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137. 2014.4.18. 손 옆에 손



  일곱 살 책순이 소리내어 책을 읽는다. 일곱 살 아이는 글을 깨치는 즐거움을 누리려고 소리내어 읽는다. 누나가 책 읽는 소리를 들은 네 살 동생은 어느새 누나 옆에 달라붙는다. 저도 읽겠다며 달라붙지만 저는 글을 모른다. 누나 옆에서 시늉을 할 뿐이다. 그리고, 저는 글을 못 읽으니 책종이라도 만지면서 넘기겠다면서 책을 자꾸 거꾸로 넘기려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136. 2014.4.8. 팥빵을 쥐는 책



  팥빵을 좋아하는 도라에몽이 나오는 만화책을 쥔 아이가 팥빵을 다른 손에 쥔다. 팥빵을 손에 쥐어야 도라에몽 만화책이 더 재미있겠구나. 밥상맡에서 책을 보는데 밥상에 놓은 풀도 한 줌 함께 쥐면 어떻겠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로 읽는 책 129] 마음자리



  즐거운 날에 새롭게 웃고

  고단한 날에 다시 노래해

  언제나 따사롭게 사랑하지.



  즐거울 적에 쓰는 글은 나중에 지칠 적에 읽으면서 새롭게 웃는 힘이 됩니다. 고단할 적에 쓰는 글은 나중에 까마득할 적에 읽으면서 다시 눈을 뜨도록 합니다. 아플 적에 쓰는 글은 나중에 또 아플 적에 읽으면서 천천히 일어나도록 돕습니다. 마음자리를 따사롭게 보듬는 이야기는 언제나 스스로 남깁니다. 마음자리를 괴롭히거나 들볶는 이야기 또한 언제나 스스로 남깁니다. 하루하루 새 빛을 고운 씨앗으로 심을 수 있습니다. 4347.5.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경기도 안양시 덕천마을 재개발 모습을 다룬 사진책 《HUMAN》을 본다. 재개발이 한창 이루어지는 모습을 담은 사진책이다. 집이 헐리고 동네가 사라지는 동안에도 마지막까지 조용히 깃들어 지내는 사람들이 있고, 사진책 《HUMAN》은 이런 모습과 저런 모습을 고즈넉하게 보여준다. 빈집을 찍어도 빈집에 깃들어 오래오래 살아온 사람들 이야기가 깃들기 마련이다. 아주 마땅하다. 그런데, 사진책 《HUMAN》은 살짝 거리가 있지 싶다. 사진을 찍은 분은 덕천마을과 얼마나 가까운 사이였을까. 덕천마을에서 나고 자랐는가 아닌가는 대수롭지 않다. 덕천마을을 얼마나 이녁 삶자리나 보금자리로 느끼거나 여기거나 맞아들이면서 사진을 찍었을까. 사진을 찍은 김야원 님은 김야원 님 나름대로 덕천마을과 사귀면서 사진을 찍었다고 느낀다. 흑백으로 담은 사진은 차갑지도 메마르지도 않다. 그러나 따스하거나 포근한 기운까지 스미지는 못한다고 느낀다. 곱게 찍은 사진이로구나 하고 느끼면서도 따스한 기운은 잘 못 느끼겠다. 작은 사람들이 살던 작은 동네에 있던 작은 집이란 무엇일까. 더 작게 마주하고,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서 쓰다듬을 때에, 더 자그마한 빛이 샘솟는 이야기가 흐르리라 본다. 골목빨래는 흑백사진으로 찍을 수도 있지만, 무지개빛이 눈부신 사진으로 찍을 때에 한결 맑다. 골목꽃 또한 흑백사진으로 찍을 수도 있으나, 무지개빛이 어여쁜 사진으로 찍을 적에 한결 밝다. 처음부터 모든 사진을 흑백 아닌 무지개빛으로 찍었으면, 덕천마을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나눌 만한가를 더 또렷하게 찾지 않았을까? 골목집 문패와 골목집 누름단추와 골목집 대문·창문 문살은 한 장도 못 찍은 모습이 무척 아쉽다. 4347.5.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휴먼
김야원 사진 / 이담북스 / 2014년 4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3월 1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4년 05월 02일에 저장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거미한테 호



  저녁에 셈틀을 켜고 글을 쓰는데 거미 한 마리가 줄을 가늘게 드리우면서 죽 내려온다. 문득 입에서 “너, 뭐니?” 하는 말이 튀어나온다. 입김을 후 분다. 거미는 화들짝 놀라 거미줄을 거둬들이면서 위로 죽 올라간다. 아차 하고 놀란다. 참 내가 생각이 없이 산다고 느낀다. 거미는 거미대로 먹이를 찾으려고 줄을 치려는 마음에 내려오지 않았겠나. 그런 거미한테 무슨 소리를 했나.


  집 둘레로 개구리 노랫소리가 가득하다. 사월이 지나고 오월을 맞이했으니까. 마당으로 내려서면 개구리 노랫소리에 먼 멧골에서 소쩍새 노랫소리가 퍼진다. 다른 새들은 잠들었지 싶다. 풀벌레는 아직 깨어나려면 멀었고, 우리 집 처마에 깃든 제비는 새근새근 자겠지.


  거미는 어디로 갔을까. 내 셈틀 모니터 앞에 줄을 쳐서 집을 만들려 하던 거미는 어디에다가 줄을 드리우면서 집을 만들까. 우리 집은 거미한테 얼마나 즐겁고 살가운 보금자리가 될까. 4347.5.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