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가까이 없는



  시골로 깃드는 사람만큼 시골을 등지는 사람이 있다. 안 살던 사람은 그리워한다. 살던 사람은 괴로워한다. 서울을 벗어나고 싶던 사람은 또다른 담벼락에 쓸쓸해서 떠난다. 꿋꿋이 맞서다가 더 두메로 숨어드는 분이 있다.


  시골에도 책읽는 사람이 있되 매우 드물다. 어느 모로 보면 “시골은 책 안 읽는 곳”이요, “이웃과 동무가 새로 일군 열매”를 받아들여서 배우려는 마음이 터무니없도록 얕다고 할 만하다. 서울이라서 책을 더 읽지는 않는다만, 서울과 부산과 제주와 경기는 마을책집이 꾸준히 싹튼다. 시골에 매우 드물게 책집이 싹트지만, 시골사람이 아닌 먼먼 서울사람이 찾아간다.


  책읽기는 안 해도 ‘테레비’에 기대던 시골사람인데, 이제는 ‘유튜브’에 기댄다. 그런데 이분들은 테레비도 유튜브도 여태껏 보던 대로만 본다. ‘다른 목소리’는커녕 ‘새로운 목소리’에 아주 귀를 닫는다. ‘살림소리’나 ‘들숲소리’나 ‘사람소리’나 ‘사랑소리’에는 오히려 귀를 안 열고 눈을 안 뜨는 시골사람 매무새를 숱하게 지켜본다.


  오른쪽에 선다면 왼목소리를 들을 노릇이다. 왼쪽에 선다면 오른목소리를 들을 노릇이다. 그동안 책은 왼오른을 아우르거나 넘어서면서 “우리별에서 우리가 우리집을 일구는 울력”을 베풀고 선보였다. 여태까지 온갖 책은 “이 파란별(푸른별)에서 다 다른 너와 나를 느끼고 만나고 어울리면서 짓는 살림과 사랑”을 풀어놓고 그려냈다. 그러니까 책읽기란, ‘온목소리’를 듣고 새기고 나누면서, 서로 ‘온사람’으로 서는 즐거운 마실길이다. 다 다르기에 다같이 ‘파란길’과 ‘푸른숲’을 가꾸려는 노래길이면서 놀이길에 일꽃길이라고 느낀다.


  시골에는 가까이 없는 책집이니까, 시골에서 살림짓는 사람으로서 “시골하고 먼 서울·큰고장”으로 책집을 찾아간다. 서울·큰고장에 다다르면, 마을에 살포시 깃드는 작은책집으로 걸어간다. 새벽길부터 나선다. 논둑길을 지나서 옆마을에 닿는다. 첫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로 간다. 시골은 버스나루도 가까이에 없다. 그래서 사뿐사뿐 논둑길을 거닐며 하늘바라기를 하는 두다리는 ‘다리꽃’을 이룬다.


  가까이에 있는 들녘 모시꽃을 쓰다듬는다. 가까이를 날아가는 멧비둘기와 물까치를 바라본다. 아직 논에는 흰새가 날아앉는다. 부들꽃도 피었다. 차조기도 나란히 꽃을 피운다. 달개비 파란꽃에 돌콩꽃도 줄줄이 오른다. 가까이 있는 파란바람을 온몸에 안는다. 가까이 없는 마을책집과 골목책숲을 헤아린다. 가까이 있는 빗방울과 이슬방울과 눈물방울을 돌아본다. 가까이 없는 꽃씨와 숲씨와 풀씨를 곱씹으면서 말씨를 품는다. 2025.9.19.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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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강금순 - 강제동원과 군함도 그리고 일제 강점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 도토리숲 평화책 3
강이경 지음, 김금숙 그림, 이재갑 사진 / 도토리숲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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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10.6.

다듬읽기 234


《우리 엄마 강금순》

 강이경 글

 김금숙 그림

 도토리숲

 2017.8.15.



  ‘강제동원·군함도·일제강점기’를 한동아리로 다룬다고 하는 《우리 엄마 강금순》인데, 막상 책을 펴면 일본말씨가 너무 잦습니다. 옆에 있는 나라가 ‘이웃나라’가 아닌 ‘사납나라’로 으르렁거리면서 숱한 사람을 짓밟고 괴롭히고 죽일 적에 그들 우두머리가 ‘어떤 말글’을 휘둘렀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멍에와 굴레를 털어내면서 새길로 어깨동무하는 하루를 지으려 할 적에는, 가장 조그맣고 나즈막한 ‘말글’부터 되찾을 노릇입니다. 그래서 차가운 사슬나라(식민지)이던 무렵에 숱한 사람이 온힘을 다해서 우리말·우리글부터 가르치려 했고, 말글부터 제대로 배우는 바탕으로 뭇갈래 뭇살림을 스스로 익힐 수 있습니다. 지난자취를 되새기면서 오늘길을 바로세울 뿐 아니라 앞길을 차근차근 열어가려면, 가장 더뎌 보이더라도 가장 밑바탕을 이루는 말 한 마디와 글 한 줄부터 다독일 노릇입니다. 불씨(불타는 미움씨)로는 못 살릴 뿐 아니라 못 가꿉니다. 말씨(마음을 담은 생각씨)를 하나씩 사랑으로 가꾸려고 할 적에 시나브로 응어리와 생채기를 씻어내는 길을 스스로 찾게 마련입니다. 줄거리도 알뜰히 짜야겠습니다만, 줄거리를 어떤 말글로 짜는지 들여다볼 때라야 비로소, 우리 엄마와 할매와 아빠와 할배가 흘린 눈물을 닦을 수 있다고 느낍니다.


ㅍㄹㄴ


《우리 엄마 강금순》(강이경·김금숙, 도토리숲, 2017)


마을에는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어

→ 마을은 온통 목메는 소리야

→ 마을은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어

→ 마을은 온통 우짖는 소리야

13쪽


왜 그렇게 가난해졌는지

→ 왜 그렇게 가난했는지

15쪽


선녀가 따로 없었지

→ 곰네가 따로 없었지

→ 꽃님이 따로 없었지

19쪽


부산항에는 큰 너울이 일고,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어

→ 부산나루에는 너울이 일고, 눈보라가 휘몰아쳤어

→ 부산나루에는 큰물결이 일고, 눈보라가 휘몰아쳤어

28쪽


밤이 이슥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어

→ 밤이 이슥하도록 이야기를 했어

→ 밤이 이슥하도록 마음을 나눴어

35쪽


영양실조에 걸려 죽고, 강에 묻혀 죽고

→ 못 먹어 죽고, 냇물에 묻혀 죽고

→ 배곯다 죽고, 냇물에 묻혀 죽고

40쪽


눈물이 양볼을 타고 흘렀어

→ 눈물이 두볼을 타고 흘렀어

43쪽


그곳의 아침은 일찍도 시작되었어

→ 그곳은 아침도 일찍 열어

→ 그곳은 아침도 일찍부터야

→ 그곳은 아침도 이르지

44쪽


엄마의 손발은 하루도 멀쩡한 날이 없었어

→ 엄마는 손발이 하루도 멀쩡한 날이 없어

49쪽


훌륭한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

→ 훌륭한 나라인 줄 알았거든

→ 훌륭한 나라라고 배웠거든

64쪽


우리는 열 명, 일본 애들은 백 명이어도 우리가 먼저 공격해라

→ 우리는 열 사람, 일본 아이는 온 사람이어도 우리가 먼저 쳐라

→ 우리는 열, 일본은 온이어도 우리가 먼저 달려들어라

66쪽


이것이 우리 선배들로부터 내려오는 지침이었어

→ 우리 언니한테서 내려오는 길그림이야

→ 우리 언니부터 내려오는 밑그림이야

66쪽


마음속에는 엄청난 분노가 끓고 있었으니까

→ 마음은 엄청나게 들끓었으니까

→ 마음은 엄청나게 불탔으니까

→ 마음은 엄청나게 불타올랐으니까

→ 마음은 엄청나게 치밀었으니까

66쪽


민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도 좋을 것 같았어

→ 겨레배움터 길잡이를 해도 될 듯했어

→ 겨레배움터에서 가르쳐도 될 듯싶었어

6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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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령님이 보고 계셔 - 홍칼리 무당 일기
홍칼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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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10.6.

다듬읽기 14


《신령님이 보고 계셔》

 홍칼리

 위즈덤하우스

 2021.8.28.



  우리말에 ‘무당’이 있습니다. 한자로 ‘무(巫)’가 있고, 일본은 ‘무속(巫俗)’처럼 ‘속(俗)’을 붙여서 우리 무당을 얕보았습니다. 하늬녘에는 ‘witch’가 있고, 일본은 ‘위치(witch)’를 ‘마녀(魔女)’로 옮겼습니다. 삶터마다 다르게 붙이는 이름인 ‘무당·witch·魔女’일 텐데, 이름은 달라도 살림길은 나란합니다. 숲을 알고 품을 줄 알면서, 넋과 마음과 빛을 풀 수 있는 가시내를 나타냅니다. 숲빛을 잊은 사람한테 숲빛을 푸르게 베푸는 길이라고 할 만합니다. 《신령님이 보고 계셔》는 어느 날 내림빛을 받았구나 하고 느껴서 무당길을 가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홍칼리 님은 ‘늘일(연중무휴)’을 한다고 밝힙니다. 그런데 온누리 누구나 ‘늘일’을 합니다. ‘돈벌기’를 하는 숱한 사람은 날마다 어느 만큼 토막을 쳐서 이레 가운데 몇 날만 일터를 오가는 얼거리일 테지만, 온누리 들숲바다는 늘 움직이고 피어나고 시들고 숨쉽니다. 우리 몸과 마음도 늘일입니다. 우리 몸이나 마음이 살짝(1초)이라도 일을 안 하면, 우리는 누구나 곧바로 죽습니다. 다만, 몸마음을 ‘숨돌릴 틈’이 없도록 몰아댄다면 몸마음은 지치게 마련입니다. ‘숨쉴 짬’을 내어야 ‘일을 알맞게 하면서 포근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하루를 살아요. 그래서 우리는 ‘몸이 들려주는 소리’와 ‘마음이 보는 나’를 늘 귀담아듣고 눈여겨볼 노릇입니다. 내림빛을 받는다고 할 적에는, 바로 내가 나부터 제대로 들여다보고 귀기울이라는 뜻입니다. 바깥일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닌, 안팎을 스스로 고르게 가다듬고 추스르면서 ‘사랑’을 찾아나서라고 넋이 귀띔하는 일이 내림빛입니다. 빛(영·영혼·신령)은 밖에 없습니다. 밖에는 떠돌이인 톳제비가 있습니다. 스스로(속·안) 품은 빛을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여서 풀어내려고 할 적에는 앙금이나 응어리가 아닌 오롯이 ‘삶’인 줄 알 수 있습니다.


ㅍㄹㄴ


《신령님이 보고 계셔》(홍칼리, 위즈덤하우스, 2021)


모태 신앙인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 말로 기도를 마무리하곤 했다

→ 배냇믿음인 나는 어릴 때부터 이 말로 비손을 마무리하곤 했다

23쪽


아침에 일어나면 일기예보 대신

→ 아침에 일어나면 날씨알림 말고

→ 아침에 일어나면 날씨새뜸 아닌

23쪽


계속 신의를 가지고 기도하라는 뜻으로 준 것이었다

→ 늘 곧이듣고 빌라는 뜻으로 주었다

→ 언제나 믿고 바라라며 주었다

40쪽


내 몸은 내 신당이다

→ 내 몸은 내 넋집이다

→ 내 몸은 거룩하다

41쪽


가까운 곳에 있어 언니와 동행했다

→ 가까운 곳에 있어 언니와 갔다

51쪽


삐까번쩍한 신당에서 점사를 본다

→ 번쩍거리는 절집에서 앞길을 본다

→ 번쩍번쩍한 절칸에서 길눈을 본다

51쪽


신병을 앓고 있다고 느끼긴 했지만

→ 님앓이를 한다고 느끼긴 했지만

→ 하늘내림이라고 느끼긴 했지만

53쪽


각종 무속신앙에 관심이 있던 터라 거부감만 있진 않았다

→ 여러 비나리를 눈여겨보던 터라 싫지만은 않았다

→ 여러 텃믿음을 지켜보던 터라 꺼리지만은 않았다

54쪽


그 온도차가 낯설게 느껴졌다

→ 이 숨이 낯설었다

→ 이 터울이 낯설었다

56쪽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의 산마을

→ 티베트 기슭나라가 있는 인도 멧마을

→ 티베트 바깥살림이 있는 인도 멧마을

59쪽


모두와 합일이 되는 엑스터시, 황홀경이었다

→ 모두와 하나되는 기쁨길, 꽃길이었다

→ 모두와 한꽃으로 즐겁다. 눈부셨다

→ 모두와 어울리며 아름답다. 푹 빠졌다

→ 모두 아우르며 넋나갔다. 곱다

→ 모두 품으며 빛나는, 빛길이다

65쪽


햇살이 따사로운 날이었다

→ 햇볕이 따사로운 날이었다

→ 햇살이 눈부신 날이었다

65쪽


명상을 깊이 한 나머지 유체이탈을 했던 것일까

→ 마음을 깊이 닦은 나머지 몸을 벗었을까

→ 고요빛이 깊은 나머지 몸에서 나갔을까

77쪽


빙의를 체험한 후

→ 씌여 본 다음

→ 깃들어 본 뒤

81쪽


한과 흥을 표현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 멍과 신을 그리는 일이라서 그렇다

→ 눈물과 기쁨을 담는 일이기에 그렇다

90쪽


억압받는 존재들의 한을 풀어주는 사람이 무당이다

→ 억눌린 멍울을 풀어주는 사람이 무당이다

→ 짓눌린 고름을 풀어주는 사람이 무당이다

→ 날개꺾인 응어리를 푸는 사람이 무당이다

91쪽


많은 노동자가 그렇듯 나도 점심시간과 휴식 시간을 제외하면 종일 노동을 한다

→ 숱한 일꾼이 그렇듯 나도 낮밥과 쉴참을 빼면 내내 일을 한다

→ 다른 사람처럼 나도 낮참과 쉬는참을 빼면 늘 일을 한다

137쪽


나는 상담 중에 웃음이 나왔다

→ 나는 얘기하다 웃음이 나왔다

→ 나는 말을 섞다가 웃었다

179쪽


친구, 사업 파트너들과의 궁합도 볼 수 있다

→ 벗, 일동무와 맞는지도 볼 수 있다

→ 동무, 띠앗과 한마음인지도 볼 수 있다

21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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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너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 네 목소리가 들려

 너의 뒤에서 → 네 뒤에서

 너의 얘기를 들어줄게 → 네 얘기를 들어줄게

 너의 하늘을 보렴 → 네 하늘을 보렴


  ‘나의’와 함께 잘못 쓰는 말씨인 ‘너의’입니다. 우리말은 ‘내’와 ‘네’입니다. “내 짐”이고 “네 몫”입니다. “내가 지다”나 “네가 맡다”이고요. 그런데 “나의 사랑하는 나라”처럼 잘못 쓰는 말씨가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나라”처럼 옳게 써야 하는 줄 생각조차 못하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우리 집 . 내 집 . 네 집 (o)

 우리의 집 . 나의 집 . 너의 집 (x)


  우리말은 ‘네’ 하나입니다. ‘너 + 의’ 꼴로 쓰는 모든 말씨는 틀려요. 글흐름을 살펴서 ‘자네’나 ‘너희’나 ‘너네’나 ‘그대’를 넣을 수 있습니다. ㅍㄹㄴ



이 땅의 내력과 너의 성분을 더듬는다

→ 이 땅 자취와 네 자리를 더듬는다

→ 이 땅 내림길과 네 뿌리를 더듬는다

《國土》(조태일, 창작과비평사, 1975) 149쪽


그것도 아니라면, 너의 아들의 학교 가는 눈동자 속에 총알을 박아 보았나

→ 그렇지 않다면, 네 아들이 배움터에 가는 눈알에 불을 박아 보았나

→ 그렇지 않다면, 너희 아들이 배우러 가는 눈에 불공을 박아 보았나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신동엽, 창작과비평사, 1979) 25쪽


너의 죽음이 새가 된다면

→ 네 죽음이 새가 된다면

《새벽편지》(정호승, 민음사, 1987) 16쪽


너의 교실이야

→ 네 배움칸이야

→ 너네 모둠이야

→ 너희 모임이야

→ 네가 갈 데야

→ 네가 배울 데야

《홍실이》(김수정, 서울문화사, 1990) 130쪽


처녀시집은 영원한 그리움이다 왜냐하면 너의 라이벌은 너 자신이었으니까

→ 첫걸음은 늘 그립다 왜냐하면 네 맞잡이는 너이니까

→ 첫노래는 내처 그립다 왜냐하면 너는 너랑 겨루니까

《산정묘지》(조정권, 민음사, 1991) 112쪽


8천년을 뛰어넘은 너의 정열에는 정말 감탄했다

→ 여덟즈믄해를 뛰어넘은 네 불꽃은 참말 놀랍다

《고스트 바둑왕 1》(호타 유미·오바타 타케시/김기숙 옮김, 서울문화사, 2000) 28쪽


너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일을

→ 네 몫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 네가 할 일을

→ 네 할 일을

→ 네가 해야겠는 일을

→ 스스로 짊어지려는 일을

《날마다 한 생각》(마하트마 간디/진영상·함석헌 옮김, 호미, 2001) 174쪽


아직 끝나지 않았단 얘기는, 너의 잠재능력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단 얘기지

→ 아직 끝나지 않았단 얘기는, 네 잠든힘이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단 얘기지

→ 아직 끝나지 않았단 얘기는, 네 속힘이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단 얘기지

《드래곤볼 41》(토리야마 아키라/조대웅 옮김, 서울문화사, 2002) 36쪽


너의 정신수양이 부족한 거야

→ 네 마음닦기가 모자라

→ 네가 마음을 덜 닦았어

→ 네가 덜 벼렸어

《동물의사 Dr.스쿠르 1》(사사키 노리코/해외단행본기획팀 옮김, 대원씨아이, 2002) 124쪽


우리가 너의 눈이 되어 줄게

→ 네게 눈이 되어 줄게

→ 네 눈이 되어 줄게

→ 너한테 눈이 되어 줄게

《너의 눈이 되어 줄게》(오오니시 덴이치로/이규원 옮김, 청어람미디어, 2003) 61쪽


너의 가슴에서 잉태되고 너의 눈에서 태어나

→ 네 가슴에서 배고 네 눈에서 태어나

→ 네 가슴에 깃들고 네 눈에서 태어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 32쪽


너의 얼굴이 이미 주름지고

→ 네 얼굴이 이미 주름지고

→ 그대 얼굴이 이미 주름지고

《의산문답》(홍대용/이숙경·김영호 옮김, 꿈이있는세상, 2006) 32쪽


너의 배운 것부터

→ 네가 배운 데부터

→ 처음 배운 곳부터

→ 그대 배움길부터

《의산문답》(홍대용/이숙경·김영호 옮김, 꿈이있는세상, 2006) 32쪽


너의 부모님이 아는 사람

→ 너희 어버이가 아는 사람

→ 네 어버이가 아는 사람

→ 너네 어버이가 아는 사람

《황허에 떨어진 꽃잎》(카롤린 필립스/유혜자 옮김, 뜨인돌, 2008) 23쪽


너의 엄마 말을 듣고

→ 너희 엄마 말을 듣고

→ 네 엄마 말을 듣고

→ 너네 엄마 말을 듣고

《황허에 떨어진 꽃잎》(카롤린 필립스/유혜자 옮김, 뜨인돌, 2008) 171쪽


너의 꿈을 부지런히 키우며

→ 네 꿈을 부지런히 키우며

→ 네가 품은 꿈 힘껏 키우며

→ 네가 이룰 꿈 애써 키우며

《사진으로 생활하기》(최광호, 소동, 2008) 66쪽


너의 목소리

→ 네 목소리

→ 그대 목소리

→ 자네 목소리

《다슬기 한 봉지》(강무지, 낮은산, 2008) 153쪽


너의 엄마가 준 오르골이잖아

→ 너희 엄마가 준 소리돌이잖아

→ 네 엄마가 준 노래판이잖아

《동토의 여행자》(다니구치 지로/김성구 옮김, 샘터, 2008) 158쪽


너의 방문에

→ 네 나들이에

→ 네가 와서

→ 네가 찾아서

→ 찾아와 주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빈센트 반 고흐/박홍규 옮김, 아트북스, 2009) 101쪽


너의 편지를 모두 받았단다

→ 네 글월을 모두 받았단다

→ 네 글을 모두 받았단다

《바그다드에서 온 소녀와 이야기 양탄자》(안드레아 카리메/김라합 옮김, 고래이야기, 2009) 58쪽


너의 좋은 점이야

→ 네가 잘하더라

→ 네 잘하는 일이야

《토성 맨션 2》(이와오카 히사에/오지은 옮김, 세미콜론, 2009) 153쪽


나의 스텝은 너의 스텝과 달라도 너무 달라

→ 내 발걸음은 너와 달라도 너무 달라

→ 나는 너와 다르게 걸어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강기원, 민음사, 2010) 70쪽


너의 집으로 보러 갈게

→ 너희 집으로 보러 갈게

→ 너네 집으로 보러 갈네

《달라도 친구잖아!》(다카도노 호코/이서용 옮김, 개암나무, 2012) 44쪽


너의 삼촌 되는 어른

→ 네 작은아버지

→ 작은아버지뻘 어른

→ 작은아비 되는 어른

《광명을 찾아서》(현덕, 창비, 2013) 39쪽


지금까지 만든 너의 모든 작품 가운데 가히 으뜸이야

→ 여태까지 네가 지은 꽃 가운데 으뜸이야

→ 이제까지 네가 지은 살림 가운데 으뜸이야

《제비원 이야기》(주호민, 애니북스, 2014) 14쪽


너의 머리를 잠시 빌리기로 하자

→ 네 머리를 살짝 빌리기로 하자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안희연, 창비, 2015) 46쪽


나의 두 손으로 너의 얼굴을 가려 보기도 하는

→ 내 두 손으로 네 얼굴을 가려 보기도 하는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안희연, 창비, 2015) 46쪽


너의 엄마 얘기를 해 주기 위해 왔단다

→ 네 엄마 얘기를 해 주려고 왔단다

→ 너희 엄마 얘기를 해 주려고 왔단다

→ 너네 엄마 얘기를 해 주려고 왔단다

《주홍 따오기 눈물》(질 르위스/정선운 옮김, 꿈터, 2015) 167쪽


너의 고단하고 힘겨운 하루가

→ 네 고단하고 힘겨운 하루가

→ 고단하고 힘겨운 네 하루가

《앞마당에 그가 머물다 갔다》(강세환, 실천문학사, 2015) 11쪽


은하의 물결에서 막 솟아오르는 너의 눈부신 뒷모습이라니

→ 별밭물결에서 막 솟아오르는 네 눈부신 뒷모습이라니

→ 별숲물결에서 막 솟아오르는 눈부신 뒷모습이라니

《달의 뒷면을 보다》(고두현, 민음사, 2015) 17쪽


너의 음악을 네게서

→ 네 노래를 네게서

→ 너희 가락을 네게서

《에드거 앨런 포 시전집》(에드거 앨런 포/김정환 옮김, 삼인, 2016) 45쪽


재가 너의 향기가 되는 죽음 위에 눈사람이 서 있다

→ 재가 네 내음인 죽음에 눈사람이 선다

→ 재가 네 냄새인 죽음에 눈사람이 있다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이근화, 창비, 2016) 105쪽


그 첫 번째는 네 전제, 즉 너의 출발점이 되는 견고하고 확고부동한 믿음이야

→ 첫째는 네 바탕, 곧 네 첫걸음이 되는 단단하고 흔들림 없는 믿음이야

→ 첫째는 네 밑바탕, 곧 너한테 첫단추가 되는 굳고 끄떡없는 믿음이야

《엄마는 페미니스트》(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황가한 옮김, 민음사, 2017) 12쪽


너의 완벽주의를 꾹 누르고, 사회적으로 학습된 의무감을 진정시켜

→ 네 꼼꼼길을 꾹 누르고, 나라가 길들인 짐을 가라앉혀

→ 네 깔끔질을 꾹 누르고,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라앉혀

→ 빈틈없는 너를 꾹 누르고, 둘레에서 시킨 몫을 풀어내어

《엄마는 페미니스트》(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황가한 옮김, 민음사, 2017) 23쪽


얼마만큼이냐고 묻는 너의 질문에

→ 얼마만큼이냐고 묻는 너한테

→ 너는 얼마만큼이냐고 묻는데

《아름다운 그런데》(한인준, 창비, 2017) 87쪽


누군가가 너의 목소리를 모사한다

→ 누가 네 목소리를 흉내낸다

→ 누가 네 목소리를 따라한다

→ 누가 네 목소리처럼 말한다

《작은 미래의 책》(양안다, 현대문학, 2018) 9쪽


다만 너의 그 거대한 갈라짐의 인간적인 한(恨)

→ 다만 너는 사람이되 크게 갈리며 아프고

→ 다만 너는 사람으로서 크게 갈려 슬프고

→ 다만 너는 사람인데 크게 갈려 멍들고

《황색예수》(김정환, 문학과지성사, 2018) 45쪽


너의 등을 앞지르고 싶어

→ 네 등을 앞지르고 싶어

《카나타 달리다 4》(타카하시 신/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19) 101쪽


너의 그 무식하게 큰 키는 개성이 아주 두드러져서

→ 네 그 멋없이 큰 키는 아주 두드러져서

→ 네 그 껑충하게 큰 키는 아주 남달라서

《가극 소녀 1》(사이키 쿠미코/김명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 70쪽


나의 손은 너의 손을 만나 함께 세상을 만들어 가요

→ 우리 손은 네 손을 만나 함께 이 땅을 새로 지어요

→ 이 손은 네 손을 만나 함께 온누리를 새로 가꿔요

→ 우리 손은 서로 만나 함께 이 별을 새로 일궈요

《나의 손》(푸아드 아지즈/권재숙 옮김, 봄개울, 2020) 32쪽


너의 책은 네 것이고

→ 네 책은 네 것이고

《심호흡의 필요》(오사다 히로시/박성민 옮김, 시와서, 2020) 39쪽


너의 말들은 나에게 희망을 주었어

→ 네 말은 나한테 와서 빛났어

→ 네 말은 나한테 빛이었어

→ 네가 들려준 말은 빛났어

《시 쓰는 나무》(샤나 라보이 레이놀즈·샤르자드 메이다니/문혜진 옮김, 다산기획, 2020) 32쪽


너의 머리 바로 위에

→ 네 머리 바로 위에

《외계인 친구 도감》(노부미/황진희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1) 5쪽


내가 던진 너의 공이 던진 나의 공이 던진 너의 공이 던진 나의 공이

→ 내가 던진 네 공이 던진 내 공이 던진 네 공에 던진 내 공이

《내가 만약 라면이라면》(권기덕, 창비, 2021) 14쪽


너의 눈물은 마이너스 통장

→ 네 눈물은 빌리는 살림적이

《내 얼굴이 도착하지 않았다》(이설야, 창비, 2022) 44쪽


용서와 배려라는 너의 말은 그만

→ 봐주고 살피라는 네 말은 그만

→ 눈감고 보라는 네 말은 그만

《그래도 일요일》(이유선, 문학의전당, 2023)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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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오르골orgel



오르골(←orgel) : [음악] 자동적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 조그만 상자 속에서 쇠막대기의 바늘이 회전하며 음계판(音階板)에 닿아 음악이 연주된다

orgel : 1. Alternative form of orgul 2. (Japan) music box

オルゴ-ル(네덜란드어 orgel) : 오르골, 음악 상자



네덜란드말을 받아들인 일본에서 퍼뜨린 말씨인 ‘오르골’이라 하는데, 영어로는 ‘music box’일 테지요. 우리말로는 ‘노래꾸러미·노래모음·노래묶음’이나 ‘노래돌·노래판’이라 하면 되어요. ‘소리고리’라 할 수 있고, ‘소리그릇·소리접시·소리꾸러미’나 ‘소리돌·소리판’이라 하면 됩니다. ㅍㄹㄴ



너의 엄마가 준 오르골이잖아

→ 너희 엄마가 준 소리돌이잖아

→ 네 엄마가 준 노래판이잖아

《동토의 여행자》(다니구치 지로/김성구 옮김, 샘터, 2008) 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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