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푸른책


두걸음 ― 보금자리꽃

: 한식구·가정불화·가정폭력·집안일을 나누다



  ‘가정불화·가정폭력’는 무엇일까요? 이런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어쩐지 소름이 돋거나 무섭거나 싫거나 괴로울 수 있습니다. ‘한식구’나 ‘한지붕’이란 무엇일까요? ‘집안일’이나 ‘집살림’이란 무엇일까요? 낱말을 살짝 바꾸어 보아도 말결이 사뭇 다릅니다. 집안일을 어머니 혼자 맡거나 아버지 홀로 떠안아야 한다면 어머니도 아버지도 고단해요. 그렇지만 ‘일’이 아닌 ‘살림’으로 바라보면서 어머니랑 아버지가 함께 짓는 집살림이라 한다면, 여기에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어버이하고 사이좋게 사랑으로 가꾸는 집살림이라 한다면, 이 또한 확 다르리라 생각해요. 우리가 태어나서 자라고 살아가는 집안은 어떤 길을 갈 적에 즐겁고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재미나고 느긋하며 아늑할까요?


  집 안팎에서 불거지는 아픈 주먹다짐이나 매질이나 막말이나 막짓을 고스란히 다루는 그림책도 있습니다만, 이보다는 다른 결로 이 실타래를 바라보는 그림책을 함께 읽고 헤아리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집’이란 무엇이고 ‘보금자리’란 무엇이며 ‘어버이’ 노릇이란 무엇이고 ‘살림’은 누가 어떻게 다스리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을 열 가지 추려 봅니다.



《펠레의 새 옷》

 엘사 베스코브 글·그림/정경임 옮김, 지양사, 2002.10.1.

 : 옷 한 벌은 어떻게 마련해서 나누면 즐거울까요? 옷을 사러 나들이를 가기도 하지만, 손수 옷을 짓기도 해요. 먼 옛날부터 누구나 집에서 어버이가 사랑으로 옷을 지어서 아이한테 입혔습니다. 옷을 지으려면 천이, 천을 짜려면 실이, 실을 자으려면 풀줄기나 솜털이나 양털이나 누에고치가 있어야 해요. 이 모든 길을 어린이가 손수 헤아리면서 스스로 옷을 짓는 길을 배울 수 있습니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이상경 옮김, 다산기획, 1994.9.1.

 : 한자말 ‘식구’는 “밥먹는 사이”를 나타내고, 한자말 ‘가족’은 “피를 나눈 사이”를 나타내며, 오랜말 ‘한지붕’은 “함께 지내는 사이”를 나타내요. 우리는 집에서 서로 어떤 사이일까요? 우리 사이를 새롭게 나타낼 이름을 지으면 어떨까요? 이를테면 ‘사랑지기·살림지기·삶지기’처럼 서로 지키는, ‘사랑님·살림님·삶님’처럼 서로 아끼는 뜻으로. 한집에서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그려 봐요.


《돼지책》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허은미 옮김, 웅진주니어, 2001.10.15.

 : 이제는 어머니 혼자 집일을 하기보다는 아버지도 함께 하고 어린이·푸름이가 함께 하는 흐름으로 달라진다지만, 아직 적잖은 어른은 ‘집안일은 가시내 몫’으로 여깁니다. 우리는 저마다 꿈으로 품는 길을 갈 적에 즐겁거나 아름답지 않을까요? 어머니는 집에서 어떤 자리인가요? 우리는 어머니하고 아버지를 어떤 눈길로 바라보나요? 그리고 어머니랑 아버지는 어린이·푸름이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요?


《어린 음악가 폭스트롯》

 헬메 하이네 글·그림/문성원 옮김, 달리, 2003.11.10.

 : 돈 많고 이름 높고 힘이 센 집안에서 태어나 ‘돈·이름·힘’을 물려받은 어린이·푸름이 앞날이 밝거나 걱정없거나 좋을까요? 우리는 굳이 어버이 살림을 고스란히 물려받거나 따라야 할까요? 다 다른 우리는 다 다르게 하루를 지을 만해요. 저마다 다른 우리는 스스로 즐겁게 노래할 길을 찾을 만해요. 나랑 너랑 다르기에 서로 동무가 됩니다. 다른 몸짓이며 숨결을 더 아끼고 싶으니 이웃이 되어요.


《산타클로스는 할머니》

 사노 요코 글·그림/이영미 옮김, 나무생각, 2008.12.17.

 : 으레 ‘산타 할아버지’처럼 산타라는 분은 사내 몫으로 여겨 버릇합니다만, ‘산타 할머니’라면 어린이한테 어떤 사랑을 베풀거나 나누려는 길을 가려나 하고 생각해 봐요. 할아버지 사랑도 아름다울 테고, 할머니 사랑도 포근할 테지요. 사내라서 파랑옷에 자동차 장난감만 받아야 할까요? 사내여도 얼마든지 꽃을 그리고 치마를 입고 인형놀이를 할 수 있어요. 어떤 몸이냐보다 어떤 마음빛이냐를 살펴봐요.


《승냥이 구의 부끄러운 비밀》

 기무라 유이치 글·미야니시 다쓰야 그림/양선하 옮김, 효리원, 2009.10.15.

 : 낳은 사랑이 있고, 돌보는 사랑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높거나 거룩하지 않습니다. 그저 다르면서 빛나는 사랑일 뿐입니다. 남한테 자랑할 만해야 하는 어버이가 아닌, 우리가 즐거우면서 상냥하게 마주하며 반길 어버이라고 느껴요. 새는 나무를 사랑하고, 나무는 새를 사랑합니다. 승냥이는 토끼도 다람쥐도 족제비도 사랑할 수 있고, 거꾸로도 매한가지예요. 모든 아이는 사랑을 받아 이 별에 태어납니다.


《난 자전거를 탈 수 있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일론 비클란드 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2014.6.30.

 : 할 수 없는 사람은 없어요. 아직 때가 덜 무르익거나 철이 들지 않을 뿐입니다. 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없어요. 바로 해내는 사람이 있고, 숱하게 고꾸라진 끝에 해내는 사람이 있을 뿐이지요. 때로는 끝내 못해도 좋아요. 아무 솜씨가 없어도 돼요. 굵은 나뭇가지에 줄을 매어 그네를 타면서 꽃내음을 맡아 봐요. 차근차근 바라보면서 한 걸음씩 내딛어요. 넘어져도 즐겁습니다. 새로 일어나 활짝 웃으면 돼요.


《바구니 달》

 메리 린 레이 글·바버러 쿠니 그림/이상희 옮김, 베틀북, 2000.7.15.

 : 오늘날 웬만한 집안은 가게에 가서 돈으로 사다가 쓰는 살림입니다만, 고작 쉰 해쯤 앞서만 해도 웬만한 집안은 스스로 짓는 살림이었고, 백 해쯤 앞서는 그야말로 거의 다 스스로 지어서 나누고 물려주며 오순도순 알뜰한 살림이었어요. 어린이·푸름이는 어떤 마음이며 손길을 물려받을 적에 기쁠까요? 어른·어버이는 어떤 사랑이며 숨결을 물려줄 적에 아름다울까요? 알뜰살뜰 가꾸기에 넉넉한 하루입니다.


《사과씨 공주》

 제인 레이 글·그림/고혜경 옮김, 웅진주니어, 2007.10.15.

 : 씨앗 한 톨을 심을 적에는 나무를 심는 셈입니다. 나무 한 그루가 우람히 크기까지는 열 해뿐 아니라 쉰 해가 훌쩍 지나야 합니다만, 나무를 심을 적에는 ‘오늘 누리는 열매나 꽃이나 그늘’보다는 ‘앞으로 한결 푸짐하게 나눌’ 보금자리랑 마을을 헤아린다고 할 만해요. 이 땅에 무엇을 심어 볼까요? 우리 마음밭에는 무엇을 심을까요? 그리고 동무하고 이웃하고 만나는 자리에는 무엇을 심어 보겠는지요?


《집안일이 뭐가 힘들어!》

 완다 가그 글·그림/신현림 옮김, 다산기획, 2008.9.30.

 : 어린 동생을 돌보는 언니는 듬직합니다. 갓난아기인 동생을 살살 안고 어르면서 노래하는 언니는 믿음직합니다. 우리는 모두 아기였어요. 우리는 모두 빛나는 넋으로 이 별을 두루 날아다니며 놀다가 우리 어버이를 찾아서 태어났어요. 우리가 자라는 동안 건사하는 어버이 살림길이란 무엇일까요? 집안일을 같이 해볼까요? 집살림을 함께 여며 볼까요? 힘이 드니까 어깨동무하고, 서로서로 도우며 웃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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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만 (2018.10.9.)

― 서울 신촌 〈글벗서점〉


  오늘 한글날에 맞추어 어제 어느 라디오 방송국에 다녀왔습니다. 한글날이니 불러 주어 이야기를 했다지만, 거꾸로 보면 ‘한글날만’ 부르는 셈입니다. 여느 날에는 부르지 않을 뿐더러, 여느 날에는 ‘우리가 늘 쓰는 말글’을 생각조차 안 하는 셈입니다.


  아이를 보셔요. 어린이날 하루만 어린이를 헤아리면 될까요? 아니지요. 한 해 내내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흘러, 언제나 어린이날일 노릇입니다. 모든 삶·살림·길·일놀이는 온하루를 즐거우면서 아름다이 엮고 맺도록 마음을 기울일 판이지요. 어쩌다가 슬쩍 들여다본다면 그저 헛발질입니다.


  말을 말다이 쓰는 사람이 가뭇없이 사라질 만합니다. 날마다 스스로 말을 가다듬으며 익혀야 말을 말다이 쓰겠지만, 날마다 ‘우리말을 생각하는 마음’이 되지는 않거든요. 아이를 날마다 학교에 보내기만 하면서 아이하고 어떤 살림을 나누거나 생각을 키울 만할까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날마다 밥을 짓고, 날마다 집살림을 건사하고, 날마다 아이랑 부둥켜안고, 날마다 맨발로 풀밭을 걷고, 날마다 맨손으로 나무를 쓰다듬고, 날마다 종이책을 살랑살랑 넘기고, 날마다 구름빛에 어린 하늘바람을 마시고, 날마다 골짜기에서 샘솟는 싱그러운 물을 두 손으로 떠서 마시고, 이렇게 살아간다면 몸이며 마음이 아프거나 지칠 까닭이 없다고 여깁니다.


  엊저녁에 살짝 들린 〈글벗서점〉에 아침부터 새삼스레 들릅니다. 어제는 〈글벗〉 1층만 둘러보았고, 오늘은 2층만 둘러봅니다. 나카가와 게이지 님이 빚은 그림판 《繪本 はだしのケン》은 아름다우면서 눈물겹습니다. 그렇게 애써서 ‘일본을 비롯한 힘센나라가 저지르는 전쟁 악다구니’를 만화로 파헤쳤습니다만, 이녁 아이조차 ‘그냥그냥 학교에 다니느’라 ‘참된 평화’가 무엇인지를 배우지도 듣지도 못했다지요. 《맨발의 겐》을 아이들한테 읽힌 교사도 많았겠지만, 손사래치거나 등돌리거나 모르쇠인 교사도 많았겠지요. 우리 눈은 어디로 가는가요.


《繪本 はだしのケン》(中澤啓治, 汐文社, 1980)

《ねずみじょうど》(瀨田貞二 글·丸木位里 그림, 福音館書店, 1967)

《こまつたときのねこおどり》いとうひろし, ポプラ社, 2013)

《みんな だいじな なかま》(中村文人(글)·狩野富貴子(그림). 金の星社, 2007)

《서강국민학교》 32회(1975) 졸업사진책

《いのしし》(前川貴行, アリス館, 2007)

《森の顔さがし》(藤原幸一, そうえん社, 2016)

《Children of the wild west》(Russell Freedman, scholastic, 1992)

《the Art of Mickey Mouse》(Craig Yoe·Janet Morra-Yoe/竹內和世·凱風舍 옮김, 講談社, 1992)


― 서울 신촌 〈글벗서점〉

서울 마포구 신촌로 48 

02.333.1382.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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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게 부르는 노래를 (2018.10.8.)

― 서울 신촌 〈글벗서점〉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들려주는 노래(시)를 추리는 분을 보면 으레 외곬이라고 느낍니다. 외곬로 추리기에 아쉽다기보다, 누구나 스스로 읽은 만큼만 아니까 외곬로 보일 수 있을 테고, 스스로 읽지 않거나 알려 하지 않는다면 끝끝내 외곬로만 나아갈 뿐이지 싶습니다.


  바다에 빠진 아이들을 놓고 글을 쓴 분이 많습니다만, 입시지옥 탓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이들·입시지옥에 눌려 고단한 아이들·입시지옥 아닌 삶을 바라보고 싶은 아이들을 마주하며 글을 쓴 분은 뜻밖에 얼마 없지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나라에서 목소리를 낸다는 글꾼치고 이녁 아이를 졸업장학교에 안 보내는 분은 아예 없지 싶어요. 그러나 글꾼뿐일까요. 정치꾼이며 벼슬꾼은 더더욱 이녁 아이를 서울 쪽 대학교에 넣으려고 애씁니다.


  시멘트로 척척 바른 겹집, 이른바 아파트로는 집이 못 됩니다. 고작 서른 해나 쉰 해도 못 버티고 허물 시멘트덩이는 집이 아니거든요. 마당이 없어 콩콩 뛰거나 달리지 못하는 데를 집이라 할 수 없어요. 가만 보면 아파트를 늘리니 집값이 더 뜁니다. ‘마당 있는 작은집’으로 마을을 가꾸어야 서울 같은 고장이 작은길로 갈 테며, 집값이 가라앉겠지요. 또 아파트 아닌 ‘마당 있는 작은집’을 바탕으로 정치·경제·문화·교육 모두 나라 곳곳으로 알맞게 나눌 적에 어느 고장에서나 포근하게 어우러지면서 넉넉할 테고요. 모든 시·군에 대학교를 꼭 하나씩만 둬 봐요. 막삽질은 바로 사라집니다. 교수도 교사처럼 몇 해마다 돌아다니도록 하면 되고요.


  풀잇길은 쉽습니다. 어려우면 풀잇길이 아닙니다. 밥그릇을 움켜쥐려 하니 풀잇길을 안 내놓을 뿐이요, 쇠밥그릇이 되려 하니 풀잇길하고 동떨어진 시늉질을 합니다. 시늉질을 걷어차는 노래를 씩씩하면서 따스히 부른 두 사람 김남주·고정희 시를 새삼스레 되읽고 싶어 하나씩 고릅니다.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이 보여 펼치는데, 왜 ‘마지막’이란 말을 붙일까요? 여기 ‘사전 쓰는 길’을 걷는 사람이 버젓이 이 헌책집에 들러서 ‘사전 지으며 곁에 둘 책’을 신나게 살피는데요.


  글을 쓰거나, 학교에서 가르치거나, 모임·벼슬을 이루는 분들이 부디 울타리를 허물기를 빕니다. 울타리를 세우면 그분들 스스로 눈길이 좁고 얕기 마련이라, 온누리에 가득한 아름다운 책이며 삶이며 숲을 모르는 채 쳇바퀴가 되고 말아요.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정철, 사계절, 2017)

《콩글리시 찬가》(신견식, 뿌리와이파리, 2016)

《타자기를 치켜세움》(폴 오스터·샘 메서/황보석 옮김, 열린책들, 2003)

《뱀사골에서 쓴 편지》(고정희, 미래사, 1991)

《사상의 거처》(김남주, 창작과비평사, 1991)

《한국의 고건축 1∼7》(광장)


서울 마포구 신촌로 48 

02.333.1382.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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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을 머금은 밤 (2018.4.1.)

― 도쿄 진보초 〈書泉〉


  며칠 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걷고, 책집에 들고, 다시 걷고, 책집에 들고, 묵직하게 장만한 책을 길손집에 부린 다음, 다시 걷고, 책집에 들고 했습니다. 이렇게 쉬잖고 책집마실을 하노라니 온몸이 뻑적지근합니다. 1분이며 1초를 알뜰히 누리고 싶기는 하지만 몸이 들려주는 소리를 받아들여 길손집에서 두 시간쯤 뻗기로 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깜깜합니다. 몸은 개운한데 진보초 책집은 모두 닫았으려나 걱정스럽습니다. ‘아직 모르는 일이야’ 하고 여기면서 사진기랑 등짐을 챙겨 부랴부랴 책집골목을 걷습니다. 생각대로 거의 닫았는데 꼭 한 곳은 불빛이 환합니다. 늦게까지 손님을 받는다는 〈書泉〉이 있군요. 여러 층짜리 커다란 책집입니다. 별이 뜬 저녁에 이 거리에서 책을 만난다니 새삼스럽습니다. 층마다 달리 갖춘 숱한 책을 봅니다. 기차즐김이를 헤아린 ‘기차 책’만 모은 칸에는 기찻칸에 있었다는 걸상까지 있습니다. 기차 걸상을 모으는 사람이 꽤 있는 듯합니다.


  2층은 오로지 만화책만 있습니다. 헌책은 없고 새책만 있기에 예전 만화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갓 나와 널리 팔리는 만화책을 갖추었습니다. 한글로 옮기지 않은 ‘오자와 마리’나 ‘타카하시 루미코’ 만화책이 있나 하고 살피지만, 아쉽게 한 가지도 없습니다. 그러나 테즈카 오사무 님 큼직한 그림판이며, 후지코 후지오 님 《チンプイ》랑 코노 후미오 님 《ぼおるぺん 古事記》를 보고는 냉큼 집어듭니다. 오늘 이곳에서가 아니라면 만나기 어렵겠지요. 아마존 누리책집에서 살 수 있는지 모르나 눈앞에서 살살 쓰다듬으며 고르는 책일 적에 한결 애틋합니다. 질끈 동여매어 우리 집까지 나르는 사이에 더 마음으로 스미는 셈일까요.


  책집인 만큼 〈書泉〉 책시렁 곳곳에는 글쓴님이나 그린님이 남긴 손글씨가 붙습니다. 지은이·읽는이가 만나는 자리에서‘책집에 남기는 글씨·그림’으로 써 주었을 테지요. 마을책집에서는 이 같은 손글씨를 자랑할 만하고, 척 붙이거나 걸어서 즐겁게 나눌 만합니다. 책은 줄거리로만 읽지 않아요. 줄거리를 엮는 손끝에 흐르는 상냥하면서 사랑스레 피어나는 즐거운 눈빛을 함께 읽습니다. 우리말로 ‘책샘’인 〈書泉〉이 불을 끄고 여닫이를 잠글 무렵 책값을 셈하고 나옵니다.


《手塚治蟲 文庫全集 143 空氣の低》(手塚治蟲, 講談社, 2011)

《日本發狂》(手塚治蟲, 秋田書店, 1999)

《手塚治蟲 ヴィンテ-ジ·ア-トワ-クス 漫畵編》(手塚治蟲, 立東舍, 2017)

《チンプイ 1》(藤子·F·不二雄, 小學館, 2017)

《チンプイ 2》(藤子·F·不二雄, 小學館, 2017)

《チンプイ 3》(藤子·F·不二雄, 小學館, 2018)

《チンプイ 4》(藤子·F·不二雄, 小學館, 2018)

《ぼおるぺん 古事記 1 天の卷》(こうの史代, 平凡社, 2011)

《ぼおるぺん 古事記 2 地の卷》(こうの史代, 平凡社, 2012)

《ぼおるぺん 古事記 3 海の卷》(こうの史代, 平凡社, 2013)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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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이 머물다 (2018.1.6.)

― 대구  〈대륙서점〉


  드문드문 대구마실을 할 적이면 으레 〈대륙서점〉을 찾습니다. 대구 계신 이웃님더러 이 아름책집에 틈틈이 나들이 해보시라 여쭙는데, 이곳을 찾아갈 적마다 주머니가 탈탈 털리면서도 흐뭇합니다.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어제를 오늘로 이으며, 이 하루를 앞으로 힘껏 가꾸는 슬기로운 빛을 헌책자락에서 배우거든요. 모든 빛은 어제 태어났고, 오늘 마주하는 빛은 모레로 나아가는 즐거운 숨결입니다.


《못 다 가르친 역사》(김남선, 석탑, 1988)

《부싯돌, 이야기로 엮은 겨레의 뿌리》(고동영, 한뿌리, 1988)

《볼쇼이발레》(유리 슬로님스키/오화진·최영숙 옮김, 월인출판사, 1988)

《바람 세례》(김남조, 문학세계사, 1988)

《한국어와 몽고어와의 접미사비교연구》(김형수, 형설출판사, 1981)

《숨어 사는 섬》(정다운, 나무, 1988)

《이상소설전작집 1》(문학사상자료연구실 엮음·이어령 교주, 갑인출판사, 1977)

《이상소설전작집 2》(문학사상자료연구실 엮음·이어령 교주, 갑인출판사, 1977)

《journey into China》(national geographic, 1982)

《Art through the Ages(7th edition)》(harcourt brace jovanovich, 1980)

《普通學校 國史 兒童用 上卷》(朝鮮總督府, 1923첫/1927고침)

《普通學校 國史 兒童用 下卷》(朝鮮總督府, 1924첫/1927고침)

《中學新植物 乙要目用》(東京開成館編輯所 엮음, 東京開成館, 1935)

《新定 中學理科 一般理科篇》(文部省, 中文館, 1933)

《中等敎育 修身書 卷三》(里見三男, 朝鮮總督府, 1908첫/1939고침)

《尋常 小學算術 第六年兒童用 上》(文部省, 朝鮮總督府, ? 1940년 언저리)

《路和辭典》(岩波書店, 1935 첫/1953 12찍음)

《국민독본 농업축산 기술강좌 1. 양계편》(육군본부, 1961)

《국민독본 농업축산 기술강좌 2. 양돈》(육군본부, 1961)

《국민독본 농업축산 기술강좌 3. 토끼와 오리 기르기》(육군본부, 1963)

《국민독본 농업축산 기술강좌 4. 산양 및 면양 사육법》(육군본부, 1963)

《국민독본 농업축산 기술강좌 5. 꿀벌 기르기》(육군본부, 1962)

《국민독본 농업축산 기술강좌 6. 손쉬운 담수어 기르기》(육군본부, 1962)

《국민독본 농업축산 기술강좌 7. 손쉬운 누에 기르기》(육군본부, 1962)

《국민독본 농업축산 기술강좌 8. 원예편》(육군본부, 1963)

《국민독본 농업축산 기술강좌 10. 임업, 버섯》(육군본부, 1963)

《국민독본 농업축산 기술강좌 11. 국토개발, 젖소, 크로렐라》(육군본부, 1966)

《반달곰 미순이》(박화성 글·박서보 그림, 동화출판공사, 1982)

《한국교육십년사》(한국교육십년사간행회, 풍문사, 1960)

《닫힌 교문을 열며》(장산곶매, 예건사, 1992)


― 대구  〈대륙서점〉

대구 중구 태평로 228-1

053.423.1836.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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