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누나와 함께 맨발로

 


  누나가 목긴신 신으면 저도 목긴신. 누나가 고무신 신으면 저도 고무신. 누나가 예쁜 신 신으면 저도 예쁜 신. 무엇이든 누나 꽁무니 졸졸 좇는 산들보라는 누나가 맨발 되어 달리니 저도 맨발 되어 달린다. 누나 따라쟁이 볼볼볼 노래하며 달린다. 4346.6.24.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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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4 10:06   좋아요 0 | URL
이날 찍으신 사진들, 아무리 봐도 너무 좋아요.~^^

파란놀 2013-06-24 10:34   좋아요 0 | URL
등에 무거운 짐 잔뜩 짊어진 채 아이들
꽁무니만 졸졸 좇아다니며
집으로 낑낑거리며
들어가던 날이었어요 ^^;;;;
 

맨발로 달리며 좋은 어린이

 


  큰아이가 왜 이렇게 맨발로 다니기를 좋아하나 생각해 본다. 그야말로 거침없다. 신을 벗기 무섭게 맨발로 척척 날듯이 달린다. 바닥 얇은 고무신이 굴레는 아닐 텐데, 외려 맨발로 한결 즐겁게 날면서 달린다. 발바닥으로 감기는 느낌이 훨씬 크기에 좋을까. 두 발로 더욱 성큼성큼 씩씩할 수 있어 재미있을까. 맨발로 맨발로 다닐 수 있는 곳이란 하늘나라일 테지. 4346.6.24.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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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 책읽기

 


  도라지꽃이 바람에 한들거린다. 아이는 풀밭에 선다. 아이는 풀밭에서 들리는 가느다란 풀벌레 노래를 듣는다. 아이는 아직 저 뒤쪽에 있는 도라지밭 꽃송이를 바라보지 않는다. 아버지가 아이더러 “저기 뒤에 도라지꽃이 피었구나.” 하고 말하자 두리번두리번 살피다가 알아본다. 아이가 꽃을 보며 말한다. “도라지꽃이야? 이 꽃 꺾어도 돼?” “음, 그 꽃은 안 돼. 그 도라지는 누가 따로 심었으니 꽃을 꺾지는 말자.” 꽃대 참 높이 솟는 도라지꽃이다. 씨앗을 잔뜩 뿌려서 도라지밭이 되었는데, 여러 해 묵힌 뒤 뿌리를 캐시려나, 아니면 해마다 씨앗 새로 뿌려 꽃대는 다 베어서 버리고 뿌리만 캐시려나. 우리 집 한켠에 도라지 꽃씨 퍼져서 해마다 새롭게 꽃이 피면 어느 만큼 자라고 어느 만큼 줄기 굵을까 궁금하다. 4346.6.2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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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8] 바다는 온통 우리 차지
― 아이들과 자전거 타고 바닷가로

 


  고흥에 보금자리 마련해서 처음 살아갈 적에는 아직 길이 익숙하지 않아 택시를 곧잘 탔지만, 택시로 이곳저곳 다니고, 군내버스로 이 길 저 길 지나가면서 차츰 길을 익힙니다. 어느 만큼 길이 눈에 익으면 자전거로 달립니다. 혼자서도 달리고, 수레에 아이들 태워 함께 달립니다.


  군내버스나 택시로 다닐 적에도 길눈을 여러모로 익히지만, 자전거로 달릴 때처럼 훨씬 잘 익힐 수는 없습니다. 참말 자전거로 이 길 저 길 막다른 데까지 다니다 보면, 지도책에조차 안 나오는 작은 샛길까지 몸으로 헤아리며 살필 수 있어요.


  우리 집에서 발포 바닷가까지는 7킬로미터입니다. 면소재지 택시를 부르면 네 식구 칠천 원으로 갈 수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까지 헤아리면 만사천 원에 바닷가마실 누려요. 두 아이를 수레에 태우고 자전거를 끌며 달리면, 가고 오는 데에 오십 분쯤 들입니다. 가는 길에는 조금 더 빠르고, 돌아오는 길에는 아이들과 노느라 다리힘이 조금 빠지니 더 품을 들입니다.


  한여름 휴가철에는 바닷가마다 도시사람으로 북적입니다. 도시사람은 전남 고흥 바닷가라 하는 참 먼 데까지 놀러옵니다. 아무래도 큰도시하고 가깝거나 제법 이름난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릴 테니까, 이렇게 깊고 외진 시골 바닷가까지 애써 찾아온다 할 수 있어요. 우리 마을 사람들한테는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는’ 바닷가라 할 테지만, 도시사람한테는 무척 한갓지며 고즈넉한 바닷가라 할 만하거든요.


  우리 식구는 아무 때나 바닷가로 마실을 나옵니다. 한겨울에도 첫봄에도 늦가을에도 자전거를 몰아 바닷가마실 누립니다. 우리 식구 말고 아무도 없는 너른 바닷가에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모래밭에서 뒹굴며, 바닷물에 몸을 적십니다. 시골에 살기에 바다는 언제나 우리 차지입니다. 바다에서 일하는 분들은 물결 넘실거리는 바다 한복판을 누리고, 작은 마을에서 작은 살림 꾸리는 우리들은 마음 내킬 적에 언제라도 바닷가를 한껏 누립니다. 4346.6.2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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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쓰면 우리 말이 깨끗하다
 (241) 공통의 1 : 공통의 목적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공통의 목적을 향해 가는 데 시간은 걸리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고다 미로누/장윤,이인재 옮김-숲을 지켜낸 사람들》(이크,1999) 76쪽

 

  “-을 향(向)해 가는 데”는 “-로 가는 데”로 다듬습니다. ‘결국(結局)’은 ‘나중에’나 ‘마침내’나 ‘드디어’나 ‘비로소’나 ‘바야흐로’나 ‘머잖아’나 ‘이내’로 손보고, “이해(理解)하게 됩니다”는 “받아들입니다”나 “껴안습니다”나 “헤아려 줍니다”로 손봅니다.


  한자말 ‘공통(共通)’은 “둘 또는 그 이상의 여럿 사이에 두루 통하고 관계됨”을 뜻한다고 해요. 국어사전을 살피면 “공통 과제”나 “두 사건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나 “이웃들이 겪고 있는 공통의 빈곤” 같은 보기글이 있어요. 낱말뜻이나 쓰임새를 살피면, 한자말로는 ‘공통’일 테지만, 한국말로는 ‘같음(같다)’이에요. 그러니까, 국어사전 보기글은 “같은 과제”와 “두 사건이 똑같이 보여주는 문제”나 “이웃들이 겪는 똑같은 가난”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공통의 목적을 향해 가는 데
→ 같은 목적으로 가는 데
→ 똑같은 길로 나아가는 데
→ 한마음으로 뜻을 모으는 데
→ 서로 같은 길로 가는 데
→ 함께 같은 뜻을 모으는 데
 …

 

  그런데, 국어사전을 보면 “공통적 과제” 같은 보기글도 있습니다. 궁금해요. “공통의 과제”와 “공통적 과제”는 어떻게 다른 말일까요. 또 “공통 과제”는 서로 무엇이 얼마나 다를까요. ‘-의’과 ‘적’을 굳이 붙여야 할 까닭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똑같은 과제”나 “모두한테 주어진 과제”라고 적으면 뜻을 제대로 밝히지 못할까요.


  같으면 ‘같다’고 말하면 됩니다. 똑같으면 ‘똑같다’고 말하면 돼요. 비슷하면 ‘비슷하다’고 말하면 되지요. 같은 길을 걸어가면 ‘한마음’이 될 테고, ‘함께 가는 길’이라 할 수 있어요. 4338.6.7.불/4346.6.23.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 하는 똑같은 길로 나아가는 데 시간은 걸리지만 끝내 서로를 잘 헤아려 줍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782) 공통의 2 : 공통의 언어와 문화

 

또한 독일인들은 공통의 언어와 문화를 가졌고, 스스로 ‘민족’이라고 여겼으나 ‘독일’이라는 지역은 중심부도 없었고 경계선도 분명하지 않았다
《존 맨/남경태 옮김-구텐베르크 혁명》(예·지,2003) 56쪽

 

  “언어(言語)와 문화를 가졌고”는 “말과 문화가 있으며”로 다듬고, ‘민족(民族)’은 ‘겨레’로 손보며, ‘지역(地域)’은 ‘곳’으로 손봅니다. ‘분명(分明)하지’는 ‘뚜렷하지’로 손질해 줍니다. ‘중심부(中心部)’는 ‘서울’로 손질할 수 있어요. ‘경계선(境界線)’은 그대로 두어도 되는데, 이 글월에서는 “독일이라는 곳은 서울도 없었고 시골도 뚜렷하지 않았다”처럼 적어도 됩니다.

 

 공통의 언어와 문화를 가졌고
→ 같은 말과 문화가 있으며
→ 같은 말을 하고 문화가 같았으며
→ 한 가지 말을 쓰고 문화가 같으며
 …

 

  똑같은 말을 쓰니 “한 가지” 말을 쓰는 셈입니다. “같은” 말을 쓰고 “같은” 문화를 누립니다. 같은 꿈을 꾸고, 같은 사랑을 노래하며, 같은 이야기를 나누지요. 같은 말을 아름답게 씁니다. 같은 문화를 살갑게 빛냅니다. 같은 꿈을 따사로이 보듬고, 같은 이야기를 오래오래 즐거이 누립니다. 4339.10.28.흙/4346.6.23.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또한 독일사람들은 똑같은 말과 문화가 있고, 스스로 ‘겨레’라고 여겼으나 ‘독일’이라는 곳은 서울도 없었고 경계선도 뚜렷하지 않았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099) 공통의 3 : 공통의 화제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도 노인들의 농사짓는 공통의 화제로 차 안이 금방 훈훈해진다
《공선옥-마흔에 길을 나서다》(월간 말,2003) 210쪽

 

  ‘노인(老人)’은 ‘늙은이’나 ‘어르신’으로 손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로 손보면 한결 좋습니다. ‘금방(今方)’은 ‘이내’나 ‘곧’이나 ‘바로’로 손보고, ‘훈훈(薰薰)해진다’는 ‘따뜻해진다’나 ‘따스해진다’로 손봅니다.

 

 노인들의 농사짓는 공통의 화제로
→ 어르신들은 농사짓는 똑같은 이야기감으로
→ 할머니 할아버지 들은 저마다 농사짓는 이야기로
→ 할머니 할아버지 들은 농사짓는 이야기를 나누며
→ 어르신들은 농사짓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

 

  “공통의 화제”란 “같은 이야기”나 “똑같은 이야기감”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는 ‘공통의’를 다듬으려고 하기보다는, 아예 덜어낼 때에 잘 어울립니다. “노인들의 농사짓는 공통의 화제”와 같은 글월은 여러모로 얄궂습니다. “노인들이 농사짓는 이야기”요 “노인들이 똑같이 농사짓는 이야기”일 테지요. 이러한 글월을 흐름에 맞추어 알맞게 다듬어 줍니다. 4340.9.26.물/4346.6.23.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도 어르신들은 저마다 농사짓는 이야기를 나누며 차 안이 이내 따스해진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75) 공통의 4 : 공통의 관심사

 

공통의 관심사가 있으니 처음 만났는데도 할 얘기가 많았다
《유기억·장수길-특징으로 보는 한반도 제비꽃》(지성사,2013) 99쪽

 

  ‘관심사(關心事)’는 “관심을 끄는 일”을 뜻합니다. ‘관심(關心)’은 “어떤 것에 마음이 끌려 주의를 기울임”을 뜻해요. ‘주의(注意)’는 “(1) 마음에 새겨 두고 조심함 (2) 어떤 한 곳이나 일에 관심을 집중하여 기울임”을 뜻한다 해요. 그러면 ‘관심 = 주의’가 되고, ‘주의 = 관심’이 되는 셈일까요. 쉽고 또렷하게 ‘눈길’이라 적어도 되지 않을까요. 자리에 따라 ‘마음씀’이나 ‘마음쓰다’처럼 적을 수 있고, ‘관심사’ 같은 한자말이라면 ‘좋아하는 일’이나 ‘좋아하는 것’으로 적어도 돼요.

 

 공통의 관심사가 있으니
→ 같은 관심사가 있으니
→ 눈길 두는 곳이 똑같으니
→ 같은 일을 좋아하니
→ 똑같은 일을 하니
 …

 

  이 글월은 “서로 제비꽃을 좋아하니”라든지 “두 사람 모두 제비꽃을 좋아하니”처럼 손보면 한결 낫습니다. 제비꽃을 이야기하는 책이거든요. 더 살핀다면, “우리는 제비꽃을 아끼니”라든지 “그분과 나는 제비꽃을 사랑하니”처럼 손볼 수도 있습니다. ‘똑같은 일’이나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밝히면 더 살갑고 알맞게 글을 쓸 수 있어요. 4346.6.23.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같은 일을 좋아하니 처음 만났는데도 할 얘기가 많았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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