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내지 內紙


 내지(內紙)에 사인을 받아서 → 샛종이에 손글을 받아서

 내지는 흰색을 사용했다 → 속종이는 하얗게 했다


  일본말인 ‘내지(內紙)’는 우리 낱말책에 없습니다. 실어야 하지도 않습니다. 사이에 놓는다면 ‘사잇종이·샛종이’라 하면 됩니다. 속에 넣으면 ‘속종이’라 하면 되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내지’를 다섯 가지 더 싣는데 몽땅 털어냅니다. ㅍㄹㄴ



내지(內地) : 1. 해안이나 변두리로부터 깊숙이 들어간 안쪽 지역 2. 변두리가 아닌 중심 지역 3. 외국이나 식민지에서 본국을 이르는 말 4. 한 나라의 영토 안

내지(內池) : 뜰 안에 있는 작은 연못 ≒ 뜰못

내지(內旨) : 1. [역사] 임금의 은밀한 명령. 또는 내명(內命)의 취지(趣旨) 2. [역사] 왕비(王妃)의 전지(傳旨) ≒ 자지

내지(內肢) : [동물] 갑각류의 다리 밑동의 마디에 있는 두 개의 다리 가운데 안쪽의 것

내지(內智) : [불교] 삼지(三智)의 하나. 번뇌를 끊고 자기 무명(無明)을 깨닫는 지혜를 이른다



책등과 내지를 단단히 붙이기 위해 발랐을 접착제가

→ 책등과 속종이를 단단히 붙이려고 바른 풀이

→ 책등과 샛종이를 단단히 붙이는 풀이

《책, 읽는 재미 말고》(조경국, 유유, 2025)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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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초식 招式


 대표적인 초식이라면 → 손꼽히는 몸짓이라면

 초식을 사용하는 방법은 → 품새를 쓰는 길은


  중국말일는지 일본말일는지 모를 ‘초식(招式)’은 우리 낱말책에 없습니다. 구태여 실을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말로 ‘움직이다·하다·하는 짓·해보다’나 ‘짓·-질·짓다·아웅’으로 고쳐씁니다. ‘매무새·맵시·모습·몸짓·몸새·시늉’으로 고쳐쓰며, ‘몸·몸놀림·손놀림·발놀림’이나 ‘품새·품·품놀림·품결·품빛’으로 고쳐쓰지요. ‘발자국·발자취·발짓·손짓·손말’이나 ‘해대다·해놓다·해오다·해주다’로 고쳐써요. ‘가다·오다’나 ‘구르다·굴리다·굴다·굴러가다·긋다’로 고쳐쓰고, ‘나타나다·나타내다·드러나다·드러내다·보이다·보여주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일·일꽃·일길·일꽃길·일살림’이나 ‘티·티나다·티내다·치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잇다·이어가다·이어오다’나 ‘꿈틀·놀리다·놀림·놀다·노닐다’로 고쳐쓰고요. ‘척·척하다·체·체하다·나쁜척·착한척’이나 ‘쓰다·써먹다·풀다·풀어먹다’로 고쳐써도 돼요. ㅍㄹㄴ



서점원들이 무거운 재단 가위를 들고 무림고수가 초식을 펼치듯

→ 책집일꾼이 무거운 가위를 들고서 품새를 펼치는 멋잡이처럼

→ 책집일꾼이 무거운 가위로 솜씨있게

→ 책집일꾼이 무거운 가위로 척척

《책, 읽는 재미 말고》(조경국, 유유, 2025) 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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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블라인드북



블라인드북 : x

blind book : x

blind : 1. 눈이 먼, 맹인인 2. 맹인들 3. -을 못 보는(눈치 채지/깨닫지 못하는) 4. 맹목적인; 걷잡을 수 없는 5. 이성적인 통제가 안 되는, 비논리적인 6. (운전자에게) 앞이 안 보이는 7. 눈이 멀게 만들다, 시력을 앗아 가다 8. (잠시) 앞이 안 보이게 만들다 9. 맹목적이 되게 만들다 10. (창문에 치는) 블라인드 11. (진실을 감추기 위한) 눈가림 12. 앞을 안 보고 하는; 계기에만 의지한

book : 1. 책 2. (종이·전자 형태의) 저서, 도서, 책 3. 글을 쓸 수 있게 책 모양으로 엮은) 종이 묶음 4. (책처럼 엮은 표·우표 등의) 묶음철 5. (회계) 장부 6. (식당·호텔 등에) 예약하다

ブラインド(blind) : 1. 블라인드 2. 창문에 달아 볕을 가리는 발문 3. (럭비 등에서) 터치라인 쪽

ブック(book) : 1. 북 2. 책



여러 마을책집에서 영어로 ‘블라인드북’이라는 이름을 쓴 때는 얼추 2017년 무렵이지 싶습니다. 이보다 일찍 썼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어로 ‘blind’는 한자말로 ‘맹인’을 가리킵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장님책’이란 뜻인데, 우리말 ‘장님’은 눈으로 안 보는 사람을 낮잡는 낱말로 삼는데, 영어로는 아무렇지 않은가 싶어서 아리송합니다. 우리는 우리말로 즐겁게 ‘자는책·잠든책’이라 할 만합니다. ‘수수께끼책·궁금책’이나 ‘숨은책·숨긴책’이라 할 수 있어요. ‘가림책·가린책’이라 해도 되고, ‘두근책·두근두근책’이라 해도 어울려요. ‘설렘책·설레는책’이라 해도 되고요. ㅍㄹㄴ



서점에서 예쁘게 포장된 블라인드 북을 사면, 포장지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 책싸개를 한다

→ 책집에서 예쁘게 꾸린 두근책을 사면, 겉종이를 책싸개로 살려쓴다

→ 책집에서 예쁘게 싼 수수께끼책을 사면, 겉종이를 책싸개로 되쓴다

《책, 읽는 재미 말고》(조경국, 유유, 2025) 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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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말/사자성어] 폐관수련



 개인적으로 폐관수련과 같은 시간이었다 → 나로서는 가다듬는 나날이었다

 2년간의 폐관수련을 종료하며 → 이태 동안 갈고닦으며

 최근에 폐관수련에 들어갔다 → 요즈음 장작쓸개를 한다


폐관수련 : x

폐관(閉關/廢關) : 1. 관문을 닫고 교류하지 않음 2. 외국과의 조약을 폐함

수련(修鍊/修練) : 1. 인격, 기술, 학문 따위를 닦아서 단련함 ≒ 연수 2. [가톨릭] 수도회에 입회하여, 착의식을 거쳐 수도 서원을 할 때까지의 몇 년간의 훈련. 이 훈련을 거쳐 수도 서원을 해야만 완전한 수도사나 수녀가 된다



  아무래도 일본말씨라고 여겨야 할 ‘폐관수련(閉關修鍊)’일 텐데, 가다듬거나 갈고닦는 사람은 스스로 벼리거나 섶쓸개를 할 적에 함부로 안 나다녀요. 그러니 우리는 우리말로 ‘가다듬다·다듬다·다스리다·추스르다’나 ‘갈고닦다·갈닦다·닦다·닦음질·담금질’로 다듬을 만합니다. ‘마음닦기·마음짓기·몸닦기’나 ‘벼리다·익히다·불굿닦기·불밭닦기’로 다듬어요. ‘파다·쌓다’나 ‘길·섶쓸개·쓴맛닦기·장작쓸개’로 다듬어도 어울려요. ‘마주담·마주보기·담보기·담바라기·칸보기·칸바라기’라 해도 됩니다. ‘나살림·나가꿈·나를 살리다·나를 가꾸다·나를 키우다·나를 북돋우다’로 다듬어도 되고요. ㅍㄹㄴ



타고난 성격 외에도 필사하는 습관이 자발적 폐관수련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 타고나기도 했고 베껴쓰기를 하면서 스스로 갈고닦을 만했다

→ 타고난 마음에다가 옮겨쓰기를 하며 몸소 벼릴 수 있었다

→ 타고난 데다가 꾸준히 받아쓰기를 하며 섶쓸개를 했다

《책, 읽는 재미 말고》(조경국, 유유, 2025)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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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293 : 발견되지 -의 그래서 안전


발견되지 않은 나만의 쓸모는 그래서 안전하다

→ 그래서 못 찾아낸 내 쓸모는 아늑하다

→ 그래서 못 본 내 쓸모는 고스란하다

《해피 버스데이 우리 동네》(신지영, 창비, 2021) 12쪽


‘그래서’는 첫마디에 놓는 어찌씨입니다. 옮김말씨 “발견되지 않은”에 일본말씨 “나만의 쓸모”인데, “못 찾아낸 + 내 쓸모”로 손볼 만합니다. 내 쓸모를 누가 찾아내지 못 하거나 보지 못 한다면 아늑하다고 느낀다는군요. 고스란히 있으니 느긋하기도 할 테고요. ㅍㄹㄴ


발견(發見) :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사물이나 현상, 사실 따위를 찾아냄

안전(安全) :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음. 또는 그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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