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변- 邊
서울 변두리 지역 → 서울 둘레 / 서울 귀퉁이
변두리 다방 → 기스락 찻집 / 모퉁이 찻집
양쪽 변두리가 매끈히 → 두 바깥이 매끈히 / 두 끝이 매끈히
변방을 지키다 → 바깥을 지키다 / 깃새를 지키다
변방의 주민들은 → 시골사람은 / 끝터 사람은 / 귀퉁이 사람은
‘변두리(邊-)’는 “1. 어떤 지역의 가장자리가 되는 곳 2. 어떤 물건의 가장자리”를 가리키고, ‘변방(邊方)’은 “1.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가장자리 지역 2. 나라의 경계가 되는 변두리의 땅 = 변경”을 가리킨다지요. ‘邊’이 붙는 말씨는 여러모로 헤아리면서 ‘가·가두리·가장자리·가생이’나 ‘구석·구석빼기·귀·귀퉁이’로 다듬습니다. ‘둘레·언저리·테두리·모퉁이·모랭이’나 ‘기슭·기스락·깃·깃새’로 다듬고, ‘꼬마나라·꼬마누리·여린나라·여린누리’나 ‘끄트머리·끝·끝자리·끝자락·끝칸·끝터’로 다듬을 만합니다. ‘바깥·밖·바깥길·바깥금·바깥줄·밖길·밖금·밖줄’로 다듬고, ‘바깥누리·밖누리·바깥자리·바깥쪽·바깥터·밭자리·밭쪽·밭터’로 다듬지요. ‘시골·외지다·후미지다’로 다듬어도 어울려요. ‘서울곁·서울 둘레·서울 언저리’로 다듬고, ‘작다·작은곳·작은터·작은나라·작은누리’나 ‘작은물·작은마루·작은판·작은자리’로 다듬으면 됩니다. ㅍㄹㄴ
변방에서의 설움을 벌써 잊었느냐고
→ 구석빼기 설움을 벌써 잊었느냐고
→ 후미진 설움을 벌써 잊었느냐고
《서울에서 보낸 3주일》(장정일, 청하, 1988) 77쪽
사람 살 곳이 못 된다며 변방이라 부르던 시절
→ 사람 살 곳이 못 된다며 시골이라 하던 무렵
→ 사람 살 곳이 못 된다며 외지다고 하던 때
→ 사람 살 곳이 못 된다며 깃새라고 하던 즈음
《섬에 홀려 필름에 미쳐》(김영갑, 하날오름, 1996) 167쪽
도시 변두리는 내 그림의 보고다
→ 서울 바깥은 내 그림바다이다
→ 서울 가생이는 내 그림밭이다
《벽 없는 미술관》(임옥상, 생각의나무, 2000) 109쪽
변두리적인 삶을 살겠다더니
→ 곁두리에서 살겠다더니
→ 가장자리에서 살겠다더니
→ 바깥자리에서 살겠다더니
→ 겉돌며 살겠다더니
→ 동떨어져서 살겠다더니
《시간이 좀 걸리는 두 번째 비법》(소복이, 새만화책, 2007) 30쪽
까페로 들어선 순간 문 밖의 변두리 동네적 요소들과 완벽하게 격리된다
→ 찻집에 들어서면 문 밖 곁두리 마을다운 모습과 말끔하게 나뉜다
→ 찻집으로 들어서면 문 밖 외딴마을 모습하고 깔끔하게 갈린다
→ 찻집에 들어서면 문 밖 조용한 마을다운 모습과 말끔하게 나뉜다
→ 찻집으로 들어서면 문 밖 한갓진 모습하고 깔끔하게 갈린다
《0 이하의 날들》(김사과, 창비, 2016) 197쪽
세계 전체로 보면 우리들의 나라쯤은 변두리 촌구석이나 마찬가지야
→ 온누리로 보면 우리나라쯤은 시골구석이나 마찬가지야
→ 온나라로 보면 우리나라쯤은 시골 가생이나 마찬가지야
《아르테 5》(오쿠보 케이/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7쪽
다들 중심을 보느라 정신이 없지만, 변두리에도 분명한 존재들이 있다
→ 다들 복판을 보느라 바쁘지만, 언저리에도 또렷이 삶이 있다
→ 다들 서울을 보느라 부산하지만, 시골에도 어엿이 사람이 산다
《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김성은, 책과이음, 2020) 16쪽
소도시 변두리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내가 처음 만난 서점은 버스정류장 근처 고갯마루에 있던 작은 책방이다
→ 작은고을 끝에서 어린날을 보낸 내가 처음 만난 책집은 버스나루 곁 고갯마루에 있던 작은책집이다
《동네책방 생존 탐구》(한미화, 혜화1117, 2020) 4쪽
문학적 상상력의 변두리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
→ 글나래 바깥으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
→ 글날개 귀퉁이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
《보이지 않는 잉크》(토니 모리슨/이다희 옮김, 바다출판사, 2021) 1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