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1.
《고키챠 1》
타마치 류이 글·그림/박다희 옮김, 조은세상, 2013.11.25.
아침 일찍 마을길을 누가 시끄럽게 파헤친다. 뭐 하는 짓일까? 삽질하는 이한테 물어본다. ‘마을 한켠 빈터’에 ‘전원주택을 새로 짓겠다는 광주사람’이 ‘상하수도 공사’를 맡겼다기에 이틀 동안 한단다. 《고키챠 1》를 다시 읽어 본다. 큰아이한테 건네어도 되겠다고 여긴다. 늘 미움받는 벌레 가운데 으뜸인 바퀴순이가 새터로 나아가서 그곳에서는 부디 사람들한테서 사랑받는 이쁨벌레로 살아가고 싶다는 꿈을 키우는 줄거리이다. 바퀴벌레는 숱한 다른 벌레보다도 사람을 잘 느끼고 바로 알아채지 싶다. 사람이 저를 밟거나 때려서 잡아죽이려 할 적에 이미 찌르르 느끼면서 죽은 척하거나 얼른 달아난다. 그런데 아무리 짓밟혀도 살아나곤 한다. 엄청난 기운이 흐른다고도 할 테고, 사람이 ‘꼭두(영장)’라면 다른 숨결을 함부로 섣불리 밟아죽이지 않는 길을 헤아릴 노릇이다. 모르는 분이 많은데, 바퀴벌레는 시골에서 대단히 조그맣고 힘도 없으며, 부들부들 떨며 숨어산다. 서울에서나 덩치를 키우면서 내달 뿐. 저물녘에 넷이 둘러앉아서 ‘마음’과 ‘미움’이 어떻게 다른지 한참 이야기하면서 우리 나름대로 쪽글을 한 자락씩 써 본다. 밤이 깊으면서 한겨울이 저문다. 곧 풀벌레가 노래할 새봄이 오겠구나.
#ごきチャ #るいたまち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