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와 네루네루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96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0.27.

그림책시렁 1664


《스스와 네루네루》

 아라이 료지

 김난주 옮김

 시공주니어

 2012.8.20.



  모든 아이는 실컷 놀아야 포근히 잠듭니다. 실컷 못 놀면 좀이 쑤십니다. 실컷 놀지 않은 터라 잠이 안 옵니다. 자리에 눕더라도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모든 어른은 신나게 일해야 느긋이 쉽니다. 신나게 일하지 못 하면 어쩐지 꺼림합니다. 신나게 일하지 않은 터라 밤에 자꾸 이리 기웃 저리 기웃을 하는군요. 《스스와 네루네루》는 아이도 어른도 매한가지인 밤길을 들려줍니다. 낮은 낮이라서 놀고 싶습니다. 밤은 밤이라서 놀고 싶어요. 낯설기에 두근두근 다가갑니다. 익숙하기에 즐겁게 다가가고요. 굳이 가려야 하지 않고, 애써 멀리해야 하지 않습니다. 온누리에는 나쁘거나 좋은 길이 따로 없어요. 모두 한 발짝 나아가면서 마주하는 삶입니다. 저마다 새삼스레 배우거나 익히면서 받아들이는 하루입니다. 밤이면 불빛이 아닌 별빛을 따라서 거닐 만합니다. 낮이면 가게나 놀이터가 아니라 햇빛을 따라서 뛰거나 달리거나 앉을 만합니다. 나무 한 그루는 낮과 밤에 어떻게 다를는지 살펴봐요. 풀 한 포기와 꽃 한 송이는 낮과 밤에 어떻게 새로운지 들여다봐요. 나즈막이 곁에 있으면 됩니다. 반갑게 둘러보면 되고요. 놀며 자란 아이가 든든하고 튼튼하게 제 발로 이 땅에 섭니다.


#荒井良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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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무엇을 보니?



비가 오는 날

비를 보니? 빗길을 보니?


해가 높은 날

해를 보니? 더위를 보니?


별이 밝은 날

별을 보니? 불빛에 불꽃놀이 보니?


내가 보는 대로

나를 이뤄


네가 보는 대로

네 모습이야


2025.10.24.쇠.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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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동무는 어디에?



풀밭에 들어가서 맨발로 걸으려다가

“길 아닌 곳 출입금지”라 크게 붙은 글에

딱딱한 돌바닥으로 돌아간다


시골에서도 서울과 큰고장에서도

들풀이 자라는 풀밭길이며 논둑길은

가뭇없이 사라지고

멧골을 오르내릴 적에도

오솔길이나 숲길을 다 막는다


들숲에 사는 동무를 보기 힘들다

타고오를 나무가 자꾸 베여 넘어진다

또래는 거의 다 쇳덩이를 몬다

나란히 걸을 동무는 우리 아이들이네


2025.10.25.흙.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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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아파트를 사다



  책벌레끼리 하던 말이 있다. “여, 자네는 몇 평짜리를 샀나?” “나? 이제 서른 평 되려나.” “서울 강남? 서울 강북?” “어, 서울은 안 되고 인천쯤 귀퉁이에서.” 얼핏 듣자면 ‘아파트’를 샀다는 말 같지만, 책벌레는 ‘아파트 값’에 빗대어 여태 책값을 얼마쯤 바쳤는지 가볍게 웃으며 주고받는다. “허허, 어느덧 서울 강남에 조고만 한 채를 샀네.” “서울 강서에 한 채 샀어도 잘 했지.”


  책벌레는 하루하루 값을 늘린다. 처음에는 “시골 멧밭 한 뙈기”만큼 돈을 들여서 책을 사읽었다면, 어느새 “시골논 한 마지기”만큼 돈을 들여서 책을 사읽고, 이윽고 광주나 대전 즈음으로 깃들고, 바야흐로 안산이나 구리 즈음 깃들더니, 인천이나 부천이나 의정부로 다가가고, 마침내(?) 서울로 들어서면 어쩐지 ‘어깨뿌듯’ 같으나, 삶자락은 참으로 조그마한 빌림집이기 일쑤이다.


  책벌레로서 서울에서 “내 집 장만”이란 엄두를 내기 버겁다. 책값에 들인 돈을 책에 안 들였다면 웬만한 책벌레는 “서울 강남 한 채쯤” 우습지(?) 않았을 만하다. 참말로 숱한 책벌레는 책이 아니라 잿더미(아파트)에 눈을 두었으면 “서울 강남 두 채”를 장만했을 만하다.


  그러나 날이 가고 해가 갈수록 잿더미는 값이 껑충껑충 뛴다. 이제는 “서울 강남 작은 한 채”는커녕 “서울 강서와 강북 작은 한 채” 값에 댈 수 없는 판이다. 요즈음 잿값(아파트 가격)을 보노라면, “서울이건 인천이건 부산이건 아예 발을 못 들이”는구나 싶고, “전남 고흥 읍내 아파트 한 채”로 여겨야 할 듯싶다.


  책벌레가 우스갯소리로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거니 말거니 하는 말을 더는 할 수 없는 나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한 가지 물어볼 만하다. 서울 냇밑마을(강남)에서 잿더미 한 채를 굴리는 사람은 집에 책을 몇이나 둘까? 10억도 20억도 아닌, 50억이니 100억이니 춤추는 잿값인데, 잿값을 굴려서 샛돈(시세차익)을 억억억 소리 나게 긁어모으는 분들은 “책을 읽기”나 할까? 아예 안 읽지는 않을 수 있지만, 억억억 소리를 내는 분들은 돈더미에 파묻히거나 깔려서 숨막히는 나날이지는 않을까? 2025.10.26.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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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란 어떤 걸까? 평화그림책 3
하마다 케이코 지음, 박종진 옮김 / 사계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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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0.26.

그림책시렁 1662


《평화란 어떤 걸까?》

 하마다 케이코

 박종진 옮김

 사계절

 2011.4.25.



  나누는 사람은 스스로 즐겁습니다. 안 나누는 사람은 스스로 시커멓습니다. 나누는 사람은 스스로 눈망울이 반짝여요. 안 나누는 사람은 스스로 눈망울이 죽습니다. 나누는 사람은 스스로 가을빛에 물들고 봄꽃에 물들어요. 안 나누는 사람은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다면서 늘 짜증투성이입니다. 《평화란 어떤 걸까?》를 읽으면 쌈박질이 얼마나 멍청하고 어처구니없이 스스로 갉을 뿐 아니라 둘레를 좀먹는지 차분히 짚습니다. 다만, 조금 짚다가 끝납니다. 더 파고들지는 못 하고, 더 넓히지는 않아요. 왜 그럴까 하고 갸웃갸웃해 보는데, 아무래도 일본은 일본부터 스스로 어떤 멍청쌈박질을 했는지 스스로 뉘우치면서 둘레에 사랑씨앗을 나누는 일을 할 노릇인데, 이 대목을 슬그머니 지나치고 말아요. 또한 우리나라도 우리나라대로 멍청쌈박질을 스스로 일삼은 발자취가 있어요. 이웃나라가 쳐들어온 쌈박질만 쌈박질이지 않아요. 우리 스스로 이쪽저쪽으로 갈라서면서 끔찍하게 피비린내를 일으켰는데, 이 피비린내는 오늘날에도 안 가셨습니다. 어렵게 일본스런 한자말로 ‘평화’를 안 다뤄도 됩니다. 이미 우리말에 다 있어요. 우리는 ‘어깨동무’를 하면 됩니다. 우리는 서로 ‘동무’로 사귀면서 ‘두레’를 하면 됩니다. 우리는 ‘손잡기’를 하고 ‘발맞춰’ 걸으면 돼요. ‘나란히’ 서서 노래하기에 아름답습니다.


#浜田桂子 #へいわってどんなこと #PeaceWhatisit


ㅍㄹㄴ


《평화란 어떤 걸까?》(하마다 케이코/박종진 옮김, 사계절, 2011)


평화란 분명 이런 거야

→ 꽃길은 틀림없이 이래

→ 들빛은 아마 이렇지

→ 사랑은 참말 이럴 테지

1


집과 마을을 파괴하지 않는 것

→ 집과 마을을 부수지 않기

→ 집과 마을을 안 깨뜨리기

6


친구들과 함께 공부도 할 수 있는 것

→ 동무와 함께 배우기

→ 동무랑 배우는 하루

12


싫은 건 싫다고 혼자서라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

→ 싫으면 싫다고 혼자서라도 씩씩히 말하기

→ 싫으니 싫다고 혼자서라도 떳떳이 말하기

17


죽임을 당해도 안 돼. 무기 따위는 필요 없어

→ 죽어도 안 돼. 불화살은 쓸데없어

→ 빼앗길 수 없어. 불벼락은 버리자

29


모두 함께 잔치를 준비하자

→ 모두 함께 잔치를 벌이자

→ 모두 함께 잔치를 하자

31


다 같이 신 나게 행진을 하자

→ 다같이 신나게 걷자

→ 다같이 신나게 나아가자

33


네가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고 하는 것

→ 네가 참말 잘 태어났다고 하기

→ 네가 참 잘 태어났다고 말하기

36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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