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왈 曰


 왈 꼽추 도령이요 → 꼽추 도령이라 하오

 공자 왈 → 공자 가로되 / 공자 가라사대 / 공자 따따부따

 맹자 왈 → 맹자 말 / 맹자 말씀


  ‘왈(曰)’은 “1. 흔히 말하는 바 2. (한문 투의 말에서 동사적으로 쓰여) ‘가로되’, ‘가라사대’의 뜻을 나타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해요. 말뜻으로 엿볼 수 있듯이 “말하는 바”로 손보면 되고, ‘가로다·가라사대’나 ‘미주알고주알·시시콜콜·따지다·따따부따’로 손볼 만합니다. ‘말하기를·말씀하기를’이나 ‘읊다·이야기·얘기’나 ‘이르기를’로 손볼 수 있는데, 단출하게 ‘말·말씀’이나 ‘한마디·하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ㅍㄹㄴ



아나운서 왈 “성적에 비관하다 자살해가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읍니다”

→ 길잡이 가로되 “겨룸값에 주눅들어 목숨을 끊는 아이가 늘어납니다”

→ 알림이 가라사대 “ㄱㄴㄷ가 괴로워 목숨을 끊는 아이가 늘어납니다”

→ 이끎이 말하기를 “셈값에 주눅들어 아이들이 자꾸 목숨을 끊습니다”

→ 길님 말씀하시기를 “눈금이 슬퍼 아이들이 자꾸 목숨을 끊습니다”

→ 알림꽃 떠들기를 “글값에 못 견뎌 스스로 죽는 아이가 늘어납니다”

《밥 먹으며 시계 보고 시계 보며 또 먹고》(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엮음, 사계절, 1989) 111쪽


공자 왈

→ 공자 가로되

→ 공자 얘기

→ 공자 말씀

《내일의 노래》(고은, 창작과비평사, 1992) 128쪽


그 친구 왈 “그렇다면 오페라의 제목은”

→ 그 아이 말 “그렇다면 판놀이 이름은”

→ 그사람 묻네 “그렇다면 판자리 이름은”

→ 그이 이르니 “그렇다면 춤노래 이름은”

→ 그분 말하니 “그렇다면 노래춤 이름은”

《책사랑 감별사》(한정신, 한린, 2003) 68쪽


소크라테스 스승님 왈

→ 소크라테스 스승 말

→ 소크라테스 스승 말씀

→ 소크라테스님 말하길

→ 소크라테스님 이르되

→ 소크라테스님 읊되

《꼬마 철학자 소라와 플라톤 2》(타나카노카/송수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3) 153쪽


부모님 왈

→ 어버이 말씀

→ 어버이는

→ 집에서는

《트윈 스피카 8》(야기누마 고/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2013) 149쪽


의사 선생님 왈

→ 돌봄님 말

→ 돌봄지기 말씀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1》(유루리 마이/정은지 옮김, 북앳북스, 2015) 83쪽


어디서 노자 왈 장자 왈이 꿈결처럼 흘러가고

→ 어디서 노자 말 장자 말이 꿈결처럼 흘러가고

→ 어디서 노자 장자 가로되 꿈결처럼 흘러가고

→ 어디서 노자 장자 이야기 꿈결처럼 흘러가고

《빈 배처럼 텅 비어》(최승자, 문학과지성사, 2016) 37쪽


그 여자 왈, 그 철학관 진짜 용하지 않냐

→ 그분 말, 그 무꾸리집 참말 용하지 않냐

→ 그사람 말씀, 그 길눈집 참 용하지 않냐

《나는 점점 왼편으로 기울어진다》(송문희, 문학의전당, 2017) 47쪽


지금은 서울대를 다니고 있는 그 학생 왈

→ 이제 서울대를 다니는 그사람 말

→ 이제 서울대를 다니는 그 아이 말하길

→ 이제 서울대를 다니는 그 젊은이 이르길

《행여 공부를 하려거든》(정경오, 양철북, 2018) 15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철학관 哲學館


 철학관에 가서 점을 본다 → 무꾸리집에 가서 길을 본다

 신기한 철학관을 물색한다 → 재미난 판집을 찾는다

 철학관 탐방이 취미라면서 → 길눈집 찾기를 즐긴다면서


  ‘철학관(哲學館)’은 “역술가가 돈을 받고 점을 봐 주는 집 ≒ 역술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무꾸리집’이나 ‘길눈집·길꽃집·길잡이집’으로 손질합니다. ‘가름집·어림집’이나 ‘판가름집·판집’으로 손질해도 됩니다. ‘읽는집·읽는마루·읽마루·읽음마루·읽칸·읽는칸·읽음칸’이라 해도 되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철학관(哲學觀)’을 “철학에 관한 관점이나 견해”로 풀이하며 싣는데, ‘보는눈·가름눈·읽눈’으로 손질할 수 있어요. ㅍㄹㄴ



그 여자 왈, 그 철학관 진짜 용하지 않냐

→ 그분 말, 그 무꾸리집 참말 용하지 않냐

→ 그사람 말씀, 그 길눈집 참 용하지 않냐

《나는 점점 왼편으로 기울어진다》(송문희, 문학의전당, 2017) 4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노랑이와 분홍이 난 책읽기가 좋아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조세현 옮김 / 비룡소 / 200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하고 끝없이 되읽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그림책 하나를

오랜만에 되읽고서

한참 돌아보았다.

느낌글을 새로 적어 본다.


+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2.26.

그림책시렁 1758


《노랑이와 분홍이》

 윌리엄 스타이그

 조세현 옮김

 비룡소

 2005.10.4.



  우리는 몸을 입고서 태어납니다. 우리 몸은 우리 넋이 뜻하는 대로 움직이려고 우리 머리를 쓰고, 우리가 머리를 쓰는 대로 움직이는 몸에 따라서 우리 마음에 하루하루 살아낸 나날을 남깁니다. 몸과 넋과 머리와 마음이 늘 하나로 맞물리면서 흐릅니다. 어떻게 이와 같이 숨결을 잇는지 수수께끼일 만한데, 사람씨뿐 아니라 나무씨를 보아도 놀랍습니다. 더없이 작은 씨앗 한 톨이 땅에 깃들어 우람하게 숲을 이룰 뿐 아니라 긴긴 해를 푸르게 서요. 《노랑이와 분홍이》는 장난감으로 태어난 몸일 텐데 사람이 없는 데에서 홀가분히 움직이고 말을 하고 생각을 하고 마음에 담고 온몸으로 느끼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두 장난감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곰곰이 살핀 끝에, 끝없이 말을 나누고 나서, “말하고 움직이고 생각하는 몸을 입은 장난감”이라는 길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우리도 처음에 어버이 품에서 태어나면서 이처럼 하나하나 궁금합니다. 도무지 알 노릇이 없는 듯하지만, 틀림없이 몸·마음·넋·머리가 하나예요. 이렇게 하나인 내가 있고, 곁에 네가 있습니다. 서로 바라보면서, 어울리면서, 뛰고 달리고 놀고 자고 쉬고 먹으면서, 이렇게 이 땅을 딛고 살아가는 길을 천천히 사랑합니다.


#YellowandPink #WilliamSteig (1984년)


ㅍㄹㄴ


《노랑이와 분홍이》(윌리엄 스타이그/조세현 옮김, 비룡소, 2005)


우리가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건지 혹시 아니?

→ 우리가 여기서 뭐 하는지 아니?

→ 우리가 여기서 무엇을 하지?

7쪽


근처에서는 닭들이 정신없이 모이를 쪼고 있었고

→ 옆에서는 닭이 바쁘게 모이를 쪼고

→ 곁에서는 닭이 쉬잖고 모이를 쪼고

8쪽


누군가 우리를 만들었을 거야

→ 누가 우리를 지었어

→ 우리를 지은 누가 있어

10쪽


왜냐하면 불가능한 일이니까! 절대로 불가능해

→ 왜냐하면 터무니없으니까! 너무 말이 안 돼

→ 왜냐하면 개꿈이니까! 도무지 믿기지 않아

1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리혼의 보물 나무 동화는 내 친구 53
플로렌스 패리 하이드 지음, 이주희 옮김, 에드워드 고리 그림 / 논장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2.26.

그림책시렁 1759


《트리혼의 보물 나무》

 플로렌스 패리 하이드 글

 에드워드 고리 그림

 이주희 옮김

 논장

 2009.9.5.



  누구나 아기로 태어나서 아이로 자라기에 어른이라는 새길로 나아가는 줄 돌아볼 수 있으면, 오늘 이곳은 언제나 아름다우리라 봅니다. 오늘 우리가 선 곳이 안 아름답다면, 우리 스스로 아기빛과 아이빛을 잊느라 어른빛을 잃은 탓이지 싶습니다. 《트리혼의 보물 나무》는 트리혼이 아빠한테서 받은 돈(1달러)을 나무구멍에 문득 넣고 나서 벌어지는 여러 일을 들려줍니다. 트리혼은 나무구멍에 돈을 살며시 놓을 뿐인데, 어느새 나뭇잎이 돈(1달러)으로 바뀐다지요. 아무래도 트리혼은 티없는 마음으로 나무한테 숨결을 베푼 듯합니다. 나무는 ‘트리혼 숨결’이 닿은 그대로 돈잎을 낳고, 트리혼은 돈잎을 따서 이모저모 신나게 저잣마실을 해요. 그렇지만 엄마도 아빠도 마을사람도 너무 바쁘고 힘겹습니다. 다들 워낙 지친 탓에 트리혼을 비롯한 어린이가 들려주는 말에 아무도 귀를 안 기울입니다. 어린이로 자라나는 숨빛은 온누리를 새롭게 빚고 지으며 가꿀 줄 아는 손길인데, 어린이하고 말을 안 섞으니 마음도 안 나누고, 이러면서 온하루가 그저 지겹거나 따분하거나 나른합니다. 이제라도 아이랑 마주보고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이제 우리는 수런수런 수다꽃을 펼 수 있나요? 아이 말을 들을 줄 알아야 어른입니다.


#TreehornsTreasure #FlorenceParryHeide #EdwardStJohnGorey (1981)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2.26.

숨은책 1144


《밤토리 만화 목민심서》

 조항리 글·그림

 파랑새어린이

 1996.3.25.



  하루를 꾸준히 짓는 사람은 살림이건 글이건 그림이건 빛꽃이건 꾸준히 가다듬어서 펴고 나누게 마련입니다. 날마다 새롭게 배우려는 마음이기에 오늘까지 익힌 바를 추슬러서 여밉니다. 이러다가 저물녘이면 일터나 집에서 가까운 책집에 들러서 “오늘은 또 무슨 책이 새로 나왔을까?” 하고 설레면서 두리번거려요. 요즈음은 큰책집이나 작은책집도 이웃나라 온갖 책을 너끈히 품습니다만, 지난날에는 헌책집이 아니고서는 이웃책을 못 보았습니다. 이런 이웃책은 ‘주한미군도서관’하고 ‘이웃대사관’하고 ‘외국인학교’에서 흘러나옵니다. 아니, 이 세 곳은 일부러 우리나라 헌책집에 그 나라 읽을거리를 슬며시 풀어놓았습니다. 이웃나라 나름대로 살림펴기(문화전파)를 하는 셈입니다. 1994∼2003해에는 서울에서 살며 서울에 있는 거의 모든 헌책집을 날마다 찾아갔습니다. 이때 용산 〈뿌리서점〉에 들르면 언제나 조항리 님이 책을 읽으시더군요. 가까이 ‘대원사’가 있기 때문인 줄 나중에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이분이 그 그림꽃을 피운 어른인가 하고 놀랐고, 책집마실을 할 적마다 뵈면서 ‘이렇게 끝없이 배우고 새기고 가다듬으니 새길을 짓는 새붓이겠구나. 나는 나이들어도 늘 새롭게 배우는 자리에 서자’고 돌아보았습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