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번번 番番


 약속을 번번이 어기다 → 다짐을 자꾸 어기다

 번번이 낙방하다 → 으레 떨어지다 / 내처 떨어지다

 좋은 기회를 번번이 놓치다 → 좋은 틈을 뻔질나게 놓치다


  ‘번번이(番番-)’는 “매 때마다 ≒ 매매·매번·매양·연차”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가만히·걸핏하면·곧잘·제꺽하면·툭하면’이나 ‘그때그때·그렇게·그토록·꼬박’으로 손봅니다. ‘꼼꼼하다·꾸준히·낱낱이·다복하다·살뜰하다·알뜰하다’나 ‘내내·내도록·내처·한결같다·한꽃같다’로 손봐요. ‘노·노상·느루·늘·언제나·흔하다’나 ‘똑같다·마찬가지·매한가지·알 만하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뻔질나다·자꾸·자주·잦다·족족’이나 ‘셀길없다·수두룩하다·수북하다·숱하다·헤아릴 길 없다’로 손보지요. ‘심심찮다·심심하면·아무 때나·앉으나 서나’나 ‘으레·이제나 저제나·자나 깨나·지그시·지며리’로 손보아도 됩니다. ㅍㄹㄴ



번번이 수저를 빼앗기더니

→ 노상 수저를 빼앗기더니

→ 늘 수저를 빼앗기더니

《쓰다 만 편지인들 다시 못 쓰랴》(김경미, 실천문학사, 1989) 76쪽


오히려 지연과 학연에 근거한 갈등이 번번히 일어난다는 사실을

→ 오히려 이웃과 배움끈 탓에 곧잘 부딪히는 줄

→ 오히려 아는 사이에서 자주 부대끼는 줄

《슈퍼내추럴》(그레이엄 핸콕/박중서 옮김, 까치, 2007) 114쪽


러브콜을 번번히 거절한 탓에

→ 불러도 으레 내친 탓에

→ 찾아도 늘 손사래친 탓에

《박원순이 걷는 길》(박원순·임대식, 한길사, 2015) 383쪽


번번이 실패하면서 왜 계속 평화적으로 싸우느냐고요

→ 노상 넘어지면서 왜 자꾸 착하게 싸우느냐고요

→ 늘 깨지면서 왜 내내 맨몸으로 싸우느냐고요

→ 걸핏하면 끝나면서 왜 그냥 곱게 싸우느냐고요

《에멀린 팽크허스트》(리즈베스 카이저·아나 산펠립포/박소연 옮김, 달리, 2018) 14쪽


카레를 끓이면서 하는 독서는 나를 번번이 일어나게 만든다

→ 매콤이를 끓이면서 읽으면 자주 일어나야 한다

→ 노란밥을 끓이면서 읽자면 자꾸 일어나야 한다

《읽는 생활》(임진아, 위즈덤하우스, 2022) 1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08 : 당연 -거리기 시작 것


당연히 여기저기서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할 것이다

→ 그래서 여기저기서 웅성웅성한다

→ 그러니까 여기저기서 웅성거린다

《박철범의 하루 공부법》(박철범, 다산에듀, 2009) 17쪽


‘웅성웅성’처럼 겹으로 쓸 적에는 ‘-하다’를 붙입니다. ‘웅성’처럼 외로 쓸 적에는 ‘-거리다’나 ‘-대다’를 붙여요. “-거리기 시작할 것이다”는 통째로 덜어냅니다. 그래서 단출히 쓰면 됩니다. 그러니까 수수하게 우리말씨를 살피면 넉넉합니다. ㅍㄹㄴ


당연하다(當然-) : 일의 앞뒤 사정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함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22 : 크리스마스 햄 삶아지고 있


크리스마스 햄이 삶아지고 있고

→ 섣달 고기떡을 삶고

→ 섣달잔치 함박고기를 삶고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마이아 에켈뢰브/이유진 옮김, 교유서가, 2022) 61쪽


영어로는 ‘크리스마스’라 하고, 한자말로는 ‘성탄절’이라 하는데, 우리말로는 ‘거룩날’이나 ‘거룩잔치·섣달잔치·겨울잔치’라 할 만합니다. 섣달인 열둘쨋달을 가장 빛내는 길이라 여기면서 ‘섣달꽃’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하늬녘에서는 고기를 절여서 그을려서 마치 떡처럼 줄줄이 꿰곤 합니다. 이런 고기는 ‘고기떡’이나 ‘함박고기’로 나타낼 만해요. “삶아지고 있고”는 아주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삶고”라고만 합니다. ㅍㄹㄴ


크리스마스(Christmas) : [기독교] = 성탄절

햄(ham) :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여 훈제한 가공식품. 본디는 돼지의 넓적다리 부위의 살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그 외의 부분으로도 만들고 있다 ≒ 훈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23 :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 계속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금씩 계속 글을 쓸 것 같다

→ 그러나 이따금 글을 쓸 듯하다

→ 그래도 이따금 글을 이을 듯하다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마이아 에켈뢰브/이유진 옮김, 교유서가, 2022) 68쪽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무늬한글입니다. 이 무늬한글은 ‘그러나·그렇지만·그런데·그래도·그렇더라도’쯤으로 고쳐씁니다. ‘이따금’에는 ‘-씩’을 못 붙입니다. “-ㄹ 것 같다”는 군더더기이니 털어냅니다. 자주 쓰지는 않더라도 이따금 글을 쓸 듯하다면 “그럭저럭 늘” 쓴다는 뜻이니, “글쓰기를 잇는”다는 이야기입니다. ㅍㄹㄴ


불구(不拘) : 얽매여 거리끼지 아니하다 ≒ 물구하다

계속(繼續) : 1. 끊이지 않고 이어 나감 2. 끊어졌던 행위나 상태를 다시 이어 나감 3. 끊이지 않고 잇따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24 : 무언가를 누군가가


내가 쓴 무언가를 본 누군가가 있을 수 있다고

→ 내가 쓴 무엇을 본 누가 있을 수 있다고

→ 내가 무엇을 쓰면 누가 볼 수 있다고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마이아 에켈뢰브/이유진 옮김, 교유서가, 2022) 226쪽


‘무엇’을 ‘무어’ 꼴로 쓰기도 하되, 토씨를 붙일 적에는 ‘무엇 + 을’이고 ‘무어 + 를’입니다. ‘무언가를’은 잘못 쓰는 말씨입니다. ‘누구’에 토씨를 붙일 적에는 ‘누구 + 가’인데, 이보다는 ‘누 + 가’ 꼴로 쓰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