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 주사 맞기 싫어! 병만이와 동만이 그리고 만만이 6
허은순 지음, 김이조 그림 / 보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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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5.29.

읽었습니다 340



  ‘바른 우리 말 읽기책’으로 나온 《예방 주사 맞기 싫어!》를 읽었다. 앞으로 앓지 않도록 바늘을 미리 꽂아야 한다고 여기지만, ‘미리맞기(예방주사)’를 어떤 물(성분)로 만드는지 하나도 안 밝히고 안 알려주면서 그저 맞아야 한다고만 밀어붙여도 될는지 아리송하다. ‘바늘(주사)’을 안 맞으면 그냥 ‘무섬보(겁쟁이)’인가? 모기에 물리면 나쁜가? 모든 모기가 우리 목숨을 확 빼앗을 수 있는가? ‘모기향’은 냄새로 모기를 죽이는, 이른바 ‘벌레잡이(살충제)’인데, 목숨을 빼앗는 모기향을 태울 적에 사람은 멀쩡할 수 있을까? 우리 목숨을 바로 빼앗지 않는다는 모기향이라지만, 모기 목숨을 안 갉는다고 할 수 있을까? ‘예전 모기향’은 ‘발암물질 말라카이트그린’을 넣어서 짙푸른 빛깔이었고, 2006년부터는 우리나라도 이런 물을 쓸 수 없도록 막았다. 그런데, 이 대목도 못 다루면서 “모기는 나쁘고, 모기향은 그냥 쓰면 되고, 예방주사를 맞아야 아플 일이 없이 몸이 튼튼하다”고만 줄거리를 다루어도 될는지, 이제는 좀 하나하나 짚을 노릇 아닐까?



《예방 주사 맞기 싫어!》(허은순 글·김미조 그림, 보리, 2013.4.30.)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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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랄 하은맘의 닥치고 군대 육아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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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5.29.

읽었습니다 339



  아기를 낳아서 돌보는 삶에는 끝이 없다. 모든 아이는 어버이랑 도란도란 살아가며 언제나 즐겁기를 바란다. 몇 살에 이르면 제금을 나려고 태어나는 아이는 없다. 어느 나이를 맞이하면 따로살기를 해야 하는 아이도 없다. 오늘날 이 나라는 모든 아이가 스무 살을 앞두고서 ‘돈벌잇자리를 찾아내야 한다’는 듯이 몰아세운다만, 아이는 ‘돈을 벌려고 태어나는 숨결’이 아니다. 어버이도 아이한테 ‘돈벌잇자리를 가르치거나 알려주려고 낳지 않’는다. 이 대목을 잊어버릴 뿐 아니라, 나라에서 이 대목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탓에, 다들 힘겹고 고되고 벅찰 뿐 아니라, 배움수렁(입시지옥)이 무시무시하다. 《닥치고 군대육아》를 읽다가 한숨만 나왔다. 아이를 세 해만 돌보면 끝난다구? 터무니없다. 게다가 아이돌봄을 ‘자리(계급)’로 가를 수조차 없다. 몇 해쯤 아이를 보았으니 더는 안 보아도 된다면, 이미 어버이로서 끝장이다. 어버이가 아니지. 어른은 ‘아기 낳는 틀(기계)’도 아닐 뿐더러, 아이는 몇 살에 이르면 뭘 해내야 하는 틀(기계)일 수도 없다. ‘아이곁에서’ 살아가면 된다. ‘아이하고 함께’ 살림을 지으면 된다. ‘어른’으로서 사랑을 짓는 하루를 노래하면 된다. 제발 잔소리를 닥치고서 아이를 사랑하기를 빈다. 군대가 어떤 곳인가? 사람한테서 사랑을 빼앗고 지워서 오직 ‘싸움기계’로 길들이고 닦달하는 죽음터이지 않은가? 제발 아이하고 나란히 앉아서 아이랑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아이한테서 배우기를 바란다. 어버이란, 아이하고 오래오래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사랑을 배우는 보람으로 이 삶을 노래하는 사람한테 붙이는 이름이다.



《닥치고 군대육아》(김선미, 알에이치코리아, 2023.1.4.)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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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5.28. 아직 아니어서 이제



  아직 살아내지 못 하거나 해내지 못 하기에 “내가 그런 이름을 써도 되나?” 하고 망설일 만하다. 그러나 아직 살아내지 못 하기에, 이제부터 살아내면 된다. 아직 해내지 못 하니까, 이제부터 해보면 넉넉하다. 아직 모르니까 이제부터 차근차근 배운다. 아직 헤매니까 이제부터 천천히 익히면서 가다듬는다.


  아직 아니어서 이제 길을 나선다. 아직 어지러우니 이제 쉰다. 아직 어려우니 더 다가서서 들여다보고 살펴보고 헤아린다. 아직 엉성하니 손끝에 힘을 모두어 새롭게 추스른다. 아직 섣부르니까 고개를 숙인다. 이제 할 만하더라도 넙죽넙죽 절을 하면서 고맙다고 여쭌다. 아직 엉성한 줄 느끼니 언제나 다독이면서 새삼스레 받아들인다. 이제 길을 틔우기에 이웃과 동무를 불러서 나란히 나아간다.


  아직 아침이 아니다. 아직 밤이다. 아직 어두우니 고요히 숨을 돌리면서 이 밤에 꿈을 그린다. 아직 캄캄하기에 가만히 눈을 감고서 새하루를 어떻게 맞이할는지 돌아본다.


  아직 저녁이고 아직 낮이다. 아직 때가 있다.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하면서 스스로 일어선다. 아직 멀었으니 갈 곳이 까마득하다면, 이제부터 걸어갈 머나먼길을 노래하고 춤추면서 더욱 느긋이 누리려고 한다. 아기는 아직 어리다. 아이도 아직 어리다. 철들어 어른으로 거듭나더라도 아직 어린다. 어질거나 슬기로운 어른이더라도 아직도 배울 뿐 아니라, 앞으로도 기쁘게 익히는 걸음걸이가 반짝인다.


  누구나 오늘이 끝이 아니다. 누구라도 하루아침에 끝맺지 않는다. 너도 나도 오늘을 살아내고, 어제를 지내었고, 모레를 기다리면서, 이제 기지개를 켠다. 같이 가 보자. 함께 손을 잡자. 두런두런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이 길을 우리가 열자.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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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5.22. 새벽새



  새벽 두어 시 사이로 새소리가 갈마든다. 이즈음이면 밤새소리가 천천히 잦아들고 낮새소리가 하나둘 늘어난다. 새벽 너덧 시 무렵이면 거의 바뀌고, 대여섯 시를 건너가며 새날이 무르익는 줄 느낀다.


  먼먼 옛날부터 누구나 새를 곁에 품으면서 하루를 읽었다. 새가 노래하는 때에 따라서 바람결을 읽고 햇길도 읽었다.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때바늘(시계)과 손전화를 곁에 두느라 새를 멀리하고 잊는다. 새바라기를 하는 분은 새만 볼까? 아니면 때와 철과 바람과 햇길을 나란히 바라볼까?


  시골이더라도 읍내만 나오면 서울스럽고 매캐하다. 시골이더라도 웬만한 마을집은 서울집을 흉내낸다. 오히려 서울 곳곳이 시골스러운 빛을 담아서 쉼터로 바뀌려 한다. 팍팍한 서울이기에 서울에 붙들려고 서울은 곳곳에 풀꽃나무를 둔다면. 짙푸르던 시골은 얼른 사람들을 서울로 몰아내고서 벼슬아치들이 뒷돈을 돌라먹으려고 이 숲터를 망가뜨린다.


  두멧시골에 살기 앞서까지는 설마 싶었으나, 고흥살이 열다섯 해를 돌아보자니 이 나라 시골은 “시늉만 귀촌 환영”일 뿐이고 “귀촌자 숫자”로 “군청에서 정부보조금을 타낼 혓바닥”을 놀리더라.


  너는 뭘 알아보니? 난 뭘 알아볼까?


  책을 새로 낸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은 열 해 걸려서 쓰고 손질해서 내놓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은 일곱 해 걸려서 쓰고 손질해서 내놓는다.


  새벽새는 새벽을 노래하는 새이다. 나는 새벽사람이다. 여덟 살에는 새벽 여섯 시부터 걸어서 어린배움터에 갔고, 열두 살부터는 새벽 다섯 시 삼십 분부터 걸어서 배움터에 갔다. 열네 살부터는 푸른배움터에 다섯 시 반에 닿도록 걸어갔다.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일한 스물한 살에는 새벽 네 시부터 하루를 열었고, 싸움터(군대)를 다녀온 스물네 살에는 새벽 두 시 반부터 새뜸나름이로 달렸다.


  아이를 하나 낳고 둘 낳으면서 하루를 새벽 한 시에 연다. 다만 아이들이 일어나는 여덟 시 무렵에 살짝 눈붙이고서 다시 일한다.


  새벽에 새벽새를 만난다. 아침에 아침새를 마주한다. 새벽노래를 따라서 새길을 나선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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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4285756
(우리말과 문해력)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9869162
(말밑 꾸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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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에스S



에스(S) : 의류 따위의 치수에서, 크기가 표준보다 작음을 표시하는 기호

에스(S) : 자석이나 나침반 따위에서, 남쪽을 나타내는 기호

에스(S/s) : [언어] 영어 알파벳의 열아홉 번째 자모 이름

에스(S) : [화학] ‘황’의 원소 기호

S : 1. 에스(영어 알파벳의 열아홉째 글자) 2. 성(聖: Saint) 3. 남쪽(의)(south; southern) 4. S자형(으로 된 것) 5. (특히 의류 치수에서) 소(小: small)

エス(S) : 1. 에스; 남(南) 2. 소형 사이즈 3. 에스, 여학생의 동성애(의 대상). [어원]sister 



우리 낱말책에 영어 ‘S’를 여러모로 싣는데, 이렇게 실어도 될 만한지 곱씹을 노릇입니다. 옷이 작을 적에는 ‘작다’를 쓰면 되고, ‘ㅈ’으로 나타낼 만합니다. 옷이 크면 ‘크다’를 쓰면서 ‘ㅋ’으로 나타내면 되어요. 요즈음 ‘에스’를 으레 ‘에스급(S級)’을 나타내려고 쓰는구나 싶은데, 이때에는 ‘세다·드세다·억세다·힘세다·힘차다’나 ‘기운세다·기운있다·기운좋다·기운차다·기운넘치다’로 풀어낼 만합니다. ‘놀랍다·눈부시다·대단하다’나 ‘훌륭하다·우람하다·커다랗다·크다’로 풀어낼 수 있고, ‘너무·되게·되우·아무리·악착·억척’이나 ‘매우·몹시·무척·아주’로 풀어내면 됩니다. ‘마루·머드러기·으뜸·첫손·첫째’나 ‘무시무시하다·어마어마하다·엄청나다·으리으리’로 풀어내어도 어울려요. ㅍㄹㄴ



전부 잘 팔리는 S급 매물이다

→ 다 잘팔린다

→ 모두 잘팔린다

→ 다 잘팔리는 으뜸이다

→ 모두 잘팔려 첫손이다

《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숀 비텔/이지민 옮김, 책세상, 2022)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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