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도 좋다, 만화책 - 만화는 사랑하고 만화는 정의롭고 한줄도좋다 2
김상혁 지음 / 테오리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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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0.23.

읽었습니다 12



  어제도 오늘도 모레도 그림꽃책(만화책)을 좋아하는 사람한테 그림꽃책 이야기를 써 보라고 이야기하면 사뭇 달랐으리라 느끼며 《한 줄도 좋다, 만화책》을 읽었습니다. 글님은 ‘어릴 적’에는 그림꽃책을 즐겼다지만 ‘나이든 요즘’은 썩 즐기지 않으며, 아마 ‘앞으로’는 그냥그냥 지나치기 쉽겠구나 싶습니다. 숱한 돌이(남성)가 좋아하는 그림꽃책은 참 좁습니다. 이야기가 흐르거나 삶이 빛나거나 사랑을 짓는 그림꽃책을 즐기는 돌이는 없다시피 해요. 이러다 보니 《한 줄도 좋다, 만화책》이 다루는 결이나 글자락도 제자리걸음 같습니다. “이와아키 히토시의 단출한 그림체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99쪽)”라 적은 대목에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기생수》나 《칠석의 나라》나 《뼈의 소리》나 《히스토리에》가 ‘단출한 그림’이라고요? 《사자에 상》이나 ‘마스다 미리’를 놓고서 ‘단출한 그림’이라 해야 걸맞지 않을까요? 오늘 빛나는 그림꽃을 읽지 않는 이야기란 따분합니다.


《한 줄도 좋다, 만화책》(김상혁 글, 테오리아, 2019.12.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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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매혈기 - 글을 통해 자신을 단련시킨 한 평론가의 농밀한 고백
김영진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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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0.22.

읽었습니다 11



  이 책이 처음 나오던 2007년에 얼핏 살피다가 내려놓았고, 2021년이 되어 다시 집어들어 읽었습니다. 열네 해 앞서 왜 얼핏 읽다가 장만하지 않았는가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매혈기’란 이름까지 붙인 책이지만 정작 ‘피팔이’를 하는 글바치 이야기를 다루지는 않더군요. 배움터에서 가르치는 이야기하고 빛그림(영화)을 본 느낌을 적는 이야기로 주르르 흐르는 글은 싱겁습니다. 책을 팔려고 이름을 ‘매혈기’로 붙이기만 하고, 정작 우리 글판에서 뿌리뽑히지 않는 낡은 울타리를 건드린다거나 파헤친다거나 나무란다거나 스스로 그런 울타리하고 등지면서 꿋꿋하게 글빛을 밝힌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흐르지 않아요. 어느 모로 보면 이런 책이나 글이야말로 ‘피팔이’일 수 있구나 싶습니다. 글을 쓸 손힘이 있고, 이 글을 실을 자리가 있으며, 글을 쓴 살림을 바탕으로 젊은이를 가르칠 자리에 서서 돈을 벌기까지 한다면, 이름팔이를 하는 길은 그만 접고, 삶짓기로 나아가기를 빕니다.


《평론가 매혈기》(김영진 글, 마음산책, 2007.9.3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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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펼치면 (2021.10.17.)

― 제주 〈노란우산〉



  어느 책이든 겉으로 스칠 적에는 속내를 못 읽습니다. 어느 책이든 문득 멈추어 손을 내밀어서 집어든 다음에 가만히 펼쳐 하나하나 볼 적에 비로소 읽습니다. 펼치지 않으면 그대로입니다만, 펼치면 새나라로 들어섭니다.


  그림책은 아이가 처음 마주하는 새나라입니다. 아니, 아이는 책에 앞서 풀꽃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새나라를 마주하지요. 아이는 저를 낳아 사랑으로 돌보는 품이 첫나라일 테고, 이 첫나라에 머물지 않고 마당으로 놀러나가면서 새나라를 만나는데, 보금자리를 둘러싼 푸르게 우거진 숲은 온넋을 새롭게 깨우고 온몸을 새삼스레 일으키는 바람이 가득합니다.


  보금자리랑 숲이라는 나라를 만난 아이는 그림책을 맞닥뜨리면서 새록새록 피어나는 꿈날개를 펴는 다음나라로 나아갑니다. ‘첫·새·다음’으로 엮는 나라인데요, 아이는 이 셋을 두루 누리고 품는 사이에 슬기롭게 마음을 다스리고 즐겁게 철들고 노래하며 발걸음을 내딛는 ‘제나라(저 스스로 짓는 나라)’로 갑니다.


  그림책을 노래하는 마을책집인 〈노란우산〉에 가볍게 찾아갔습니다. 고갯마루 한켠에 조그마한 알림판으로 수수하게 깃든 〈노란우산〉인데, 디딤돌을 밟고서 들어서니 이렇게나 다른 ‘다음나라’로구나 싶습니다.


  제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첫나라는 있되 새나라하고 다음나라를 못 만났습니다. 첫나라에서 냉큼 제나라로 나아간 삶이었고, 스스로 다음나라를 찾아나섰고, 두 아이랑 곁님하고 소꿉살림을 지으면서 차근차근 새나라로 나아가려 합니다.


  우리는 이 네 가지 나라를 넉넉히 즐거이 누려야지 싶어요. 이 네 나라를 마음껏 맞아들이면 다섯째로 ‘별나라’에 이른다고 느껴요. ‘별’이란 저 먼 곳에만 있지 않아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도 푸른별(지구)입니다. 푸른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하고 이웃 숨붙이는 저마다 자그맣게 다 다른 별(씨앗)입니다.


  스스로 별나라를 깨달으면서 환하게 웃는 하루일 적에는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아차리지 싶습니다. 그냥 태어난 목숨이 아닌, 갖은 길을 치르거나 누비면서 오늘에 이르는 사이에 넉넉한 마음이 된고 할까요. 이윽고 여섯째 ‘온나라’로 날아올라서 어깨동무(평화)란 길을 폅니다. 이러고 나서 마침내 어버이·어른이란 숨빛으로 아이를 낳아 돌보는 옹근 사람으로 깨어나는 ‘빛나라’에 닿겠지요.


  그림책집 〈노란우산〉 골마루를 돌아보면서, 밝게 들어오는 햇빛을 맞이하면서, ‘첫·새·다음·제·별·온·빛’이란 삶길 가운데 어느 께에 있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빛나라에 서더라도 즐겁게 첫나라·다음나라로 돌아갈 만합니다.


ㅅㄴㄹ


《엄마의 섬》(이진 글, 한병호 그림, 보림, 2020.5.15.)

《주디스 커》(조안나 캐리 글/이순영 옮김, 북극곰, 2020.9.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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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책이웃 (2021.10.2.)

― 대구 〈직립보행〉



  대구 북구에 깃든 ‘태전도서관’에서 이야기꽃을 폅니다. 어린이랑 어버이하고 한 시간, 어른하고 따로 두 시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쓰는 ‘말’은 어떻게 태어나서 흐르고 주고받는가 하는 실마리부터 짚고 나서, 글(동시·수필)을 쓰는 수수께끼는 무엇인지 들려줍니다.


  말하는 실마리하고 글쓰는 수수께끼를 환히 안다면 누구나 즐겁게 말하고 기쁘게 글쓰리라 생각합니다. 두 길을 모른다면 늘 쩔쩔맬 뿐 아니라, 말힘·글힘을 거머쥐고서 돈벌이·이름팔이하는 이가 득시글하리라 봅니다. 더듬거리든 혀짤배기 소리를 내든, 모두 말입니다. 안 더듬는 사람만 말해야 할 까닭이 없고, 수줍어서 말이 적은 사람은 글을 못 써야 할 일이 없습니다.


  맞춤길이나 띄어쓰기는 아랑곳않고서 쓰면 됩니다. 부끄럽거나 창피한 일이란 없이, 모두 스스로 이 삶을 맛보면서 배우는 하루입니다. 스스로 누린 삶을 스스로 옮기면 넉넉합니다. 눈치를 보자니 멋부리거나 숨기지요. 참나(참다운 나)를 바라보니 수수하면서 즐겁게 쓰는 글로 환하게 웃어요.


  일찍 책숲(도서관)에 닿아서 어떤 그림책을 두었나 돌아봅니다. 이야기를 마치고도 조금 더 생각씨앗을 풀어내어 들려줍니다. 이러고서 대구 책이웃님 부릉이를 함께 타고서 〈직립보행〉으로 갑니다. 흙날·해날만 여는 〈직립보행〉을 꾸리는 분은 닷새 동안 다른 일을 맡고서 이틀 동안 책집에서 이웃을 만나신다지요.


  스스로 읽은 책을 이웃하고 나눕니다. 앞으로 읽으려고 건사한 책을 나눕니다. 내가 먼저 읽어도 좋고, 네가 먼저 읽어도 반갑습니다. 우리가 읽는 책은 돌고돌아서 새롭게 숨을 탑니다. 손길을 받고 숨을 타면서 서로 생각이 빛나고, 이 빛씨앗은 푸른별 한켠에 가만히 깃들어 무럭무럭 자라서 푸른숲으로 나아가겠지요.


  책집 〈직립보행〉에는 “바로 읽을 책 셋만 살 수 있다”는 알림글이 있습니다. 저는 멀리서 왔기에 더 골라도 된다고 하십니다. 가까운 마을책손은 자주 들러 셋씩 품으면 좋겠지요. 먼 이웃책손은 조금 더 품고서 시골집에서 느긋이 즐길게요.


  저녁빛이 골목을 감쌉니다. 책집이 깃든 골목은 꼭 책빛을 품고 싶은 사람만 찾아올 만하겠구나 싶습니다. 느긋이 걸어올 책벗이라면, 천천히 찾아와서 찬찬히 읽을 책동무라면, 불빛에 가린 별빛을 헤아리면서 하루를 노래하고픈 책님이라면, 이 조촐한 책집에 앉아서 이야기로 파고들 테지요.


  책집을 열겠노라 생각하는 손길이 있는 마을은 앞길이 밝다고 느껴요. 앞길은 남이 밝혀 주지 않습니다. 푸르게 읽어 파랗게 춤추는 곳에서 스스로 길을 밝힙니다.


ㅅㄴㄹ


《고척동의 밤》(유종순, 창작과비평사, 1988.9.10.)

《캉디드》(볼테르/윤미기 옮김, 한울, 1991.2.15.)

《강철서신》(편집부 엮음, 눈, 1989.2.15.)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전태일기념관건립위원회 엮음, 돌베개, 1983.6.20.)

《짚 한오라기의 혁명》(후쿠오카 마사노부/최성현 옮김, 녹색평론사, 2011.9.9./2014.12.8.여섯벌)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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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0.18.


《내가 좋아하는 것들, 커피》

 김다영 글, 스토리닷, 2021.10.15.



어제 마을책집 〈책대로〉에 들를 적에는 책집지기님이자 ‘부동산 사장님’한테 다른 일이 있어서 얼른 둘러보고 나왔다. 책집 모습을 찰칵찰칵 담지 못해 아쉬웠기에 노형동 언저리 길손집에 갔다. 어제 깃든 곳에 가도 되지만, “자전거를 객실로 가져가시게요?” 하고 물어서 조금 아쉬웠다. 내 자전거는 “접어서 부피가 작을 뿐 아니라, 주머니(가방)에 담는데” 말이지. 아침에 〈책대로〉에 찾아간다. 노래꽃을 건네고서 이곳 모습을 담는다. “부동산 한복판에 책집을 꾸민” 멋진 곳이라니. 내가 제주사람이라면 이곳에 여쭈어 집이나 땅을 알아보겠다고 생각한다. 이윽고 마을책집 ㅇ으로 갔으나 없다. 닫으신 듯하다. 다시 자전거를 달려 〈바라나시 책골목〉하고 〈동림당〉에 들렀다. ‘제주시’라고 해도 ‘서울시’처럼 넓지 싶다. 빙글빙글 한참 돌았다. 오늘은 관덕정 곁에 있는 길손집에 깃든다. 제주마실을 하며 챙긴 《내가 좋아하는 것들, 커피》를 이제서야 읽는다. 자리에 누워 한달음에 다 읽었다. 커피 이야기를 매우 잘 쓰셨다. 기나긴 삶길을 짤막하게 간추리셨는데, 이다음에는 좀 느슨하고 길게 이 삶자취를 풀어놓으셔도 좋겠구나 싶다. ‘조약돌’ 같은 책일까 하고 생각한다. 이제 그만 자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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