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70 : 밑 수액 게 -지는


나무껍질 밑으로 수액이 흐르는 게 느껴지는 듯했어요

→ 나무껍질 속으로 흐르는 나무물을 느끼는 듯했어요

→ 나무에서 흐르는 물을 느끼는 듯했어요

《내 친구 제인》(패트릭 맥도넬/장미란 옮김, 웅진주니어, 2001) 18쪽


나무줄기는 껍질이 있고, 속에 심이 있으며, 이곳에서 물이 흐릅니다. “나무껍질 밑으로 수액이”는 어울리지 않아요. “나무껍질 속으로”나 “나무에서 흐르는 물”로 손봅니다. “-는 게 느껴지는 듯했”은 옮김말씨입니다. “-는 듯했”으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수액(樹液) 1. 땅속에서 나무의 줄기를 통하여 잎으로 올라가는 액 2. 소나무나 전나무 따위의 나무에서 분비하는 점도가 높은 액체. 또는 그것이 공기에 닿아 산화하여 굳어진 것 = 나뭇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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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93 : 이게 나의 전부


이게 나의 하찮은 전부라고

→ 이 모두 하찮은 나라고

→ 나는 이렇게 다 하찮다고

→ 나는 이처럼 하찮다고

《이거 그리고 죽어 6》(토요다 미노루/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5) 191쪽


영어로는 앞말을 ‘it’이나 ‘that’으로 받습니다만, 우리말로는 ‘이’나 ‘이런·이러한·이렇게’로 받습니다. 옮김말씨 “이게 나의 하찮은”은 “이 하찮은 나”나 “나는 이렇게 하찮다”로 손볼 만합니다. 일본말 ‘전부’는 ‘다’나 ‘모두·몽땅·모조리·송두리째·죄·통째’로 고쳐쓸 노릇인데, 이 보기글에서는 덜어내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전부(全部) : 1. 어떤 대상을 이루는 낱낱을 모두 합친 것 2.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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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94 : 그건 만드는 거


그건 어떻게 만드는 거냐

→ 어떻게 그리 하느냐

→ 어떻게 짓느냐

→ 어떻게 하느냐

《이상한 엄마》(백희나, Storybowl, 2024) 19쪽


밥을 하거나 짓거나 차릴 적에는 ‘만들다’를 안 씁니다. “밥을 만들다”는 아예 틀립니다. “그건 어떻게 만드는 거냐” 같은 보기글은 앞자락에 ‘그것’과 뒷자락에 ‘것’을 끼워넣은 옮김말씨이기도 합니다. 다 털어내고서 “어떻게 짓느냐”나 “어떻게 하느냐”로 다듬습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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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116 : 좋은 서평지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


좋은 서평지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 책이야기책을 잘 엮으려고 밤낮 애쓰는

→ 책노래책을 알뜰히 여미려고 늘 땀흘리는

→ 책수다책을 알차게 묶으려고 그토록 힘쓰는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7》(김두얼 엮음, 알렙, 2025) 5쪽


‘서평’이란 ‘책글’을 가리킵니다. 책을 다루는 글이라 ‘책글’이기에, 책글을 다루는 책이라면 ‘책글책’일 테지요. 일본말인 ‘서평지’를 그대로 쓰는 분이 많습니다만, ‘책이야기책’이나 ‘책노래책·책수다책’처럼 우리말씨로 풀어내는 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책이건 달책이건 ‘만들’지 않아요. 책은 엮거나 여미거나 묶습니다. 또는 ‘짓다’로 나타냅니다. 밤낮 애쓰는 손길을 타고서 별빛처럼 태어납니다. 늘 땀흘리는 손끝을 거쳐서 푸른숲처럼 피어납니다. ㅍㄹㄴ


서평(書評) : 책의 내용에 대한 평

-지(誌) : ‘잡지’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위하다(爲-) : 1. 이롭게 하거나 돕다 2. 물건이나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다 3.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하다

불철주야(不撤晝夜) : 어떤 일에 깊이 빠져서 조금도 쉴 사이 없이 밤낮을 가리지 아니함. ‘밤낮없이’로 순화 ≒ 야이계주·주이계야

노력(努力) :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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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117 : -ㅁ 안 불편함들 -고 있


이 어려움을 넘어서서 안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불편함들이 기다리고 있다

→ 이 어려운 고비를 넘어서 들여다보면 또 힘겨운 고비가 있다

→ 이 어려운 길을 넘어서 들어서면 또 거북한 길이 나온다

→ 이 어려운 늪을 넘어서면 또 고단한 늪이 있다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7》(김두얼 엮음, 알렙, 2025) 106쪽


어느 책을 읽을 적에 가시밭길처럼 어려운 줄거리를 넘어서고 나서 새삼스레 힘겹거나 고단하다고 느낄 줄거리가 나온다고 합니다. 책읽기는 “안으로 들어가기”가 아닌 “들여다보기”인데, 이 보기글에서는 “고비를 넘어서 들어서면”처럼 빗대어도 어울립니다. 이 보기글은 워낙 “어려움을 넘어서서”와 “불편함들이 기다리고 있다” 같은 옮김말씨를 앞뒤로 쓴 터라, 이 대목을 통째로 다듬을 노릇입니다. ㅍㄹㄴ


불편(不便) : 1. 어떤 것을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것이 거북하거나 괴로움 2. 몸이나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괴로움 3. 다른 사람과의 관계 따위가 편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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