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목각인형



 각광을 받는 목각인형으로는 → 눈길을 받는 나무둥이로는

 특색 있는 목각인형을 전시하는 중이다 → 남다른 작은나무를 선보인다

 목각인형의 세계로의 초대에 → 작은사람 나라로 모셔서


목각인형 : x

목각(木刻) : 1. 나무에 그림이나 글자 따위를 새기는 일. 또는 거기에 새긴 그림이나 글자 ≒ 나무새김 2. [미술] 나무에 새긴 그림 = 목각화 3. [미술] 중국의 목판화를 이르는 말 4. [매체] 나무에 새긴 활자 = 목각 활자

인형(人形) : 1. 사람이나 동물 모양으로 만든 장난감 2. 사람의 형상 3. 예쁘고 귀여운 아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 [역사] 뼈, 돌, 진흙 따위로 사람의 얼굴이나 몸체를 본떠 만든 고대의 우상(偶像)



  나무를 깎아서 마련하는 장난감이 있어요. 이때에는 ‘나무둥이’라 할 만합니다. 수수하게 ‘작은나무·잔나무’라 할 수 있고, ‘장난감’이라고만 해도 됩니다. 따로 ‘작은이·작은사람·작은별·작은빛·작은님’처럼 가리켜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원래 지역 산업은 목각인형이니까요

→ 예부터 마을일은 나무둥이니까요

→ 워낙 마을에서 작은나무를 깎았어요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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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목로주점



 결코 시시한 목로주점은 아니었다 → 그리 시시한 널술집은 아니었다

 노천 목로주점에서 마시기 위해서 → 길가 시렁술집에서 마시려고


목로주점(木?酒店) : 목로를 차려 놓고 술을 파는 집 ≒ 목로술집·목롯집

목로(木?) : 주로 선술집에서 술잔을 놓기 위하여 쓰는, 널빤지로 좁고 기다랗게 만든 상 ≒ 목로판·주로



  널을 한자말로 ‘목로’라 하고, 술집을 한자말로 ‘주점’이라 하기에 ‘목로주점’인 얼개입니다. 그러면 우리로서는 ‘술널·술시렁’이나 ‘술집·술가게·선술집’이라 하면 됩니다. ‘널술집·시렁술집’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널집·시렁집’이라 할 만하지요. 수수하게 ‘작은술집·작은술칸’이라 할 만합니다.



목로집에서 새벽 장꾼들과 어울려 뜨거운 해장국을 마셨다

→ 시렁집에서 새벽 저잣꾼과 어울려 속풀이국을 마셨다

→ 널술집에서 새벽 장사꾼과 어울려 술풀이국을 마셨다

《달넘세》(신경림, 창작과비평사, 1985) 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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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6.18. 잔소리를 하다



  새뜸나름이(신문배달)를 한창 하던 1999년에 첫 이야기꽃(강의)을 폈다. 하루 두 시간 이야기로 그날 20만 원을 받았고, 새뜸나름이 일삯이 31만 원이었으니 목돈이다. 그때 나로서는 석 달치 책값을 번 셈이었다. 그날부터 오늘 2025년 6월 18일까지 이야기꽃을 꽤 폈는데, 오늘 처음으로 이야기를 멈추고서 잔소리를 했다.


  나는 혼자 말하기를 안 바라기에, 듣는 사람이 문득 말을 터뜨리면 기꺼이 기다리며 듣는다. 오늘은 초등3∼4년 어린씨가 수다조차 아닌 ‘함부로’를 10분쯤 이으시기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러고서 30분 동안 아뭇소리를 내지 말라 이르고는 잔소리를 나지막히 들려주었다.


  장난을 넘어설 만큼 마구 구는 아이를 보면, 집에서부터 사랑받지 못 하느라 쌓인 불길이 대단하다. 그래서 5분쯤은 불풀이를 해도 넉넉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혼자 10분 넘게 불풀이라면 학교에 다닐 까닭이 없다. 일자리를 찾아서 집을 일찌감치 떠나야지. 또는 엄마아빠한테 큰소리를 쳐서 아이 스스로 저희 집을 바꾸어야 한다.


  아이는 집에서 엄마아빠한테 큰소리로 “난 사랑받으려고 태어났어! 난 시달리거나 따돌림받으려고 태어나지 않았어!” 하고 외칠 노릇이다.


  나는 이미 어릴적에 우리 아버지한테 이렇게 외쳤고, 틈틈이 외쳤으며, 우리 아버지가 여든 살이 넘어도 철이 안 들기에, 아버지란 나한테 없는 사람이라고 여긴다.


  타이르거나 달래며 함께 살림을 지으려 하기에 잔소리를 한다. 잔소리란 살림소리이다. 잔소리를 못 받아들이는 사람은 언제나 속없이 겉치레로 흐르더라. 오늘날 숱한 사람들은 잔소리를 못 견뎌 하는데, 그만큼 안 배우겠다면서 철없이 구는 짓이다. 잔소리를 받아들여야 철이 들면서 스스로 배운다.


  큰소리는 와장창 허물고서 아예 새로 세워야 할 때에 터뜨린다. 다시 태어나야 하기에 호통치며 꾸짖는다. 큰소리는 바로 어른과 어버이가 아이한테서 들어야 한다.


  시골아이가 걸어다니기를 빈다. 서울아이도 걸어다니기를 빈다. 아이들이 안 걸으니 도무지 철이 안 든다. 어른이란 몸이지만 땀내며 걷는 일이 사라지니, 몸뚱이는 크고 나이는 많지만 철없이 굴며 나뒹군다. 그대가 어른이라면 자가용을 버리든지 적게 타든지 자주 걷고 자전거를 타며 땀을 뺄 노릇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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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6.17. 어떻게 쓰나요



  누구나 이웃님이라고 여긴다. 내가 쓴 책을 사주는 분도 안 사고 안 읽는 분도 다 다르게 이웃님이다. 내 책을 사주는 분을 만나면 그곳에서 바로 바람과 해와 별과 비와 흙과 풀과 꽃과 나무와 나비와 벌레한테 묻는다. “오늘 마주하는 이분한테 어떻게 넉줄글을 적어서 건네며 함께 즐거울까?”


  마음으로 묻고서 마음으로 듣는다. 마음으로 들으면서 마음으로 쓴다. 마음으로 읽고 새기고 나누고 문득 눈을 감는다. 어느 이웃숨빛이 나한테 목소리를 들려주었을까. 나는 어느 이웃숨빛하고 속으로 마주했을까.


  오늘 이곳을 쓴다. 오늘 만나는 하늘빛을 쓴다. 오늘 너랑 나는 눈빛으로 읽고 듣고 말하고 쓴다. 어제부터 이은 마음을 쓰고는, 이제부터 걸어갈 마음을 쓴다.


  어느 말에든 마음을 담으니, 어느 곳에서 어느 이웃님을 만나서 어느 말을 나누든, 스스로 눈을 뜨고서 함께 길을 연다. 고흥읍 나래터로 나와서 책을 부치고서 집으로 돌아간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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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 상추쌈 시집 2
서와(김예슬) 지음 / 상추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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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6.18.

노래책시렁 501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

 서와

 상추쌈

 2020.11.25.



  멀리 바깥일을 보러 다녀올 적에는 밤을 새거나 이른새벽부터 움직입니다. 안개가 폭 덮은 첫여름 새벽에 씻고서 빨래를 합니다. 마당에 옷가지를 널려는데 발밑에 개구리가 있습니다. 간밤에 실컷 노래하고서 느긋이 쉬려는 때 같습니다. 바닥에 쪼그려앉아 한참 마주봅니다. 눈밝은 멧새라면 흙빛으로 몸빛을 바꾼 개구리를 알아챌 테고, 여름이라 다른 먹이가 많으니 굳이 개구리를 안 노릴 수 있습니다.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는 단출히 꾸린 하루노래입니다. 시골에서 밭흙냄새를 맡는 하루가 어떻게 스스로 북돋우면서 가꾸는가 하고 속삭입니다. 손끝에 닿는 흙과 풀과 비와 바람과 해를 고스란히 그립니다. 발끝에 닿는 나무와 돌과 물과 마당을 그대로 담습니다. 노래라고 한다면 온빛입니다. 더하거나 덜지 않으면서 속빛을 그릴 적에 노래입니다. 입히거나 씌우거나 꾸미려고 한다면, 노래가 아닌 노래시늉이게 마련입니다. 생강도 감자도 수박도 호박도 ‘가꾸는 시늉’이 아닌 ‘가꾸는 손’으로 자랍니다. 아이도 어른도 ‘아끼는 시늉’이 아닌 ‘아끼는 손길’이 닿으면서 즐겁습니다. 이제는 밤빛을 누리고서 느끼는 작은사람 작은노래가 작은누리에 작은씨앗으로 퍼지기를 바라요. 큰고장 큰노래는 참 덧없습니다.


ㅍㄹㄴ


나는 쓸모 있는 사람보다 // 오늘 본 밤하늘을 //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오늘부터/13쪽)


예슬아, 개구리다! / 온몸이 흙투성이인 것 보니까 / 막 겨울잠 자고 일어났는갑다 (개구리는 다 안다/42쪽)


이른 아침부터 / 생강밭 좁은 고랑 사이 / 바짝 쪼그려 앉아 풀 매다 보면 / 어느새 생강 잎 사이로 / 저녁놀이 고개를 내민다 (풍경/74쪽)


+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서와, 상추쌈, 2020)


그때마다 “저한테는 농사가 공부예요.” 하고 말했어요

→ 그때마다 “저는 흙으로 배워요.” 하고 말했어요

→ 그때마다 “저는 흙한테서 배워요.” 하고 말했어요

→ 그때마다 “저는 흙을 배워요.” 하고 말했어요

→ 그때마다 “저는 흙짓기를 배워요.” 하고 말했어요

4쪽


나를 살아 있게 하는 것이 저에게는 농사였어요

→ 저는 흙을 지을 적에 살아갈 수 있어요

→ 저는 흙을 가꿀 적에 살아숨쉴 만해요

4쪽


농부가 되고 작은 생명을 바라보는 눈이 생겼어요

→ 흙꾼이 되고서 작은숨결을 바라보는 눈이 생겨요

→ 흙지기가 되니 작은이웃을 바라보는 눈이 생겨요

5쪽


금요일만 기다리게 되더라

→ 쇠날만 기다리더라

15쪽


농부는 월요병 같은 거 없지?

→ 논밭꾼은 달날앓이 없지?

→ 논밭지기는 첫날앓이 없지?

15쪽


아쉬운 인사 나눈다

→ 아쉽게 손을 흔든다

→ 아쉽게 헤어진다

26쪽


부추전 부쳐 먹고

→ 부추부침 먹고

→ 부추지짐 먹고

6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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