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4.30.


《도라에몽 플러스 7》

 후지코 F. 후지오 글·그림/김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25.8.31.



마을 한켠은 새집을 세운다며 한 달 즈음 시끄럽고, 요 여러 날은 마을집(회관)을 헌다며 더 어수선하다. 먼지가 뽀얗게 날리는 이곳을 씻으려는 듯 간밤에 빗줄기가 뿌린다. 저녁까지만 해도 구름이 조금 짙을 뿐이었는데, 큰아이는 “비가 오겠는걸요?” 하더라. 나는 “그래도 비냄새는 없지 않아?” 했으나 큰아이 말씀이 맞았다. 날씨란 놀랍다. 날씨는 언제나 우리 마음씨 그대로 흐른다. 겨룸날(입학시험일)마다 꽁꽁 얼어붙는 날씨란, 우리 마음씨를 고스란히 비춘다. 오늘날 널뜀날씨(기후이변)도 우리 스스로 “널뛰는 마음으로 싸우고 다투고 겨루는 탓”이라고 할 만하다. 지난날에는 시골에서 손수 흙내음을 맡으면서 살림을 짓는 길이기에 날씨가 차분했다면, 오늘날에는 죄다 시골을 떠나서 서울에 빼곡하게 북새통을 이루는 탓에 널뛰는(감정기복) 마음에 따라서 고단하겠지. 《도라에몽 플러스 7》을 되읽었다. 도라에몽은 노비타(진구)한테 언제나 ‘마음쓰기’를 들려주고 알려주고 보여주려고 했다. 노비타는 얼핏설핏 듣는 시늉을 하다가 건들건들 노닥이는데, 드디어 벼랑끝에서도 구석빼기 벼랑끝에서야 마음을 다잡고 일어선다. 도라에몽은 다 알았으리라. 다 알았으니 느긋이 기다리면서 지켜보았으리라. 우리 삶도 늘 ‘마음쓰기’로 흐르니, 글쓰기에 앞서 마음쓰기, 무엇보다도 살림짓기를 손수 할 일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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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U 배송기사 분기 1회 유급휴가…화물연대-BGF 잠정 합의서 보니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8917624?ntype=RANKING


'물가 폭등에 못 살겠다'...이란 중산층 폭발시킨 결정적 도화선 [이슈톺] / YTN

https://www.youtube.com/watch?v=Fx-p1HviM-A


[이슈 직진] 이란, 47년 만에 신정체제 최대 위기...핵심 지지층 상인도 돌아섰다 | MBN 260112 방송

https://www.youtube.com/watch?v=bINu5vsvKKo


[이슈] 이란 '물가 폭탄'에 민심 폭발...테헤란 반정부 시위 격화 "독재자는 죽어라"/2026년 1월 1일(목)/KB

https://www.youtube.com/watch?v=XNfS7aoQH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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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40조? 무리한 요구"…국민 69%, 삼전 노조 총파업에 '부정적'

https://n.news.naver.com/article/088/0001007846?ntype=RANKING


[뉴스 포착] [긴급 기자회견] "이란 소행인가?" 질문에 트럼프의 단호한 답변... 백악관 총격 사태 배후에 대해 입 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vHo5YBVMzs


이란 지도부 자중지란...핵협상 놓고 충돌 / YTN

https://www.youtube.com/watch?v=ANi_ZGD7fAg


李 정부 '공명선거' 기조 어긋난 최교진 장관 행보…사퇴 여론 확산

https://n.news.naver.com/article/656/0000175132?cds=news_media_pc&type=editn


중국발 이산화탄소 삼킨 한국, 온실가스 최고치 찍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73876?cds=news_media_pc&type=edi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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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4.29.


《시를 쓴다는 것》

 다니카와 슌타로 글/조영렬 옮김, 교유서가, 2015.9.14.



미국으로 글월을 부치러 읍내마실을 간다. 나래터에서 우표값 3590원을 치른다. ‘빠른(ems)’이 아니라서 값이 눅은 듯싶다. 여러 해 만에 고기빵(햄버거)을 장만해 본다. 온쌀(잡곡) 작은자루를 둘 장만하고서 영차영차 짊어진다. 시골버스를 탄다. 집에 잘 닿아서 풀어놓는다. 모처럼 고기빵을 맛보는 세 사람은 맵고 짜고 달다고 한다. 그래, 이런 먹을거리를 자주 사먹는다면 혀를 다 버리겠다. 엊그제부터 마을집(회관)을 헐던데, 예전 마을집 옆에 있는 시골집 마당에서 자라는 큰나무까지 넘어뜨린다. 이제 시골 할매할배가 확 줄었는데 마을집을 얼마나 크게 지으려나 궁금하다. 우람나무를 아끼고 돌보는 손길이 자꾸 사라진다. 《시를 쓴다는 것》를 읽었다. 노래지기가 풀어낸 노래수다는 새삼스럽다. 이런 마음으로 이렇게 쓰기도 하는구나 싶다. 여러모로 재미있기도 하되, 어쩐지 하나는 살짝 빠진 듯싶다. 바로 ‘나무’하고 한마음으로 바라보는 ‘나’라는 눈길은 안 보인다. 다니카와 슌타로 씨뿐 아니라 숱한 노래지기가 매한가지이다. 우리가 글을 쓰려면 ‘종이 + 붓’이 있어야 하는데, 종이도 붓도 나무한테서 온다. 더구나 종이하고 붓을 놀려서 쓴 글을 다시 종이꾸러미(책)로 담으니, 글꾼이라면 언제나 나무부터 품고 알아보려고 해야 하지 않을까?


#たにかわしゅんたろう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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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 직전' 이란 사형수들 저항가 열창…"폭군 왕좌 무너질 것" / 연합뉴스 (Yonhapnews)

https://www.youtube.com/watch?v=6t9fNLD5RS0


"아침부터 줄줄이 처형", '암흑천지' 이란에선 지금.. [뉴스.zip/MBC뉴스]

https://www.youtube.com/watch?v=1S5Mygev3E8


"이란서 반정부 시위 재발 우려…최고국가안보회의 긴급 소집"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048527?sid=104


"美해상봉쇄에 이란 원유 저장고 포화…폐탱크·철도까지 동원"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046201?sid=104


트럼프 "이란, '붕괴상태' 처해 있다고 방금 우리에게 통보"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048875?rc=N&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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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녹십자 백신 입찰담합 과징금 사건’ 재판소원 첫 사전심사 통과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4124369?type=breakingnews


李 ‘소풍 기피’ 지적에... 전교조 “구더기 때문에 교사 전과자 돼”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23/0003973527?ntype=RANKING&sid=001


총파업 코앞인데…삼성전자 노조위원장은 해외로 휴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048176?rc=N&ntype=RANKING


美, 이란 유조선 또 막고 하늘길도 봉쇄…이란, '해협 통행료' 계좌 개설

https://n.news.naver.com/article/448/0000607541


현수막 끈에 걸려 초등생 '기절'…보행자 위협하는 '무법 현수막'

https://n.news.naver.com/article/448/0000607529?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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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유조선, 이란 허가로 호르무즈 통과…日정부 "협상 성과"(종합)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049076?rc=N&ntype=RANKING


‘내 새끼 다칠라’ 운동·소풍 안돼… 아무것도 못하는 학교

https://n.news.naver.com/article/021/0002788290


이란 리알화의 추락…1달러당 180만리알로 사상 최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051322?rc=N&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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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약제사 - 제11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동시집 90
박정완 지음, 현민경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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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5.6.

노래책시렁 548


《고양이 약제사》

 박정완 글

 현민경 그림

 문학동네

 2023.11.9.



  우리 살림살이란, 모두 손으로 빚고 짓고 일구고 가꿉니다. 그래서 어린이도 푸름이도 어른도 늘 손수 무엇을 해보고 나누고 누리며 베풀고 받고 함께하느냐에 따라서 언제나 이 하루가 다르구나 싶어요. 손길이 닿는 곳마다 언제나 새롭게 빛나겠지요. 《고양이 약제사》를 읽으며 고개를 내내 갸웃갸웃했습니다. 어린이가 읽을 노래를 으레 어른이 쓰는데, 자칫 ‘어른인 글꾼’이 어린날 겪거나 느낀 생채기나 응어리를 섣불리 드러내기 일쑤이더군요. 생채기나 응어리를 쓰기에 나쁘지 않아요. 다만, 아이는 넘어지면서 다시 일어납니다. 아이는 무릎이 깨지거나 찢어져도 다시 웃으면서 새살이 돋아 말끔히 낫습니다. 왜냐하면 ‘아픔’이 아니라 ‘놀이’를 바라보거든요. 우리가 어른으로서 노래꽃(동시)을 여밀 적에는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줄거리가 아닌, 구경하거나 팔짱끼는 몸짓이 아닌, 좋거나 싫다고 가르는 굴레가 아닌, 오늘 이 삶을 손수 어떻게 지으면서 스스로 즐거운지 밝힐 노릇입니다. “나의 정체를 증명”해야 하지 않습니다. 낱말부터 쉽게 바꿀 일이요, 마음을 가꿀 낱말을 찾아낼 일이에요. 작은언니가 콜라를 더 많이 마시려고 하면, 내 몫도 다 마시라고 내주는 마음을 그리기에 노래꽃입니다. 노래꽃은 시샘이 아니라 샘물입니다.


ㅍㄹㄴ


작은언니가 콜라를 자기 컵에 더 많이 따를 때, / 아버지가 삼계탕에서 골라낸 마늘을 도로 먹으라고 할 때, / 큰언니가 내 얼굴의 흉터를 도장이라고 놀릴 때, / 가짜 어머니가 내가 만든 종이 인형을 버릴 때, (눈물 나라의 여왕/26쪽)


사탕이랑 먼지 묻은 끈끈한 엄지로 / 흰건반을 두 번 눌러, 도도! // 못생긴 소리가 날 거야. // 뚱뚱한 칠면조를 닮았다지만 / 사실 난 거대한 비둘기에 가까워. (도도새/52쪽)


초록 도마뱀 껍질을 벗겨 / 너의 옷을 지었다 // 히말라야 흰 눈으로 / 너의 피를 만들었다 // 태양의 신부가 된 너는 / 노란 꽃 화관 쓰고 / 가녀린 덩굴손 흔들며 떠났다 // 아삭아삭, 너의 발자국 소리 (오이 1/74쪽)


+


《고양이 약제사》(박정완, 문학동네, 2023)


기타 등등은 나만의 비밀 처방이어서 말해 줄 수 없어

→ 이밖에는 내 길이라서 말할 수 없어

→ 그밖에는 나 혼자 알고 싶어서 말 못 해

4쪽


지독한 슬픔이 잊히고 아저씨의 빨간 네모가 덜 아름다웠을까요

→ 모진 슬픔을 잊고 아저씨네 빨간 네모가 덜 아름다울까요

→ 너무 슬픈데 잊고 아저씨네 빨간 네모가 덜 아름다울까요

16쪽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면 되는 거 아닐까요

→ 고양이한테 밥을 주면 되지 않을까요

→ 고양이한테 밥을 주면 되잖아요

21쪽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게 하는 것은 더 나쁘다

→ 지키지 못할 말을 시키니 참 나쁘다

→ 지키지 못하는데 시키니 무척 나쁘다

23쪽


나의 정체를 증명해 줄 것을 찾아봐야겠다

→ 내가 누구인지 밝혀 봐야겠다

→ 나를 밝힐 길을 찾아봐야겠다

→ 내 모습을 드러낼 길을 찾아야겠다

39쪽


검은 커트 머리의 여자가

→ 검은 깡똥머리 가시내가

→ 검은 몽당머리 아이가

→ 검은 귀밑머리 사람이

41쪽


할머니가 테라스를 쓸었다

→ 할머니가 곁마루를 쓴다

→ 할머니가 밖마루를 쓴다

62쪽


흰 눈으로 너의 피를 만들었다

→ 흰눈으로 네 피를 삼는다

→ 흰눈으로 네 피를 이룬다

74쪽


태양의 신부가 된 너는 노란 꽃 화관 쓰고

→ 해님 아이 된 너는 노란 꽃갓 쓰고

→ 해가시내 된 너는 노란족두리 쓰고

74쪽


나는 11월의 숲을 걸었다

→ 나는 늦가을숲을 걷는다

94쪽


쇠다리 시인에게 시는 무거운 날의 기쁨이 되었다

→ 쇠다리 노래지기는 노래로 무거운 날도 기쁘다

→ 쇠다리 노래꾼은 무거운 날도 노래하며 기쁘다

10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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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하는 눈동자 - 양장
이슬아 지음, 이훤 시.사진 / 먼곳프레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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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5.6.

까칠읽기 126


《갈등하는 눈동자》

 이슬아 글

 이훤 빛꽃

 먼곳프레스

 2026.1.5.



  맨발로 이 땅에 서면, 발끝까지 햇볕을 머금으면서 새롭게 걸어갈 수 있다. 맨손으로 흙을 만지면, 손끝부터 머리끝까지 흙내음을 맞이하면서 새롭게 일할 수 있다. 맨몸으로 나무를 타면, 살갗부터 뼛속까지 나무노래를 들으면서 새롭게 놀 수 있다.


  꽃하고 이야기를 한다면 외롭지 않다. 새하고 노래를 부른다면 쓸쓸하지 않다. 바람하고 하루를 나눈다면 즐겁다. 햇볕을 쬐면서 해하고 생각을 주고받으면 반짝인다. 밤에는 소쩍새와 개구리가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아늑하다. 언제나 우리 곁에서 이야기와 말과 숨결을 헤아려 본다면,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나 스스로 빛나는구나 싶다.


  《갈등하는 눈동자》를 읽었다. ‘갈등·동자’ 같은 한자말은 흔하다고 여길 만하지만, 제뜻이나 속뜻이나 밑뜻을 감추는 꾸밈말이라고 느낀다. ‘눈’이라고만 하면 되고, ‘눈알’이나 ‘눈망울’이라 하면 된다. ‘눈빛’이나 ‘눈길’이나 ‘눈결’이라 할 때가 있겠지. 다 다른 마음을 ‘동자’로 뭉뚱그리지 않는다. 그저 숨길 뿐이다.


  우리는 치고받거나 툭탁거릴 수 있다. 얽히거나 밀고당길 수 있다. 다투거나 싸울 수 있고. 꼬이거나 넝쿨질 수 있다. 벌어지거나 미울 수 있지. 불꽃이 튀거나 들끓거나 동떨어지거나 갈라칠 수 있다. 사이가 나쁘다든지 부딪힐 수 있다. 다 다른 때와 곳과 사람에 따라서 다 다른 마음을 다 다른 말로 나타낸다면 두동질 일이 없다.


  요즈음 나래터(우체국)에 가면 미국으로 부치는 글월이 비싸니 미리 알아두라는 글이 붙는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가, 이달에 모처럼 미국으로 글월을 한 자락 띄우는데 썩 안 비싸더라. 이만 한 값으로 호들갑을 떨 일이 없을 텐데 싶더라. 다만, 누리글월을 적으면 돈이 안 들겠지. 손수 글씨를 적어서 나래터를 오가는 데 품이며 참이며 돈이며 드니까 얼핏 비싸다고 여길 수 있다. 그렇지만 마음을 나누고 싶기에 손으로 글을 적어서 띄운다. 마음을 읽으면서 새롭게 어울릴 길을 찾고 싶기에 굳이 종이책을 온돈을 치러서 마을책집에서 사서 읽고, 또 품과 짬을 들여서 느낌글까지 쓴다.


  이 삶이란 자리에서 싸울 일이란 없다. 다만, 돈을 더 벌고 싶으니 싸운다. 이름을 더 드날리고 싶으니 다툰다. 힘을 뽐내고 싶으니 겨룬다. 《갈등하는 눈동자》는 ‘더 더 더’를 슬며시 숨기면서 ‘덜 덜 덜’인 흉내를 내는 글이라고 느낀다. 왜 이렇게 감추거나 숨기지? 돈을 더 벌고 싶으면 더 벌면 된다. 이름을 더 드날리고 싶으면 드날리면 된다. 힘을 자랑하거나 뻐기고 싶으면 자랑하거나 뻐기면 된다. 나쁠 일이 아니다. 그냥 삶이다. 삶이라는 길을 가면서 배울 뿐이고, 배운 뒤에는 바꾸려고 가꾸면 될 하루이다.


  남이 아직 안 써 보았지 싶은 글을 쓰려고 억지를 쓰느라 일본말씨나 옮김말씨가 춤추고, 일본옮김말씨로 범벅을 할 뿐 아니라, 고약한(가부장) 옛 중국한자말이나 일본한자말을 덕지덕지 쓰고 만다. 그저 내가 나로서 살아가는 하루를 그냥그냥 즐겁게 노래하려는 마음을 글로 옮기려고 하면, 다섯 살 아이를 곁에 두면서 소근소근 속삭속삭 속살속살 참새처럼 노래하듯 글을 여미게 마련이다.


  모둠겨룸(종합격투기)을 좋아해서 구경해도 안 나쁘다. 다만 빠져들면 수렁에 잠기거나 늪에서 허우적댈 뿐이다. 뭐든 좋아하면 되지만, 좋아할수록 종처럼 졸졸 얽매이기 일쑤이다. 그러니까 ‘좋고싫고’를 따지면서 가르려고 하니까 망설인다. 한때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되, 이제는 그만 좋아하고 그만 싫어할 때에, 비로소 글눈을 뜨고 글길을 연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이라는 글이 망가지고 어지럽다. 좋거나 싫다는 느낌이 아닌, “사랑은 뭘까? 짝짓기는 사랑이 아닌 짝짓기일 텐데, 좋다고 달라붙어도 사랑이 아닐 텐데? 사랑이란 참으로 뭘까?” 하고 스스로 묻고 되뇌고 헤매노라면, 어느새 사랑길로 접어들면서 살림길을 일구는 내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글을 쓰려면 사랑하면 된다. 글을 읽으려면 살림하면 된다. 사랑하는 마음이 바로 글씨(글씨앗)이다. 살림하는 손길이 바로 손씨(솜씨)이다. 부디 이제는 머뭇대지도 불타오르지도 시끌거리지도 않는 길인, 오롯이 스스로 사랑이라는 살림숲을 바라보면서 “서울을 떠나서 손수 빚고 짓고 가꾸는 길”을 걸어가기를 빈다. 서울내기로 살고 싶다면, 어디이든 다 걸어다니면 된다. 이따듬 두바퀴를 달리고 버스도 타고 싶다면 시골에서 살면 된다. 삶을 바꿔야 글을 가꾼다.


ㅍㄹㄴ


그렇게 싸워놓고도 서로의 평안을 진심으로 염원하는 두 선수를 본다. 상대가 무탈하길 가장 바라는 이들이 있다면 바로 적들일 것이다. 어떤 시공간에서는 폭력과 사랑이 충돌하지 않는다. 복수에 한없이 존경을 담을 수도 있음을 격투기판에서 배운다. 25쪽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삼십 분 뒤 오토바이와 함께 음식이 도착하는 시대에 《던전밥》을 읽는다. 식량자급률이 낮고 농업인을 귀히 여기지 않는 국가에 살며 거식과 폭식 사이를 자주 오가는 우리에게 이 작품은 어떤 감각을 돌려준다. 48쪽


+


《갈등하는 눈동자》(이슬아·이훤, 먼곳프레스, 2026)


쓰기를 연마해 온 나의 십수 년이 무색해질 만큼

→ 쓰기를 갈고닦은 열몇해가 남사스러울 만큼

→ 쓰고 벼리던 열몇해가 부끄러울 만큼

→ 글을 갈아온 열몇해가 간질댈 만큼

→ 글을 가다듬은 열몇해가 쑥스러울 만큼

9쪽


무대에 오를 때마다 미래에 관한 질문을 듣는다

→ 자리에 오를 때마다 앞날을 묻는 분이 있다

→ 마루에 오를 때마다 새날을 물어보신다

9쪽


에이아이가 모든 걸 바꿔놓을 격변기에 작가로서

→ 지음꽃이 모두 바꿔놓을 여물목에 글바치로서

→ 새꽃이 모두 바꿔놓을 너울목에 글쟁이로서

→ 꾸밈꽃이 모두 바꿀듯 일렁이는데 글꾼으로서

10쪽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그리워서, 어느 날 책으로 돌아오리라는 것을

→ 무엇보다 스스로 그리워서 어느 날 책으로 돌아오리라고

→ 무엇보다 내가 나를 그리며 어느 날 책으로 돌아온다고

13쪽


섞어가며 겨룰 수 있게끔 룰을 고안한 종합격투기MMA는 풍부한 텍스트를 지녔다

→ 섞어가며 겨룰 수 있게끔 틀을 짠 모둠싸움에는 이야기가 많다

→ 섞어가며 겨룰 수 있게끔 판을 짠 한겨룸에는 이야기가 푸짐하다

16쪽


이 나라에서 내가 배우는 것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 나는 이 나라에서 이런 일도 배운다

→ 난 이 나라에서 여러 가지를 배운다

→ 난 이 나라에서 늘 배운다

32쪽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나를 끌어당긴다

→ 나는 죽음 이야기에 끌린다

→ 난 죽는 이야기가 끌린다

→ 난 죽음 이야기가 재밌다

→ 난 죽는 이야기를 눈여겨본다

41쪽


그러나 연대는 어떠한가. 누군가의 가슴을 뜨겁게 하거나 멀찍이 떨어지게 할 이 단어의 진실은

→ 그러나 손은 어찌 잡는가. 가슴이 달아오르거나 멀찍이 떨어질 이 낱말 속내는

→ 그러나 두레는 어떠한가. 가슴이 불타오르거나 멀찍이 떨어질 이 낱말 속빛은

50쪽


이토록 높은 품질의 텍스트와 이미지가 무료란 점이 동료로서 분통이 터졌다

→ 이토록 훌륭한 글과 그림을 거저 봐도 된다니 글동무로서 부아가 터진다

→ 이토록 알찬 글과 그림을 그냥 볼 수 있다니 글또래로서 불길이 터진다

79쪽


주어를 바꿔가며 이야기를 각색하는 방법을 나는 어쩐지 배우고 있다

→ 나는 어쩐지 앞말을 바꿔가며 이야기를 고치는 길을 배운다

→ 나는 어쩐지 임자말에 따라 이야기를 손보는 길을 배운다

88쪽


우리를 갈등하게 할 항목들은 아주 많다

→ 우리가 갈라설 곳은 아주 많다

→ 우리가 부딪힐 데는 아주 많다

→ 우리가 뒤엉킬 칸은 아주 많다

96쪽


저의 스승은 말했어요. 측은지심을 잃으면 끝장이라고요

→ 스승은 말했어요. 눈물을 잃으면 끝장이라고요

→ 스승은 말씀해요. 가여워하지 않으면 끝장이라고요

→ 스승은 말씀해요. 슬퍼하지 않으면 끝장이라고요

118쪽


겪은 일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편집이 들어가기 마련이죠

→ 겪은 일을 깁다가 이래저래 손대게 마련이죠

→ 겪은 일을 건사하며 이곳저곳 만지게 마련이죠

135쪽


묻고 싶은 게 많았다. 나의 부모는 왜 나와 다른 눈을 가졌는가

→ 늘 묻고 싶었다. 어버이는 왜 눈빛이 다른가

→ 다 묻고 싶었다. 엄마아빠는 왜 눈이 다른가

184쪽


모국어가 서툰 타국어로 점차 대체되는 동안 언어는 충분한 집이 될 수 없었다

→ 우리말을 서툰 이웃말로 조금씩 바꾸는 동안 말은 든든한 집이 될 수 없다

→ 엄마말을 서툰 바깥말로 차츰 갈아입히는 동안 말은 너른집이 될 수 없다

185쪽


질의응답 시간엔 내가 아는 사람 중 제일 청아한 눈동자를 지닌 이가 손을 들었다

→ 물음꽃에선 구슬같은 눈망울인 이웃이 손을 든다

→ 수다꽃에선 눈이 맑은 동무님이 손을 든다

25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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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텍스트


 최근의 텍스트의 추세를 보면 → 요즈음 글흐름을 보면

 이 책의 텍스트의 특성이라면 → 이 책을 이룬 글빛이라면

 본문의 텍스트에 집중한다 → 줄거리 밑글에 마음을 쓴다


  영어 ‘텍스트’를 우리 낱말책에까지 싣지만 털어낼 노릇입니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텍스트(text)’를 “1. 주석, 번역, 서문 및 부록 따위에 대한 본문이나 원문 2. [언어] 문장보다 더 큰 문법 단위. 문장이 모여서 이루어진 한 덩어리의 글을 이른다”처럼 풀이하는군요. ‘-의 + 텍스트’인 얼개라면 몽땅 털어냅니다. 우리말로는 ‘글’이고 ‘글꽃·글월’이며 ‘글자락·글줄·글집’입니다. ‘글결·글꼴·글씨·글무늬’이고 ‘글맛·글멋·글빛’이고 ‘글쓰기·글쓰다·글을 쓰다·글씨쓰기’입니다. ‘밑·밑글·밑동·밑빛’이나 ‘밑바탕·밑절미·밑꽃·밑짜임·밑틀·밑판’이기도 합니다. ‘바탕·바탕길·바탕꽃’이나 ‘바탕글·바닥글’이기도 하지요. ‘씨앗글·몸글’이기도 하고, ‘길잡이책·길잡이글·길잡이숲·길풀이책·길풀이글·길풀이숲’이에요. ‘온글·온말·온우리글·온우리말’이고 ‘처음글·첨글·첫글·첫벌글’입니다. ‘예전책·예전판·옛판·옛날판·옛적판’이나 ‘줄거리·졸가리·줄기’이기도 합니다. ㅍㄹㄴ



이 세계 대부분의 텍스트는 아직 번역이 되지 않았거나 이미 오역이 됐거나 둘 중 하나다

→ 온누리 웬만한 글줄은 아직 옮기지 않았거나 이미 잘못 옮겼다

→ 이 땅에 있는 글자락은 아직 안 옮겼거나 이미 엉뚱히 옮겼다

《여행하는 말들》(다와다 요코/유라주 옮김, 돌베개, 2018) 162쪽


이토록 높은 품질의 텍스트와 이미지가 무료란 점이 동료로서 분통이 터졌다

→ 이토록 훌륭한 글과 그림을 거저 봐도 된다니 글동무로서 부아가 터진다

→ 이토록 알찬 글과 그림을 그냥 볼 수 있다니 글또래로서 불길이 터진다

《갈등하는 눈동자》(이슬아·이훤, 먼곳프레스, 2026) 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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