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20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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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13.

책으로 삶읽기 1053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20》

 니노미야 토모코

 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24.6.15.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20》(니노미야 토모코/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24)을 곰곰이 본다. 빛돌(보석)을 놓고도 얼마든지 서른걸음이나 쉰걸음에 이르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만, 빛돌을 둘러싼 삶이 아니라 샛길로 빠지고 더 빠지고 또 빠지고 자꾸 빠지는 줄거리만 겹겹이 늘어놓는다면, 거의 우려먹기라고 해야지 싶다. 두 아이가 조금씩 자라나는 길을 들려주는 줄거리하고 멀고, 한 아이가 속으로 품은 앙금을 풀어나가는 줄거리하고 멀고, 다른 아이가 꿋꿋하며 의젓하게 삶을 헤치는 줄거리하고 멀고, 두 아이를 둘러싼 뭇사람이 저마다 삶을 찾아나가는 줄거리하고 먼,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종잡을 길 없는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스무걸음이다. 《노다메 칸타빌레》도 적잖이 샛길로 빠지곤 했지만, 이렇게 마구잡이로 춤추지는 않았다. 《그린》이나 《주식회사 천재패밀리》처럼 알맞게 맺고 끊을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오히려 《그린》은 너무 짧게 끊어서 아쉬웠는데.


ㅍㄹㄴ


‘왜 잊고 있었을까. 학생들은 모두 희망의 별이라는걸.’ (39쪽)


“아내에게 줄 선물은 일본에서 좋은 걸로 사가야겠어.” “그건 그렇고. 전당포 아가씨. 이 근처의 맛집 좀 가르쳐 줄래요? 가이드북에는 없는 현지인 인기 맛집을 가 보고 싶어요.” (57쪽)


+


왜 잊고 있었을까. 학생들은 모두 희망의 별이라는걸

→ 왜 잊었을까. 아이들은 모두 별인데

→ 왜 잊었을까. 아이는 모두 빛나는 별인걸

→ 왜 잊었을까. 아이는 모두 새별인걸

39쪽


가이드북에는 없는 현지인 인기 맛집을 가 보고 싶어요

→ 길적이에는 없지만 사랑받는 맛집을 가 보고 싶어요

→ 길잡이책에는 없는 이곳 사랑맛집을 가 보고 싶어요

5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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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소년 9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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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13.

책으로 삶읽기 1054


《불가사의한 소년 9》

 야마시타 카즈미

 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5.8.31.



《불가사의한 소년 9》(야마시타 카즈미/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5)이 나와서 살짝 놀랐다. 어영부영 여덟걸음에서 마치는 듯싶었다. 아홉걸음이 나왔기에 큰아이하고 함께 보았다. 그러나 야마시타 카즈미 님은 이제 붓끝에 힘이 다 빠진 듯싶다. 그림결은 깔끔하되, 줄거리를 짜서 이야기로 잇는 눈빛이 살아나지는 못 하는구나 싶다. 마치 《초인 로크》(히지리 유키)를 따라하거나 ‘야마시타 카즈미 판으로 초인 로크 그리기’를 하는 듯싶기까지 하지만, “죽지 않는 아이”를 내세워서 “이 삶이란 무엇인가” 하고 들려주려고 할 적에는, 붓을 쥔 사람 스스로 마음눈을 틔워서 온누리를 바라볼 노릇이라고 본다.


ㅍㄹㄴ


“즉, 누가 뭐라든 생명은 생명이라는 거지.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그걸 꺾어서는 안 된다는 거야.” (39쪽)


“몇 천 년 전에 살던 사람이라도 우리와 다를 게 없다는 소리겠지.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 이런 걸 오랜 세월에 걸쳐서 절절히 느끼다 보면 말일세, 신기하게도 나 자신이 현재를 살고 있다는 실감이 들거든. 그게 바로 고고학이야.” (67쪽)


“어쩌면 내 인생은 이것을 찾는 여행이었는지도 몰라.” (121쪽)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은 옛날처럼 즐겁게 그리고 있어.” (142쪽)


#不思議な少年 #山下和美


+


손님 시선이 이쪽을 향하면

→ 손님이 이쪽을 보면

→ 손님이 이쪽을 바라보면

5쪽


오지랖은 어른의 의무인걸

→ 어른은 오지랖인걸

→ 어른이니 오지랖인걸

→ 오지랖인 어른인걸

8쪽


남을 이해시킬 필요가 어디 있는데?

→ 남한테 왜 알려야 하는데?

→ 남한테 왜 밝혀야 하는데?

→ 남이 왜 느껴야 하는데?

→ 남이 왜 알아야 하는데?

142쪽


시시한 놈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는 부조리에서 탈출하려고 난 도쿄로 올라왔으니까

→ 난 시시한 놈들이 괴롭히는 일그러진 수렁에서 벗어나려고 도쿄로 왔으니까

→ 난 시시한 놈들이 괴롭히는 터무니없는 늪에서 달아나려고 도쿄로 왔으니까

166쪽


그렇게 자기혐오에 빠져 있는 게 너한테는 잘 어울려

→ 그렇게 스스로 미워하는 꼴이 너한테 어울려

→ 그렇게 스스로 싫어하는 짓이 너한테 어울려

20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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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04 : 네게 큰 고민 건 -고 있었


네게 큰 고민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

→ 네가 몹시 걱정하는 줄 알아

→ 네가 무척 근심하는 줄 알아

→ 네가 매우 애태우는 줄 알아

→ 네가 아주 속태우는 줄 알아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 5》(야마다 히츠지/Leigh 옮김, 소미미디어, 2023) 64쪽


“큰 걱정”이나 “작은 걱정”처럼 쓸 수도 있습니다만, “큰 고민이 있다”는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몹시 걱정하다”나 “크게 걱정하다”나 “매우 걱정하다”예요. 이 보기글은 “네게 + -ㄴ (무엇)이 + 있다는 것 + -고 있었” 같은 옮김말씨입니다. 임자말은 ‘네가’로 다듬고서, ‘것’과 ‘-고 있’은 털어냅니다. ㅍㄹㄴ


고민(苦悶) :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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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05 : 최초의 용서가 시작한 안 초대


최초의 용서가 시작한 사랑을 내 안으로 초대하면

→ 처음 보아주는 사랑을 내가 속으로 품으면

→ 처음 받아들인 사랑을 마음으로 모시면

→ 내가 처음 봐주는 사랑을 속으로 품으면

→ 내가 처음 풀어준 사랑을 마음으로 모시면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이훤, 난다, 2025) 56쪽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를 뒤섞은 “최초의 용서가 + 시작한 사랑을 + 내 안으로 + 초대하면”이라는 얼개입니다. 그런데 우리말씨에서는 ‘나’를 임자말로 삼습니다. “최초의 용서가”를 임자말로 안 삼습니다. “내가 처음 받아들인 사랑을 마음으로 모시면”이라든지 “내가 처음 보아주는 사랑을 속으로 품으면”처럼 다듬을 노릇입니다. 내가 받아들이고 내가 품습니다. 내가 보아주고 내가 모셔요. 우리말은 ‘나’를 찬찬히 보며 밝히는 얼개입니다. ㅍㄹㄴ


최초(最初) : 맨 처음 ≒ 초번

용서(容恕) :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 줌 ≒ 용대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초대(招待) : 1. 어떤 모임에 참가해 줄 것을 청함 2. 사람을 불러 대접함 3. [역사] 임금의 명으로 불러오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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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06 : 독서는 차폐된 인간도


어떤 독서는 차폐된 인간도 뚫어버린다

→ 어떤 책은 닫힌 사람도 뚫어버린다

→ 어떤 책을 읽으면 막힌 사람도 뚫는다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이훤, 난다, 2025) 76쪽


“독서는 (무엇을) 뚫어버린다”처럼 적은 보기글은 아리송합니다. 빗대는 말씨로 “책은 (무엇을) 뚫어버린다”처럼 쓸 수는 있을 텐데, 이보다는 “책을 읽으면 (무엇을) 뚫어버린다”처럼 다듬을 노릇입니다. 스스로 가두거나 막거나 둘러친 사람이더라도, 손에 책을 쥐고서 찬찬히 읽고 헤아리면, 어느새 눈을 뜨거나 귀를 열거나 마음을 틔울 수 있습니다. ㅍㄹㄴ


독서(讀書) : 책을 읽음. ‘책 읽기’로 순화

차폐(遮蔽) : 1. 가려 막고 덮음 2. [군사] 구릉, 능선, 둑 따위의 자연 장애물로 적의 사격이나 관측으로부터 주요 시설을 방호함. 또는 그런 일 3. [물리] 일정한 공간이 외부의 전기, 자기 따위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함. 또는 그런 일

인간(人間) : 1. 언어를 가지고 사고할 줄 알고 사회를 이루며 사는 지구 상의 고등 동물 2. 사람이 사는 세상 3. 사람의 됨됨이 4. 마음에 달갑지 않거나 마땅치 않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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