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78 : 건


우리를 부르는 건 누구?

→ 누가 우리를 부르지?

→ 누가 우리를 부르네?

→ 누가 우리를 부른다

《걸었어》(이정덕·우지현, 어떤우주, 2025) 29쪽


말하거나 글쓸 적에 ‘-의·적·화·-성’을 몽땅 덜어내면 말빛과 글결이 반짝반짝 살아납니다. ‘것’을 모조리 덜어내면 말씨랑 글자락이 눈부시게 깨어납니다. “우리를 부르는 건 누구?”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라고 할 만합니다. ‘것(건)’을 뺀다고 한다면 어떻게 다듬을 만한지 생각해 봅니다. ‘누구’를 첫머리로 옮겨서 ‘누가’로 적으면 됩니다. “누가 우리를 부르지?”나 “누가 우리를 부른다.”처럼 말끝을 달리 적으면서 느낌과 맛을 한껄 북돋웁니다. ㅍㄹ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79 : 그의 -ㅁ -게 했


그의 외로움을 다시 떠올리게 했습니다

→ 다시 외롭습니다

→ 외롭던 날이 다시 떠오릅니다

→ 외롭던 삶이 다시 떠오릅니다

《달팽이》(에밀리 휴즈/윤지원 옮김, 지양어린이, 2024) 20쪽


외롭던 지난날을 잊으려고 하다가도 다시 떠오른다지요. 이 보기글처럼 옮김말씨로 쓸 까닭은 없습니다. “다시 외롭습니다”처럼 단출히 쓰면 됩니다. “외롭던 날이 + 다시 떠오릅니다” 얼개로 손보아도 되고요. ㅍㄹ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80 : -들에게 -ㅁ은 일상이었


미얀마 사람들에게 나눔은 일상이었다

→ 미얀마사람은 나누며 살아간다

→ 미얀마사람은 언제나 나눈다

→ 미얀마사람은 늘 나누며 산다

《여행하는 카메라》(김정화, 샨티, 2014) 68쪽


“-에게 -ㅁ은 -이었다”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은 -하며 산다”로 씁니다. “-에게 나눔은 일상이었다” 같은 보기글은 “-은 나누며 살아간다”나 “언제나 나눈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늘 나누며 산다”나 “스스럼없이 나눈다”로 고쳐쓸 수 있어요. ㅍㄹㄴ


일상(日常) :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이계異界いかい



이계 : x

いかい(異界) : 인간계(人間界)가 아닌 다른 세계;영적 세계, 망령(亡靈) 또는 유령이 사는 세계 (= 異世界)


 이계의 존재를 의심하여 → 저승길을 못 믿어

 이계의 틈이 존재한다면 → 너머틈이 있다면

 이계로의 여행을 → 너머마실을 / 저승나들이를



  일본말인 ‘이계(異界)’요, ‘いかい’라 합니다. 우리말로는 ‘멀다·남·먼나라·남나라’로 고쳐쓸 만합니다. “머나먼 나라”나 “멀디먼 나라·멀리 떨어진 나라·멀찌감치 있는 나라”라 고쳐쓰고요. ‘멀다·멀찌감치’나 ‘낯설다·설다’를 쓰거나 ‘까마득나라·까마득땅·까마득터’나 ‘아득나라·아득땅·아득터’처럼 고쳐써도 됩니다. ‘딴곳·다른곳·바깥’이나 ‘너머·너머길·너머꽃·너머빛·너머누리’라 고쳐쓰고, ‘저승·저승길·저승골’이라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심지어 좀 전까지 이계를 뛰어다녔으니

→ 게다가 앞서까지 저승을 뛰어다녔으니

→ 더구나 앞서까지 너머를 뛰어다녔으니

《고양이 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24》(나가오 마루/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25) 11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역 驛


 역 광장 → 나루마당

 역 대합실 → 나루맞이칸

 역에서 친구들과 만나 → 나루에서 동무하고 만나


  ‘역(驛)’은 “1. 열차가 발착하는 곳 ≒ 철도역 2. [역사] 중앙 관아의 공문을 지방 관아에 전달하며 외국 사신의 왕래, 벼슬아치의 여행과 부임 때 마필(馬匹)을 공급하던 곳. 주요 도로에 대개 30리마다 두었다 ≒ 우역”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일본말씨이면서 중국말씨일 텐데, 이제는 우리말씨로 가다듬을 만합니다. ‘길목·길머리·길마루·길나루·길넘이’나 ‘나루·나루터’로 풀어내 봅니다. ‘노둣길·노둣돌·노두’나 ‘섟·칸·목·터’로 풀어낼 수 있어요. ‘기차나루·칙폭나루’나 ‘징검다리·징검돌·징검길’로 풀어도 어울려요. ㅍㄹㄴ



오늘 우리는 예외적으로 역을 거쳐 돌아갑니다

→ 오늘 우리는 드물게 나루를 거쳐 돌아갑니다

→ 오늘은 여느때와 달리 나루를 거쳐 돌아갑니다

→ 오늘은 여느날과 달리 나루를 거쳐 돌아갑니다

《팔아버린 웃음》(제임스 크뢰스/차경아 옮김, 범조사, 1980) 78쪽


우리 집 식탁은 기차역

→ 우리집 밥자리는 나루

《딱 걸렸어》(박해경, 청개구리, 2017) 16쪽


설경 속의 기차역이 떠오른다

→ 눈밭 칙폭나루가 떠오른다

→ 눈덮인 칙폭나루가 떠오른다

《진짜 멋진 할머니가 되어버렸지 뭐야》(김원희, 달, 2020) 47쪽


다음 역을 향해 달립니다

→ 다음 나루로 달립니다

→ 다음 길목으로 달립니다

《당신이라는 문을 열었을 때처럼》(최상해, 문학의전당, 2021) 5쪽


퇴근하는 길에 환승역에서 일단 밖으로 나와

→ 돌아오는 길에 이음터에서 밖으로 나와

→ 들어오는 길에 이음목에서 밖으로 나와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아쿠쓰 다카시/김단비 옮김, 앨리스, 2021) 15쪽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9월 모일 젊은 의원이 역에서 갑자기

→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9월 어느 날 젊은 나리가 나루서 갑자기

《마오 17》(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3) 17쪽


여기가 정말로 종착역인 거다

→ 여기가 참말로 끝나루이다

→ 여기가 드디어 끝이다

《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이다, 미술문화, 2024) 25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