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기약 期約


 언제 만난다는 기약도 없이 → 언제 만난다는 말도 없이

 돌아오리라는 기약과 믿음 → 돌아오리라는 다짐과 믿음

 훗날을 기약하다 → 뒷날을 바라다 / 뒷날을 그리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 다시 만나리라 바라고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갑시다 → 다음을 보고 돌아갑시다


  ‘기약(期約)’은 “때를 정하여 약속함. 또는 그런 약속”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날·나날·때’나 ‘길·끝·끝날·마감’이나 ‘다짐·곁다짐·말·얘기’로 손볼 만합니다. ‘바라다·바람·빌다·비손·비나리·그리다·기다리다’나 ‘보다·바라보다·어림하다·꿈·꿈꾸다·세우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기약’을 넷 더 싣는데 싹 털어냅니다. ㅍㄹㄴ



기약(奇藥) : 신기한 효험이 있는 약

기약(氣弱) : 1. 원기(元氣)가 약하다 2. 기백(氣魄)이 약함

기약(旣約) : 1. 이미 해 놓은 약속 2. [수학] 더 이상 약분이 안 됨 3. [수학] 더 이상 인수 분해가 안 됨

기약(棄約) : 약속을 저버림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재질을 갖고 있기나 한 것인가

→ 다음을 바랄 수 있는 재주가 있기나 한가

→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바탕이 있기나 한가

→ 앞을 다짐할 수 있는 밑절미가 있기나 한가

《무대 밖의 모놀로그》(편집부 엮음, 고려원, 1978) 148쪽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발표된다는 기약도 없는 만화를 매일매일 그려 나갔던 데즈카

→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나온다는 다짐도 없는데 날마다 그려 나갔던 데즈카

→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실린다는 얘기도 없는데 나날이 그려 나갔던 데즈카

《아톰의 철학》(사이토 지로/손상익 옮김, 개마고원, 1996) 45쪽


언제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이

→ 언제 돌아온다는 말도 없이

→ 언제 돌아온다는 다짐도 없이

→ 언제 돌아온다는 얘기도 없이

《금정산을 보냈다》(최영철, 산지니, 2015) 51쪽


내생을 기약하며 숨을 놓던 순간들

→ 다음을 기다리며 숨을 놓던 때

→ 뒷날을 그리며 숨을 놓던 무렵

《꽃은 바퀴다》(박설희, 실천문학사, 2017) 48쪽


다음을 기약한다는 것이 부질없음을 알면서도

→ 다음을 바라기란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 다음을 말하기란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 다음을 보기란 부질없는 줄 알면서

《지리산 아! 사람아》(윤주옥, 산지니, 2017) 68쪽


돌아올 기약도 없는 몸이 되었으니

→ 돌아올 날도 없는 몸이 되었으니

→ 돌아올 길도 없는 몸이 되었으니

《붉은 보자기》(윤소희, 파랑새, 2019) 68쪽


그날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 그날을 바라며 헤어졌다

→ 그날을 그리며 헤어졌다

→ 그날을 어림하며 헤어졌다

《나의 히말라야에게》(서윤미, 스토리닷, 2020) 77쪽


기약 없는 여행의 시작을 엄마에게 통보했다

→ 마감 없는 길을 나선다고 엄마한테 말했다

→ 끝 없는 나들이를 한다고 엄마한테 알렸다

《사회적응 거부선언》(이하루, 온다프레스, 202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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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포물선 抛物線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 팔매를 그리며 날아간다

 과녁을 향해 포물선을 긋고 → 과녁으로 둥그스름


  ‘포물선(抛物線)’은 “1. 물체가 반원 모양을 그리며 날아가는 선 ≒ 팔매선 2. 수학』 이차 곡선의 하나. 한 정점과 한 정직선에 이르는 거리가 같은 점의 자취를 이른다. 정점을 초점, 직선을 준선이라고 한다”처럼 풀이합니다. ‘팔매·팔매금·팔매줄’이나 ‘활·휘다’로 고쳐씁니다. ‘줄그림’으로 고쳐쓸 만하고, ‘둥그러미·둥그렇다·둥글다·둥글이’나 ‘둥글둥글·둥글둥글하다·둥그스름·동그스름꼴’로 고쳐쓰면 됩니다. ㅍㄹㄴ



그 황홀한 무지개빛 포물선의 물뿜기를

→ 눈부신 무지개빛 팔매금 물뿜기를

→ 반짝이는 무지개빛 둥그스름 물뿜기를

《프란체스코의 새들》(고진하, 문학과지성사, 1993) 12쪽


막대기는 허공에다 포물선을 그리며

→ 막대기는 하늘에다 팔매를 그리며

→ 막대기는 위로 비스듬히 날다가

《마사코의 질문》(손연자, 이은천, 푸른책들, 1999) 71쪽


포물선을 그려 가며 산을 돌고 전답을 누비는 보통열차의 리듬이 생각에 잠기는 데 안성맞춤이다

→ 팔매를 그려 가며 산을 돌고 논밭을 누비는 느린칙폭 흐름이 생각에 잠기는 데 맞춤이다

→ 비스듬히 멧자락을 돌고 논밭을 누비는 느린칙폭 길흐름이 생각에 잠기기에 걸맞다

《단테처럼 여행하기》(전규태, 열림원, 2015) 114쪽


포물선을 그리며 과녁 너머로

→ 팔매를 그리며 과녁 너머로

→ 둥그렇게 과녁 너머로

《새내기왕 세종》(권오준·김효찬, 책담, 2021) 51쪽


까만 하늘에 포물선의 점을 찍으며

→ 까만 하늘에 동그스름 콕 찍으며

→ 까만 하늘에 팔매로 쿡 찍으며

《사회적응 거부선언》(이하루, 온다프레스, 2023)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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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점


 나의 나쁜 점을 지적했다 → 내 나쁜 모습을 짚는다

 그곳의 점을 향하여 → 그곳 끝으로 / 그곳 한켠으로

 종이 위의 점에 집중한다 → 종이에서 한곳을 본다


  ‘점(點)’은 “1. 작고 둥글게 찍은 표 2. 문장 부호로 쓰는 표. 마침표, 쉼표, 가운뎃점 따위를 이른다 3. 사람의 살갗이나 짐승의 털 따위에 나타난, 다른 색깔의 작은 얼룩 4. 소수의 소수점을 이르는 말 5. 여러 속성 가운데 어느 부분이나 요소 6. [수학] 모든 도형의 궁극적 구성 요소인 가장 단순한 도형으로서 위치만 있고 크기가 없는 것 7. [음악] = 부점(附點) 8. 성적을 나타내는 단위 9. 그림, 옷 따위를 세는 단위 10. 아주 적은 양을 나타내는 말 11. 잘라 내거나 뜯어낸 고기 살점을 세는 단위 12. 떨어지는 물방울 따위를 세는 단위 13. 예전에, 시각을 세던 단위. 괘종시계의 종 치는 횟수로 세었다 14. [운동] 바둑에서, 수가 낮은 사람이 더 놓는 돌이나 따낸 돌을 세는 단위 15. [음악] 국악에서, 북편이나 채편 따위의 장구를 치는 횟수를 나타내는 단위”를 가리킨다고 해요. ‘-의 + 점’ 얼거리라면 ‘-의’를 털고서, ‘구석·각단·채’나 ‘대목·갈피·금·끗·끝·꽃’으로 손봅니다. ‘곳·데·군데·기슭·깃새·깃’이나 ‘꼭지·꼭짓길·눈·눈꽃·눈금’으로 손보고요. ‘더미·덩이·벌’이나 ‘자락·조각·조금·움큼’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동그라미·동그랗다·동글다·동글이·동글동글’이나 ‘둥그러미·둥그렇다·둥글다·둥글이·둥글둥글’로 손봅니다. ‘무지·뭉텅·바닥·바둑’이나 ‘방울·망울·빛·별·얼룩’로 손볼 만합니다. ‘콕·콕콕·쿡·쿡쿡’이나 ‘톡·톡톡·툭·툭툭’으로 손봐도 어울려요. ‘낱·낱낱·동·다발’이나 ‘받다·얻다·재다·헤아리다’로 손봐도 됩니다. ‘일·일꽃·일길·일살림·일품’이나 ‘종·쫑·줄·줄이름’으로 손봐요. ‘줌·주먹·춤·허리춤’이나 ‘틈·틈새’로 손보지요. ‘하나·한·한곳·한켠·서리’나 ‘켜·켠·칸·칼’로 손봅니다. ‘티·티끌·힘’이나 ‘모·결·-새·모습’으로 손보고요. ㅍㄹㄴ



너의 좋은 점이야

→ 네가 잘하더라

→ 네 잘하는 일이야

《토성 맨션 2》(이와오카 히사에/오지은 옮김, 세미콜론, 2009) 153쪽


고양이의 좋은 점이라

→ 고양이가 좋다면

→ 고양이가 좋은 일이라

→ 고양이가 좋은 곳이라

《줄무늬 고양이 코우메 5》(호시노 나츠미/김승현 옮김, 대원씨아이, 2012) 141쪽


전쟁의 주안점은 약탈, 전리품 분배, 더 많은 전리품을 얻기 위한 진격이었다

→ 싸움은 빼앗기, 빼앗아 나누기, 더 많이 빼앗아 얻으려는 길이었다

《세계제국사》(제인 버뱅크·프레더릭 쿠퍼/이재만 옮김, 책과함께, 2016) 156쪽


오늘의 좋은 점을 찾으려는 태도가 무의식에 자리잡았는지 모르겠다

→ 오늘 좋았던 일을 나도 모르게 찾는 버릇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읽는 생활》(임진아, 위즈덤하우스, 2022) 29쪽


까만 하늘에 포물선의 점을 찍으며

→ 까만 하늘에 동그스름 콕 찍으며

→ 까만 하늘에 팔매로 쿡 찍으며

《사회적응 거부선언》(이하루, 온다프레스, 2023)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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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자연발화



 자연발화로 인한 산불이었다 → 그냥 일어난 멧불이다

 자연발화일 가능성을 조사한다 → 저절로불일는지 살핀다


자연발화(自然發火) : [화학] 물질이 상온에서 스스로 불이 붙어 연소되는 현상



  스스로 불이 붙는다면 ‘스스로불’처럼 새말을 지으면 됩니다. ‘저절로불’이나 ‘그냥불’이라 할 만합니다. “그냥 불붙다·스스로 불붙다·저절로 불붙다”라 해도 되고요. ㅍㄹㄴ



자연 발화가 아니라 방화. 불이 날 리가 없는 곳에 누군가가 일부러 혁명의 불을 붙이려 했다는 건가

→ 그냥불이 아니라 불지르기. 불이 안 날 곳에 누가 일부러 들불을 붙이려 했나

→ 저절로가 아니라 지르기. 불이 나지 않을 곳에 누가 일부러 횃불을 붙이려 했나

《티어문 제국 이야기 8》(오치츠키 노조우·모리노 미즈/정혜원 옮김, AK comics, 2026)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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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738 : 말들 말들


말들이 사는 나라에는 온갖 말들이 살아요

→ 말이 사는 나라에는 온갖 말이 있어요

→ 말나라에는 온갖 말이 살아요

《말들이 사는 나라》(윤여림·최미란, 위즈덤하우스, 2019) 6쪽


늘 쓰는 말이지만 정작 말을 잘 모르기 일쑤입니다. 둘레에서 쓰는 대로 그냥그냥 받아들이다가는 휩쓸리거든요. 지난날에는 말을 잘 모르던 사람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글이 아닌 말로 삶을 짓게 마련이라서, 말을 틀리거나 엉뚱하거나 잘못 쓸 일이 없어요. 오늘날에는 말에 앞서 글부터 들여다보는 탓에 말을 잊을 뿐 아니라, 말빛을 어지럽히기까지 합니다. 들을 달리는 짐승을 헤아릴 적에 ‘-들’을 함부로 안 붙입니다. “저기 말들이 달린다”라 하지 않아요. “저기 말이 달린다”라고만 합니다. 또는 “저기 말이 많이 달린다”나 “저기 말떼가 달린다”처럼 말합니다. 벌이 꽃에 앉을 적에도 “꽃들에 벌들이 앉는다”처럼 말하지 않아요. “꽃에 벌이 앉는다”라고만 합니다. 우리가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내는 소리인 말도 ‘말들’이 아닌 ‘말’입니다. 흐르는 물이나 내리는 비를 ‘물들’이나 ‘비들’이라 안 합니다. 말을 말로 바라보며 차분히 가눌 적에 누구나 스스로 마음을 읽고 살피면서 삶을 북돋웁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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