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75 : -의 식물들 게 자기 순서


봄의 식물들은 기다리는 게 일이다. 자기 순서를

→ 봄풀은 제자리를 기다린다

→ 봄꽃은 제때롤 기다린다

《베누스 푸디카》(박연준, 창비, 2017) 134쪽


‘식물들’처럼 ‘-들’을 붙이면 안 어울립니다. 더구나 “봄의 식물들”이라 하면 몹시 얄궂습니다. ‘봄풀’이나 ‘봄꽃’으로 고쳐씁니다. “기다리는 게 일이다. 자기 순서를”은 군말을 늘어뜨린 일본옮김말씨예요. “제자리를 기다린다”나 “제때를 기다린다”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식물(植物) : [식물] 생물계의 두 갈래 가운데 하나. 대체로 이동력이 없고 체제가 비교적 간단하여 신경과 감각이 없고 셀룰로스를 포함한 세포벽과 세포막이 있다

자기(自己) : 1. 그 사람 자신 2. [철학] = 자아(自我) 3. 앞에서 이미 말하였거나 나온 바 있는 사람을 도로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순서(順序) : 1. 정하여진 기준에서 말하는 전후, 좌우, 상하 따위의 차례 관계 ≒ 수순·애차·윤서 2. 무슨 일을 행하거나 무슨 일이 이루어지는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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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67 : 흥미 것 그 시작 드리고 -었


흥미로운 책을 펼치고 즐기는 것이 그 시작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 재미난 책을 펼치고 즐기며 첫발을 뗀다고 말씀하고 싶습니다

→ 재미있는 책을 펼치고 즐기면 첫걸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이동진, 예담, 2017) 6쪽


이 보기글은 “(무엇하는) 것”을 임자말로 삼느라 뒤죽박죽입니다. 임자말은 ‘나는’으로 잡고서 덜어내는 얼개인 줄 살필 노릇입니다. “즐기는 것이 + 그 시작이라는 + 말씀을 드리고 + 싶었습니다”는 “즐기면 + 첫걸음이라고 + 말씀하고 + 싶습니다”로 손봅니다. “말씀을 드리고”는 높임말이 아닙니다. “말씀하고”로 바로잡습니다. ‘내(나는)’가 이 자리에서 여러분한테 하고 싶은 말씀이니 “싶었습”이 아닌 “싶습”으로 적을 노릇입니다. ㅍㄹㄴ


흥미(興味) : 흥을 느끼는 재미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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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68 : 중 동시 -에 관한 한 실패 것


저는 책을 많이 산 사람 중 하나인 동시에 책에 관한 한 많이 실패한 사람일 것입니다

→ 저는 책을 많이 사면서도 책으로 쓴맛을 많이 본 사람입니다

→ 저는 책을 많이 샀는데, 잘못 사기 일쑤였습니다

→ 저는 책을 많이 샀지만, 잘못 사곤 했습니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이동진, 예담, 2017) 13쪽


“산 사람 중 하나인 동시에”는 잘못 쓰는 일본옮김말씨입니다. “사면서도”나 “샀는데”나 “샀지만”으로 바로잡습니다. 군더더기를 잔뜩 붙인 “책에 관한 한 많이 실패한 사람일 것입니다” 같은 자리는 “책을 잘못 사기 일쑤였습니다”나 “책을 잘못 사곤 했습니다”로 손볼 만합니다. 그저 수수하게 우리 마음과 삶을 나타내려고 하면 넉넉합니다. ㅍㄹㄴ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동시(同時) : 1. 같은 때나 시기 2. 어떤 사실을 겸함

관하다(關-) : (주로 ‘관하여’, ‘관한’ 꼴로 쓰여) 말하거나 생각하는 대상으로 하다

한(限) : 1. 시간, 공간, 수량, 정도 따위의 끝을 나타내는 말 2. 앞에 쓰인 형용사의 정도가 매우 심함을 나타내는 말 3. 어떤 일을 위하여 희생하거나 무릅써야 할 극단적 상황을 나타내는 말 4. 조건의 뜻을 나타내는 말

실패(失敗) : 1.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그르침 ≒ 실타 2. 어떤 일에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완성하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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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76 : 그래서 지금 -고 있


나는 그래서 쓴다. 지금도 그래서 쓰고 있다

→ 그래서 쓴다. 그래서 오늘도 쓴다

→ 그래서 쓰고, 오늘도 쓴다

《재능이란 뭘까?》(유진목, 난다, 2025) 101쪽


‘그래서’는 첫머리에 넣습니다. 이 보기글처럼 사이에 뜬금없이 넣지 않습니다. “나는 그래서 쓴다”는 “그래서 나는 쓴다”로 고쳐쓸 노릇인데, 워낙 ‘내가 글을 쓰는’ 줄거리를 폈으니, ‘나는’을 덜어내고서 “그래서 쓴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앞뒤 ‘그래서’를 모두 첫머리로 뺄 만하고, 앞자락만 살려서 “그래서 쓰고, 오늘도 쓴다”처럼 단출히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지금(只今) : 말하는 바로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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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077 : 새들 풀들


새들은 지저귀고 풀들은 자랐지

→ 새는 지저귀고 풀은 자라지

→ 새는 지저귀고 풀은 자라

《걸었어》(이정덕·우지현, 어떤우주, 2025) 11쪽


새나 풀이나 나무나 돌이나 풀이나 비나 물이나 씨앗을 이야기하는 자리에는 ‘-들’을 따로 안 붙입니다. 하나가 아닌 여럿을 이야기하더라도 “새는 지저귀고”하고 “풀은 자라지”처럼 씁니다. “비가 온다”나 “눈이 쌓인다”처럼 말합니다. “씨앗을 받는다”나 “나무가 우거지다”처럼 말합니다. “돌이 많다”나 “물이 넘친다”처럼 말하지요.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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