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815 : 갑자기 막


안전바를 내리니까 갑자기 막 두근거려

→ 어깨대를 내리니까 갑자기 두근거려

→ 빗장을 내리니까 막 두근거려

《나쁜 X에게 행복 있으라 3》(키시카와 미즈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 31쪽


“갑자기 막”은 나란히 안 씁니다. 둘 가운데 하나만 써야지요. 바로 어느 때를 가리킬 적에는 “내리니까 막 두근거려”라 해도 되고, “내리니까 두근거려”라고만 해도 됩니다. 아주 빠르게 흐르는 결을 나타낼 적에는 “갑자기 두근거려”나 “벌써 두근거려”라 하면 되어요. 이미 ‘두근거리다’라 할 적에 크거나 자꾸 뛰는 결을 나타내지만, 힘줌말로 “세차게 두근거려”라 할 수 있습니다. 뒤섞거나 뭉뚱그리려 하니 겹말로 잘못 쓰기 일쑤입니다. ㅍㄹㄴ


갑자기 :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급히

막 ㄱ : 1. 바로 지금 2. 바로 그때

막 ㄴ : ‘마구’의 준말

막 ㄷ : 어떤 일에 실지로 이르러 = 막상

마구 : 1. 몹시 세차게. 또는 아주 심하게 2. 아무렇게나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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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814 : 크게 자라났어요


작은 싹은 점점 크게 자라났어요

→ 작은 싹은 차츰 커요

→ 작은 싹은 조금씩 자라나요

《별로 안 자랐네》(홍당무, 소동, 2024) 11쪽


키를 이루듯 몸이 길 적에 ‘크다’라 합니다. 물을 잣듯 몸이 늘 적에 ‘자라다’라 합니다. “크게 자라났어요”가 아닌 따로 ‘크다’나 ‘자라나다’ 가운데 하나를 쓸 노릇입니다. 싹은 처음에 작다가 어느새 큽니다. 조그마한 싹이었지만 이제 조금씩 자라납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크다 = 몸의 길이가 자라다”로 풀이하고, “자라다 = 점점 커지다”로 풀이하니 얄궂습니다. ㅍㄹㄴ


크다 : 1. 사람이나 사물의 외형적 길이, 넓이, 높이, 부피 따위가 보통 정도를 넘다 2. 신, 옷 따위가 맞아야 할 치수 이상으로 되어 있다 3. 일의 규모, 범위, 정도, 힘 따위가 대단하거나 강하다 4. 사람의 됨됨이가 뛰어나고 훌륭하다 5. 소리가 귀에 거슬릴 정도로 강하다 6. 돈의 액수나 단위가 높다 7. 몸이나 마음으로 느끼는 어떤 일의 영향, 충격 따위가 보통 정도를 넘다 8. 생각의 범위나 도량이 넓다 9. 겁이 없고 용감하다 10. 가능성 따위가 많다 11. ‘범위를 넓힌다면’의 뜻으로 이르는 말 12. ‘대강’, ‘대충’의 뜻을 나타내는 말 13. ‘중요하다’, ‘의의가 있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 14. ‘뛰어나다’, ‘훌륭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 15. 동식물이 몸의 길이가 자라다 16. 사람이 자라서 어른이 되다 17. 수준이나 능력 따위가 높은 상태가 되다

자라다 : 1. 생물체가 세포의 증식으로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점점 커지다 2. 생물이 생장하거나 성숙하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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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파워 스폿power spot



파워 스폿 : x

power spot : x

パワ-スポット(일본조어 power + spot) : 파워 스폿, 영적인 힘을 얻을 수 있는 곳. (= エネルギ-スポット, 氣場)



일본에서 엮어서 쓰는 ‘파워 스폿’이라지요. 빛나는 힘을 얻는 곳이라는 뜻이라면, 이러한 뜻을 살려서 ‘빛밭·빛숲’이나 ‘빛터·빛뜰’이라고 옮길 만합니다. ㅍㄹㄴ



게다가 파워 스폿으로 유명하니까

→ 게다가 빛터로 드날리니까

→ 게다가 빛밭으로 드높으니까

→ 게다가 빛뜰로 알아주니까

《사랑하라 기모노 소녀 1》(야마자키 제로/이상은 옮김, 시리얼, 2020) 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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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전령


 가을의 전령이 방문한다 → 가을 알림이가 찾아온다

 이 계절의 전령이라면 → 이 철을 노래한다면

 이별이 전령이 도착했다 → 떠난다고 알려온다 / 헤어진다고 얘기한다


  ‘전령(傳令)’은 “1. 명령이나 훈령, 고시 따위를 전하여 보냄. 또는 그 명령이나 훈령, 고시 ≒ 전명(傳命) 2. 명령을 전하는 사람 ≒ 전명 3. = 전령병”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전령’인 일본말씨라면 ‘-의’부터 털고서, ‘나르다·실어나르다’나 ‘나름이·나름님·나름일꾼·나름지기’로 손질합니다. ‘날개·나래·날붙이·날개붙이’나 ‘날개꽃·나래꽃·날개빛·나래빛’으로 손질하지요. ‘옮기다·옮김·옮기기·옮겨가다·옮다·옮아가다·옮아오다’나 ‘이어가다·이어오다·이어주다·이어지다·이음·이어하다·잇다’로 손질할 만해요. ‘찾아가다·퍼뜨리다·퍼트리다’나 ‘노래·노래꾼·노래님·노래지기·노래꽃님·노래꽃지기’로 손질합니다. ‘알려주다·알리다·알림·알림질·아뢰다’나 ‘알림길·알림이·알림님·알림꾼·알림쟁이’로 손질할 수 있어요. ‘알림빛·알림지기·알림꽃·알림별·알림틀’이나 ‘얘기·얘기하다·이야기·이야기하다·이바구’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돌리다·돌림이·돌림꾼·돌림님·돌림지기’나 ‘따까리·심부름꾼·심부름이·심부름님’으로 손질하지요. ‘곁사람·곁일꾼·곁잡이·곁꾼·곁일지기·곁도움이·곁지기’나 ‘옆사람·옆님·옆꾼·옆지기’로 손질하고요. ㅍㄹㄴ



이것은 기도이며, 연기는 기도의 전령이다

→ 이는 비손이며, 연기는 비손을 나른다

→ 이는 비나리이며, 연기는 비나리를 알린다

《신들의 연기, 담배》(에릭 번스/박중서 옮김, 책세상, 2015) 15쪽


이분은 봄의 전령사님이에요

→ 이분은 봄을 알리셔요

→ 이분은 봄알림이예요

→ 이분은 봄알림님이에요

→ 이분은 봄노래님이에요

《플라잉 위치 1》(이시즈카 치히로/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6) 128쪽


겨울의 전령사가 세계 각지에 씨앗을 뿌리거든

→ 가을 알림이가 온누리에 씨앗을 뿌리거든

→ 가을 나름이가 이곳저곳에 씨앗을 뿌리거든

《플라잉 위치 6》(이시즈카 치히로/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8) 50쪽


특히 제비는 사랑의 전령이야

→ 더구나 제비는 사랑을 알려

→ 게다가 제비는 사랑을 날라

→ 또 제비는 사랑을 퍼뜨려

《사랑하라 기모노 소녀 1》(야마자키 제로/이상은 옮김, 시리얼, 2020) 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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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불물바람



  불타오르면 뜨겁다. 뜨거우니 활활 타고서 얼핏 겨울을 녹이는 듯싶지만, 이내 사그라들어서 재로 바뀌니 매캐하고 더 춥다. 불질을 하는 사람은 장작(불피울것)을 자꾸자꾸 넣어야 한다. 불길이란, 끝없이 태워서 재가 되는 수렁이다.


  ‘불’이란 ‘화(火)·분노(憤怒)’이다. 불길이란, 태울거리인 미움을 끝없이 끊임없이 들이붓고 몰아세운다. 불길에는 철빛(철드는 빛)이 아예 없다. 불티가 번지면 싹 태워서 죽일 뿐 아니라, 겨울에 눈추위로 들숲메바다를 다스리는 철빛을 확 쓸어버려서 언제까지나 겨울이다.


  불길을 일으키는 사람은 봄을 안 바란다. 봄이 오면 불을 그만 때야 하기에 앞으로도 내내 겨울이기를 빈다. 미워할 놈을 자꾸 미워해야 사람들 눈길이 불타올라서 ‘장작꾼(사이버렉카)’은 장작장사를 쏠쏠히 하며 돈·이름·힘을 혼자 거머쥘 수 있다.


  어떤 겨울도 한때이다. 어떤 겨울도 없애야 하지 않아. 우리는 봄을 그리고 봄을 노래하고 봄에 사랑할 노릇이다. 모든 겨울은 봄에 싹 녹고 풀리면서 저절로 사라진다. 봄은 싸움이나 총칼(전쟁무기)이 아니다. 봄은 아이곁에 있는 씨앗이다. 봄은 아이를 사랑하고 서로 사랑하고 함께 사랑하고 파란하늘빛과 파란바다빛으로 철빛을 그리는 살림길이다.


  쟤들이 또 잘못했다면서 우리 스스로 불태우려고 하면 바로 이때부터 우리 누구나 장작꾼한테 휩쓸린다. ‘서울봄’이란 무엇이었는지, 누가 어떻게 봄을 불렀는지 생각할 일이다. 우리는 ‘들풀’이자 ‘들꽃’일 노릇이다. 우리는 서로 ‘들숲’이자 ‘들사람’으로서 ‘들사랑’을 하면 된다. 우리는 ‘들불’이 아닌 ‘들바람’이자 ‘들물길’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부아내지 말자. 불지르지 말자. 우리가 자꾸 부아내며 불지르니까, 방귀 뀐 이들이 아주 똥까지 지르려고 한다. 우리는 보아주기(용서)를 숲빛으로 하늘빛으로 철빛으로 어른스럽게 할 노릇이다. 철없이 구는 그들을 똑같이 때리고 몰아세우면, 구석에 몰린 쥐가 고양이한테 달려들어 다 죽자고 싸우듯 그만 온나라가 싸움불수렁에 휩싸이고 만다. 그러면 어떡해야 할까? 철없이 나대는 저들을 어찌해야겠는가?


  자, 잘 헤아리자. 어진 어른은 아직 철없는 아이를 어찌 달래는가? 아이한테 ‘사랑매’를 들어야 하는가? 아이를 마구 꾸짖고 놀리고 비아냥대고 낄낄거리고 내쫓기만 해야 하는가? 매에는 사랑이 없다. ‘사랑매’는 허울이자 거짓이다. 아이하고 어른은 사랑으로 마주해야 하는 사이일 뿐이다. 아이어른 둘레에 매가 있어야 할 까닭이 없다. 철없는 아이가 철이 들 수 있도록 다가서면 된다. 아이곁으로 사근사근 다가가서 눈높이를 맞추면 된다. 둘이 나란히 앉거나 마주보고 앉아서, 그림책과 동화책을 나긋나긋 읽고 옛날얘기를 그윽히 들려줄 노릇이다.


  철없는 그들한테 그림책을 베풀자. 바바라 쿠니·윌리엄 스타이그·엘사 베스코브·나카가와 치히로·아스트리드 린드그렌·권정생·이오덕·임길택 책을 베풀자. 그들을 꽃뜰과 숲으로 불러서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마시면서 함께 아름책을 읽자. 그저 살림책과 사랑책과 숲책을 읽자. 그들은 사랑받은 적이 없다고 외치면서 막 떼쓰고 울고불고 하는데, 떡 하나 더 주고 그림책을 읽고, 동시를 한 자락 사랑으로 써서 건네자. 그들은 회초리질이 아닌 따순 손길을 받아보아야 한다. 그들은 아름책을 곁에 두면서 아이사랑을 처음부터 새로 배워야 한다.


  우리는 ‘사랑하기’라는 사람길을 배울 노릇이다. 그들은 ‘사랑받기’라는 숲길을 배울 노릇이다. 우리는 ‘살림하기’라는 사람씨를 심을 노릇이다. 그들은 ‘살림배우기’라는 밭일을 할 노릇이다. 우리는 ‘사람으로’ 서서 이야기꽃을 피우면 된다. 그들은 ‘사람으로’ 함께 만나서 이야기밭을 일구면 된다. 2025.3.17.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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