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01 : -의 만들


별의 가장자리를 만들었다가

→ 별 가장자리를 지었다가

→ 별가를 엮었다가

→ 별기슭을 빚었다가

《비밀의 크기》(김세희, 상상, 2025) 72쪽


‘-의’를 붙이는 모든 자리는 군더더기라고 할 만합니다. 언제나 그저 ‘-의’를 덜 노릇입니다. “별의 가장자리”라면 ‘별가’처럼 쓸 수 있습니다. “별에 가장자리”라 할 수 있고, 별에 있는 가장자리라면 ‘별기슭’이나 ‘별귀퉁이’나 ‘별끝’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어느 자리를 새로 내놓으려고 무엇을 할 적에는 ‘만들다’가 아닌 ‘짓다’라는 낱말을 씁니다. 또는 ‘엮다·여미다’나 ‘빚다’를 씁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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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03 : 우주 분야의 아웃사이더 인사이더 구체적 순간


우주 분야의 아웃사이더였던 내가 인사이더가 된 구체적인 순간을

→ 별누리 바깥이던 내가 따로 안쪽이 된 때를

→ 별밭 바깥에 있던 내가 이른바 안사람이 된 때를

《우주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켈레 제라디/이지민 옮김, 혜윰터, 2022) 100쪽


영어로 ‘아웃사이더·인사이더’라 한다면, 한자말로는 ‘외부인·내부인’일 테고, 우리말로는 ‘바깥·안’이나 ‘바깥쪽·안쪽’입니다. 별누리를 다스리는 안쪽사람이 있을 테고, 바깥사람이 있을 테지요. 어느 자리이건 저마다 서면서 배우는 일자리입니다. 바깥에서 맴돌거나 구경할 만하고, 안에서 땀흘리거나 누릴 수 있어요. ㅍㄹㄴ


우주(宇宙) : 1. 무한한 시간과 만물을 포함하고 있는 끝없는 공간의 총체 2. [물리] 물질과 복사가 존재하는 모든 공간 3. [천문] 모든 천체(天體)를 포함하는 공간 4. [철학] 만물을 포용하고 있는 공간. 수학적 비례에 의하여 질서가 지워져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태를 강조할 때에 사용되는 피타고라스학파의 용어이다

분야(分野) : 1.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 범위나 부분 2. [역사] 중국 전국 시대에, 천문가가 천하를 하늘의 이십팔수에 별러서 나눈 것

아웃사이더(outsider) : 1. 사회의 기성 틀에서 벗어나서 독자적인 사상을 지니고 행동하는 사람 2. [경제] 카르텔, 트러스트 따위의 특정한 협정이나 조합에 들지 아니한 동업자 3. [운동] 경마에서, 인기가 없는 말

구체적(具體的) : 1. 사물이 직접 경험하거나 지각할 수 있도록 일정한 형태와 성질을 갖추고 있는 2. 실제적이고 세밀한 부분까지 담고 있는

순간(瞬間) : 1. 아주 짧은 동안 ≒ 순각(瞬刻) 2. 어떤 일이 일어난 바로 그때. 또는 두 사건이나 행동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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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906 : -씩 인내심 한계


가끔씩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 때가 있어요

→ 가끔 더 못 견딜 때가 있어요

→ 가끔 더 못 참을 때가 있어요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26쪽


‘가끔’이나 ‘이따금’에는 ‘-씩’이 안 붙습니다. 일본말씨로는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일 테고, 우리말씨로는 “더 못 견딜”이나 “더 못 참을”입니다. “더 못 버틸”이나 “더 못 있을”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인내(忍耐) :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딤 ≒ 내인(耐忍)

한계(限界) : 사물이나 능력, 책임 따위가 실제 작용할 수 있는 범위. 또는 그런 범위를 나타내는 선 ≒ 계한·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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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907 : -있 것 농사


나를 살아 있게 하는 것이 저에게는 농사였어요

→ 저는 흙을 지을 적에 살아갈 수 있어요

→ 저는 흙을 가꿀 적에 살아숨쉴 만해요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서와, 상추쌈, 2020) 4쪽


‘것’을 섣불리 쓰는 바람에 임자말을 글 사이에 잘못 넣곤 합니다. 이 보기글은 앞에 ‘나’를 쓰면서 사이에 ‘저’를 다시 쓰는군요. 첫머리를 ‘저는’으로 가다듬고서 ‘것’을 덜어냅니다. 흙을 짓거나 가꾸면서 살아숨쉬는 모습을 되새깁니다. ㅍㄹㄴ


농사(農事) : 1. 곡류, 과채류 따위의 씨나 모종을 심어 기르고 거두는 따위의 일 ≒ 전농 2. 자녀를 낳아 기르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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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909 : 있 누군가 누군가가 누군가 있 누군가 강 있


오고 있다 누군가 누군가가 되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 강을 건너오고 있다

→ 온다 누가 누구가 되어 누구를 기다리는 누가 냇물을 건너온다

→ 온다 누가 아무개가 되어 누구를 기다리는 아무개가 내를 건너온다

→ 온다 누가 네가 되어 너를 기다리는 누가 물줄기를 건너온다

《붉은빛이 여전합니까》(손택수, 창비, 2020) 43쪽


‘누’라는 낱말에 토씨 ‘-가’를 붙여서 ‘누가’입니다. ‘누구’라는 낱말에 토씨 ‘-가’를 붙여 ‘누구가’인데, 으레 ‘누가’처럼 줄여서 씁니다. ‘누군가’나 ‘누군가가’는 다 틀린 말씨입니다. “-고 있다”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예요. 내를 건너든 물을 건너든 가람을 건너든 둘레를 차분히 바라볼 노릇입니다. ㅍㄹㄴ


강(江) : 넓고 길게 흐르는 큰 물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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