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13.


《삶의 마지막 축제》

 용서해 글, 샨티, 2012.12.24.



환하게 비추는 해를 맞이한다. 아침에 기쁘게 벡스코로 찾아간다. 〈부산국제아동도서전〉 사흘째를 맞는다. 물끄러미 지켜보는데, 아이도 어른도 책을 대단히 거칠게 휙휙 넘긴다. 어떤 아주머니나 할머니는 한 손으로 그림책을 슥 들면서 팔랑팔랑 넘긴다. 붕어빵을 먹던 손으로 책을 펼치는 아이한테 아무 말을 안 하는 어버이가 수두룩하다. “살 책”이 아니면서도 “가운데를 꾹꾹 눌러서 편 다음 읽고서 휙 가는 아이어른”이 끝도 없다. 다들 ‘배운’ 적이 없을까? 다들 배울 마음이 없는가? ‘책쥠새’부터 집과 배움터에서 못 듣고 안 배웠다면, 책을 왜 읽는가? 《삶의 마지막 축제》를 돌아본다. 이현주 님은 삶길 막바지에 있다고 느낀다. 용서해 님은 곁에서 마지막잔치를 함께 보내는 하루이지 싶다. 오늘까지 살고서 이튿날 떠난다고 할 적에도 바보짓을 한다면, 사람이라는 몸을 입은 뜻이 없다고 본다. 도마에 오르는 갖은 말썽을 일으킨 이들은 삶(어제·오늘·모레)이라는 길이 아니라 허울이라는 옷을 걸치면서 껍데기(돈·이름·힘)를 거머쥐려는 늪이지 싶다. 우리나라는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엎드리고 우는 사람한테 너그럽다만, 값을 치르는 사람을 보아주는 살림빛이 있다만, 어쩐지 이 살림길이 사그라드는 듯하다.


하지만 아무리 닦으려 해도 닦아지지 않는 뭔가가 가로막혀 있다는 느낌을 지을 수 없었다. 남이 아무리 나서서 도우려 해도 당사자가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이상 다가설 수 없고 도움도 거기서 멈출 수밖에 없다. (99쪽)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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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달린 부산 명물 ‘산타 버스’, 민원으로 운영 중단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46773?sid=102


루돌프 대신 ‘버스’ 타는 부산 산타…“월급 쏟아도 아이들 웃음이 남죠” [그! 사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679860?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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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수사 본격화…6개 공사업체 압수수색(종합)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794451?rc=N&ntype=RANKING


英 언론도 깜짝놀란 ‘불수능’… 수능 영어 문제보고 “미쳤다”

https://n.news.naver.com/article/366/0001129908?cds=news_media_pc&type=editn


롯데백화점, 노조조끼 착용 손님 제지 논란에 대표 명의 사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794434?sid=102


조진웅이 장 발장? 선 넘은 정치권 ‘제 편 감싸기’

https://n.news.naver.com/article/262/0000018982


“잊어도 될 범죄 없다”던 배우의 과거가 던진 논쟁 [이번주인공]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605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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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12.


《발견하는 마음》

 봄동이 엮음, 혜윰터, 2025.9.12.



아침에 부산수정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를 만나러 길을 나선다. 이곳 배움길잡이 한 분이 퍽 즐겁게 아이들을 이끈다고 느낀다. ‘빈틈없이’ 훌륭한 분이지는 않다. ‘빈틈있어’ 허술한 분이다. 바로 스스로 허술하고 빈틈이 많은 줄 느끼시는 분이라서 아이들하고 잘 놀고 얘기하면서 어울린다고 느낀다. 이러다 보니 열 살 아이들이 하고픈 말을 스스럼없이 터뜨리면서 참으로 신나게 배우더라. 이제 이야기를 마치고서 보수동책골목으로 넘어간다. 〈보수서점〉에서 책을 한가득 산다. 얼른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서 〈부산국제아동도서전〉 둘쨋날을 치르는 벡스코로 가는데, 또 한참 길을 헤매고서 겨우 닿는다. 《발견하는 마음》을 돌아본다. 작은펴냄터에서 태어난 작은책에서 뽑은 글자락으로 묶은 ‘글씨쓰기책’이다. 한자말로는 ‘필사책’이라 할 테지만, 우리말로는 ‘글씨쓰기’라 하면 된다. ‘글씨’란 ‘말씨’와 ‘마음씨’처럼 씨앗을 가리킨다. 서로 ‘아무개 씨’라 할 적에는 너랑 나랑 나란히 서는 새빛(씨앗)이라는 마음을 나누는 얼개이다. 빼어난 글이건 초라한 글이건 안 대수롭다. 잘팔린 글이건 낯선 글이건 안 다르다. 손에 붓을 쥐고서 천천히 또박또박 한 글씨씩 옮기는 동안에 누구나 꽃 한 송이가 움튼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세종 찾은 이 대통령 "훈식이형, 땅 산 것 아니에요?"

https://n.news.naver.com/article/003/0013653487


“책은 다 뒤지라”…이재명 대통령, 인천공항에 ‘현금 밀반출’ 전수조사 지시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60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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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김남국이 문진석에게 보냈어야 할 문자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80263?sid=100


"현지 누나가 누구예요?"…초등학생 질문에 '깜짝'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221511?sid=100


형님 정치[꼬다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3/0000049961?sid=100


공직에 판치는 ‘형·누나’ 가족의 이름을 더럽히는 그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46663?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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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을 이겨 낸 대한국민 이야기 - 살아 있는 민주주의 교과서 너는 나다 - 십대 10
배성호.주수원 지음 / 철수와영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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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청소년책 2025.12.20.

푸른책시렁 187


《비상계엄을 이겨낸 대한국민 이야기》

 배성호·주수원

 철수와영희

 2025.6.10.



  이른바 ‘스포츠’에는 오직 한 가지를 세웁니다. 바로 ‘타도!’입니다. 한자말 ‘타도(打倒)’는 ‘무찌르다’라는 뜻이고, 깨부수거나 고꾸라뜨리거나 부서뜨린다는, 그러니까 “저쪽을 죽여서 없앤다”는 ‘족치다’를 나타냅니다. 이쪽과 저쪽으로 갈라서 서로 죽일 듯 달려드는 ‘스포츠’이기에, ‘스포츠 관람’을 하는 사람들은 눈을 못 뗍니다. 공을 차든 치든 때리든 넣든,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면서 내내 지켜볼 뿐 아니라, 놀이(스포츠)를 하기 앞서 두근두근하고, 놀이를 마친 뒤에도 왁자지껄하면서, 누가 잘했고 못했는지 하나하나 따집니다. ‘놀이 눈금(스포츠 기록)’을 놓고서 대단하다고 치켜세웁니다.


  우리나라 벼슬판(정치계)은 ‘놀이판(스포츠)’하고 똑같습니다. 놀이판은 ‘판’에서만 물어뜯을 듯 싸우지만, 판을 벗어나면 손을 잡고서 웃을 뿐 아니라 동무로 어울립니다. 이 나라 벼슬판을 들여다보면, 믿는이(지지자)가 있는 앞에서는 그야말로 사납말로 삿대질을 하면서 아슬아슬합니다. 그러나 믿는이가 없는 뒤에서는 그야말로 어깨동무합니다. 이쪽을 믿건 저쪽을 믿건 ‘놀이판 구경’을 하는 마음인 사람들이요, 이쪽이 밀리거나 저쪽이 밀리면 우르르 몰리고 쏠리면서 안타까워할 뿐 아니라, 믿는이 스스로 삿대질과 사납말을 쏟아냅니다.


  놀이판에서 뛰는 이는 사람들(관중·팬)이 지켜보면서 치르는 돈으로 억수로 잘삽니다. 놀이판에 흘러드는 돈은 엄청납니다. 벼슬판도 이와 같아요. 벼슬꾼(정치인)은 그들 스스로 그들 일삯을 마음껏 올릴 뿐 아니라, 갖은 뒷돈을 긁어모으고, 사람들한테도 이바지돈(후원금)까지 챙깁니다. 지난 2024년 12월 첫머리에 한쪽 벼슬꾼이 얼뜬짓을 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12월 끝자락에 전라남도 무안나루에서 숱한 사람이 난데없이 떼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두 가지 생채기와 응어리가 한 달 사이에 맞물렸는데, 숱한 사람은 이쪽저쪽으로 갈라서 끝없이 싸우고, 한 해가 지나도록 싸움판은 안 멎습니다. 이동안 ‘무안나루 떼죽음’을 놓고서 옷을 벗어야 할 뿐 아니라 사슬에 가둘 수두룩한 벼슬꾼 가운데 어느 한 놈도 값을 안 치르고서 발뺌을 합니다.


  《비상계엄을 이겨낸 대한국민 이야기》는 여러모로 뜻깊은 줄거리를 푸름이한테 들려주는 꾸러미라고 느낍니다. 이 꾸러미에는 ‘대법원 판결’을 길게 붙이는데, 대법원은 이쪽과 저쪽 모두를 나무랐습니다. 얼뜬짓을 일삼은 윤씨를 비롯한 한켠이 크게 잘못했을 뿐 아니라, 다른 한켠도 나란히 ‘멍청짓’을 일삼으면서 나라를 뒤흔들었다고 짚어요.


  윤씨만 사슬에 넣는다고 해서 나라가 멀쩡히 바로잡히지 않습니다. 무안나루 떼죽음을 일으킨 숱한 벼슬꾼을 똑같이 사슬에 넣어야 나라를 조금은 다스릴 수 있습니다. 2024년 12월 무안나루 떼죽음 뒤로도 나라 곳곳에서 갑자기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일꾼이 수두룩합니다. 그러나 일꾼만 멀쩡히 숨을 거둘 뿐, 어떤 벼슬꾼도 여태 값을 치른 바 없습니다. 이른바 힘꾼(권력자)은 담(커넥션)을 단단히 세웠고, ‘힘담(권력자 커넥션)’은 서울도 경상도도 전라도도 충청도도 강원도도 경기도도 고스란해요.


  일본스런 한자말 ‘민주주의’는 ‘나란히(대화 + 타협)’가 바탕이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이쪽이건 저쪽이건 여태 ‘나란히’는 ‘뒤꿍꿍이’를 일삼을 적에만 꾀했습니다. 이쪽저쪽 그들은 언제나 ‘나눔말(대화)’이나 ‘물러섬(타협)’이 없습니다. 얼뜬짓인 ‘비상계엄’뿐 아니라 멍청짓인 ‘단독처리’가 끝없이 나풀거려요. 이 나라 사람들이 어깨동무하면서 함께 즐거울 새길을 짜는 자리에서는 아예 ‘나란히’가 없는 벼슬판입니다.


  그나저나 《비상계엄을 이겨낸 대한국민 이야기》 166쪽을 보면 “김구 선생이 꿈꾸는 나라는 군사력을 키워 강력한 힘을 가진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뜻밖에도 문화가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하고 나오는데, ‘뜻밖에도’라고 적은 대목이 오히려 아리송합니다. 김구라는 분은 ‘뜻밖에도’가 아니라 ‘언제나’ 살림길(문화)이 첫째요 둘째요 셋째요 막째라고 외쳤습니다. ‘독립군’을 가르치고 이끌어서 일제강점기를 떨쳐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바탕은 늘 ‘살림길(문화)’이어야 한다고 외친 임시정부(김구)입니다. 우리나라 첫 날개꾼(조종사)이라 할 권기옥 님은 어느 켠에서도 서지 않은 독립운동가입니다. 아니 ‘사람켠’에 서고, ‘들숲바다켠’에 섰다고 해야 할 테지요.


  이름은 ‘국민의힘’이지만 ‘사람(국민)’을 안 쳐다보는 무리요, 허울은 ‘민주당’이지만 ‘나란(민주)’과 등진 무리요, 겉으로는 ‘새길(진보)’이지만 하나도 새롭지 않은 무리요, 입으로는 ‘풀빛(녹색)’이되 무엇이 푸른지 모르는 무리요, 대놓고 ‘조국팬클럽(조국혁신당)’을 하는 무리가 판는 이 나라입니다. 어느 곳도 ‘사람’을 안 쳐다보고 ‘들숲바다’를 등질 뿐입니다. 이 나라가 앞으로 ‘비상계엄을 딛고서’자면, 이런 모든 얼뜨고 넋나간 채 돈·이름·힘을 거머쥔 무리를 샅샅이 걷어내고서, 어린이와 푸름이와 젊은이과 어른(어진 사람)이 조촐히 어울려 땀흘려 일하는 ‘작은숲’으로 나아갈 노릇이라고 봅니다.


ㅍㄹㄴ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습니다. (7쪽)


국회가 지속적으로 정부 관료를 탄핵하고 예산 삭감을 통해 국가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가 정부에 협조하지 않고 정부를 적으로 여기며 대립하기만 한다고 본 것이죠. 국회의 이러한 행위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고 국가를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합니다. (17쪽)


대부분의 경우는 진짜 위기가 아니라, 국민들이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을 때, 그걸 막기 위해 또는 정권을 잡거나 유지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사용한 것이었어요 … 먼저 이승만은 헌법을 불법적으로 바꾸고, 부정선거를 통해 4번이나 대통령을 했습니다 … 박정희는 쿠테타 직후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민의 저항을 막고, 정권을 손에 넣었어요. 1972년에는 유신헌법을 만들기 위해 또 한 번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유신헌법은 대통령에게 거의 절대적인 권력을 주어 마치 왕처럼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게 해주는 법이었죠. (22쪽)


비상계엄을 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은 모두 독재정치를 하며 비상계엄을 자기 권력을 지키는 무기로 사용했어요. 겉으로는 ‘국가 안보’나 ‘사회 질서 유지’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속셈은 국민의 자유를 억누르고 정권을 유지하려는 목적이 있었어요. (25쪽)


특히 신채호 선생은 “이승만은 나라를 일본에 팔아먹은 이완용보다 더한 매국 역적이다”라며 혹독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91쪽)


민주국가의 국민 각자는 서로를 공동체의 대등한 동료로 존중하고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믿는 만큼 타인의 의견에도 동등한 가치가 부여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문에서/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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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을 이겨낸 대한국민 이야기》(배성호·주수원, 철수와영희, 2025)


세 영역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이를 삼권분립이라고 하죠

→ 세 갈래로 나눕니다. 이를 세갈래라고 하죠

→ 셋으로 나눕니다. 이를 세갈랫길이라고 하죠

→ 세 길로 나눕니다. 이를 세갈래힘이라고 하죠

76쪽


선결제 나눔의 시작은 아주 작았습니다

→ 미리사는 나눔은 아주 작았습니다

→ 먼저사는 나눔길은 아주 작았습니다

151쪽


누군가를 지배하거나 경쟁에서 이기는 나라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배려와 인격이 살아 있는 나라입니다

→ 누구를 거느리거나 싸워서 이기는 나라가 아니라, 서로서로 살림을 아끼고, 헤아리며 사람이 빛나는 나라입니다

16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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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교시에 너를 기다려 보름달문고 94
성욱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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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청소년책 2025.12.20.

푸른책시렁 189


《6교시에 너를 기다려》

 성욱현 글

 모루토리 그림

 문학동네

 2024.11.12.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임금·벼슬아치는 곁배움(과외)을 했습니다. 똑똑한 사람을 곁에 붙여서 아이를 가르쳤습니다. 똑똑이는 임금이나 벼슬아치 곁에 머물면서 ‘한 사람’만 가르치며 돈을 벌고 살림을 꾸렸어요. 그런데 온나라를 거느리려면 이런 얼거리로는 심부름꾼이 터무니없이 모자랍니다. 우리로 치면 ‘서원’이라는 곳은 ‘임금을 모시는 작은벼슬꾼’을 키우는 데입니다.


  일본은 총칼로 옆나라를 집어삼키려 하면서 ‘국민학교’를 세웁니다. 제나라뿐 아니라 옆나라에서 벼슬꾼(공무원) 노릇을 할 심부름꾼이 잔뜩 있어야 했거든요. “사람들을 널리 가르칠 뜻”이 아니라, “나라를 떠받들 심부름꾼을 키울 뜻”인 국민학교였고, 중등학교·대학교도 매한가지입니다.


  나라일을 맡는 벼슬꾼 자리에 서면 늘그막까지 이럭저럭 배부르게 지낼 만합니다. 뒷돈을 쏠쏠히 챙기면서 고을과 마을에서 으르렁거릴 수 있어요. 이런 얼개이다 보니 저절로 배움수렁(입시지옥)이 불거집니다. 아무튼 배움터를 거쳐서 벼슬을 쥐면 나랏님(대통령)이 돈·이름·힘을 떡고물로 나눠주거든요.


  우리나라 배움터는 이름은 배움터(학교)이되, 삶이나 살림이나 사랑을 배우는 곳하고 멉니다. 거의 모두라 할 배움터는 “서울에서 벼슬자리나 돈자리나 힘자리나 이름자리를 얻으려고 싸우는 수렁”입니다. 배우는 터전이라면 좁은칸에 욱여넣지 않아요. 배우는 터전이라면 똑같은 나이인 또래를 몰아놓지 않습니다. 배우는 터전이라면 똑같은 밥(급식)에 똑같은 책(교과서)에 똑같은 짬(수업)으로 옭아매지 않습니다.


  어린이도 푸름이도 배움터라는 데에서 괴롭고 지치고 힘들 뿐 아니라, 동무를 사귀기 어렵습니다. 나이가 같거나 비슷한 또래는 잔뜩 있지만, 이미 배움판은 ‘벼슬사움판’인 터라, 마음을 나누는 동무가 아닌 “밟고 밀쳐낼 놈”으로 여길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6교시에 너를 기다려》는 이런 늪이자 수렁이자 굴레인 배움터에서 여러 어린이와 푸름이가 이럭저럭 뜻을 맞추어 가까스로 마음을 풀거나 응어리를 털기도 한다는 몇 가지 줄거리를 짚는 듯싶습니다. 이런 줄거리는 나쁘지 않습니다만, 고갱이하고 한참 멀어요. 어떻게든 버티고, 어떻게든 종이(졸업장)를 따내야 하고, 어떻게든 ‘학교에 있으면’ 다 된다는 틀에서 맴돕니다.


  《6교시에 너를 기다려》뿐 아니라 요즘 나오는 거의 모두라 할 글(어린이문학·청소년문학)이 아주 똑같다 싶은 틀입니다. ‘학교 밖’이나 ‘학교 둘레’는 아주 못 보거나 안 봅니다. ‘집과 학교 사이’가 아주 없어요. 아이들은 ‘학교에 얽매여야 하는 종살이’가 아닐 테지만, ‘철드는 눈’이 아니라 ‘학교에서 씨름하는 올가미’에서 맴돌기만 합니다.


  이제라도 어린이와 푸름이를 굴레에서 놓아주는 이야기를 지을 수 있기를 빕니다. 참말로 배우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배움길’은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나 스스로 짓는 줄 알려주어야지 싶습니다. 툭탁거리거나 노닥거리는 줄거리에서 맴도는 글로는 “하루빨리 나이들고 싶어!” 같은 마음으로만 갈 뿐입니다. 아이는 ‘나이든 사람’이 아니라 ‘어른(철든 사람)’으로 나아가야 할 텐데요.


ㅍㄹㄴ


“날아간다!” 채린이가 소리쳤어. 이러다가 정말 하늘로 날아오를지도 몰라. 하지만 채린이는 커튼만큼 곤충만큼 상상하는 걸 좋아하잖아. 수십 마리의 낙서 잠자리와 줄다리기를 하면서도 채린이는 상상했어. 하늘로 날아오른다면 가장 먼저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 날아다니는 것들은 하늘에서 뭘 하며 놀까? (16쪽)


아이들이 떠드는 목소리에 맞춰서 나무는 살랑살랑 나뭇가지를 흔들었고, 몸통을 부르르, 부르르 떨었어. 나무에 손을 올리고 있던 지후는 알 수 있었지. 지후는 눈을 반짝이며 모두의 앞에 서서 양손을 번쩍 들었어. (36쪽)


선생님이 잠깐 교실을 비워야 하는 일이 생겼어. “금방 올게요. 잠시만 조용히 기다려요.” 반장이 물었다. “누가 말썽 피우면요?” 선생님은 곰곰 생각하다 말했어. “반장이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알려 주세요.” (92쪽)


+


《6교시에 너를 기다려》(성욱현, 문학동네, 2024)


마흔 장의 날개를 달고서

→ 마흔 날개를 달고서

→ 날개를 마흔 자락 달고서

8쪽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 보면 선생님께 들키곤 했어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샘님한테 들키곤 했어

10쪽


다음 주에 뒷산으로 현장학습을 가

→ 이레 뒤에 뒷메로 바깥놀이를 가

→ 이레 지나 뒷메로 나들이를 가

10쪽


특히 여러 장의 날개를 가진 곤충들을 말야

→ 그리고 날개가 여럿인 벌레를 말야

10쪽


여러 장의 날개를 가진 곤충들은 멋지게 비행해

→ 날개가 여럿인 벌레는 멋지게 날아

10쪽


심지어 후진 비행까지 하며 원하는 데로 날아갈

→ 더구나 뒷날이까지 하며 바라는 데로 날아갈

→ 게다가 뒤로까지 마음대로 날아갈

10쪽


고민하기 시작했어

→ 걱정해

→ 걱정스러워

12쪽


누군가 지팡이를 교문 가운데 꽂아 둔 것만 같았어

→ 누가 지팡이를 길목 가운데 꽂아 둔 듯했어

→ 누가 지팡이를 들턱 가운데 꽂아 둔 듯싶어

24쪽


복도 아래를 가리키며

→ 골마루를 가리키며

45쪽


거대 지렁이와 나눈 이야기 때문이었을까

→ 큰지렁이와 나눈 말 때문일까

→ 큰지렁이와 이야기한 때문일까

55쪽


휴! 이제 네 차례야

→ 후유! 이제 너야

60쪽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 자리에 올려놓으며

61쪽


옆자리 친구와 항상 함께 있고 싶어졌어

→ 옆자리 아이와 늘 함께 있고 싶어

→ 옆동무와 언제나 함께하고 싶어

→ 옆아이랑 내내 함께이기를 바라

62쪽


무엇이든 끼적거리기 마련이니까

→ 무엇이든 끼적거리게 마련이니까

→ 무엇이든 끼적거리니까

93쪽


모두의 주목을 받는 건 부담스러우니까

→ 모두 쳐다보면 버거우니까

→ 모두 바라보면 힘드니까

9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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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성인남자·성인남성



 성인남자만 참가가 가능하다 → 아저씨만 올 수 있다

 성인남자를 대동하지 않으면 → 어른과 같이하지 않으면

 막대도 금년에는 성인남성이 된다 → 막내도 올해에는 나이가 찬다


성인남자 : x

성인(成人) : 자라서 어른이 된 사람 ≒ 대인(大人)

남자(男子) : 1. 남성으로 태어난 사람 ≒ 남 2. 사내다운 사내 3. 한 여자의 남편이나 애인을 이르는 말



  어느 만큼 나이가 찬 사내를 가리킬 적에는 ‘나이들다·나이차다·나이가 들다·나이가 차다’라 하면 됩니다. ‘아저씨·아재’라 할 자리가 있고, ‘어른·어르신’이라 할 자리가 있습니다. ㅍㄹㄴ



만일 성인 남자였다면 그렇게 융통성 없는 짓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 아저씨였다면 그렇게 막힌 짓은 하지 않습니다

→ 나이든 사내라면 그렇게 바보짓은 안 합니다

《주부의 휴가》(다나베 세이코/조찬희 옮김, 바다출판사, 2018)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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