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5.6.

숨은책 1052


《성모는 이것을 원하신다》

 파울 하인쯔 슈미트 엮음

 동항 천주교회

 1965.7.10.



 ‘동항 천주교회’는 부산 부산진구 우암동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1965년에 내놓은 조그마한 꾸러미인 《성모는 이것을 원하신다》를 문득 펴며 그무렵 사람들은 무엇에 하루하루 마음을 기울여야 했는가 하고 돌아봅니다. 한겨레가 두나라로 갈려서 싸운 잿더미를 조금조금 추스르면서 자리를 잡아가는 마당이니, 숨돌리고 아이를 돌보면서도 미움과 그리움이 엇갈릴 뿐 아니라, 나라를 휘어잡은 서슬퍼런 총칼에 말소리도 섣불리 못 내던 나날은 그야말로 만만하지 않습니다. 버리는 책이란 없으며, 쪽종이 하나가 길에서 구를 일마저 없던 무렵을 살던 어제란, 어쩌면 까마득할는지 모르나 기껏 쉰 해 남짓입니다. 쉰 해 사이를 지나면서 버리는 책이 수두룩하고, 넘치는 종이 사이에서 무엇을 읽어야 할는지 헤매기도 하고, 좋거나 훌륭하다는 책을 읽더라도 마음까지 빛나거나 거듭나지는 않는 요즈음이라고 할 만합니다. 묵은책을 넘기면서 ‘걱정’과 ‘싸움’을 읽습니다. “잘못을 저지르는 이들을 사랑하라”는 말씀은 거룩하되, 정작 절집부터 이 대목을 못 품는다고 느껴요. 나하고 눈길과 마음결과 삶길이 다른 사람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기란 참 어려울는지 모르나, ‘바로 나’라는 넋부터 그대로 맞아들이기가 훨씬 어려울 수 있습니다.


ㅍㄹㄴ


- 부산시 부산진구 우암동 189


서방 여러 나라에서도 그들의 원조와 경험으로 한국을 도우려고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리스도 교회에서도 한국의 곤궁을 덜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꾀하고 있긴 하지만, 만약 어느때 가서 쏘련이나 중공이 다시 침략하게 되는 날에는 모든 것을 잃고 실의에 빠지고 말 것이 아닌가? 저 억센 공산주의 블로크를 대적해 싸우는 일은 이 작은 한반도 한국으로서는 벅차고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1쪽)


더욱 곤란한 일은 1917년 조직화된 무신론이 공산주의라는 탈을 쓰고 쏘련에서 권력을 잡게 된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천주께 대한 도전에 대항해서 천상 모후께서는 ‘거룩한 매괴의 모후’로 폴투갈의 파티마에 여섯 번이나 발현하셔서 쏘련의 그 그릇된 사상에 대항하도록 전세계에 호소하신 것이다.(11쪽)


마리아께서 하신 다음 말씀을 전했다. “죄인들을 위해 희생하라! 그리고 너희가 희생을 바칠 때면 ‘예수여, 네게 대한 사랑과 죄인들의 회개와 마리아의 하자 없으신 성심을 상해 드린 것을 기워 갚기 위해 하나이다’ 하며 하라고 말씀하시며, 성모께서는 지난번 여러 번의 발현 때 하신 것처럼 당신 손을 펴셨다.” (21쪽)


한국에서 천주의 사업을 위한 힘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이 책자의 소임이다 … 한국은 기구하기 위해 합장할 수많은 손을 가지고 있다. 비단 가톨릭 교우들의 손만이 아니라, 이 기구 군단의 대열에는 다른 교파들의 그리스도 신자들과 불교도들도 참석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과 함게 규모가 큰 기도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 정치가들이 정책을 수립하고 협상을 하더라도 우리는 계속 기구해야 하는 것이다. (116, 11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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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경험의


 경험의 과정이 필요하다 → 겪어 보아야 한다

 경험의 방식이 중요하다 → 어떻게 하는지가 크다

 경험의 해석에 차이가 발생한다 → 해보고서 다르게 풀이한다


  ‘경험(經驗)’은 “1. 자신이 실제로 해 보거나 겪어 봄. 또는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 2. [철학] 객관적 대상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 작용에 의하여 깨닫게 되는 내용”을 가리킨다지요. ‘경험 + -의’ 얼거리라면 ‘-의’부터 털고서 ‘겪다·치르다’나 ‘하다·해보다’나 ‘마주치다·맛보다·맞서다·마주하다·맞이하다’나 ‘배우다·익히다’로 풀어낼 만합니다. ‘살다·알다·지나다·지나가다·지나오다’나 ‘먹이다·보다·잔뼈가 굵다’나 ‘물·소꿉·일·놀이’로 손보아도 되고, ‘보내다·지내다·있다’나 ‘부딪히다·부딪치다·부대끼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우선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경험의 폭이 좁아진다

→ 무엇보다 별아이는 여러 대목에서 겪어 볼 일이 줄어든다

→ 먼저 반짝아이는 겪어 볼 만한 일이 여러모로 적다

→ 먼저 별님은 스스로 해볼 만한 일이 드물다

《아이의 진실》(프랑신 페르랑/강현주 옮김, 한울림, 2003) 112쪽


감사를 표현하면 긍정적인 경험을 잘 기억하게 되며, 그 경험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고, 주위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 잘 인식하게 된다

→ 고마워하면 마음이 한결 밝으며, 밝은 빛을 키울 수 있고, 이웃이 얼마나 반가운지 더 잘 느낀다

→ 고맙다고 말하면 마음이 트이며, 환한 마음을 가꿀 수 있고, 이웃을 반갑게 바라볼 수 있다

《비관주의자를 위한 낙관주의 수업》(델핀 뤼쟁뷜·오렐리 페넬/박태신 옮김, 가지출판사, 2018) 178쪽


예술 경험의 효과를 삶의 진정제가 아니라 촉매제로 본 니체는

→ 니체는 멋빛이 삶을 다독이기보다 북돋운다고 보며

→ 니체는 꽃살림이 삶을 달래기보다 북돋운다고 보고서

《니체 읽기의 혁명》(손석춘, 철수와영희, 2024)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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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이색분자



 불순한 이색분자를 색출한다고 → 몹쓸 다른꽃을 뽑는다고

 이색분자라고 낙인을 찍다 → 튄다고 못박다 / 유난하다고 몰아붙인다

 이색분자로 몰며 차별한다 → 다르다고 몰며 따돌린다


이색분자(異色分子) : 한 단체나 집단 안에 있으면서 그곳의 주된 주의, 사상, 성질, 종류와는 다른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 = 이분자



  일본에서는 한자말 ‘분자(分子)’를 붙여서 어느 사람이나 무리를 낮잡거나 깎거나 할퀴거나 따돌리거나 괴롭히거나 몰아세울 적에 씁니다. 우리 낱말책에 뜬금없이 실린 ‘이색분자’는 그저 일본말씨입니다. 이제 이런 찌꺼기는 털어내고서, ‘나오다·남다르다·남달리’나 ‘다르다·다른·다른별·다른꽃·다른결’로 고쳐쓸 일입니다. ‘도드라지다·두드러지다·돋보이다·도두보이다’나 ‘드물다·드문빛·드문꽃’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딴판·또다른·뜻밖·뜻하지 않다’나 ‘별쭝나다·별쭝맞다·별쭝스럽다’로 고쳐쓰고, “보기 드물다·보기 어렵다·보기 힘들다”로 고쳐써요. ‘부르다·불룩하다·볼록하다’나 ‘빛깔있다·빛다르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새롭다·새·새눈·새롬빛·새롬꽃·새뜻하다’나 ‘새빛·새넋·새얼·새삼’으로 고쳐쓰면 되고, ‘생각밖·생각도 못하다’로 고쳐쓰지요. ‘용하다·용케·유난·유난스럽다’로 고쳐쓰고, ‘재미·재미나다·재미있다’나 ‘튀다·톡톡 튀다·튀어오르다’로 고쳐쓰면 됩니다. ㅍㄹㄴ



나는 그런 도구를 결코 이색분자 취급하지 않는다

→ 나는 그런 살림을 다르게 다루지 않는다

→ 나는 그런 연장을 튄다고 여기지 않는다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구시다 마고이치/심정명 옮김, 정은문고, 2017) 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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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이색적


 이색적 풍습 → 남다른 살림 / 새로운 빛

 이색적 제안을 하다 → 뜻밖인 말을 하다

 이색적인 풍경 → 튀는 모습 / 유난스런 모습

 퍽 이색적이다 → 퍽 다르다 / 퍽 돋보이다


  ‘이색적(異色的)’은 “보통의 것과 색다른 성질을 지닌”을 뜻한다고 합니다. ‘색다르다(色-)’는 “동일한 종류에 속하는 보통의 것과 다른 특색이 있다”를 가리키니, ‘이색적 = 보통의 것과 보통의 것과 다른’으로 풀이한 셈입니다. 또는 두 낱말은 거의 같거나 서로 같다고 할 만합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이색’이라는 한자말에서 ‘異’는 ‘다르다’를 가리켜요. 그러니 ‘이색·이색적’이나 ‘색다르다’는 그냥 같은 말을 짜임새만 다르게 쓰는 셈입니다. ‘나오다·남다르다·남달리’나 ‘다르다·다른·다른별·다른꽃·다른결’로 고쳐씁니다. ‘도드라지다·두드러지다·돋보이다·도두보이다’나 ‘드물다·드문빛·드문꽃’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딴판·또다른·뜻밖·뜻하지 않다’나 ‘별쭝나다·별쭝맞다·별쭝스럽다’로 고쳐쓰고, “보기 드물다·보기 어렵다·보기 힘들다”로 고쳐써요. ‘부르다·불룩하다·볼록하다’나 ‘빛깔있다·빛다르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새롭다·새·새눈·새롬빛·새롬꽃·새뜻하다’나 ‘새빛·새넋·새얼·새삼’으로 고쳐쓰면 되고, ‘생각밖·생각도 못하다’로 고쳐쓰지요. ‘용하다·용케·유난·유난스럽다’로 고쳐쓰고, ‘재미·재미나다·재미있다’나 ‘튀다·톡톡 튀다·튀어오르다’로 고쳐쓰면 됩니다. ㅍㄹㄴ



이색적인 풍경에 심취한 나머지

→ 남다른 모습에 빠진 나머지

→ 튀는 모습에 사로잡힌 나머지

→ 재미난 모습에 푹 빠져서

→ 유난한 빛에 넋이 나가서

《나는 유목민, 바람처럼 떠나고 햇살처럼 머문다》(리타 골든 겔만/강수정 옮김, 눌와, 2005) 101쪽


누구나 우선 이색적인 눈길로 보았는데

→ 누구나 먼저 남다르게 보았는데

→ 누구나 으레 유난하게 보았는데

《이 여자, 이숙의》(이숙의, 삼인, 2007) 243쪽


다소 이색적이라고

→ 꽤 남다르다고

→ 퍽 눈에 띈다고

→ 퍽 도드라진다고

→ 여러모로 새롭다고

→ 제법 돋보인다고

《우리와 안녕하려면》(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 양철북, 2007) 5쪽


이색적인 경관에 걸맞게

→ 남다른 모습에 걸맞게

→ 새로운 빛에 걸맞게

→ 유난한 모습에 걸맞게

《우리나라 해양보호구역 답사기》(박희선, 자연과생태, 20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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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문방구
구시다 마고이치 지음, 심정명 옮김 / 정은문고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5.5.

까칠읽기 69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

 구시다 마고이치

 심정명 옮김

 정은문고

 2017.1.17.



“文房具56話”를 옮긴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를 읽었다. 1956년에 나온 책이라 그런지 살짝 해묵은 이야기로구나 싶다. 우리로서는 1956년에 글붓살림 이야기를 책으로 내기 어려웠을 만하지 싶으면서도, 오히려 그무렵에야말로 글붓살림이 무엇인지 더 찬찬히 짚을 만했으리라고도 본다.


거꾸로 2025년 요즈음에야말로 글붓살림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손으로 가꾸는 글살림”을 헤아리는 이야기를 엮을 수 있다. 보는 쪽도 짓는 쪽도 ‘손’을 써야 한다. 종이에 그리든 판(디지털화면)에 그리든, 언제나 손을 쓴다. 손전화나 셈틀도 손을 움직여서 가눈다. 여러모로 보면 모든 곳에서 손이 없이는 아무 일을 못 한다.


거의 잊힌 말씨인 ‘솜씨’라는 우리말은 워낙 ‘손씨’이다. ‘손 + 씨’이다. 손으로 짓기에 손을 거쳐서 씨앗을 심듯 살림을 짓고 빚고 가꾸고 일군다는 뜻이다. ‘솜씨 = 손씨’인 줄 알아차린다면, ‘발솜씨’처럼 터무니없는 말은 안 쓸 텐데, 아무튼, 손을 쓸 적에는 “두 손”을 쓴다. “한 손”으로도 천천히 짓고 움직이고 다룰 수 있되, 우리 몸은 “두 손”을 고르게 쓰는 결이다. 한 손을 다칠 적에는 다른 한 손만 놀릴 텐데, 한손놀림도 두손놀림이라는 얼거리를 헤아리게 마련이다.


왼손과 오른손을 하나인 몸으로 여겨서 다루기에 빚고 짓고 가꾸고 일구고 심고 돌보고 품고 안고 쓰다듬고 손질하고 고치고 나눈다. 글붓이란 무엇일까? 한 손으로 붓을 쥐더라도 다른 손으로 받친다. 한 손으로 다 그리는 듯해도, 다른 손이 단단히 받치거나 잡아 주어야 한다. 언제나 두 손을 한몸으로 움직인다.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를 읽다 보면, 일본사람인 글쓴이는 ‘일본 붓살림’을 놓고서 살짝 푸념하기도 하는데, 이웃나라 눈으로 보자면 너무 배부른 소리 같더라. ‘한국’이라는 나라는 흔한 연필과 볼펜과 종이조차 엉터리이다. 이 나라가 내놓는 지우개도 얼마나 엉터리인지 모른다. 이 나라에서 온붓(만년필)을 내놓을 수 있을까? 설마, 꿈조차 못 꾼다. 이 나라는 붓 한 자루에 종이 한 자락조차 제대로 여미지 못 하면서 갖은 총칼(전쟁무기)에 펑펑질(핵발전소)에 돈을 들이붓는다. 어느덧 ‘한국 연필·볼펜’은 ‘중국 연필·볼펜’보다 뒤떨어졌다. 딴소리 같으나, ‘돌봄이(의사)’는 좀 모자라거나 없어도 되지만, 붓 한 자루는 없으면 안 된다. 돌봄이를 가르치려고 어마어마하게 돈을 쏟아붓기보다는, 종이 한 자락을 제대로 지어서 누리는 길에 제대로 돈을 써야 하지 않을까?


바탕(기초)은 바로 손을 쓰는 곳에서 비롯한다. 오늘날에도 호미와 낫은 대장간에서 손으로 짓는다. 손으로 빚는 살림은 오래오래 가면서 우리 곁에 있되, 손으로 안 빚는 살림은 얼마 안 가서 스러진다. 손빛을 담아서 손씨를 살리는 손살림이 흐르는 손글이라면 한결같이 반짝일 만하겠지.


ㅍㄹㄴ


하지만 연필로 쓴 글자는 매우 뚜렷이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11쪽)


더욱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연필 깎는 시간 정도는 한숨 돌리고 싶다. (25쪽)


조바심 나는 마음을 누르면서 끈기 있게 하다 보면 끝내 풀리지 않는 적은 거의 없다. 그러느라고 5분씩 10분씩 시간을 써도 시간을 낭비했다거나 손해를 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74쪽)


지금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붓으로 쓴 편지는 물론이고 봉투에 넣는 편지를 쓰는 일도 줄었을 뿐 아니라 개인적인 편지를 받는 일도 적어졌다. 매일 받는 우편물 중에서 봉투에 넣어 봉한 편지를 발견하면 정말 기쁘다. (104쪽)


수험생의 필통을 보면 여동생에게 빌려오기라도 했는지 꽃이나 병아리가 달려 있기도 하다. 촌스럽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으니 어쨌든 입학시험쯤 되면 진지해지는 모양이다. (175쪽)


#文房具56話 #串田孫一


+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구시다 마고이치/심정명 옮김, 정은문고, 2017)


지우개 하나가 동그랗게 작아져 있다

→ 지우개 하나가 동그랗게 작다

→ 지우개 하나가 동그랗게 줄었다

16


거리를 걸으면 압지를 나눠주던 시절이 있었다

→ 거리를 걸으면 누름종이를 나눠주기도 했다

49


시간을 낭비했다거나 손해를 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부질없다거나 아깝다고는 여기지 않는다

→ 덧없다거나 잃었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74


문진을 남에게 받기도 하고 직접 만들기도 한 이유는 습자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 누름돌을 받기도 하고 손수 짓기도 했는데 글씨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 누름쇠를 받기도 하고 몸소 짜기도 했는데 붓글씨 때문이다

101


개인적인 편지를 받는 일도 적어졌다

→ 따로 글월을 받는 일도 드물다

→ 수수하게 글을 받는 일도 줄었다

104


필통, 필갑 그리고 시스

→ 붓집, 붓자루, 칼자루

→ 글붓집, 붓집, 칼집

174

sheath 칼집·칼자루 칼주머니·칼꽂이


나는 그런 도구를 결코 이색분자 취급하지 않는다

→ 나는 그런 살림을 다르게 다루지 않는다

→ 나는 그런 연장을 튄다고 여기지 않는다

181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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