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이란


  춤이란 기운이다. 글이란 기운이다. 노래란 기운이다. 삶이란 기운이다. 그러니 이러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라면 기운을 가만히 퍼뜨리면서 알린다. 몸을 비틀거나 아이돌이 방송에서 꾸미는 몸짓은 춤이 아니다. 춤은 빛으로 나아가며 터뜨리는 기운인 만큼, 눈으로만 쳐다볼 수 없고 머리로 지식을 못박아 무용사나 발레미학으로 밝히지 못한다. 예부터 누구나 학교도 책도 교사도 없이 춤을 춘다. 정 모르겠으면 아이들을 보라. 어느 누구도 아이한테 춤을 가르치지 않는데 아이들이 춤춘다. 그리고 어른들은 아이들 춤을 흉내내어 상업예술을 팔고 대학교를 연다. 어른들이 쓰는 글과 찍는 사진도 모두 아이들 것을 훔친다. 어른들 상업예술은 재미없기까지 하니 인문책은 얼마나 덧없는가. 아이들이 없으면 인문책을 쓸 수 없는데, 인문책 가운데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은 없다. 4347.6.1. 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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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부터, 책을


  돈부터 벌려 하면 돈을 벌며 다른 것을 놓치거나 잃는다. 돈을 벌려 하면 돈을 벌면서 다른 것은 늘 그대로 흐른다. 책부터 읽으려 하면 책을 읽으면서 다른 것을 모두 놓치거나 못 읽는다. 책을 읽어야 책을 읽고 삶을 읽는다. 책부터 읽으면서 다른 모두를 놓치는 사람이 어찌 살아가는가. 책을 읽으면서 삶을 짓는 사람은 이웃과 어떻게 지내는가. 4347.5.3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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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닷새째 아침


  바깥마실 닷새째 아침을 맞는다. 언제 어디에서나 다섯 시 반에서 여섯 시 반 사이에 일어나던 아이들이 일곱 시가 넘도록 잔다. 며칠 사이 개구지게. 뛰놀며 기운이 크게 빠져서 새 기운을 채워야 하는구나. 푹 자고 개운하게 웃으며 일어나서 새로 놀기를 빌어. 4347.5.31.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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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까기


  박근혜를 까기는 참 쉽다. 어느 모로 보더라도 대통령다움이나 사람다움이 모자라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나 이곳 기자를 까기란 얼마나 쉬운가. 이들이 똑바로 하는 일을 보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들을 자꾸 보면, 정작 우리가 볼 것을 놓치거나 잃는다.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우리 아이들을 보아야 하는가, 박근혜를 보아야 아는가. 고운 책을 읽어야 하는가, 조선일보를 읽어야 하는가. 남을 까는 동안 늘 까고 또 까고 다시 깔 뿐이다. 비판은 비판만 낳는다. 평화를 바라면 평화를 보고 평화를 지어서 평화를 낳아야 안다. 우리가 조선일보를 안 보면 이 신문이 사라진다. 비판을 하든 찬동을아든 자꾸 조선일보를 보니까 조선ㅣㄹ보는 더 커진다. 우리는 호두를 까는 인형이 아니라 생각과 삶을 짓는 사람이다. 사랑을 지으면서 우리 아이들과 고운 책을 보자. 숲을 보아야 숲이 나타난다. 박근혜만 보니까 박근혜가 넘친다. 4347.5.3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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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꽃놀이 소리


  밤에 자꾸 펑펑 하는 소리가 난다. 강화섬에서 사흘째 있는데 아무래도 불꽃놀이로구나 싶다. 도시에서 맑은 시골로 놀러왔으니 드넓은 하늘과 바다에 대고 저렇게 놀 만하겠지. 생각해 보라. 별 보이지, 밤이 깜깜하지, 조용하지, 사람 없지, 얼마나 폭죽놀이에 어울리는가.

  자는 아이들이 깨지는 않는다. 나는 아이들 곁에 누워 개구리 노래를 고즈넉하게 듣다가 살짝살짝 놀란다. 아마, 개구리 노래 조용히 듣는 도시 이웃도 있으리라. 철없기는 하지만,  한번 놀아 보고픈, 가슴에 시원한 소리 터뜨리고 싶은 그분들, 알맞게 노시고 별자리 놀이도 누리시기를. 4347.5.3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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