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54 : 창작 전략 필요


창작에는 전략이 필요하다

→ 쓰려면 생각해야 한다

→ 지으려면 살펴야 한다

→ 글쓰는 길을 짚어야 한다

→ 지음길을 헤아릴 노릇이다

→ 짓는길을 알아둘 일이다

《동화 쓰는 법》(이현, 유유, 2018) 137쪽


글을 쓰거나 말을 하려면 생각할 노릇입니다. 생각을 안 하면 아무렇게나 뒹굽니다. 일을 하거나 살림을 펼 적에도 헤아려야지요. 하나하나 짚어야 비로소 길을 찾습니다. ‘지음길’이건 ‘빚음길’이건 하나씩 살피면서 새길을 틉니다. 그리고 ‘전략’은 싸움터에서 쓰는 한자말입니다. 죽이고 죽는 불바다에서 쓰는 한자말을 어린이책을 쓰는 자리에서까지 굳이 써야 할는지 차분히 되짚을 노릇입니다. ㅍㄹㄴ


창작(創作) : 1. 방안이나 물건 따위를 처음으로 만들어 냄. 또는 그렇게 만들어 낸 방안이나 물건 2. 예술 작품을 독창적으로 지어냄. 또는 그 예술 작품 3. 거짓으로 지어낸 말이나 일을 비꼬는 말

전략(戰略) : 1. [군사] 전쟁을 전반적으로 이끌어 가는 방법이나 책략. 전술보다 상위의 개념이다 2. 정치, 경제 따위의 사회적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책략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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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55 : 독자로 하여금 인물 동정하게 만들


독자로 하여금 인물을 동정하게 만들지 말라

→ 사람을 딱하게 그리지 말라

→ 사람을 불쌍하게 그리지 말라

→ 읽는 사람이 가엾게 여기면 안 된다

→ 읽을 적에 안쓰럽게 여기면 안 된다

《동화 쓰는 법》(이현, 유유, 2018) 47쪽


우리는 섣불리 입음꼴(수동·피동)을 안 씁니다. 우리는 시킴꼴(사동)도 안 즐깁니다. 우리는 으레 “누가 하다” 꼴로 씁니다. “독자로 하여금 -하게 만들지”는 그야말로 잘못 쓰는 일본옮김말씨입니다. 이때에는 “읽을 적에 -하게 -하지” 꼴로 손질합니다. “읽는 사람이 -게 -면”으로 손질해도 되어요. 이 보기글은 단출히 “사람을 불쌍하게 그리지 말라”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독자(讀者)’는 “책, 신문, 잡지 따위의 글을 읽는 사람 ≒ 간객

인물(人物)’은 “1. 생김새나 됨됨이로 본 사람 2. 일정한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 3. 뛰어난 사람 4. 사람과 물건을 아울러 이르는 말 5. = 인물화

동정(同情)’은 “1. 남의 어려운 처지를 자기 일처럼 딱하고 가엾게 여김 2. 남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움을 베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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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56 : 이것 -의 것 질문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를 할 것이냐는 질문과 같다

→ 이는 누구 이야기를 하려느냐고 묻는 셈이다

→ 이는 누구를 이야기하려느냐고 묻는 말이다

《동화 쓰는 법》(이현, 유유, 2018) 39쪽


이 보기글은 ‘이것’으로 글머리를 열고서 ‘것’을 사이에 놓습니다.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이는 + 하려느냐고” 즈음으로 다듬습니다. 글머리 ‘이는’은 덜어도 됩니다. 또는 글머리에 ‘그러니까’나 ‘그래서’를 넣을 수 있어요. 누구를 이야기하려느냐고 묻는지 살피면서 글결을 가다듬으면 돼요. ㅍㄹㄴ


질문(質問) :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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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쓰는 법 - 이야기의 스텝을 제대로 밟기 위하여 땅콩문고
이현 지음 / 유유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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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8.22.

다듬읽기 268


《동화 쓰는 법》

 이현

 유유

 2018.2.24.



  요즈음 어린이책을 쓰는 어른이 부쩍 늘었습니다. 아이곁에서 사랑을 물려주려는 어른도 있을 테지만, 어린이책이 돈이 되는 책판이라서 어린이책을 쓰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동화 쓰는 법》 같은 책이라면 ‘글쓰기 + 글감찾기 + 글손질 + 줄거리’ 같은 겉모습에 안 얽매여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어른으로서 어린이책을 쓰거나 읽을 적에는 “아이어른은 서로 어떤 사이인가?” 하는 수수께끼부터 어질게 풀면서, “아이어른이 함께 가꿀 보금자리(집)는 어떻게 살림을 펼 노릇인가?” 하는 오늘을 바라볼 일이요, “아이어른이 함께 마음으로 마주하고 이야기를 하는 터전을 돌보는 길이란?” 하고 스스로 물으면서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동화 쓰는 법》은 겉모습만 건드리고, 겉모습만 다루면 다 된다는 얼거리에서 멈춥니다. ‘사람(아이 + 어른)’이라고 하는 빛을 못 건드리고, ‘살림’과 ‘사랑’이라고 하는 꿈을 못 다루고, ‘들숲메바다’라고 하는 터전을 아예 못 봅니다. 이러면서 이 책에 담은 글결부터 일본말씨나 옮김말씨나 중국말씨나 일본옮김말씨가 춤추는군요. 어른책이어도 우리말과 우리글을 옳게 다스려야 합니다만, 어린이책이라면 더더욱 우리말과 우리말을 제대로 익혀서 펼칠 줄 알아야 합니다.


ㅍㄹㄴ


《동화 쓰는 법》(이현, 유유, 2018)


배우는 건 ‘슬로 퀵퀵 슬로’뿐, 드레스도 없고 음악도 없었다

→ ‘느릿 휙휙 느릿’만 배울 뿐, 옷도 없고 노래도 없다

→ ‘천천 빨리 천천’만 배울 뿐, 빔도 없고 노래도 없다

11


명대사는 그야말로 사실무근 혹세무민이다

→ 꽃말은 그야말로 거짓 겉발림이다

→ 아름말은 그야말로 뻥 눈속임이다

12


이것은 스텝에 관한 책이다

→ 이 책은 발걸음을 다룬다

→ 이 책은 걸음새를 적는다

13


삐삐의 주관적 진실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 참한 삐삐를 보는 사람들은 놀란다

→ 착한 삐삐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놀란다

20


한국사람부터 먹는 음식인가

→ 한겨레부터 먹는가

→ 우리부터 먹는 밥인가

26


책이 나왔을 때 읽게 될 실제독자가 아닌 내포독자, 즉 작가가 임의로 설정한 독자다

→ 책이 나오면 곧 사읽을 사람이 아닌, 앞으로 읽어 주기 바라는 사람이다

→ 책이 나오면 바로 읽을 사람이 아닌, 처음으로 만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31


어린이 독자에 대한 존중감이 없다면, 부디 딴 일을 알아보면 좋겠다

→ 읽는 어린이를 안 헤아리려면, 부디 딴 일을 알아보기를 빈다

→ 읽을 어린이를 안 살핀다면, 부디 딴 일을 알아보기를 바란다

32


나는 무모한 탈출을 시도하며 옹벽에 몸을 던지는 듯

→ 나는 답치기로 달아나려고 띳장에 몸을 던지는 듯

→ 나는 그저 벗어나려고 담벼락에 몸을 던지는 듯

→ 나는 되는대로 내빼려고 담에 몸을 던지는 듯

33쪽


그렇게 짧은 프롤로그를

→ 그렇게 짧은 노둣길을

→ 그렇게 짧은 글머리를

→ 그렇게 짧은 첫머리를

→ 그렇게 짧은 말머리를

35쪽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를 할 것이냐는 질문과 같다

→ 이는 누구 이야기를 하려느냐고 묻는 셈이다

→ 이는 누구를 이야기하려느냐고 묻는 말이다

39쪽


그토록 눈물을 쏟게 되는 건 네로가 가지가지로 불행한 탓이 아니다

→ 네로가 가지가지로 불쌍하기에 그토록 눈물을 쏟지 않는다

→ 네로가 가지가지로 안된 탓에 그토록 눈물을 쏟지 않는다

46쪽


독자로 하여금 인물을 동정하게 만들지 말라

→ 사람을 딱하게 그리지 말라

→ 사람을 불쌍하게 그리지 말라

→ 읽는 사람이 가엾게 여기면 안 된다

→ 읽을 적에 안쓰럽게 여기면 안 된다

47쪽


도토리라는 별명을 가진

→ 도토리라고 하는

→ 도토리라는 이름인

→ 도토리라고도 하는

51쪽


약자를 마냥 순진한 존재로, 달리 말하면 아무 욕망 없는 존재로 그려서는 안 된다

→ 여린이를 마냥 곱게, 달리 말하면 아무 꿈도 없이 그려서는 안 된다

→ 힘없다고 마냥 깨끗하게, 달리 말하면 아무 뜻도 없이 그려서는 안 된다

56쪽


열 권짜리 사연은 이야기가 될 수 없는데

→ 열 자락 삶은 이야기하자면 넘치는데

→ 열 자락 삶길은 이야기가 넘치는데

67쪽


스토리가 일어난 일이라면, 플롯은 일어난 일을 작가가 들려주는 방식이다

→ 이야기가 일어난 일이라면, 밑감은 일어난 일을 글쓴이가 들려주는 길이다

82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디는

→ 그러나 하이디는

→ 그렇지만 하이디는

→ 그런데 하이디는

128쪽


창작에는 전략이 필요하다

→ 쓰려면 생각해야 한다

→ 지으려면 살펴야 한다

→ 글쓰는 길을 짚어야 한다

→ 지음길을 헤아릴 노릇이다

→ 짓는길을 알아둘 일이다

137쪽


우선 차분해져야 한다

→ 먼저 차분해야 한다

148쪽


문체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 글결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 글빛을 근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15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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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5.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이형주 글, 책공장더불어, 2016.11.30.



큰아이가 일어나서 아침길 배웅을 한다. 아침볕이 넉넉한 논두렁을 달려서 옆마을에 닿는다. 07:40 시골버스를 타고서 고흥읍으로 간다. 08:57 부산버스를 기다린다. 빈자리 없는 시외버스는 잘 달린다. 어느새 어디를 오가도 시외버스가 빼곡하다. 이제 모두 잘 돌아다니면서 이웃을 만나는구나 싶다. 사상나루에 내려서 〈무사이〉를 찾아간다. 마을 한켠에 폭 깃든 ‘책집 + 보임터(독립극장)’라니, 놀랍도록 빛나는 길이로구나 싶다.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가 처음 나온 지 아홉 해이다. 이 책이 나온 뒤부터 들빛길(동물권)을 다루는 책이 꽤 나왔으나, 이 책만큼 줄거리를 짜서 들려주는 책은 없다고 느낀다. 푸른별에서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간다고 할 적에는 ‘사람 = 사랑 + 살림 + 사이’인 줄 안다는 뜻이다. 너와 나로서 사람인 줄 알아보기에, 사람 곁에 ‘뭇숨’인 ‘짐승’이 있는 줄 바라보고 받아들인다. 사람과 짐승은 몸과 삶이 다를 뿐, 푸른별에서 함께 살림을 지으며 사랑을 펴고 나누는 즐거운 이웃이다. 이 대목을 차분히 마음과 몸에 새기면서 바라보려고 할 적에 들빛길을 참하게 풀어낼 만하다. 목소리만 높이거나 앞세워서는 그르친다. 푸르게 어울리면서 서로 사랑을 헤아릴 적에 비로소 눈뜬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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