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좋은길’과 ‘고루길’ (2026.2.7.)

― 부산 〈책과아이들〉



  자칫 잊거나 놓치기 쉽습니다만, ‘좋은길(정당지지)’을 고르면, 우리가 고른 곳은 ‘좋은길’이라서 마냥 ‘좋다’고만 여깁니다. 이 좋은길에 잘못이나 말썽이 있더라도 ‘좋으니까’로 여기면서 지나칩니다. 이와 달리 ‘고루길(정책지지)’을 고르면, 겉모습이나 생김새나 이름값이나 돈셈이나 힘을 안 쳐다봅니다. ‘고루’란 모든 사람이 누구나 어깨동무를 하면서 함께 살림짓기를 이루고 누리는 곳을 바라봅니다. ‘이쪽(아군)’이냐 ‘저쪽(적군)’이냐 하고 안 가르는 ‘고루길’인 터라, 누구나(아이어른 함께) 즐겁게 노래할 아름나라(민주공화국)를 바라지요.


  철마다 뽑기(선거)를 해야 합니다만, 이제부터 우리가 바라볼 곳은 ‘좋은길(정당지지)’이 아닌 ‘고루길(정책지지)’이어야지 싶습니다. ‘누구’ 한 사람을 뽑는 자리가 아닌, “고루 살림을 짓는 아름나라를 이루는 길”을 놓고서 힘껏 일할 사람을 살피는 자리로 거듭나야지 싶습니다.


  잎샘바람이 싱그러운 어제그제에 오늘입니다. 늦겨울과 첫봄과 한봄, 이렇게 석 달 사이에 틈틈이 부는 찬바람을 ‘잎샘’과 ‘봄샘’이라 일컫습니다. 이맘때에 부는 바람은 “잎과 봄을 시샘하는 뜻”이 아닌 “잎과 봄을 알리고 노래하면서 샘솟으라고 북돋우는 뜻”을 온누리에 퍼뜨립니다. 들꽃은 잎샘바람을 맞으면서 천천히 잎을 내고 꽃을 피웁니다. 나무는 꽃샘바람을 맞으면서 찬찬히 잎을 틔우고 꽃을 내놓습니다. ‘잎샘·꽃샘’이 없으면 잎갉이를 하는 벌레가 너무 많습니다. 잎샘바람으로 벌레를 넌지시 잠재우고, 꽃샘바람으로 개구리가 기운을 차려요.


  어제에 이어서 부산 〈책과아이들〉에서 “그림책 수다꽃”을 나눕니다. 오늘은 〈책과아이들〉에서 ‘그림책교실’을 즐긴 어린이가 북적북적 모여서 그림지기한테 이모저모 궁금한 대목을 실컷 터뜨리면서 왁자지껄 이야기꽃입니다. 네, 말 그대로입니다. 어른으로서는 ‘수다꽃’이요, 아이로서는 ‘이야기꽃’입니다. 어른은 ‘수다밭’을 일구고 아이는 ‘이야기밭’에서 뛰놉니다.


  잘 볼 수 있을까요? 아이는 예나 이제나 날씨를 살펴서 옷을 입습니다. 어른은 요새 ‘날씨알림(기상예보)’에 따라 미리 옷을 챙기라고 다그칩니다. 아이는 스스로 제 몸을 살펴서 가볍게 입거나 껴입습니다. “오늘은 어른인 몸”인 우리도 지난날에는 누구나 아이였어요. 마늘이 겨우내 눈바람 사이에서 죽은듯이 자며 차근차근 자라기에 새봄에 알이 굵으며 종(줄기·꽃대)을 내고서 푸르게 깨어납니다.


  무엇을 좋아하든 “안 나쁘”되, “안 나쁜 길”인 ‘좋은길(정당지지)’이란 “엄마가 좋니? 아빠가 좋니?”인 판가름입니다. “엄마 아빠 다 사랑해!”라는 ‘고루길(정책지지)’을 바라보는 어깨동무를 그립니다.


ㅍㄹㄴ


《눈이 들려주는 10가지 소리》(캐시 캠퍼 글·케나드 박 그림/홍연미 옮김, 길벗어린이, 2021.1.25.첫/2022.11.25.4벌)

#TheWaystoHearSnow #눈을듣는길 #CathyCamper #KenardPak

《눈이 내리는 여름》(권정생 글·고정순 그림, 단비, 2020.10.10.)

《괜찮아, 알바트로스》(신유미, 달그림, 2025.6.23.)

《청소부 토끼》(한호진, 반달, 2015.12.10.)

《할머니 사진첩》(김영미 글·전수정 그림, 책먹는아이, 2015.2.10.)

《파이팅》(미우, 달그림, 2019.2.14.)

- ‘woman’은 이미 ‘wonder + man’

《용의 날개》(레나테 벨쉬/김라합 옮김, 일과놀이, 2003.1.10.)

#RenateWelsh #Drachenflugel

《맥도널드 아저씨의 아파트 농장》(쥬디 바레트 글·론 바레트 그림/정혜원 옮김, 미래M&B,, 2002.3.15.첫/2002.11.20.2벌)

#Old Macdonald had an Apartment House #JudiBarrett #RonBarrett

《반쪽이네 딸, 학교에 가다!》(최정현, 김영사, 1998.9.25.첫/2000.2.2.4벌)

《꼬마 바이킹 비케 1》(루네르 욘손 글·에베르트 칼손 그림/배정희 옮김, 논장, 2006.5.20.첫/2007.10.25.2벌)

#VickeViking #RunerJonsson #EwertKarlsson

《10대를 위한 생각하는 헌법》(서윤호·오혜진·최정호, 다른, 2014.12.6.)

《아이들은 왜 자연에서 자라야 하는가》(게리 폴 나브한·스티븐 트림블/김선영 옮김, 그물코, 2003.3.31.첫/2003.12.30.2벌)

#TheGeographyofChildhood #GaryPaulNabhan #StephenTrimble

《금요일엔 돌아오렴》(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창비, 2015.1.16.첫/2015.2.12.5벌)

《너라면 할 수 있어》(코리 도어펠드/남은주 옮김, 북뱅크, 2025.3.31.)

#CoriDoerrfeld #Ready to Soar (이제 날릴게 . 이제 날릴래)

《얼음 사냥꾼》(세라핀 므뉘 글·마리옹 뒤발 그림/성미경 옮김, 분홍고래, 2025.12.26.)

#SeaphineMenu #MarionDuval #Chasseur de Grace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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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진화 鎭火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 멧불끄기거 어렵다 / 멧불잡기가 어렵다

 진화 작업에 나섰다 → 불을 끄려 나섰다

 금방 진화되었다 → 곧 재웠다 / 이내 잠재웠다

 정부에서 진화에 나섰다 → 나라에서 누르려 나섰다

 회사 측의 노력에도 파업은 진화되지 않았다 → 일터에서 애써도 들불을 꺾지 못했다

 들끓는 여론을 진화하다 → 들끓는 소리를 다독이다 / 들끓는 목소리를 풀다


  ‘진화(鎭火)’는 “1. 불이 난 것을 끔 2, 말썽, 소동, 소문 따위를 해결함”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불끄기·불끄다·불을 끄다·불끔이·불잡다·불잡기’나 ‘끄다·끄기·끔’으로 고쳐씁니다. ‘누르다·누름·누르기·꺾다·꺾이다’나 ‘없애다·없애버리다’로 고쳐써요. ‘잠재우다·재우다·다독이다·달래다’나 ‘잡다·잡히다·잡아가다·잡기’로 고쳐쓰고요. ‘치우다·치움·치우기’나 ‘눕다·눕히다’로 고쳐써도 되고, ‘풀다·풀리다·풀려나다·풀기·풀어내다·풀어보다·풀어놓다·풀어주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진화’를 다섯 가지 더 싣는데 싹 털어냅니다. ㅍㄹㄴ



진화(珍貨) : 진귀한 물품

진화(珍話) : 이상야릇한 이야기

진화(秦火) : [역사] 중국의 시황제가 유학(儒學)과 제자백가의 서적을 불태운 일

진화(陳?) : [인명] 고려 시대의 문인(?∼?)

진화(Jinhua[金華]) : [지명] 중국 저장성(浙江省) 중부에 있는 도시. 항저우(杭州) 서남쪽에 있으며 수륙 교통 요충지이다. 종이, 차, 대추, 쌀 따위의 농산물이 나며, 광물인 형석(螢石)의 집산지로 유명하다. 명승지로 베이산(北山)산이 있다



조기에 진화해서 다행이네요

→ 일찍 꺼서 숨돌리네요

→ 바로 잡아서 좋네요

→ 빨리 없애서 마음놓네요 

→ 곧장 치워서 기쁘네요

《미와 씨 행세를 합니다 5》(아오키 유헤이/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6) 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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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낙 樂


 먹는 낙으로 산다 → 먹는 재미로 산다 / 먹는 보람으로 산다

 사는 낙이 없다 → 사는 즐거움이 없다 / 사는 맛이 없다

 낙으로 삼아 → 보람으로 삼아 / 기쁨으로 삼아

 일신의 낙을 즐기다 → 내 한몸 느긋함을 즐기다


  ‘낙(樂)’은 “1. 살아가는 데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재미 2. 고통이 없이 편안히 지내는 즐거움”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보람·뿌듯하다·일보람·흐뭇하다’나 ‘즐겁다·즈믄·즈믄길·즈믄꽃·즈믄빛’으로 다듬습니다. ‘기쁘다·기뻐하다·기쁨·기쁨길·기쁨눈·기쁨빛·기쁜일’이나 ‘달갑다·반갑다·반기다·반색·느긋하다·넉넉하다’로 다듬어요. ‘신·신꽃·신빛·신나다·신명·신명나다·신명꽃·신명빛·신바람·신바람나다·신바람꽃·신바람빛’으로 다듬을 수 있어요. ‘노래·노래하다·놀이·놀이하다·놀음·놀이꽃·놀이빛·놀이길’이나 ‘어깻바람·어화둥둥·어둥둥·어허둥둥’으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웃다·웃음·웃음짓다·웃음노래·웃음가락’이나 ‘하하·하하하·하하호호·해낙낙하다·활짝·활짝활짝’으로 다듬지요. ‘맛·멋·멋나다·멋내다·멋부리다·멋스럽다·멋길·멋꽃·멋빛·멋살림’으로 다듬을 만해요. ‘포근하다·푸근하다·포근살림·푸근살림·포근살이·푸근살이·포근맛·포근멋·푸근맛·푸근멋’으로 다듬고, ‘재미·재미나다·재미있다·좋다’로 다듬습니다. ㅍㄹㄴ



사람들과 즐거이 어울리는 것을 낙으로 삼고 여생을 보내는 분이었다

→ 사람들과 즐거이 어울리면서 남은 나날을 보내는 분이었다

→ 사람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남은 나날을 보내는 분이었다

→ 사람들과 어울리는 보람으로 남은 나날을 보내는 분이었다

《중국의 딸》(아이다 프루잍/설순봉 옮김, 청년사, 1980) 55쪽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서예 시간을 기다리는 게 낙인가 봐요

→ 이레에 하루 있는 붓글씨를 즐겁게 기다리는가 봐요

→ 이레마다 있는 붓글씨를 반갑게 기다리는가 봐요

《도토리의 집 6》(야마모토 오사무/김은진 옮김, 한울림스페셜, 2005) 8쪽


그런 에피소드는 음식에서 낙을 얻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 그 얘기는 먹을거리가 즐겁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 그 말은 먹으며 기뻐한다는 소리이기도 하지만

→ 그러니까 먹는 보람이라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 곧 먹고마시며 즐겁게 산다는 소리이기도 하지만

→ 다시 말해서 먹는 재미로 산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 그 이야기는 먹으며 느긋이 산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니사》(마저리 쇼스탁/유나영 옮김, 삼인, 2008) 81쪽


우리의 낙은 뭘까

→ 우리 기쁨은 뭘까

→ 우리 보람은 뭘까

→ 우린 즐거울까

→ 우린 왜 살까

《파란 만쥬의 숲 3》(이와오카 히사에/오경화 옮김, 미우, 2017) 38쪽


아주머니는 술과 가십거리가 삶의 낙 같은 분이니까요

→ 아주머니는 술과 뒷얘기가 사는 보람 같은 분이니까요

→ 아주머니는 술과 뒷말이 사는 기쁨 같은 분이니까요

→ 아주머니는 술과 수군질로 재미있게 사는 분이니까요

《메종 일각 3》(타카하시 루미코/김동욱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 203쪽


엄마가 삶의 낙이었으니까

→ 엄마가 삶보람이으니까

→ 엄마가 사는 기쁨이니까

→ 엄마가 사는 재미이니까

《자전거집 타카하시 군 8》(마츠무시 아라레/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26)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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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는 모두 쉿!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96
돈 프리먼 글 그림,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잘못 옮긴 책이름이며 옮김말씨는 아쉽지만

책이 아름답기에 별다섯을 채운다

.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4.4.

그림책시렁 1784


《도서관에서는 모두 쉿!》

 돈 프리먼

 이상희 옮김

 시공주니어

 2009.3.15.



  한글판 《도서관에서는 모두 쉿!》은 “There's a Canary in the Library”를 옮겼습니다. 얼핏 보면 겉그림에 나온 아이가 손가락 하나를 입술에 대며 “쉿!” 하는 몸짓마냥 책숲에서는 얌전하거나 조용해야 한다는 줄거리인 듯 잘못 몰아가는 “잘못 옮긴 책이름”입니다. 영어로 나온 그림책은 “책숲에 새(카나리아)가 있어요” 하고 속삭이는 얼거리입니다. 굳이 책숲에서 우당탕 뛰어다니거나 큰소리로 떠들어야 할 까닭은 없습니다. 마당이며 들판에서 뛰놀고 떠들면 됩니다. 다만, 이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사람만 드나드는 책숲”이 아닌 “들숲메바다에서 뭇짐승을 동무로 불러서 함께 책을 즐기고 싶은 마음”입니다. 한껏 책숲을 즐긴 이웃짐승과 동무짐승을 집으로 보낼 적에 어떻게 알려야 할까 헤매다가 “아하! 새(카나리아)한테 노래를 부르라고 하면 되겠네!” 하고 여기면서 “자! 새가 노래할 테니 모두 쉿! 잘 들어 봐!” 하는 몸짓입니다.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을 수 있기에 책읽기도 살림짓기도 한결 느긋하며 즐겁습니다. 풀벌레와 매미와 개구리가 베푸는 노래를 누릴 수 있기에 보금자리도 마을도 언제나 푸르며 아름답습니다. 모두 이 별에서 함께 하늘을 이면서 보금자리를 일굽니다. 저마다 다르지만 나란히 이 별에서 하루를 짓고 마음을 나누면서 오늘을 읽고 배웁니다.


#QuietTheresaCanaryintheLibrary #DonFreeman

There's a Canary in the Library (책숲에 새가 있어요)


ㅍㄹㄴ


《도서관에서는 모두 쉿!》(돈 프리먼/이상희 옮김, 시공주니어, 2009)


동물원에 관한 책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어요

→ 짐승뜰을 다룬 책을 들여다봐요

→ 짐승울 책을 들여다봐요

6쪽


동물들만 책 읽으러 오는 특별한 날을 만들 거야

→ 짐승만 책 읽으러 오는 남다른 날을 둘 테야

→ 짐승만 책을 읽는 즐거운 날을 잡아야지

8쪽


그래도 좋은 시간 보내렴

→ 그래도 즐겁게 보내렴

→ 그래도 느긋이 누리렴

→ 그래도 재밌게 보내렴

→ 그래도 넉넉히 즐기렴

→ 그래도 마음껏 즐기렴

17쪽


이제 그만 돌아갈 시간이라고 노래하는 걸 거야

→ 이제 그만 돌아갈 때라고 노래하겠지

→ 이제 그만 돌아가라고 노래할 테지

3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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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31
이마 이치코 지음, 한나리 옮김 / 시공사(만화)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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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4.4.

책으로 삶읽기 1100


《백귀야행 31》

 이마 이치코

 한나리 옮김

 시공사

 2026.2.25.



《백귀야행 31》(이마 이치코/한나리 옮김, 시공사, 2026)를 읽었다. 혼자 풀어가려는 길이란 힘겹거나 고될 수 있지만, 스스로 한 오라기씩 풀면서 배우는 바가 그득하다. 넓고 깊게 배우는 바라서, 어느덧 마음을 이루는 바탕으로 스미고, 어느새 손수 지을 수 있는 밭을 알아챈다. 누가 도와도 기쁜 일이요, 스스로 일구면서 얻을 적에도 보람차다. 밭을 일구기에 바탕을 알아보고, 바다와 바람이 하나로 어울리는 길을 바라볼 수 있다.


이 별을 돌아보면, “착하게 살자”라는 말을 팔뚝에 새기는 무시무시한 주먹꾼도 있지만, “착하게 살며 아이랑 놀고 노래하자” 같은 말을 늘 마음에 새기며 눈망울을 반짝이는 사람도 있다. 팔뚝에 “착하게 살자” 같은 글씨를 새기기에 착할까? 글씨를 팔뚝에 안 새기면 안 착할까? ‘학생’이라는 이름을 얻어야만 배우지 않는다. 서른 살이건 쉰 살이건 일흔 살이건, 스스로 온삶을 사랑으로 지으려는 마음일 적에 배운다.


우리는 늘 “착하게 놀고 노래하자” 같은 말을 마음에 새기면서 하루를 열고 닫기에 빛난다. “즐겁게 배우고 살림하자” 같은 말을 마음에 말씨로 담으면서 하루를 풀고 맺기에 반짝인다. 팔뚝에는 새기지 말자. 겉으로 내세우지 말자. 새가 들려주는 노래처럼 말하면 되고, 가만히 피어나는 꽃송이처럼 살아가면 된다.


ㅍㄹㄴ


‘얘네들, 아마 인간이 아니겠지? 이 집에 있는 작은 할아버지나 말하는 새처럼 이상한 존재일 거라 생각했는데.’ 12쪽


‘뭐가 부족해서 그래? 넌 아빠랑 같이 있잖아. 배부른 투정이야. 넌 행복한 거라고! 나는 계속 남의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근데 저 아빠는 무서워 보여. 저렇게 세게 잡아당긴 필요는 없잖아. 대체 뭘 잘못했으면 저렇게 혼나는 걸까.’ 30쪽


‘들어가면 안 되는 뒤뜰이랑 곰팡내 나는 곳간이랑 아직 탐색 못 한 곳이 많은데.’ 53쪽


“모두 날 싫어해.” “아가야, 너는 남들은 못 보는 게 보이고 들리지? 내 동생도 그랬단다. 나만이 그 아이 편이었지. 아가, 네게 좋은 걸 줄게.” “필요없어. 대신 내 목숨을 달라고 할 거잖아.” “호호, 아무것도 필요없단다. 여기 넣어 둘 테니, 나중에 열어 보렴. 곧 동이 틀 테니.” 134쪽


“잘못 만졌다가는 더러운 게 달라붙어서 안 떨어지게 된다고. 봐 봐. 놈들은 그런 약한 구석을 파고들어.” 162쪽


#今市子 #百鬼夜行抄


+


우리 편은 아닌 것 같군. 세상만사 기브 앤 테이크구먼

→ 우리 쪽은 아닌 듯하군. 모두 주고받기구먼

→ 우리 켠은 아닌가 보군. 다 오고가기구먼

11쪽


내가 없는 게 낫다는 걸 알아버린 게 아닐까

→ 내가 없어야 나은 줄 알아버렸을까

→ 내가 없어야 낫다고 알아버렸을까

25쪽


잘 풀리지 않아. 무한루프야. 오늘도 분명 완전 깨지겠지

→ 잘 풀리지 않아. 되풀이야. 오늘도 아마 아주 깨지겠지

→ 잘 풀리지 않아. 돌고돌아. 오늘도 그저 깨지겠지

146쪽


선생님 픽이었죠? 한번 보고 올까요?

→ 샘님이 뽑았죠? 가서 보고 올까요?

→ 샘님이 골랐죠? 어디 보고 올까요?

151쪽


초안까지 손으로 쓸 필요가 있어? 이중작업이잖아

→ 밑글까지 손으로 써야 해? 두벌일이잖아

→ 바탕까지 손으로 써야 해? 겹일이잖아

151쪽


이건 내가 한 게 아닌데? 시기적으로 봤을 때

→ 이 일은 내가 아닌데? 그때를 보면

→ 내가 한 일이 아닌데? 그날을 보면

21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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