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요지ようじ



요지(<일>yoji[楊枝]) : → 이쑤시개

ようじ(楊枝·楊子) : 1. 이쑤시개 2. 나무 끝을 두들겨 술처럼 만든 칫솔


 요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 이쑤시개를 써야 한다

 식사 후에는 항상 요지로 → 밥을 먹고서 늘 쑤시개로


  일본말 ‘ようじ’는 일본이 이 땅을 집어삼키던 무렵에 퍼졌고, 1945년 뒤에도 적잖은 분이 이 말씨를 떨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요지’가 일본말 아닌 사투리나 시골말인 줄 잘못 여기는 뜬금없는 분이 꽤 많습니다. 우리말은 ‘이쑤시개’나 ‘쑤시개’입니다. ㅍㄹㄴ



검색을 해 보니 요지로 살을 꺼내 먹어야

→ 찾아보니 이쑤시개로 살을 꺼내 먹어야

→ 살펴보니 쑤시개로 살을 꺼내 먹어야

《충청의 말들》(나연만, 유유, 2024) 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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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집단자살



 집단자살로 최후를 맞이하다 → 죽음바다로 끝을 맞이하다

 그들은 집단자살을 종용했다 → 그들은 같이죽으라고 떼밀었다


집단자살 : x

집단(集團) : 여럿이 모여 이룬 모임

자살(自殺) : 스스로 자기의 목숨을 끊음 ≒ 변사·자재·자진·자폐·자해



  여럿이서 나란히 죽는 일을 가리킬 적에는 ‘같이죽다·함께죽다·나란죽음·무리죽음’이나 ‘떼죽음·떼죽음바다·떼죽음수렁’으로 나타낼 만합니다. ‘떼죽음판·떼죽음나라·떼죽음물결·떼죽음너울’이나 ‘죽음바다·죽음수렁·죽음판·죽음나라·죽음물결·죽음너울’로 나타낼 수 있어요. ‘죽임길·죽임질·죽임짓’이나 ‘피비린내·피바다·피무덤·피밭·피투성이’로 나타내어도 됩니다. ㅍㄹㄴ



표현은 좀 별로지만, 소위 집단자살이라는 것이지

→ 말은 좀 그렇지만, 이른바 같이죽음이지

→ 말은 좀 아쉽지만, 일테면 떼죽음이지

《우리들은 모두 *어 있다 2》(킨다이치 렌주로/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5)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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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말들 - 그릏게 바쁘믄 어제 오지 그랬슈 문장 시리즈
나연만 지음 / 유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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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8.6.

다듬읽기 267


《충청의 말들》

 나연만

 유유

 2024.10.4.



  《충청의 말들》은 충청말 몇 가지를 여러 책이나 보임꽃(영화)에서 뽑아서, 글쓴이가 보낸 삶과 엮어서 들려주는 얼개입니다. 그런데 “-의 말들”은 일본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가 아닙니다. 우리는 ‘서울말·부산말·시골말·마을말’처럼 말할 뿐, “서울의 말·부산의 말·시골의 말·마을의 말”처럼 말하지 않아요. 우리말씨는 ‘-의’ 없이 쓰거든요. 또한 우리말씨로는 ‘말’ 같은 낱말에 ‘-들’을 안 붙입니다. 꽃이나 잎이나 나무도 ‘꽃’과 ‘잎’과 ‘나무’처럼 말할 뿐, ‘꽃들’이나 ‘잎들’이나 ‘나무들’이라 안 합니다. 무엇보다 책이름을 굳이 일본말씨에 옮김말씨로 붙여야 할 까닭을 알 턱이 없고, 이런 일본굴레에 스스로 갇힌 채 안 헤어나오려고 한다면, 가볍게 재미삼아서 몇 가지 고장말을 짚는다고 하더라도 ‘사투리맛’으로 넓거나 깊게 파고들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글을 통째로 충청글로 여밀 수 있어야 비로소 “충청노래”라는 이름을 붙일 만할 테지요.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아닙니다. 《충청의 말들》을 쓴 분이나 이 책을 엮은 분은 ‘요지ようじ’가 일본말인 줄 모르는 듯싶습니다. 사투리나 시골말이 아닌 일본말일 뿐입니다.


ㅍㄹㄴ


《충청의 말들》(나연만, 유유, 2024)


충청의 말은 매우 위대하다

→ 충청말은 매우 대단하다

→ 충청말은 매우 훌륭하다

10쪽


허술하다는 점도 큰 흠이 되지 않는다고

→ 허술하더라도 그리 흉이 아니라고

→ 허술하더라도 썩 모자라지 않다고

15쪽


어쩔 수 없이 산책을 하게 되었다

→ 어쩔 수 없이 마실을 했다

→ 어쩔 수 없이 나들이를 했다

17쪽


인나. 해가 중천이여

→ 인나. 해가 높아

→ 인나. 대낮이여

19쪽


자전거로 드리프트 하다가 논두렁에 처박히는 일이 비일비재한 동네

→ 두바퀴로 미끄러지다가 논두렁에 처박히게 마련인 마을

→ 두바퀴로 미끄럼 타다가 걸핏하면 논두렁에 처박히는 시골

33


이 셋의 공통점을 전혀 모르겠다

→ 이 셋이 뭘 닮는지 영 모르겠다

→ 이 셋이 왜 같은지 통 모르겠다

37쪽


나의 그 소망도 이뤄졌길 바란다

→ 내 꿈도 이루길 바란다

→ 내 뜻도 이루길 바란다

43쪽


누에를 보고 오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누에를 보고 오기를 빈다

→ 누에를 보고 오면 즐거우리라

55쪽


어감이 부드럽고, 직유적이기보다는 은유적이다

→ 말맛이 부드럽고, 바로말보다는 가만하다

→ 말결이 부드럽고, 곧장말보다는 돌려말한다

→ 말씨가 부드럽고, 서슴없기보다는 도닌다

57쪽


하나님의 말씀(혹은 모태신앙으로 인한 정신 개조) 덕에

→ 하나님 말씀(또는 배내믿음으로 마음을 바꾼) 때문에

63쪽


누군가는 해약이 물고기가 통발을 빠져나가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 누구는 끊기가 물고기가 통발을 빠져나가기만큼이나 어렵다고

→ 누구는 그만두가 물고기가 통발을 빠져나가기만큼이나 어렵다고

85쪽


요즘은 호구조사하듯 개인사를 물어보는 게 매우 실례다

→ 요즘은 집을 살피듯 속삶을 물어보면 매우 고약하다

→ 요즘은 샅샅이 삶이야기를 물어보면 매우 건방지다

→ 요즘은 들여다보듯 하루를 물어보면 매우 버릇없다

87


검색을 해 보니 요지로 살을 꺼내 먹어야

→ 찾아보니 이쑤시개로 살을 꺼내 먹어야

→ 살펴보니 쑤시개로 살을 꺼내 먹어야

91쪽


중년 남자 고경철 씨가 이 세상을 떠난 아내와의 신혼을 회상하고 있다

→ 고경철 아저씨가 이승을 떠난 곁님과 풋풋하던 날을 떠올린다

→ 고경철 씨가 이승을 떠난 곁님과 처음 살던 나날을 되새긴다

101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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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6. 노래책(동시집)을 드디어 새로 내다



  2025년 8월 첫머리에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세나북스)라는 도톰한 노래책을 내놓는다. 2020년에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스토리닷)하고 2019년에 《우리말 동시 사전》(스토리닷)을 선보이고서 다섯 해가 지나고서야 다음 노래책이 태어난다.


  노래를 쓰자는 마음은 1995년에 싹튼 적이 있다. ‘땀노래(노동문학)’를 적는 분은 으레 막일이나 틀일(공장노동)을 다룰 뿐이고, 흙일을 다루는 사람은 몇 안 되었는데, 인천이라는 큰고장에서 나고자라서 열린배움터(대학교)를 그만두고서 몸일(육체노동)로 먹고사는 이야기를 땀노래로 담을 만하다고 여겼다. ‘새뜸나름이(딸배·신문배달)’로 지내는 하루를 죽죽 적어 보는데 하나같이 너무 길었다. 나하고 노래는 안 맞는다고 여겨 더 쓰지 않고서, 1995년 11월에 강원도 양구 싸움터(군대)로 들어갔다.


  조용히 책벌레로 지내며 만나는 이웃님하고 말을 섞다 보면 이웃님마다 마음에 맺힌 응어리하고 눈물웃음이 보였다. 그래서 그때그때 빈종이에 슥슥 몇 줄을 적어서 건네곤 했다. 이무렵(1998∼2007)에는 빈종이에 적은 글을 그저 건넬 뿐, 따로 남기거나 옮겨적지 않았다. 이웃님 마음을 풀어내는 몇 줄 이야기는 내 손을 떠나면 “내 글이 아닌 이웃님 마음씨앗”으로 여겼다.


  2008년에 태어난 큰아이는 ‘낱말책 쓰는 길’을 걷는 아버지 곁에서 으레 붓을 빼앗고 종이를 가로채서 ‘글쓰는 소꿉놀이’를 하셨다. 그래서 큰아이 몫으로 붓종이를 따로 챙겨서 둘이 소꿉글놀이를 즐겼다. 집안일과 아이돌봄과 바깥일을 혼자 맡으면서 인천 배다리 한켠에서 책마루숲(서재도서관)을 꾸렸기에 하루 24시간이 대단히 밭았고, 늘 아이를 옆에 끼고 다니고 살고 살림하고 지냈다. 큰아이는 ‘아빠’라는 말을 먼저 터뜨렸다. 늘 아빠 품에서 자라고 젖을 먹었으니까. 이 아이가 한 살에 이르자 글씨를 알고 싶어하기에 어쩌는 길 없이 글씨를 알려주기로 했다. 일곱 살까지는 글을 안 가르치려는 마음이었으나, 아버지란 놈이 날마다 책과 글을 붙잡으면서 일하는 바람에, 큰아이는 그만 한 살에 한글을 뗐다.


  큰아이에 이은 작은아이를 낳아 돌보는 동안 이 아이들한테 읽힐 ‘한글 길잡이’는 어버이가 스스로 써야 하는 줄 알아차렸다. 좋거나 이름나다고 하는 ‘한글 길잡이’ 가운데 숲빛을 머금은 살림노래를 담은 사랑글은 찾아볼 수 없더라. 두 아이가 익힐 한글은 언제나 노래로 지었고, 가락을 입혀서, 아침부터 밤까지 끝없이 들려주었다. 작은아이가 열 살에 이르는 날까지, 아이들한테 날마다 대여섯∼여덟아홉 시간씩 노래를 불러 주었다.


  2019년에 태어난 《우리말 동시 사전》은 우리 두 아이부터 한글과 우리말을 익히는 길잡이로 2008년부터 쓴 글자락을 가다듬은 꾸러미요, 2020년에 태어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도 두 아이하고 날마다 노래하던 ‘시골살림·숲살림·사랑살림’을 품은 꾸러미이다. 2025년에 내놓는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는 석걸음째로 우리 아이랑 이웃 누구한테나 들려주고 싶은 노래꾸러미이다. 노래수다이고, 노래잔치이고, 노래바다이고, 노래숲이고, 노래하늘이고, 노래놀이에다가, 노래사랑인 노래씨앗이다.


  올해가 지나고 새해를 맞이할 적에 넉걸음째 노래책을 선보일 수 있기를 빈다. 새해가 오기 앞서 노래그림책이 태어날 수 있으면 더없이 기쁘리라. 낱말지기(사전편찬자)이기 앞서 어린날에는 배움터(초중고등학교)에서 “넌 어떻게 노래를 이렇게 못 부르니?” 하는 꾸지람을 듣고 매를 맞던 사람이었는데, 어느새 낱말을 가다듬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시골아버지라는 자리에 선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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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1. 오늘부터 하면 된다



  아주 쉽다. 오늘부터 하면 된다. 오늘 다시 해보는데 안 되면 쉬면 된다. 이러고서 이튿날을 ‘새오늘’로 삼으면 된다. 이튿날에도 그 이튿날에도 안 되면, 자꾸자꾸 새오늘을 맞이하면 된다. 끝내 삶을 마치는 날까지 한 발짝조차 못 떼어도 된다. 늘 새오늘을 맞이하며 걸어가려 하면 이대로 넉넉하다.


  어렵거나 힘든 일을 안 할 까닭은 없다. 다만 남들이 어렵거나 힘들어한대서 내가 어렵거나 힘들어할 까닭이 없다. 나는 늘 나로서 오늘걸음을 새로 디디고 다시 디딘다. 너는 늘 너대로 네 오늘노래를 신나게 부른다. 쉽기에 쉽다고 느끼고 배우면서 걷는다. 어렵기에 어렵다고 느끼고 배우면서 나아간다. 바라보는 곳은 ‘쉬우냐 어려우냐’가 아닌 ‘오늘 스스로 할 일’ 하나이다.


  치마바지를 입고서 걸어다닌다. 낯과 목과 팔다리에 햇볕을 듬뿍 먹이며 걷는다. 거님길에서 오토바이를 역주행으로 밀어붙이는 아재가 어느 고을에나 넘친다. 아무도 창피해하지 않는다. 다들 거님길에서 사람이 왜 안 비키느냐고 눈치를 먹이려 든다. 나는 빙그레 웃으며 “여기는 거님길이고 아재가 역주행으로 들어왔습니다” 하고 짚어준다. 나는 거님길에서 비키거나 물러설 까닭이 없다. 마구 치고 들어오는 오토바이 아재가 이 거님길에서 나가야 할 뿐이다.


  길도 논밭도 서울도 학교도 책집도 같다. 아무 데나 부릉부릉 달려들면서 우쭐댄다. 멀쩡한 사람은 잘못이 없어도 큰쇠와 작은쇠 앞에서 굽실굽실 엉거주춤 비켜야 한다. 큰쇠와 작은쇠가 거님길을 통째로 차지하고 눌러앉으면 멀리 돌아가야 하고, 찻길에까지 내려가서 두리번대며 휙 지나가야 한다.


  아주 작다고 여기는 데부터 안 착하고 안 참하고 안 아름답다. 벼슬과 이름과 힘과 뒷주머니를 꿰차려는 이들은 아주 마땅히 작은길에 선 적이 없으니 작은살림을 모른다. 작은집에서 사는 작은사람은 스스로 작은빛을 잃어간다. 작은씨 한 톨이 깃들 틈이 넉넉하기에 아름드리숲으로 자라는 줄 다같이 잊어간다. 큰책(자랑책·잘난책·베스트셀러·고전)만 쥐는 분은 작은책(삶책·살림책·숲책·시골책)을 쥐는 일이 없다시피 하고, 어쩌다가 쥐더라도 뭔 소리인지 못 알아듣더라. 집안일을 해본 적 없는 어린씨와 푸른씨도 작은책을 멀리하고 큰책을 쥐고서 셈겨룸(대학입시)에 나서려고 한다. 배움불굿(입시지옥)을 이겨낸 젊은이는 노느라 바쁘고, 곁일(알바) 뛰느라 부산하기에, 이때부터는 작은책은커녕 큰책을 쥘 틈이 없기도 하다.


  작은책을 놓을 책시렁이 사라지면, 큰책집과 이 나라는 나란히 무너지리라. 작은고추가 맵고, 작은책이 사랑스럽다. 작은별이 반짝이고 작은꽃이 너울댄다. 작은일을 하는 사람이 아름답고, 작은집에서 작은살림을 꾸리는 사람이 스스로 사랑을 일군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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