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인형 연날리기 놀이



  사름벼리가 종이인형을 연으로 삼아서 날리려고 한다. 종이인형에 테이프로 실을 붙이고는 색연필에 실을 돌골 감는다. 실패 꾸리기를 어디에서 보았는가 보다. 이렇게 하면서 연을 날리겠다면서 마당을 빙글빙글 돈다. 아이한테 연을 한 번 만들어 주어야겠구나. 연날리기를 하자면 참말 쉴새없이 달리기를 하지. 달리고 또 달리고 다시 달리면서 놀지. 그래, 우리 연을 만들자. 4347.6.2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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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17. 네 마음은 늘 내 마음



  사진을 찍는 사람은 ‘내 마음’을 찍습니다. 사진에 찍히는 사람도 ‘내 마음’이 찍힙니다. 서로 다른 마음이 만나면서 사진이 태어나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 마음과 네 마음은 늘 같습니다.


  다만, 사진을 찍거나 읽을 적에 즐겁거나 사랑스럽거나 아름답다는 느낌이 피어날 때에 서로 같은 마음입니다. 즐겁지 않거나 사랑스럽지 않거나 아름답지 않다면 서로 다른 마음입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사진에 찍히는 사람과 같은 마음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니, 사진을 찍는 사람은 사진에 찍히는 사람과 같은 마음이 될 때에 사진기 단추를 누르면서 이야기 하나를 엮습니다. 사진에 찍히는 사람은 사진을 찍는 사람과 같은 마음이 되어 즐거운 빛이 가슴속에서 샘솟을 적에 이야기 하나 곱게 퍼집니다.


  아이와 놀 적에 어떤 마음이 되는가 헤아려 봅니다. 동무와 놀 적에 어떤 마음이 되는가 생각해 봅니다. 반갑지 않은 사람과 만나서 논다고 하면 재미있거나 즐거웁기 어렵겠지요? 반가운 사람과 만나서 논다고 하면 재미있거나 즐거웁겠지요?


  마음이 맞는 사람일 때에 서로 즐거워요. 마음이 안 맞는 사람일 때에 서로 괴롭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림만 그럴듯하다고 해서 사진이 되지 않아요. 마음을 서로 맞출 만한 이웃이나 동무를 찾아 ‘빛으로 이야기를 엮을’ 때에 사진이 됩니다.


  사진찍기는 춤추기와 같습니다. 마음이 맞는 두 사람이 이루는 춤사위는 몹시 아름답지요. 마음이 맞는 두 사람이 이루어 보여주는 사진은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4347.6.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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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 이 뽑는 날


  아래쪽 앞니를 뽑는다. 하나는 며칠 앞서 뽑았고 다른 하나를 뽑는다. 흔들흔들 잘 흔들리는 앞니를 뽑는다. 실로 묶어서 뽕 뽑는다. 일곱 살 사름벼리는 씩씩하다. 이와 달리 나는 어릴 적에 그리 씩씩하지 않았다고 느낀다. 나는 이뽑기를 하도 무서워 해서 문고리에 실을 묶고는 갑자기 문을 쿵 닫으면서 뽑곤 했다. 사름벼리는 실로 묶고 어머니가 뽕 잡아당길 적에 잘 기다리면서 견디어 준다. 4347.6.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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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27. 세발자전거 드르륵 (2014.6.24.)



  자전거마실을 가려고 대문을 열고 아버지 자전거를 바깥으로 내놓으려 하니, 작은아이가 먼저 앞장선다. 세발자전거를 드르륵 끌면서 이야아아 노래를 한다. 어라, 너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마실을 가겠니? 대문 언저리에서 세발자전거를 이리 끌고 저리 끌면서 논다. 그래, 그냥 그렇게 다녀 보고 싶었을 뿐이지? 무럭무럭 커서 너도 두발자전거를 탈 수 있기를 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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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울컥 - 화가 이장미의 드로잉일기
이장미 글.그림 / 그여자가웃는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02



함께 놀면서 그림을 그려요

― 순간 울컥

 이장미 그림·글

 그여자가웃는다 펴냄, 2013.12.5.



  여름이 무르익는 유월 이십육일입니다. 신나게 뛰도는 우리 집 두 아이는 볼이 빨갛습니다. 이 여름에 땀이 나도록 뛰어놉니다. 에그 덥지도 않느냐. 물을 먹이고 낯을 씻깁니다. 그러고는 부채질을 해 줍니다. 아이들은 뛰놀 적에 부채질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땀을 흘립니다. 아이들은 뛰놀면서 손부채질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깔깔 웃고 뒹굽니다.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내가 어릴 적을 떠올립니다. 내가 꼭 이 아이들처럼 뛰놀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 아이들보다 훨씬 개구지게 뛰놀았을는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내가 떠올리는 내 어린 날은 언제나 땀에 흠뻑 젖은 옷이었어요. 땀을 얼마나 흠뻑 흘리면서 뛰놀았는지, 나도 동무들도 한창 놀다가 옷을 비틀어서 땀을 죽죽 짜곤 했습니다. 나도 동무들도 새까만 머리에서 땀이 핑핑 튀었어요. 팔뚝과 허벅지로도 땀이 줄줄 흐릅니다. 신은 땀으로 옴팡 젖어서 미끌미끌합니다. 나중에는 신이 거추장스러워 양말도 신도 벗고는 맨발로 뛰놉니다. 온몸이 땀투성이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놀면서도 놀이를 그치지 않아요. 집에서도 동네에서도 학교에서도 언제나 땀범벅이 되면서 놉니다.



.. 어느새 구름이 머리 위에 가득했다. 조카 정기와 함께 옥상으로 올라가, 지인의 동네에서 우리 동네를 찾아온 환상적인 구름을 감상했다 ..  (25쪽)




  요즈음에는 땀범벅이 되도록 뛰노는 아이들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아니, 한국에서는 어렵습니다. 축구나 농구 같은 운동경기를 한다면 제법 땀투성이가 될 테지만, 운동경기가 아닌 놀이를 하며 땀을 줄줄 흘리는 아이들을 보기란 아주 어렵습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아이가 땀범벅이 되도록 뛰노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볼 어버이가 무척 드물는지 모릅니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면서 머리카락은 땀으로 흠뻑 젖고, 옷도 땀으로 축축해서 살갗에 찰싹 달라붙도록 뛰놀게끔 가만히 놓아 줄 만한 어버이가 얼마나 있을는지 궁금합니다.


  아니, 요즈음 아이들은 뛰놀 겨를이 없이 학원과 학교에 매달려야 해요. 요즈음 아이들은 어버이가 잔뜩 사서 안기는 그림책과 동화책을 들여다보느라, 또 만화책까지 보느라 너무 바쁩니다.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해야 하고, 이것저것 만들기라느니 독후감이라느니 할 일이 아주 많아요. ‘일’이 많아서 책상맡을 떠나기 어렵고, ‘일’에 치이기 때문에 아이들도 인터넷게임이나 손전화게임을 하면서 짜증을 풀밖에 없습니다.



.. 깜짝 놀랐다. 일어나 보니 정기가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엄마의 말로는 새벽 4시부터 일어났단다. 따지고 보면 정기의 본격적인 방학은 오늘부터 시작이다. 학원까지 방학에 들어갔으니까. 소풍 가기 전날처럼 설레서 일찍 일어난 걸까 ..  (72쪽)





  이장미 님이 토막글과 함께 토막그림으로 빚은 그림책 《순간 울컥》(그여자가웃는다,2013)을 읽습니다. 이 책은 그림책입니다. 다만, 어린이가 읽는 그림책은 아닙니다. 그러나, 어린이가 높은학년쯤이라면 읽을 만합니다. 꽤 재미있거든요. 틀에 박히지 않은 생각으로 글과 그림을 펼칩니다. 틀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살아가려는 꿈을 글과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참말 그렇지요. 울컥, 왈칵 하고 터져나옵니다. 글이 터져나오고 그림이 터져나와요. 이야기가 터져나오고 사랑이 터져나옵니다.



.. 며칠 전부터 정희에게 합장을 하며 부처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마의 가운데 부분이 긁혀서 생긴 상처가 불상의 백호 같아서 장난스레 부르게 된 건데, 자꾸 부처님이라고 하니 자꾸 자비를 베풀어 주시고 있다. 오늘은 나에게 책을 사 주시고 밥도 사 주셨다 ..  (102쪽)




  함께 놀면서 그림을 그리면 재미있습니다. 함께 놀면서 노래를 부르면 즐겁습니다. 함께 놀면 어느새 사랑이 싹틉니다. 아련한 첫사랑은 바로 놀이동무입니다. 애틋한 첫꿈은 바로 놀이터예요.


  함께 노는 두 아이는 때와 곳을 잊습니다. 함께 노는 두 아이는 때와 곳을 넘어서면서 꿈을 꿉니다. 두 아이한테는 돈이 대수롭지 않고 이름값이나 힘이나 부동산 모두 대수롭지 않습니다. 함께 어울리고 함께 마주하며 함께 웃는 하루가 대수롭습니다.


  그림이란 무엇일까요. 잘 그려야 그림이 아닙니다. 엄청난 작품이 되어야 그림이 아닙니다. 그림은 모름지기 삶입니다. 그림은 언제나 삶을 사랑하는 눈빛입니다. 그림은 한결같이 삶을 사랑으로 빚은 이야기꾸러미입니다.



.. 요즘엔 최첨단 전자제품보다 한 송이의 꽃이 핀다는 사실이 더 놀랍고 신기하다 ..  (171쪽)





  어른들은 그림책을 읽어야 합니다. 아이한테만 그림책을 갖다 안기지 말고, 어른 스스로 그림책을 읽어야 합니다. 어른들은 그림책을 열 번 백 번 천 번 되풀이해서 읽어야 합니다. 그림책에 깃든 넋을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삶을 바꾸어야지요. 쳇바퀴처럼 도는 삶이 아니라, 어른이 낳은 아이를 마음 깊이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삶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아이 교육을 유치원이나 학교에 떠넘기지 말아요. 아이 교육을 집에서 해요. 아이 교육을 교사나 전문가한테 맡기지 말아요. 아이 교육을 어버이 스스로 해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요. 아이와 함께 텃밭을 일구어요.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요. 아이 손을 잡고 들길과 숲길을 걸어요. 아이와 나란히 엎드려서 그림을 그려요. 아이와 빙그레 웃으면서 노래를 불러요. 아이와 어깨동무를 하면서 춤을 추어요.


  그러면 됩니다. 삶을 사랑하면 됩니다.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를 낳은 어버이’인 바로 내 숨결을 사랑하면 됩니다. 그림은 바로 삶을 사랑하는 빛이 천천히 꽃처럼 피어나면서 태어납니다. 4347.6.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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