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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
제소라 그림, 라현선 글 / 초방책방 / 2004년 4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7.5.
그림책시렁 1421
《도산서원》
라현선 글
제소라 그림
초방책빵
2004.4.20.
숲은 없이 기와집만 덩그러이 나오는 《도산서원》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글칸 둘레가 우거진 숲이라지만, 정작 이 그림책에서는 우거진 숲을 터럭만큼도 볼 길이 없습니다. 숲도 들도 메도 안 보이지만, 사람도 안 보이는 《도산서원》입니다. 글을 익히는 사람도 찾아볼 길이 없이 그저 기와집만 요모조모 보여줄 뿐입니다. 또한, 살림하는 손길은 없는 한문에 갇힌 글칸이라는 대목은 아예 젖혀 놓은 얼거리입니다. 지난날 글칸은 오직 나리와 벼슬아치만 드나들었습니다. 논밭을 일구는 수수한 사람은 얼씬조차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논밭지기를 아예 마주하지 않고 말도 안 섞던 글바치하고 벼슬아치는 ‘위에서 내리는 말씀’만 했습니다. 흙을 만진 적도 없이, 낫과 호미를 갈아 본 적도 없이, 벼베기에 벼바심을 해본 적도 없이, 밥살림도 집살림도 옷살림도 한 적조차 없이, 그저 한문이라는 글만 붙잡은 채 ‘임금 곁 나라일’만 붙잡은 그들 ‘한문바치’는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폈을까요? 사람 곁에는 서지 않고, 들숲메 품에 안기지도 않으면서, 한문만 배워서 임금을 섬기기만 하던 터전을 어린이한테 왜 보여주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ㅍㄹㄴ
《도산서원》(라현선·제소라, 초방책빵, 2004)
이황 선생님의 정신이 담긴 곳입니다
→ 이황 어른 넋이 담긴 곳입니다
3쪽
아담하고 소박한 자연의 신선함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였습니다
→ 소담하고 수수하고 싱그러운 들숲에서 몸마음을 다스렸습니다
→ 반듯하고 꾸밈없고 맑은 들숲메에서 마음몸을 갈고닦았습니다
3쪽
공부하여 깨달은 것은 꼭 실천하여 살아야 한다는 믿음을 스스로 지키고
→ 배워서 깨달으면 꼭 몸소 옮겨야 한다는 믿음을 스스로 지키고
3쪽
나무와 풀이 무성하고 바위 틈의 돌샘물이 달고 차가와 수양하기 좋은 곳이라
→ 나무와 풀이 우거지고 바위틈에서 샘물이 달고 차가와 마음닦기에 어울려
4쪽
돌계단 위에는 작은 사립문이 열려 있습니다
→ 디딤돌 앞에 작은 사립이 열렸습니다
6쪽
밑돌 위에 앉아 있는 서당 안으로 햇볕이 가득히 모였습니다
→ 밑돌에 앉은 글칸으로 햇볕이 가득히 모입니다
→ 밑돌에 앉은 글터로 햇볕이 가득히 모입니다
8쪽
단정하게 서 있는 토담은 엄격하면서도 다정한 선생님처럼 정겹습니다
→ 정갈하게 선 흙담은 무뚝뚝하면서도 살가운 스승 같습니다
→ 말끔하게 선 흙담은 딱딱하면서도 포근한 어르신 같습니다
14쪽
참된 공부의 길은 뒤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는 것임을 마음에 새기며
→ 참배움길은 뒤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야 하는 줄 마음에 새기며
20쪽
모인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옵니다
→ 모인 사람들이 웅성거립니다
→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22쪽
자연을 벗 삼아 한가로이 공부하며 스스로 사람을 이루어라
→ 숲을 벗삼아 호젓이 배우며 스스로 사람을 이루어라
→ 들숲을 벗삼아 느긋이 배우며 스스로 사람을 이루어라
3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