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를 위한 세계시민 이야기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문 교양 5
정주진 지음 / 철수와영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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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5.30.

인문책시렁 421


《미래 세대를 위한 세계시민 이야기》

 정주진

 철수와영희

 2025.2.16.



  마음을 잊으면 몸을 잃고, 마음을 찾으면 몸을 살립니다. 마음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기에 몸에 휩쓸리고, 마음을 들여다보려 하면서 몸을 깨웁니다. 마음부터 차릴 적에 몸에 빛이 차오릅니다. 마음부터 챙기지 않는다면 몸이 죽어갑니다.


  나라지기를 새사람으로 뽑는 길에 돌아봅니다. 누가 뽑히느냐는 얼마나 대수로울까요? 누가 뽑히든 나라일을 할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누가 누구를 뽑든 나라일을 맡고서 조용히 물러난 뒤에 시골에서 호미와 낫을 쥐고서 착하게 살아갈 작은일꾼을 가릴 노릇이라고 봅니다.


  이 사람이어야 하거나, 저 사람은 안 된다고 틀을 세울 까닭이 없습니다. 누가 언제 어느 자리를 맡든, 바르고 착하면서 아름답게 일하는 틀을 세울 노릇입니다. 힘과 이름과 돈으로 주무르려고 하면 이내 끌어내려서 잘못한 값을 치르는 틀이 튼튼하면 됩니다. 틀은 아주 쉽습니다. 다른 사람을 헐뜯거나 할퀴는 말을 한 마디라도 하면 바로 끌어내릴 뿐 아니라, 비싸게 값을 물리면 되어요.


  적잖은 분들이 “우리나라에 어른다운 어른이 없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읊거나 퍼뜨리는데, 터럭만큼도 옳지 않습니다. 종이(투표권)를 쥔 모든 사람이 어른일 노릇입니다. 우리 스스로 어른스럽지 않다면 종이를 내려놓을 노릇입니다. 다시 말해서, 누구나 어른이어야 누구를 나라지기로 뽑더라도 그사람이 나라일을 하는 작은일꾼으로 섭니다. 우리 스스로 어른이라고 여기기 어려운 터전이라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을 자리에 앉히더라도 나라는 엉망진창입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세계시민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온사람(세계시민)’이란 무엇인지 짚는 줄거리입니다. 우리 스스로 마음을 잊고 잃은 채 떠돌기에 엉망으로 뒹구는 푸른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남’이 아닌 ‘나’부터 착하지 않고 참하지 않고 아름답지 않은 탓에 이 별이 망가지는 줄 짚는다고 할 만합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나탓’이 아니라 ‘남탓’을 하면서 바깥으로 화살을 돌리는 말과 글이 쏟아집니다. 왜 자꾸 남탓을 해야 할까요? ‘어른’이라면 모름지기 남탓을 안 합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나라틀을 이대로 망가뜨린 ‘나탓’을 하겠지요.


  배움불굿(입시지옥)은 왜 안 사라질까요? 입으로는 배움불굿을 걱정하는 시늉이지만, 정작 우리부터 스스로 종이(졸업장)를 단단히 거머쥘 뿐 아니라, 아이들한테도 종이를 단단히 물려주려고 하는걸요. 우리나라 신문사·방송사·출판사 가운데 종이(졸업장)가 아닌 마음을 바라보면서 일꾼을 찾거나 품는 곳이 한 군데라도 있는지요? 어린배움터(초등학교)조차 안 다녔더라도 착하게 일할 줄 아는 사람을 찾거나 품는 데가 한 군데라도 있습니까?


  나라를 어지럽히는 사람을 보면 으레 벼슬자리부터 높고, 돈과 힘과 이름부터 크거나 많거나 셉니다. 이들은 으레 ‘서울대학교’나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서울대학교’나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아이들을 집어넣으려고 아주 발버둥인 판입니다. 아이가 바로 집부터 살림길을 익혀서 어른으로 철드는 길을 함께 살피고 지으면서 나누는 어버이여야, 비로소 누구를 나라지기에 앉히든 이 나라가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바로 우리 스스로 ‘어른’이 되려고 철빛을 읽고 살펴서 깨닫는 사람으로 설 적에, 바야흐로 어느 한 사람한테 기대는 굴레가 아닌 저마다 스스럼없이 땀흘려서 나누는 살림나라를 이룹니다.


  ‘온사람’이란, 다르게 말하자면 ‘어른’입니다. 굳이 어렵게 ‘세계시민’이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따로 한자말로 ‘세계시민’ 같은 이름만 새로 엮을 까닭도 없습니다. 오래도록 잇고 흐른 가장 수수한 말씨인 ‘어른’을 스스로 찾아보고 알아볼 노릇입니다. 누구나 스스로 어른이면 됩니다. 나이만 많이 먹는 몸뚱이가 아닌, 온마음에 철빛과 슬기와 사랑을 담아서, 먼저 스스로 일하고 노래하며 어린이 곁에서 푸르게 살림을 짓는 매무새를 일으킬 노릇입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허튼짓이 안 생깁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싸울 일이 없습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뒷돈을 안 챙기고, 우리가 어른이라면 헤살이나 담벼락이란 아예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 어른으로 서려고 마음을 기울이지 않기에, 다들 하나같이 허울만 좋거나 겉만 번드르르하게 꾸미고 맙니다.


ㅍㄹㄴ


옷을 버리는 건 소비자만이 아닙니다. 의류 회사들은 생산한 옷의 10∼40퍼센트를 버립니다. 떨이 판매를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것을 염려해 차라리 버리는 선택을 합니다. (13쪽)


패션 회사들은 이런 오명과 비난을 벗기 위해 ‘친환경’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대부분 거짓말이었고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22쪽)


과잉 관광의 문제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에서도 관광 수입은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44쪽)


가난한 국가들은 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많은 가난한 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정치적 불안과 전쟁입니다. (84쪽)


전쟁 범죄를 저지른 국가, 집단, 개인은 국제 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습니다. 그러나 처벌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109쪽)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 직후인 2022년 3월 이후 2025년 1월 현재까지 한 번의 평화 협상도 하지 않았습니다. 전쟁에 시달리는 국민은 종전을 원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승리를 원했습니다. (113쪽)


우리는 흔히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국가에만 많다고 생각합니다. (142쪽)


+


《미래 세대를 위한 세계시민 이야기》(정주진, 철수와영희, 2025)


매일 빼놓지 않고 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 늘 빼놓지 않습니다

→ 날마다 합니다

→ 꼭 하는 일입니다

→ 언제나 합니다

5쪽


세계시민이 관심을 가져야 할 몇 가지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 온이웃이 눈여겨볼 몇 가지를 다룹니다

→ 온사람이 들여다볼 몇 가지를 다룹니다

→ 누구나 지켜볼 몇 가지를 다룹니다

→ 모두 헤아릴 만한 몇 가지를 다룹니다

6쪽


그것은 대부분 거짓말이었고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 이는 거의 거짓말이고 푸른시늉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습니다

→ 이는 온통 거짓말이고 푸른눈가림이라고 나무랍니다

22쪽


이런 상황을 설명하는 말이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입니다. 한국어로는 과잉 관광이라 부릅니다

→ 이럴 때에 북새길이라 합니다. 사람으로 넘쳐요

→ 이럴 적에 복닥길이라 합니다. 사람이 지나쳐요

41쪽


최악의 여름을 보냈습니다

→ 여름을 끔찍히 보냈습니다

→ 여름을 무덥게 보냈습니다

→ 찜통여름을 보냈습니다

56쪽


특히 국가 차원에서 환금 작물, 즉 판매만을 위한 작물 재배에 집중하는 경우에 그렇습니다

→ 더욱이 나라에서 돈나물, 곧 팔기만 하는 나물을 키울 적에 이렇습니다

→ 게다가 나라에서 벌잇감, 그저 내다팔 남새만 키울 적에 이렇습니다

86쪽


전쟁 범죄를 저지른 국가, 집단, 개인은 국제 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습니다. 그러나 처벌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 온누리는 불질을 저지른 나라, 무리, 사람을 몹시 나무랍니다. 그러나 값을 치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10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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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그림책 하나가 태어나는 길에

한 손을 거들어 본다.


https://tumblbug.com/etujubook


날마다 서너 사람씩 이웃이 되면

여름날 즐겁게 태어날 테지.


ㅍㄹㄴ


#걸었어 #어떤우주 #이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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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동심읽기 (만화책·사진책·그림책) 2025.5.30.∼2025.11.7.

: 그림책·사진책·만화책을 새롭게 돌아본다. 어른으로서 어린이책을 함께 읽으면서 빛(동심)이란 무엇일까 하는 이야기를 한다.


때 : 10:00

곳 : 부산 거제동 〈책과 아이들〉 1층 ‘구름빵’

누가 : 상주작가 최종규

문자신청 : 010-5341-7125 (프로그램명 + 본인 이름)

문의 : 책과아이들 051-506-1448


(다달이 1걸음씩, 모두 7걸음)

1 : 5.30. 《이거 그리고 죽어》 + 《마음속에 찰칵》 + 이와사키 치히로

2 : 6.27. 《80세 마리코》 + 호시노 미치오 + 나카가와 치히로

3 : 7.25. 《불새》 + 《골목안 풍경》 + 이와고 미츠아키 + 엘사 베스코브

4 : 8.22. 《이누야샤》 + 이일라 + 윌리엄 스타이그

5 : 9.26. 《도자기》 + 뱅뱅클럽 + 바바라 쿠니

6 : 10.24. 《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 인간가족 + 완다 가그

7 : 11.7. 《부엌의 드래곤》 + 김영갑 + 닥터 수스


#동심읽기 #상주작가 #책과아이들 #파란놀 #숲노래 #최종규 #책하루


+




ㄹ. 살림짓기 숲짓기 마음짓기 2025.6.1.∼2025.11.9.

: 우리 마을과 곁에서 만날 수 있는 새·풀벌레·풀꽃나무를 살펴본다. 큰고장 한복판에서도 누구나 가볍게 마음을 다스리고 달래는 길을 찾아보며 이야기를 한다.


때 : 19:00

곳 : 부산 거제동 〈책과 아이들〉 1층 ‘구름빵’

누가 : 상주작가 최종규

문자신청 : 010-5341-7125 (프로그램명 + 본인 이름)

문의 : 책과아이들 051-506-1448


(다달이 1걸음씩, 모두 7걸음)

1 : 6.1. 마음을 다스리는 길

2 : 6.29. 시골과 서울과 들숲바다

3 : 7.27. 초 한 자루와 별 한 톨

4 : 8.24. 씨앗 이야기

5 : 9.28. 그리는 눈빛

6 : 10.26. 풀꽃나무 읽기

7 : 11.9. 살림하는 사람이 사랑한다


#살림짓기 #상주작가 #책과아이들 #파란놀 #숲노래 #최종규 #책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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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65 : -씩 -들의 -ㄴ 열정 -ㅁ


가끔씩 술 마시던 날들의 어수선한 열정과 들뜸이 그립다

→ 술마시며 어수선히 뜨겁고 들뜨던 날이 가끔 그립다

→ 어수선히 들끓고 들뜨며 술마시던 날이 가끔 그립다

《허송세월》(김훈, 나남출판, 2024) 20쪽


‘가끔’이나 ‘이따금’ 같은 낱말에는 ‘-씩’을 안 붙이지만, 이 대목을 모르는 분이 꽤 많습니다.  “-던 날들의” 같은 일본말씨는 “-던 날이”로 손봅니다. ‘열정’이란 뜨겁거나 들뜨는 기운을 가리키기에 “열정과 들뜸”이라 하면 겹말인데, “뜨겁고 들뜨며”나 “들끓고 들뜨며”처럼 힘줌말씨로 다듬을 만합니다. ㅍㄹㄴ


-씩 : 1. ‘그 수량이나 크기로 나뉘거나 되풀이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2. 화자가 예상하거나 기대한 수준을 넘어서는 말 뒤에서 ‘아주 뜻밖’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속성이나 정도의 강조를 나타낸다. 주로 ‘씩이나’ 꼴로 쓰인다

열정(熱情) :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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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64 : 명의 -들


여덞 명의 아이들을 생각함

→ 여덟 아이를 생각함

《허송세월》(김훈, 나남출판, 2024) 280쪽


사람을 셀 적에는 “몇 사람”처럼 셉니다. “다섯 사람이 있다”라든지 “여섯 아이를 돌본다”라든지 “어른 넷이 모인다”처럼 씁니다. “여덟 명의 아이들”은 옮김말씨입니다. 이때에는 ‘명의’를 통째로 덜어내고서 “여덟 아이”라고만 하면 됩니다. ㅍㄹㄴ


명(名) : 사람을 세는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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