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권모술수



 권모술수에 능하다 → 잘 물어뜯는다 / 으레 알랑거린다 / 뒷셈을 잘하다

 세력 확장을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다 썼다 → 힘을 뻗으려고 온갖 뒷짓을 썼다

 제갈량 등의 권모술수로 종미되었는데 → 제갈량 들이 덫으로 맺었는데


권모술수(權謀術數) : 목적 달성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아니하는 온갖 모략이나 술책 ≒ 권모술책·권수·권술



  이렁저렁 마구 벌이는 짓은 속이 시커멓습니다. 이런 짓은 ‘거짓질·검은셈·까만셈·궂은셈’이기 일쑤요, ‘골리다·구렁이·꾀·꾀앓이·꾀짓·잔꾀’나 ‘꿍꿍이·꿍꿍이셈·꿍꿍이속·꿍셈’이라 할 만합니다. ‘꿰맞추다·꿰매다·낳다·땋다·내숭’이나 ‘놀리다·눈비음·능구렁이·능청’으로 나타내지요. ‘덫·덫짓·올가미·올무·짬짜미’나 ‘뒤·뒤쪽·뒤켠·뒷자락’이라 해도 어울리고, ‘뒷마음·뒷넋·뒷얼·뒷생각·뒷셈·뒷질’이라 할 수 있어요. ‘뜯다·머릿셈·몰래질·몰래짓·할퀴다·헐뜯다·후비다’로 나타냅니다. ‘물어뜯다·사이뜯기·손가락질·이름뜯다·이웃뜯기·쥐어뜯다’로도 나타내요. ‘생각·속눈·속보이다·속셈·속임셈·일·일살림·하다’로 나타낼 자리가 있고, ‘여미다·엮다·여우같다·짜다·째다’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알랑거리다·야릇하다·엉큼하다·응큼하다’가 가깝구나 싶습니다. ‘입맞춤·혀맞춤·장난·줄타기·-질·짓·짓거리’로 벌이고, ‘더럽다·지저분하다·추근거리다·치근거리다·흉보다’로 나타낼 만합니다. ㅍㄹㄴ



권모와 술수 이권과 정실

→ 눈비음 돈 섶

→ 꿍꿍이 길미 끈

→ 뒷질 돈힘 노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김남주, 창작과비평사, 1995) 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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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0.


《한 달의 홋카이도》

 윤정 글, 세나북스, 2023.8.21.



이틀 동안 거의 안 자면서 부산에서 보냈다. 엊저녁에는 꽤 일찍 드러누웠고 새벽 04시에 눈을 뜬다. 잠들기 앞서 글을 몇 꼭지 여밀까 했지만, 푹 자고서 새벽에 신나게 쓰기로 했다. 어느덧 동이 튼다. 이제 아침해가 높이 오르면 제법 덥다고 할 만하다. 〈책과 아이들〉 지기님하고 아침수다를 한다. 포근히 감겨드는 해를 헤아리면서, 참새가 내려앉는 앞마당을 바라보면서, 올해에 새롭게 일굴 모임을 생각한다. 이곳에서 어르신과 어린이와 젊은이가 어울릴 자리를 꾀하신다고 하기에 ‘너나우리·너나놀이·너나함께·너나누리’ 같은 이름을 붙이면 어떻겠느냐고 여쭌다. 《한 달의 홋카이도》를 읽으면서 시외버스에서 잠든다. 내가 홋카이도에서 한달살이를 한다면, 아마 한 달 내내 책집마실을 했으리라. 날마다 석 자락 책을 장만하면서 한 달 동안 온(100) 책을 품고서 집으로 돌아갈 테지. 책 하나는 종이꾸러미요, 책 둘은 해바람비와, 책 셋은 풀꽃나무이다. 집으로 돌아와서 ‘미야자키 하야오’ 그림얘기에 깃든 마음과 삶이란 무엇일까 하고 두런두런 주고받는다. 옳거나 그른 결이 아닌, 그림님이 그동안 살며 속으로 담는 하루를 옮기는 얼거리를 곱씹는다. 나는 어떤 꿈을 그리고 심고 펴는가? 너는 어떤 사랑을 그리고 들려주는가?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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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1.


《고키챠 1》

 타마치 류이 글·그림/박다희 옮김, 조은세상, 2013.11.25.



아침 일찍 마을길을 누가 시끄럽게 파헤친다. 뭐 하는 짓일까? 삽질하는 이한테 물어본다. ‘마을 한켠 빈터’에 ‘전원주택을 새로 짓겠다는 광주사람’이 ‘상하수도 공사’를 맡겼다기에 이틀 동안 한단다. 《고키챠 1》를 다시 읽어 본다. 큰아이한테 건네어도 되겠다고 여긴다. 늘 미움받는 벌레 가운데 으뜸인 바퀴순이가 새터로 나아가서 그곳에서는 부디 사람들한테서 사랑받는 이쁨벌레로 살아가고 싶다는 꿈을 키우는 줄거리이다. 바퀴벌레는 숱한 다른 벌레보다도 사람을 잘 느끼고 바로 알아채지 싶다. 사람이 저를 밟거나 때려서 잡아죽이려 할 적에 이미 찌르르 느끼면서 죽은 척하거나 얼른 달아난다. 그런데 아무리 짓밟혀도 살아나곤 한다. 엄청난 기운이 흐른다고도 할 테고, 사람이 ‘꼭두(영장)’라면 다른 숨결을 함부로 섣불리 밟아죽이지 않는 길을 헤아릴 노릇이다. 모르는 분이 많은데, 바퀴벌레는 시골에서 대단히 조그맣고 힘도 없으며, 부들부들 떨며 숨어산다. 서울에서나 덩치를 키우면서 내달 뿐. 저물녘에 넷이 둘러앉아서 ‘마음’과 ‘미움’이 어떻게 다른지 한참 이야기하면서 우리 나름대로 쪽글을 한 자락씩 써 본다. 밤이 깊으면서 한겨울이 저문다. 곧 풀벌레가 노래할 새봄이 오겠구나.


#ごきチャ #るいたまち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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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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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2.


《새재》

 신경림 글, 창작과비평사, 1979.3.30.



이른아침에 밖으로 나와서 논두렁을 걷자니 이 시골도 바람이 매캐하다. 우리 보금자리는 나무로 둘러싸면서 매캐김을 막는 듯싶다. 고흥읍에 나오고 서울로 가는 길에도 하늘은 뿌옇다. 시외버스가 전북을 벗어날 즈음 높하늘에 조롱이 한 마리가 가로지른다. 한참 바라본다. 전철을 갈아타고서 부천나루에서 내리니 더욱 매캐하고 뿌옇다. 이곳 분들은 하늘빛이나 바람빛을 느끼는가? 입가리개로 지킬 수 없다. 쇳덩이와 잿집을 줄이고 숲을 품을 일이다. 〈대성서적〉에서 책을 두 꾸러미 장만하고서 〈용서점〉으로 간다. 이제부터 다달이 ‘마음을 노래하기(우리말로 시쓰기)’를 꾸린다. ‘미운놈·봐주다’ 두 낱말을 놓고서 우리 삶길을 돌아보며 삶노래를 여미어 본다. 《새재》를 모처럼 되읽다가 스무 해 앞서 신경림 글을 놓고서 주고받은 말을 떠올린다. 1994∼95년 무렵에 또래한테 신경림 노래책을 건네었을 적에 다들 “시가 나쁘지는 않은데 너무 붕뜬다.” 하고 들려주더라. 그때에는 또래가 책을 썩 안 읽으려고 해서 이렇게 대꾸하는가 싶었으나, 그 뒤로 여러모로 짚고 되읽어 보니 ‘책을 거의 안 읽던 또래’가 문득 읽고서 들려준 말이 참 옳구나 싶더라. 이따금 신경림 글모음을 되읽을 적마다, 이분이 그야말로 “가난한 집안에서 살림하는 작은 어버이(또는 아저씨)”로서 온하루를 집안일로 보내었다면, 아주 다르게 노래를 읊었을 텐데 싶더라. 툭하면 술 마시는 줄거리가 튀어나와서 읽다가 지친다. 집안일을 모르거나 안 하면서 어찌 삶을 노래할 수 있는가?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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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3.


《할머니가 물려주신 요리책》

 김숙년 이야기·김익선 글·김효순 그림, 장영, 2013.11.28.



엊저녁에 씻고 일찍 누웠다. 바닥에 불은 들어오되 따순물은 안 나오는 알쏭달쏭한 길손집이다. 나야 찬물로 씻어도 되지만 다른 손님은? 아침에 〈화목이네 책방〉을 들르려고 52번 버스를 탄다. 마침 책집지기님이 바깥일을 보러 자리를 비웠다. 노래 한 자락을 남긴다. 14:40에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를 타는데 빈자리가 없다. 설을 앞두고 일찍 움직이는 듯싶다. 볕바른 자리에 앉아 2시간은 쉬고서 2시간은 하루글을 쓰니 어느새 고흥읍에 닿는다. 별빛을 바라보며 집으로 간다. 《할머니가 물려주신 요리책》은 집안맛을 들려준다. ‘물려주신’이라 했으니 할머니 눈길일 텐데, ‘요리’라는 말은 늘 걸린다. “물려준 밥살림”에 “물려받는 밥차림”이라고 본다. 우리는 ‘살림’과 ‘짓기’를 물리고 잇는다. ‘전문’을 주고받지 않는다. 더 헤아린다면, “물려받은 밥살림”처럼 책이름을 붙일 적에는, 할머니가 예부터 잇고 돌봅 밥살림에서 ‘나로서 새롭게’ 헤아리고 살펴서 북돋우는 살림길을 보탠다고 할 만하다. 어린이하고 함께 읽는 그림책이라면 ‘어른이 마냥 주는’ 결보다는 ‘아이로서 새롭게 받아서 가꾸고 일구는’ 결을 살릴 적에 어울린다고 본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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