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05 : 고향에 내려와 -방 이유 -에서의 -ㄴ 추억


고향에 내려와 헌책방을 열겠다 마음먹은 이유는 중앙서점에서의 따뜻한 추억 때문이다

→ 옛고을로 와서 헌책집을 열겠다 마음먹는데 중앙서점에서 따뜻이 보낸 날 때문이다

→ 중앙서점을 따뜻이 누렸기에 옛마을로 돌아와 헌책집을 열기로 마음먹었다

《책, 읽는 재미 말고》(조경국, 유유, 2025) 32쪽


서울로 올라가지 않습니다. 서울밖으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큰고장이나 큰마을로 올라가지 않고, 시골이나 두메로 내려가지 않아요. 새책집도 헌책집도 그저 집과 마찬가지로 짓는 터전이면서, 살림을 지내는 자리입니다. 어떻게 마음을 먹든, 까닭이 무엇이든, 따뜻이 보낸 어제를 되새기게 마련입니다. 어제는 어제대로 그곳에서, 오늘은 오늘대로 이곳에서 새롭게 일굽니다. ㅍㄹㄴ


고향(故鄕) : 1.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 ≒ 고구·고리·고산·고원·관산·구리·모향·전리·향관·향리 2.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 ≒ 향관 3.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 4.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처음 생기거나 시작된 곳

헌책방(-冊房) : 헌책을 팔고 사는 가게 ≒ 헌책사

이유(理由) : 1. 어떠한 결론이나 결과에 이른 까닭이나 근거 2. 구실이나 변명

추억(追憶) :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이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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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06 : 훌륭한 서평이 되 요건을 갖춰


훌륭한 서평이 되려면 몇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 느낌글을 잘 쓰려면 몇 가지를 짚어야 한다

→ 책얘기를 잘 쓰려면 몇 가지를 알아야 한다

《책, 읽는 재미 말고》(조경국, 유유, 2025) 145쪽


우리는 어느 글이나 책을 읽으면서 훌륭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훌륭한 글”이나 “훌륭한 책”은 따로 없어요. 훌륭하다고 느끼거나 여길 뿐, 그저 글과 책입니다. 책을 읽고서 느낌글을 쓰거나 책얘기를 남기려 할 적에는 “훌륭한 서평이 되”도록 애써야 하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가 쓰는 글이 훌륭히 세워야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잘’ 쓰면 됩니다만, ‘잘’이라는 마음도 내려놓고서 “느낌글을 쓰려는 길”이면 넉넉해요. 따로 갖추려고 하기보다는 차근차근 짚으면 됩니다. 꼭 갖추려고 힘쓰기보다는 차분히 이모저모 알아가면 느긋합니다. 훌륭한 책을 읽기에 훌륭한 글이 태어나지 않습니다. 어느 책을 읽든 스스로 배우고 눈을 반짝이기에, 어느새 이 삶을 글로 담을 수 있습니다. 삶을 담은 글 한 자락으로 서로서로 새록새록 빛나는 오늘을 이야기합니다. ㅍㄹㄴ


서평(書評) : 책의 내용에 대한 평

요건(要件) : 1. 긴요한 일이나 안건 2. 필요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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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07 : -은 -의 -게 했


걱정은 프리다의 마음을 무겁게 했어

→ 프리다는 걱정 탓에 마음이 무거워

→ 프리다는 걱정으로 마음이 무거워

《걱정 유리병》(루 존·제니 블룸필드/엄혜숙 옮김, 미래엔아이세움, 2023) 2쪽


일본옮김말씨인 “걱정은 + 프리다의 마음을 + 무겁게 했어”입니다. “프리다는 + 걱정으로 + 마음이 무거워”로 바로잡습니다. “프리다는 걱정하느라 마음이 무거워”라든지 “프리다는 걱정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로 바로잡을 수 있어요. ‘걱정은’이 아닌 ‘프리다는’을 임자말로 삼을 노릇입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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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08 : 초록빛 완두콩


동그란 초록빛 완두콩이 이리저리

→ 푸른빛 동글콩이 이리저리

→ 동그란 풋콩이 이리저리

《걱정 유리병》(루 존·제니 블룸필드/엄혜숙 옮김, 미래엔아이세움, 2023) 79쪽


우리말은 ‘풀빛’입니다. ‘푸른빛’이라고도 합니다. 푸른빛이 도는 콩은 ‘푸른콩’이나 ‘풋콩’이라 합니다. 풀빛으로 동그랗기에 ‘동글콩’이라고도 합니다. “동그란 초록빛 완두콩”은 “푸른빛 동글콩”이나 “동그란 풋콩”으로 바로잡습니다. 한자말 ‘완두’는 이미 ‘콩(豆)’이라는 한자가 붙으니, ‘완두콩’은 잘못 쓰는 겹말이기도 합니다. ㅍㄹㄴ


초록(草綠) : 1.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 또는 그런 색의 물감 = 초록색 2. 파랑과 노랑의 중간 빛 = 초록빛

완두콩(豌豆-) : 완두의 열매. 초여름에 열리며 식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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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는 건 뭘까?
사이하테 타히 지음, 아라이 료지 그림, 정수윤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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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7.

그림책시렁 1690


《아름답다는 건 뭘까?》

 사이하테 타히 글

 아라이 료지 그림

 정수윤 옮김

 문학동네

 2025.10.21.



  《아름답다는 건 뭘까?》를 보면, 책 뒤쪽에 “세계적인 그림책의 거장 아라이 료지”라 글씨를 새기는군요. 너무 낯간지럽습니다. 아니 참으로 창피합니다. 우리는 ‘거장’이 남기는 그림책을 아이한테 읽혀야 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어린이는 ‘거장’이라는 낡은 일본한자말을 굳이 듣거나 외워야 하지 않습니다. ‘세계적인’이라든지 ‘-의’를 끼워넣은 “그림책의 거장” 같은 말씨를 손볼 줄 알아야, 비로소 아이곁에서 이야기꽃을 지피는 어른일 테지요. 예나 이제나 앞으로나 ‘멀거니 구경하는’ 데에서는 아름빛을 못 봅니다. 아름빛이란 구경거리가 아니거든요. 손수 심고 가꾸고 돌보고 생각하면서 몸소 뛰고 달리고 걷고 서고 쉬고 자는 수수한 하루이기에 아름답습니다. 아름빛은 먼발치에 없어요. 아름빛은 누구한테나 곁에 있습니다. 속으로 품고서 아름드리로 펼쳐서 포근히 안는 풀꽃나무하고 나란히 눈뜨는 아름빛이에요. 그림책 첫머리에 “푸르른 바다”라 나오지만 ‘푸르른’은 틀린말씨입니다. 더구나 바다를 파랗게 그리고서 ‘푸른바다’라 하면 아주 틀립니다. ‘파란바다’로 바로잡을 노릇입니다. 책이름도 우리말씨로 “무엇이 아름다울까?”로 손볼 수 있기를 빕니다. ‘것’은 함부로 쓰는 낱말이 아닙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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