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5
콘노 아키라 지음, 이은주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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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2.21.

텃새 철새 사랑어른


《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5》

 콘노 아키라

 이은주 옮김

 미우

 2025.2.28.



  바쁠 적에는 바쁜 일에 마음을 차분히 기울이면서, 이 바쁜 일을 하는 마음을 가다듬으면 넉넉합니다. 바쁘기에 틈을 낼 수 있으면, 이 밭은 틈을 스스로 북돋우는 길에 기쁘게 살릴 수 있고요.


  누구나 알맞게 일하고, 알맞게 쉬고, 알맞게 놀고, 알맞게 얘기하노라면, 다투거나 겨루거나 싸우거나 미워하거나 등돌리거나 괴롭힐 까닭이 하나도 없다고 느껴요. 요즈막 우리나라 모습이란, 서로 너무 바쁜 나머지, 서로 무슨 마음으로 무슨 말을 하려는지 하나도 안 듣고 귀닫으면서 삿대질만 하는 얼거리라고 느낍니다.


  때려죽일 멍청한 놈이란 있을 수 없어요. 바보스럽거나 멍청하게 말을 하거나 어떤 짓을 하는 누가 있다면, 그사람은 우리한테 제발 나를 상냥하고 참하게 가르쳐 주고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게 마련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말썽에 너무 얽매여서(왜냐하면 그들도 우리도 나란히 바쁘거든요), 말썽꾼이나 바보꾼이나 멍청씨를 달래고 다독여서 어깨동무하는 이야기를 펴는 자리를 아예 잊거나 안 마련하더군요.


  알맞을 길을 헤아리기에 알뜰살뜰할 뿐 아니라, 삶을 알아가고 사랑을 알아보고 숲을 아늑히 품습니다.


  《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5》을 우리 집 두 아이하고 함께 읽으며 살짝 눈물이 돕니다. 벌써 이야기를 끝맺으니 아쉽고, 쿠지마하고 아이들이 어울리는 삶길은 “그저 삶”에서 멈추지 않고 “함께 일구는 살림”에 “같이 걸어가는 사랑”을 바라봅니다.


  바라보아야 받아들일 틈을 느낍니다. 받아들일 틈을 느껴서 서로 무엇을 배우고 나누면서 어울리는 길일까 하고 생각합니다. 배울 길을 생각해야 반갑고, 반갑지 않다면 서로 틈을 안 내면서 안 배우고 안 바라본다는 뜻입니다.


  사랑하는 사이라면 굳이 바라보지 않곤 합니다. 사랑하는 사이인데 굳이 안 바라볼 수 있는 까닭을 헤아릴 수 있나요? 사랑이라면 가까이 붙어서 지내든, 멀리 떨어져서 따로 일하든 그저 사랑입니다. 사랑이 아닌 ‘매달림(집착)’이기 때문에 조금만 떨어지거나 다른 곳에서 일하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면 그냥 활활 타오르는 불길(분노·질투)로 뒤바뀌어요.


  누구를 좋아할 적에는 ‘내가 좋아하는 너’가 ‘나 아닌 남’하고 만나서 웃고 떠들고 춤추고 노래하면 그만 불길(분노·질투)에 이글이글 휩싸여요. 사랑이라면, 나도 너도 오롯이 빛나는 숨결이기 때문에 ‘등질(배반할)’ 까닭이 없어요. 사랑이 아니기 때문에 ‘믿음(종교)’으로 치닫습니다. ‘믿어야 한다는 굴레(속박)’를 씌워서, 그만 옴쭉달싹 못 하도록 묶으려고 하는 ‘좋아함(애착·집착·연애)’입니다.


  《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다섯걸음을 가만히 돌아봅니다. 이 다섯걸음은 배움불굿(입시지옥)을 핑계로 어느 수수한 집안에 난데없이 사라지고 만 ‘사랑’을 쿠지마라고 하는 ‘철새’가 어느 날 문득 씨앗 한 톨을 건네듯 지피는 줄거리입니다. 철새인 쿠지마는 러시아에서 어릴 적에 받고 바라보고 배운 ‘사랑씨’가 있는 터라, 이 사랑씨를 바다 건너 먼먼 일본 어느 작은마을 작은집 작은사람 곁에 깃들 수 있어요.


  그런데 쿠지마는 철새입니다. 요즈음 우리나라는 뜬금없이 ‘철새’를 따돌리는데요, “철새는 ○철수”라느니 무어니 하면서 비아냥거리거나 비꼬는 말씨로 새와 사람을 깎아내리더군요. 벼슬꾼 아무개 씨가 잘못하거나 제대로 못 짚는 대목이 있습니다만, 이이는 이녁 딸아이를 사랑으로 돌보았고, 다 큰 딸아이가 들려주는 말(충고)을 기꺼이 받아들인다지요. 이야기(대화·타협)를 하면서 맞추어 갈 줄 알기에 ‘안랩 백신’을 일구고서 아주 값싸게 누구나 쓸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여깁니다. 이러구러 “철을 읽고 익혀서 아이(새끼새)를 어질게 가르치고 이끌어서 다 다른 두 군데 보금자리를 기쁘게 날아다니면서 철빛을 사람들한테 알려주는 새”가 ‘철새’입니다.


  이 그림꽃에서 쿠지마는 철새요, 러시아사람과 일본사람은 ‘텃새(텃사람)’입니다. 철새가 철을 읽고 익히면서 보금자리에 사랑을 두빛으로 심는다면, 텃새는 터(삶터)를 읽고 익히면서 보금자리에 사랑을 한빛으로 심습니다. 그래서 텃새하고 철새는 둘이 다르면서 하나로 어울리는 ‘새(그저 새)’입니다.


  이야기할 새(사이·틈새)가 없으니 바쁘고, 바쁘니 이야기를 안 하고, 바빠서 이야기를 안 하다 보니, 속빛과 철빛과 눈빛을 몽땅 잊다가 잃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는 잘 보고 짚을 노릇입니다. 나라지기(대통령)이건, 그저 벼슬꾼(정치인·공무원)이건, 우리 손으로 어느 일꾼을 뽑을 적에는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서 사랑으로 돌보는 보금자리를 적어도 열 해나 스무 해쯤 살아낸 사람”만 밑동(후보)으로 나오도록 가닥을 잡아야 슬기롭다고 봅니다. 짝을 맺지 않아서 아이를 안 낳은 사람이라면, “어린이집이나 어린배움터에서 적어도 열 해나 스무 해를 어린이를 돌보고 가르친 발걸음이 있는 사람”만 밑동으로 나서도록 해야지 싶습니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낮은 사람은 아니되, 몸도 힘도 여립니다. 그러니까 어린이 눈높이에 서고 눈길과 매무새를 맞추면서 “스스로 몸을 낮추고, 스스로 어린이를 높일 줄 알면서, 살림과 일과 사랑을 지은 사람”일 때라야, “온나라 사람(국민·백성·민중·인민·시민)을 널리 헤아리고 품으면서 이야기를 끝없이 펴면서 새길을 찾는 어진 일꾼”을 찾아낼 만하다고 봅니다.


  나라일을 맡을 일꾼은 ‘이쪽’이어야 하지 않고 ‘저쪽’이나 ‘그쪽’이어야 하지 않습니다. 일꾼은 어느 쪽 사람이건 그저 ‘일꾼’일 노릇이고, 이쪽저쪽그쪽 모두 “보금자리부터 사랑으로 살림을 손수 하면서 아이를 돌보고 함께 이야기하는 어진 어른”일 노릇입니다. 터럭만큼도 안 어질 뿐 아니라, 아이를 돌본 적조차 없고, 딸아들이 망나니짓을 일삼는데 딸아들을 타이르지도 나무라지도 가르치지도 않는 이들이 나라지기나 벼슬자리를 맡은 우리나라인 터라, 여태 이 꼬라지로 망가졌습니다.


  적잖은 분들은 ‘아이돌봄(육아휴직)’을 하느라 그만 ‘끊긴다(경력단절)’고 잘못 여기더군요. 그러나 조금도 끊기지 않습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기 앞서는 그저 ‘일’만 쳐다보면서 바쁘게 달렸다면,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살림을 열 해나 스무 해를 지어온 모든 살림꾼(거의 모두 아줌마입니다)은 ‘새길(새로운 경력)’을 아름사랑으로 갈고닦은 어질며 알뜰하고 빛나는 일꾼입니다. 그래서 나라지기라면 마땅히 “아이를 낳아 사랑으로 돌보는 살림을 지은 아줌마”가 맡아야지요. ‘장관·시도지사·군수·구청장’ 같은 자리도 “아이를 사랑하며 돌본 아줌마나 아저씨”가 맡아야 어떠한 뒷짓(부정부패)도 없게 마련입니다.


  살림한 적도, 사랑한 적도, 사람으로서 아이를 돌본 적도 없는 채, 그저 ‘전문정치질’만 하던 이들은 모조리 뒷짓에 얽매이고 사로잡히더군요. 미국에서 나라지기를 새로 맡은 ㅌ씨를 그냥 깎아내리는 사람이 많습니다만, ㅌ씨도 잘잘못과 말썽이 많을 테지만, ㅌ씨는 이녁 딸아들을 언제나 사랑으로 돌보았습니다. 딸아들을 사랑으로 돌보았을 뿐 아니라, ‘다 큰 딸아들이 어버이 곁에서 함께 일하고 이야기하는 사이’라면, 나라살림을 알뜰살뜰 아름답게 일구는 씨앗을 뿌릴 수 있습니다.


  그들(정치꾼)이 어느 쪽(정파·정당)인지 쳐다볼 일이 아닙니다. 그들이 아이 곁에 제대로 있는지 아닌지 바라볼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들 쳐다보기’를 하기 앞서 ‘나보기(나를 바라보기)’를 할 일입니다. 나부터 우리 집 아이를 사랑하는 살림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나부터 이웃집 아이를 사랑으로 마주하고 어질게 타이를 줄 아는 ‘상냥하고 참한 이웃 아줌마 아저씨’인지 헤아리기에 비로소 온누리를 갈아엎는 길을 어질게 여는 어른으로 설 수 있습니다.


ㅍㄹㄴ


“나, 벚꽃 처음 봐!” “그렇구나, 하긴 그렇겠네. 한 그루가 있는데 최근에 꽃을 피웠어!” (59쪽)


“스구루는 가르칠 자세가 안 돼 있어! 상냥함이 부족하잖아!” “뭐?” “스구루는 아라타한테 좀 배워! 나 아라타한테 배울 거야!” (96쪽)


“괜찮아! 반년만 떨어져 있는 거잖아. 반년은 금방 갈 거야.” (109쪽)


“다시 널 만나러 왔어!” (138쪽)


#クジマ歌えば家ほろろ #紺野アキラ

Akira Konno


《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5》(콘노 아키라/이은주 옮김, 미우, 2025)


작년에 합격된 인간들 속에 있기 싫어

→ 지난해에 된 놈들 사이에 있기 싫어

→ 지난해에 붙은 무리에 있기 싫어

9쪽


쿠지마와의 이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 쿠지마와 곧 헤어져야 하는 줄 깨닫습니다

→ 쿠지마가 머잖아 떠아냐 하는 줄 느낍니다

52쪽


아라타가 슬퍼지면 더 슬퍼져

→ 아라타가 슬프면 더 슬퍼

→ 아라타가 슬퍼하면 더 슬퍼

53쪽


어차피 자기가 떼쓰고 있다는 건 아니까

→ 뭐 제가 떼스는 줄 아니까

→ 됐어, 스스로 떼쓰는 줄 아니까

54쪽


가르칠 자세가 안 돼 있어! 상냥함이 부족하잖아

→ 가르칠 매무새가 안 됐어! 상냥하지 않잖아

→ 가르칠 몸이 아니야! 안 상냥하잖아!

96쪽


나 아라타한테 배울 거야

→ 나 아라타한테서 배울래

96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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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목도 目睹


 비참한 광경을 목도하다 → 끔찍한 모습을 지켜보다

 무참한 죽음을 목도했었다 → 덧없는 죽음을 보았다


  “목도(目睹) : = 목격(目擊)”처럼 풀이하던 국립국어원인데, 2018년에 이르러 “눈으로 직접 보다 = 목격하다”로 뜻풀이를 손봅니다. 그러나 ‘구경하다·구경’이나 ‘바라보다·바로보다·보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스치다·스쳐가다’나 ‘눈·눈꽃·눈깔·눈길’로 고쳐쓰고, ‘들키다·들통나다’로 고쳐써요. ‘마주치다·마주뜨리다·마주트리다·마주하다’나 ‘만나다·이웃맞이’로 고쳐씁니다. ‘살펴보다·살피다·지켜보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목도’를 셋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나무칼은 그저 나무칼입니다. ㅍㄹㄴ



목도(木刀) : 1. [수공] = 예새 2. [운동] = 목검

목도(木桃) : [한의학] = 산사자

목도(牧島) : [지명] ‘영도’의 옛 이름



전날 밤의 온갖 행복한 기대감은 사라지고, 전쟁이 낳은 기아의 현장을 목도하고 있었다

→ 지난밤에 즐겁게 그리던 꿈은 사라지고, 불바다 탓에 굶주리는 삶을 바라보았다

→ 간밤에 푸르게 그리던 마음은 사라지고, 불더미에서 배곯는 모습을 마주하였다

《뱅뱅클럽》(그레그 마리노비치·주앙 실바/김성민 옮김, 월간사진, 2013) 170쪽


수많은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목도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 숱한 이들 안타까운 이야기를 지켜보듯 말이다

→ 숱한 안타까운 이야기를 바라보듯 말이다

《호미 한 자루 농법》(안철환, 들녘, 2016) 6쪽


처음으로 밤이라는 것을 목도한 사람처럼

→ 처음으로 밤을 본 사람처럼

《늦여름》(호리 다쓰오/안민희 옮김, 북노마드, 2024)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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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미래세대



 미래세대가 만들어 갈 새로운 세상은 → 아이들이 일굴 새로운 터전은

 미래세대를 상징하는 이야기였다 → 봉오리를 그리는 이야기였다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이 없다 → 앞을 보는 길이 없다


미래세대 : x

미래(未來) : 1. 앞으로 올 때 2. [불교] 삼세(三世)의 하나.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나 산다는 미래의 세상을 이른다 = 내세 3. [언어] 발화(發話) 순간이나 일정한 기준적 시간보다 나중에 오는 행동, 상태 따위를 나타내는 시제(時制) ≒ 올적

세대(世代) : 1. 어린아이가 성장하여 부모 일을 계승할 때까지의 30년 정도 되는 기간 ≒ 대 2.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 전체 3. 한 생물이 생겨나서 생존을 끝마칠 때까지의 기간 4. 그때에 당면한 시대



  앞으로 나아가거나 다가올 길을 일굴 사람이 있습니다. 앞사람이자 뒷사람이요 어린이에 푸름이입니다. 이러한 사람과 길을 밝힐 적에는 ‘그다음·그담’이나 ‘모레·앞·앞날·이제·올적’이나 ‘다음·다음삶·다음살이·요다음·이다음’으로 나타낼 만합니다. ‘길그림·길짜임·꿈그림·꿈길·밝은그림·새그림·일그림·푸른그림·푸른길’이나 ‘앞길·앞그림·앞꿈·앞걸음·앞눈·앞빛·앞일’이나 ‘꽃망울·꽃봉오리·망울·봉오리·숨은빛·잎망울’로 나타낼 만하지요. ‘꿈·꿈꾸다·빛·빛살·빛꽃·빛싹·싹’이나 ‘꿈나무·꿈별·꿈빛·꿈아이’로 나타냅니다. ‘아이·어린이’로도 나타내고요. ‘나중·너머·뒷길·뒷삶’이나 ‘눈밑·눈앞·발밑·코앞’이나 ‘머잖아·머지않아·바야흐로·곧·곧바로·곧이어’나 ‘멀다·새·새롭다·새날·새빛·새싹’으로 나타내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나는 비밀 병기를 장전해주는 심정으로 미래 세대와의 글쓰기 수업을 시작한다

→ 나는 속힘을 채워 주는 마음으로 아이들하고 글쓰기를 익힌다

→ 나는 속빛을 챙겨 주려고 푸름이하고 글쓰기 자리를 연다

《날씨와 얼굴》(이슬아, 위고, 2023) 13쪽


우리의 읽기 습관은 미래 세대에게 어떤 향을 물려줄까

→ 우리가 읽는 길은 아이들한테 어떤 냄새를 물려줄까

→ 우리가 읽는 매무새는 앞으로 어떤 내음을 물려줄까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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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페이퍼백paperback



페이퍼백(paperback) : [매체] 종이 한 장으로 표지를 장정한, 싸고 간편한 책. 문고판이나 신서판 따위로 영국의 펭귄 북스가 대표적이다

paperback : 페이퍼백 (종이 한 장으로 표지를 장정한, 싸고 간편한 책)

ペ-パ-バック(paperback) : 1. 페이퍼백 2. 종이 표지 책. 보통 문고본



먼나라에서는 작고 가벼우면서 값싸게 여미는 책을 ‘페이퍼백’으로 나타낸다고 합니다. 우리라면 수수하게 ‘글숲·꽃책’처럼 나타낼 수 있고, ‘주머니책·작은책’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손바닥책·씨앗책·조약돌책’처럼 나타낼 만하지요. 손바닥에 놓는 책이요, 작고 값싸더라도 우리 삶을 북돋우는 씨앗을 이룰 테고, 작고 단단한 조약돌처럼 누구나 스스로 든든히 살림빛을 영그는 밑돌로 삼을 만합니다. ㅍㄹㄴ



이에 반해 도심 책방에 진열된 신간 페이퍼백들은 예전보다 나무 냄새가 덜 나는데

→ 이와 달리 서울책집에 놓인 작은 새책은 예전보다 나무 냄새가 덜 나는데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1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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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정취 情趣


 예술적 정취 → 멋 / 맛

 정취를 자아내다 → 자아내다 / 멋있다 / 맛나다

 사뭇 시골길의 정취가 배어 있었는데 → 사뭇 시골길스러운데


  ‘정취(情趣)’는 “깊은 정서를 자아내는 흥취”를 가리킨다고 합니다만, ‘모습·몰골·꼴’이나 ‘빛·그림·멋’으로 고쳐씁니다. ‘맛·맛나다·맛있다·재미’나 ‘깊다·그윽하다·무게있다·걸쭉하다’로 고쳐써요. ‘도탑다·두텁다·차분하다·찬찬히’나 ‘자분자분·점잔·자아내다’로 고쳐쓰고, ‘볼거리·구경거리·보이다·보여주다’나 ‘곳·데·께·마을·짝’으로 고쳐씁니다. ‘자리·자취·터·터전·한마당’이나 ‘그림같다·구성지다·새롭다·좋다·멋있다·보기좋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우리 고유의 정취에 넘친 소리였다

→ 우리답게 멋소런 소리였다

→ 우리 겨레 깊은 소리였다

《일제 농림 수탈상》(미승우, 녹원출판사, 1983) 352쪽


삶에서 시적 정취가 사라지는 건 당연하다

→ 삶에서 노래멋이 사라질 만하다

→ 살면서 노래빛이 사라지게 마련이다

《시간창고로 가는 길》(신현림, 마음산책, 2001) 37쪽


그에 비해 서울 생활은 편안하고 편리하지만 특별한 감흥이나 정취가 없다

→ 그런데 서울살이는 느긋하고 낫지만 딱히 맛이나 멋이 없다

→ 그렇지만 서울은 걱정없고 손쉽지만 그닥 새롭거나 좋지 않다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 서울을 생각한다》(정수복, 문학동네, 2015) 45쪽


벌레가 우는 소리에서 정취를 느끼는 일본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 벌레가 우는 소리가 구성지다고 느끼는 일본사람을 알기 어렵다는

→ 벌레소리가 멋스럽다고 느끼는 일본사람을 헤아리기 어렵다는

《먹고 자는 마르타 1》(타카오 진구/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6)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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