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숲 8 - 신장판
이시키 마코토 지음, 유은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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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70


《피아노의 숲 8》

 이시키 마코토

 유은영 옮김

 삼양출판사

 2002.7.30.



  우리 집 아이들이 사다리를 타고 꼭대기에 오르든, 나무를 타고 우듬지 언저리에 앉든, 높다란 담벼락을 살살 타고 걷든, 가만히 바라보면서 기다립니다. 이 아이들이 미끄러지거나 넘어지거나 자빠질 일을 생각하지 않아요. 바람을 타고 햇볕을 먹으면서 얼마나 재미나게 노는가 하고 지켜봅니다. 걱정어린 눈에서는 걱정이 자랍니다. 웃는 눈에서는 웃음꽃이 핍니다. 스스로 마음에 얹는 씨앗대로 자라요. 스스로 마음에 담는 숨결대로 삶을 누려요. 《피아노의 숲》 여덟걸음에서는 부쩍 자란 두 아이가 푸른철을 어떤 푸른눈으로 맞이하는가를 다룹니다. 태어나서 푸름이가 되기까지 ‘설거지도 밥짓기도 해본 적이 없는 얌전돌이 슈우헤이’로서는 ‘자전거도 오토바이도’ 탄 일이 없지 싶습니다. 슈우헤이네 어머니는 손이 다치면 안 된다면서 ‘피아노만 치는 손’으로 길렀다지요. 피아노만 만진 손은 사랑을 알까요? 봄을 알까요? 겨울을 알까요? 슬픔을 알까요? 숱한 피아노는 봄겨울이며 사랑슬픔을 다루는데, 노래종이만 들여다보는 눈으로는 무엇을 그릴 만할까요? 카이는 타고난 재주로 피아노를 치지 않습니다. 숲에서 놀듯이 피아노를 다루고, 숲에서 숲바람을 사랑했듯이 배움길도 살림길도 모두 사랑하는 하루입니다. ㅅㄴㄹ



“아무리 남의 흉내를 잘 내도 그건 너의 피아노가 아니란다.” “흉내로 시작해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건 제 피아노가 아닐까요?” (21쪽)


‘암흑 속에서 카이의 피아노를 듣고 있자니, 분노가 물밀듯이 사라져 간다.’ (152쪽)


“그것만 아니면, 오토바이를 타는 저런 위험한 짓은 막았을 거예요.” “슈우헤이에겐 많은 경험이 필요해.” “당치 않아요! 목숨이 걸린 경험 따윈 필요없어요!” (174쪽)


‘이건 카이가 공부한 흔직이잖아? 이 건물은 카이가 공부한 흔적들로 가득 찼어.’ (220∼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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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75


《곤충 소년 1》

 김동화

 도서출판 예원

 1990.7.10.



  국민학교를 마치고 들어간 중학교는 따분했습니다. 사내만 모인 중학교는 썰렁한데다가 학생도 교사도 말이며 몸짓이 거칠 뿐 아니라, 하루 내내 손찌검이나 주먹다짐이 춤추었습니다. 국민학교에서는 가시내 사내 가리지 않고 명랑문화·순정만화를 이야기할 수 있었다면, 사내만 있는 중학교 또래는 싸움짓이 가득한 만화 아니면 쳐다볼 생각을 안 했습니다. 교사를 비롯한 숱한 어른은 ‘만화 = 폭력·응큼함 가득한 나쁜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더군요. 이런 판에 만화잡지를 읽기란 참 벅찼습니다. 《보물섬》, 《소년중앙》, 《만화왕국》, 《아이큐점프》, 《하이센스》, 《르네상스》를 ‘만화대여트럭’에서 모두 빌려읽는데 언제나 새롭게 돋보이는 분이 있어요. 바로 김동화 님입니다. 풀벌레 이야기를 담아낸 만화는 그림결이 살짝 엉성하지만 줄거리나 짜임새는 좋았고, 그무렵 학교에서 따돌림받는 아이 마음을 싱그러이 담았어요. 《곤충 소년》은 《요정 핑크》만큼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화를 그리는 어른이 이렇게 스스로 거듭나려 애쓴다’는 대목을 느꼈고, 그 뒤에 강시를 그린 만화도 재미나게 보았습니다. 어느 때나 곳이라도 스스로 씩씩하게 마음을 품는다면 우리 꿈길을 가는구나 하고 배웠어요. ㅅㄴㄹ



“넌 네 키만큼도 못 뛰지만 메뚜기는 자기 키의 50배를 뛸 수 있다. 어때, 굉장하지?” “그렇지만 난 메뚜기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 메뚜기가 그렇게 뛸 수 있는 힘을 찾아내는 게 우리 연구소에서 하는 일 아니냐?” “그렇다면 꿀벌은 한 번도 쉬지 않고 40km를 날을 수 있다는데 그 힘을 찾으면 우리 인간도 지치지 않고 수천 리를 뛸 수 있겠네요?” (26쪽)


“잡긴 뭘 잡아? 지금이 몇 신데 이제 등교하며, 그 복장은 뭐야?” “산에 가서 곤충을 잡았거든요.” (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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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73


《기계전사109 2》

 노진수 글

 김준범 그림

 서울문화사

 1993.4.5.



  《우주소년 아톰》이란 만화가 나온 1950년대만 하더라도 ‘기계사람’을 생각하는 일은 드물었어요. 1970년대에 연속극 〈육백만불의 사나이〉가 나오고 1980년대에 영화 〈로보캅〉이며 〈터미네이터〉가 나오면서 ‘머잖아 이 별을 뒤덮을는지 모를 기계사람’을 새삼스레 생각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왜 ‘기계사람’일까요? 사람 스스로 ‘나를 뺀 너희’는 ‘마음·사랑·꿈·넋’이 없다면서 우쭐거리려는 이름이 아닐까요? 숱한 만화나 영화가 거의 나라밖 사람들 생각으로 태어났다면 《기계전사109》는 1990년대 첫머리에 한국사람 손으로 태어납니다. 일하는 이가 누구인가를 묻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름답게 살아가는 이가 누구이냐고 물으며, 이 별에서 싸움도 다툼도 없이 어깨동무하는 길을 슬기로이 지으려는 이가 누구냐고 묻습니다. 이제 막 삐삐가 비싼값에 나오던 이즈음 기계사람을 다룬 만화는 널리 읽혔습니다. 어린이·푸름이 마음을 확 사로잡았지요. 학교나 마을에서는 이 만화가 쓸데없다고, 시험공부에 걸리적거린다며 으레 빼앗아서 난로에 집어던져 태우기 일쑤였습니다. 생각을 북돋우는 배움터가 아닌 채, 만화는 하찮을 뿐 아니라 도움도 안 된다고 여기는 그 마음이란 참말로 ‘사람다운 마음’이었을까요? ㅅㄴㄹ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잖아요.” “하, 하지만 인간들은 나를 버렸어. 나의 정신과 마음을 인정하지 않고 짓밟아 버렸어!” “이 세상 사람 모두가 기계로 취급해도 저에겐 소중한 엄마예요!” (109쪽)


“그러나, 환상이었다. 인간들에게 있어 우리는 그저 말하고 걸어다니는 기계였을 뿐이다.” (164쪽)


** 이 만화책을 놓고는 좀더 길게 펴는 이야기를 새로 쓰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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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미숙 창비만화도서관 2
정원 지음 / 창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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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72


《올해의 미숙》

 정원

 창비

 2019.2.18.



  4월로 들어선 고흥은 참으로 따뜻합니다. 3월도 따뜻했지만 훨씬 따뜻하지요. 시골은 밤에 썰렁하기 일쑤이지만, 4월이면 고흥밤은 반소매에 반바지로도 상큼합니다. 늘 움직이면서 살림을 해봐요. 추울 일이 없습니다. 시멘트집에 깃들어 책상맡에 앉아서 일하거나 배운다면 몸을 쓸 길이 없으니, 또 햇볕이며 바람을 맞이할 길이 없으니 4월뿐 아니라 오뉴월에도 썰렁하다고 여기겠지요. 《올해의 미숙》에 흐르는 사람들은 시멘트집에서 자가용에서 가게에서 큰고장 거님길에서 말을 섞습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서울살이 하는 이웃은 언제 단출한 차림새로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마실까요? 맨발로 풀밭에 서서 발가락 사이를 기어다니는 개미나 풀벌레를 느낄 틈이 있을까요? 텔레비전에 흐르는 연속극은 엇비슷해 보일 뿐더러 큰고장에서 복닥이는 사랑타령입니다. 그렇지만 왁자그르 모인 고장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외려 마음풀이가 될 만하네 싶기도 합니다. 다시 생각합니다. 누구나 마당 있는 흙집을 누리고, 나무로 불을 지피고, 풀밭을 누비는 벌나비랑 말을 섞고, 구름이 베푼 그늘을 누리고, 빗물을 입 벌리고 마시면, 우리 ‘연속극’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ㅅㄴㄹ



“괜찮지, 그럼. 우울증 이런 거 다 정신력이야.” (10쪽)


“가보고 싶다.” “그쵸. 거기서 피자 먹고 싶어요.”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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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마스다 미리 여자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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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270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마스다 미리

 박정임 옮김

 이봄

 2012.12.15.



  해도 되는가 안 되는가는 물을 까닭이 없어요. 마음이 끌리면 하면 되어요. 마음이 안 끌리면 안 하면 되지요. “먹어도 되나요?” 하고 물으면 “먹고 싶다면 얼마든지.” 하고 말합니다. “안 먹어도 되나요?” 하고 물으면 “생각해 봐. 먹어서 스스로 즐겁고 푸르게 피어나리라 여기면 먹고, 먹어도 스스로 즐겁고 푸르게 피어나지 않겠구나 싶으면 안 먹으면 돼.” 하고 말해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는 내내 ‘다른 사람 말이며 눈치’를 살피며 살아온 아가씨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가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사람 말에 움찔하고 다른 사람 눈치에 망설이곤 합니다. 다른 사람 말이며 눈치를 살피기에 외려 다부지거나 씩씩할 때도 있어요. 언제나 같아요. “짝을 짓지 않아도 될까?”를 거꾸로 “짝을 맺어도 될까?”로 생각해 봐요. 남들 하는 대로 짝을 짓거나 안 짓거나 대수롭지 않습니다. 스스로 어떤 마음인가를 바라볼 노릇입니다. 스스로 노래할 길을 가면 됩니다. ‘될까 안 될까’는 이제 내려놓기를 바라요. ‘오늘을 누리는 나’를 바라봅니다. ‘어제를 걸어온 나’를 쳐다봅니다. ‘모레를 날아오를 나’를 마주합니다. ㅅㄴㄹ



‘근속 17년. 남아 있는 동기는 전부 남자입니다.’ (44쪽)


“난 어떤 할머니가 될까.” (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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