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영어] 포터블portable



포터블 : x

portable : 1. 휴대가 쉬운 2. 휴대용 제품

ポ?タブル(portable) : 1. 포터블 2. 갖고 다닐수 있는. 이동식의. 휴대용의



영어 ‘portable’을 한자말 ‘휴대용’으로 옮기는 영어 낱말책입니다. 그러나 우리말을 헤아린다면 ‘가지다·갖다’나 ‘간직하다·갖추다·건사하다’로 옮겨야 어울립니다. ‘곁·곁으로·곁길·곁짐·곁빛·곁꽃’이나 ‘들고가다·들고다니다·들다’로 옮길 만합니다. ‘손·손꽃·손살림·손차림’이나 ‘쌈지·주머니·줌’으로 옮길 수 있어요. ‘머금다·있다·쥐다·쥠’이나 ‘움큼·품·품속·품꽃·품다·품는’으로 옮겨도 되어요. ‘지니다·차다·챙기다’나 ‘작다·작은·작은것·자그맣다’나 ‘조그맣다·쪼꼬미·짜리몽땅’으로 옮길 만하고요. ㅍㄹㄴ



짜잔! 포터블

→ 짜잔! 곁짐

→ 짜잔! 들고가는

→ 짜잔! 품는

→ 짜잔! 손꽃

《그래도 아유무는 다가온다 1》(야마모토 소이치로/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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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시를 씁니다 ― 58. 이름없는



  “이름없는 풀”은 없습니다. “이름모를 풀”도 없습니다. 우리 곁에 있는 풀과 나무와 벌레와 새한테 다 다르게 이름이 있습니다. 시골에서 살림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스스로 마주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마음을 담아서 붙인 이름이 있어요. 오랜 옛날부터 들숲메바다를 품고서 살림을 지은 사람들이 몸소 바라보고 느끼고 살핀 마음으로 붙인 이름이 있습니다. 한자말로 하자면 ‘무명화·무명초’는 없어요. 우리가 스스로 이름을 알아보려고 하지 않기에 “아직 이름을 모르는 풀꽃나무”라고 해야 맞습니다. “아직 이름을 묻지 않았기에 이름을 알 길이 없는 풀꽃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곁에 있는 숱한 사람들한테 저마다 이름이 있어요. “이름없는 사람”이나 “이름모를 사람”은 없어요. 언제나 우리가 스스로 물어볼 노릇입니다. 늘 우리가 몸소 다가설 일입니다. 지켜보거나 들여다보면서 눈길과 눈길이 만나요. 두 눈길이 닿으면서 숨결이 이어요. 숨결이 잇는 사이에 따사롭고 너그럽게 바람이 일어요. 한 발 가까이 다가갑니다. 풀꽃 곁에 쪼그려앉습니다. 나무줄기를 어루만지다가 뺨을 댑니다. 팔을 뻗어서 팔등에 나비를 앉힙니다. 걷다가 멈춰서 풀벌레가 베푸는 노랫가락에 귀를 기울입니다. 서로 가까이 있기에 숨소리를 읽습니다. 서로 멀리 있어도 숨꽃을 헤아립니다. 내가 너한테 이르고, 네가 나한테 이릅니다. 마음을 얹은 소리인 말로 이르고, 사뿐사뿐 즐겁게 내딛는 발걸음으로 오늘 이곳에 이릅니다. 둘이 나란히 이르니 비로소 ‘이름’이 깨어나고 태어나고 피어나고 솟아납니다.



이름없는


“이름이 뭐니?” 하고 물으면

“글쎄, 네가 생각해 봐.”

“이름을 알려줘.” 하고 되물으면

“네가 생각하는 대로 불러.”


“이름없는 꽃이 어디 있니?” 하면

“그러니까 네가 지어 주렴.”

“내가 아무렇게나 지어도 돼?” 하니

“아니, 사랑으로 지어 줘.”


“널 가리키는 이름 있잖아?” 하니

“난 네가 지을 이름이 궁금해.”

“난 이름 잘 못 짓는데.” 하니까

“그냥 마음으로 보고 느껴 봐.”


“그냥 알려주면 안 되니?” 하는 말에

“그저 네 눈빛으로 품으면,

  네가 늘 즐겁게 만나고 싶으면,

  그 생각대로 이름이 피어나.”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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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유무는 다가온다 1
야마모토 소이치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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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8.25.

만화책시렁 774


《그래도 아유무는 다가온다 1》

 야마모토 소이치로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5.31.



  마음이 없는 사람은 다가가지 않습니다. 마음을 잊은 사람은 다가서지 않습니다. 마음을 잃은 사람은 다가오지 않습니다. 마음을 가만히 놓으면서 바람 한 줄기를 맞아들이려고 할 적에 비로소 눈을 들어 둘레를 봅니다. 둘레를 하나씩 느끼고 나서야 드디어 한 발짝을 떼고서 “내가 스스로 할 노릇이네.” 하고 알아챕니다. 《그래도 아유무는 다가온다 1》를 읽으면 밀당을 펴는 두 사람 첫걸음을 보여줍니다. 모두 열일곱걸음까지 끝없이 밀고당기는 줄거리입니다. 무슨 밀당이 이리도 기나 싶기도 하지만, 수줍어서 좀처럼 말꼬를 트지 못 할 적에는 아주 작거나 하찮은 대목마저도 어영부영 흐릅니다. 이러면서 출렁이는 하루를 조금 더 다스리려 하고, 어쩐지 어제보다 영 서툴거나 어설픈 오늘이어도 다시 이튿날부터 새롭게 나아가려고 마음을 먹어요. 네가 다가서기를 기다릴 까닭은 없지만, 힘들여 밀어붙여야 하지 않습니다. 내가 다가서기에 서로 마음을 틔우지 않을 수 있되, 나부터 한 걸음 디디려고 할 적에 서로 가깝게 마련입니다. 바람이 내려앉듯, 물결이 일다가 차분히 자듯, 나비가 날갯짓을 하고서 가만히 쉬듯, 온하루는 가없이 흐르고 피어나고 숨을 고르는 이야깃길입니다.



“굉장하네요, 선배는. 이렇게 일본장기도 잘 두면서, 거기다 그렇게 귀엽기까지 하다니.” “아으?” (6쪽)


“나 지금 혼나는 거야?” “아뇨, 확실히 하고 싶은 것뿐이에요.” (29쪽)


“존경하는 선배랑 같이 걸을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무슨 말 하려다 바꿨지, 방금!” (40쪽)


“네, 선배랑 단둘이 우산을 쓰고 싶어요.” “뭐, 상관없어―. 너, 나 좋아하지?” “글쎄요.” “왜 맨날 거기서만 솔직하지 못한 건데, 넌!” (104쪽)


#それでも步は寄せてくる #山本崇一朗

+


《그래도 아유무는 다가온다 1》(야마모토 소이치로/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


드디어 신입부원이 들어오지롱―

→ 드디어 새내기가 들어오지롱!

→ 드디어 새사람이 들어오지롱!

→ 드디어 첫내기가 들어오지롱!

52쪽


더 의표를 찌르는 게 좋을 수도 있겠지만

→ 더 빈틈을 찔러야 할 수도 있지만

→ 더 덜미를 잡아야 할 수도 있지만

100쪽


짜잔! 포터블

→ 짜잔! 곁짐

→ 짜잔! 들고가는

→ 짜잔! 품는

→ 짜잔! 손꽃

108쪽


시간차로 공격하지 마

→ 틈새로 들이치지 마

→ 사이치기 하지 마

14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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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90 : -들 -의 시작 -고 있었


온갖 새들이 하루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어

→ 온갖 새가 하루를 알려

→ 온갖 새가 아침을 알려

《미래 세대를 위한 동물권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4) 95쪽


우리는 새나 벌레를 바라볼 적에 ‘-들’을 안 붙입니다. 새가 잔뜩 있다면 ‘새떼’라 할 만합니다. 이 보기글은 ‘온갖’을 앞에 넣었으니 “온갖 새”라고만 하면 되어요. “하루를 알린다”고 할 적에는 하루를 새롭게 연다는 뜻이 흘러요. “온갖 새가 하루를 알려”라 하면 됩니다. “온갖 새가 아침을 알려”라 하면 되어요. ㅍㄹㄴ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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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89 : 예술 정진 자 이해득실 한 예술 것


예술에 정진하는 자에게 이해득실을 따지는 마음이 있는 한, 참된 예술을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 멋을 갈고닦을 사람이 벌이를 따진다면, 참멋을 펼 수 없기 때문에

→ 아름길을 가다듬을 이가 돈을 따진다면, 참꽃을 피울 수 없으니

《청빈의 사상》(나카노 고지/서석연 옮김, 자유문화사, 1993) 105쪽


멋을 갈고닦을 사람이라면 돈·돈벌이·벌이를 따질 겨를이란 없습니다. 갈고닦을 길을 바라보는 하루를 살 테니까요. 아름길을 가다듬는 사람이라면 값·값어치·돈값을 따질 틈이란 없습니다. 가다듬고 쓰다듬고 비다듬는 삶과 살림에 온마음을 기울일 테니까요. 참멋을 펴거나 참꽃을 피우는 길은 무척 쉬워요. 한결같이 피어나는 꽃을 스스로 품으면 되어요. 말꽃을 피우는 글살림도 참으로 쉽습니다. 한꽃처럼 돋아날 낱말과 말씨를 속으로 품으면 넉넉합니다. ㅍㄹㄴ


예술(藝術) : 1. 기예와 학술을 아울러 이르는 말 2. 특별한 재료, 기교, 양식 따위로 감상의 대상이 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활동 및 그 작품 3. 아름답고 높은 경지에 이른 숙련된 기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정진(精進) : 1. 힘써 나아감 2.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음 3. 고기를 삼가고 채식함 4. [불교] 일심(一心)으로 불도를 닦아 게을리하지 않음 ≒ 정진바라밀

자(者) : ‘놈’ 또는 ‘사람’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사람을 좀 낮잡아 이르거나 일상적으로 이를 때 쓴다

이해득실(利害得失) : 이로움과 해로움과 얻음과 잃음을 아울러 이르는 말

한(限) : 1. 시간, 공간, 수량, 정도 따위의 끝을 나타내는 말 2. 앞에 쓰인 형용사의 정도가 매우 심함을 나타내는 말 3. 어떤 일을 위하여 희생하거나 무릅써야 할 극단적 상황을 나타내는 말 4. 조건의 뜻을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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