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다고 하는 집으로 돌아왔다.

월요일에 떠나 토요일 밤에 돌아왔다.

 

잠에 곯아떨어지고

잠에 흐느적거리던 아이들은

아무 말도 없이

집에 닿자마자

다시 쓰러져서 잔다.

 

나도 이것저것 치울 것 치우고

빨래할 것 빨래하고

널 것은 넌 다음

비로소 한숨 돌려

씻은 뒤

잠자리에 들려 한다.

 

참말

시골집이 가장 포근하며 넉넉하다.

밤노래도 사랑스럽고

밤바람도 보드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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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동무놀이 1

 


  시골에서 동무를 만난 사름벼리는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달리기를 한다. 시골로 찾아온 다른 시골마을 동무를 만난 아이도 함께 노래를 부르고 달리기를 한다. 세발자전거에 어린 동생을 태워, 한 아이는 당기고 한 아이는 민다. 4346.8.1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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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2. 동무와 달리는 길

 


  경상도 안동으로 나들이를 가서 여섯 살 동무를 만난 아이가 함께 달린다. 동무가 먼저 저 앞서 달린다. 아이가 동무 뒤를 따르다가 멈춘다. 나란히 달리기도 하고, 앞서 달리기도 하면서, 시골마을 감싸는 나무와 풀이 베푸는 푸른 바람을 서로서로 마신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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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오늘은 금요일이라고 한다. 서울에 와서 아이들과 묵을 곳을 찾아보려고 하는데, 여관마다 하는 말이 “오늘은 금요일이 아니라 주말이에요. 금토가 주말이에요.” 하고 말한다. 이런 말조차 안 하는 여관이 꽤 많았지만, 고맙게도 이런 말을 해 주는 데가 있어서 비로소 깨닫는다. 작은아이를 안고 큰아이를 걸리며 잠잘 곳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동안에도 젊은 사내와 가시내는 서로 손을 잡거나 자가용을 몰면서 여관을 드나든다. 이들은 ‘하룻밤 묵기’ 아닌 ‘한 시간 놀기’를 하고는 만오천 원을 치른다.


  아이들이 새근새근 잘 잔다. 아이들은 앞으로 커서 서울로 볼일을 보러 올 적에 어떻게 잠집을 얻을까. 우리 아이들 커서 스스로 볼일 보러 돌아다닌다고 할 즈음에는 이 아이들 아버지인 나 스스로 돈을 알뜰살뜰 벌어서, 서울에서 우리 식구와 이웃이 느긋하게 쉬면서 하룻밤 묵을 잠집, 영어로 하자면 게스트하우스 하나를 어딘가 한쪽에 마련할 노릇일까 하고 헤아려 본다.


  답답하구나 하고 생각하는 서울에서 밤 두 시 구 분에 매미가 한 마리 운다. 큰아이 여섯째 생일이 지나간다. 4346.8.17.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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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8-17 12:44   좋아요 0 | URL
날도 더운데 함께살기님도 힘드실테지만 아이 둘이 아빠 잘 따라다니니 예쁘네요. 잠 잘 곳이라도 쉽게 찾아지면 좋으련만, 제 집이 서울이었다면 저희 집으로 오시라 했을텐데요.
사름벼리 생일이군요. 많이 컸어요. 엄마가 더울 때 낳고 몸조리 하느라 애쓰셨겠네요. 엄마도 지금 미국에서 그날 생각하겠어요.

파란놀 2013-08-18 08:34   좋아요 0 | URL
더운 날
서울사람은 서울사람대로
이녁 삶 꾸릴 테지요.

서울이라는 곳은
에어컨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구나 싶기도 해요.

아이들하고 이제 드디어
시골집으로 즐겁게 돌아왔어요~
 

사진과 함께 - 사진을 남기는 어버이

 


  우리 집 아이들 살아가는 모습을 날마다 꾸준히 사진으로 담으며 생각한다. 나는 이 아이들이 예쁘다고 여겨 사진을 찍는가? 그저 우리 집 아이들이니까 사진으로 담는가? 틀림없이 이쪽도 저쪽도 아니라 할 텐데, 나는 왜 우리 아이들 삶을 사진으로 꾸준히 적바림하는가?


  어제 낮, 신나게 노는 아이들 바라보며 사진을 몇 장 찍다가, 문득 나도 모르게 한 마디 새어나온다. “얘들아, 너희들 자라면, 너희 아버지가 너희를 찍은 사진으로 아름다운 이야기 실컷 엮어서 펼쳐 보이렴. 그러면 이 사진만으로도 너희는 알뜰살뜰 먹고살 만한 살림이 될 수 있어. 그러면서 너희는 너희가 가장 하고픈 일을 즐겁게 하면서 이 땅에서 환하게 빛나렴.”


  문득 터져나온 말마디를 돌아본다. 내가 어버이로서 찍는 아이들 사진은 고스란히 ‘아이들한테 남는 몫’이 된다. 어버이인 나는 돈을 그다지 못 모았으나, 사진만큼은 알뜰히 모았고, 사진책도서관을 꾸리면서 사진책을 살뜰히 건사했다. 이 사진과 사진책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엮고 맺어 선보인다면 참 놀라운 사진빛이 되리라 느낀다. 나는 어버이로서 내 나름대로 바라본 눈길로 내 이야기를 선보일 테지만, 아이들은 어버이와는 또 다른 눈길로 이녁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겠지.


  어떤 이야기가 태어날 수 있을까. 어떤 이야기가 태어나서 우리 둘레 어여쁜 이웃한테 고운 삶빛 북돋울 만할까. 어떤 이야기가 태어나면서 우리 삶자락을 포근하게 감싸면서 넉넉하게 살찌우는 밑거름이 될까.


  하루하루 씩씩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이렇게 흐뭇한 삶을 날마다 몇 장씩 꾸준히 사진으로 찍어서 아로새길 수 있는 대목 또한 기쁘며 반갑다. 삶이란, 사진을 찍는 삶이란, 사진을 찍으며 스스로 빛내는 삶이란 무엇일까. 바로 사랑이리라. 4346.8.14.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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