만지고 살던 여느 아이들 그림은 오늘날까지 하나도 안 남았지만, 이오덕 님 같은 교사를 만난 멧골 아이들은 비로소 그림종이에 그림을 그릴 수 있으서 먼먼 옛날부터 흙아이 그림이 어떤 모습인가를 보여준 셈이리라 느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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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기문학 가운데 '이오덕 일기'는

아주 다른 발자국을 찍으리라 생각한다.

 

오랜 나날 쓴 일기라는 대목을 넘어,

삶과 사람과 사랑과 꿈을 오롯이 담은

일기문학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게 살아갈 길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차분하게 되새긴 넋을 담은

이 일기문학 <이오덕 일기>를

사람들이 즐겁고 반갑게 읽을 수 있기를 빈다.

 

<이오덕 일기>는 '교육일기'이면서 '생활일기'이고

'문학일기'이며 '세상일기'이고,

'투병일기'이다가는 '시일기'이고 '사랑일기'이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가 어떻게 태어나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이오덕 선생님은 당신 일기문학으로

가장 밝고 환하게 보여준다.

 

이오덕 선생님 원고와 유고를 정리한 사람으로서,

이 일기책 태어난 보람을

우리 고운 이웃들과 기쁘게 나누고 싶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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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일기 세트 - 전5권
이오덕 지음 / 양철북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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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6월 1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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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18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달에는 꼭 이오덕님 일기세트, 사서
반갑고 즐겁게 읽으렵니다. ^^
책장정,도 참 예쁘네요.
그리고 함께살기님께서도 애 많이 쓰셨습니다.
다시금 감사드려요. *^^*

파란놀 2013-06-18 14:04   좋아요 0 | URL
저는 그렇게 큰일은 안 했고,
출판사 일꾼들이 원고 입력을 하고
책으로 넣을 글을 고르고
편집을 해서
책으로 내주느라
많이 애써 주었지요.

일기문학이 책으로 나오기까지
참 오랜 나날 걸렸네요......

꿈처럼 2013-06-20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나오는데 함께살기님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다음 세대가 이오덕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오덕의 생각과 삶을 새기며 살면 좋겠습니다.
우리 어른들의 몫입니다.

파란놀 2013-06-20 03:51   좋아요 0 | URL
이렇게 예쁜 책이 태어났으니
오늘날 젊은 분들과
오늘날 청소년과 어린이 모두
차츰차츰 새롭게 눈을 뜨며
어떤 마음 되어 살아갈 때에
스스로 아름다운가를 깨닫는 지름길
되리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