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5.22.


《왜 우리는 돈에 지배당하는가?》

 홍기빈과 여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6.2.19.



비는 그치되, 구름은 너울대는 하루이다. 맨발로 풀밭을 디디며 멧딸기를 훑자니 밀잠자리 한 마리가 낮게 날며 발등에 앉는다. 어릴적부터 돌아보면 적잖은 잠자리는 꼭 살짝살짝 앞서 날듯 하다가 발등에 내려앉곤 했다. 눈높이랑 나란히 날 적에는 팔을 뻗거나 손을 내밀면 팔등이나 손등에 살짝 내려앉고. 〈숲노래 책숲 1028〉을 글자루에 담아서 14:05 시골버스로 고흥읍 나래터에 간다. 책을 읽으면서 걷다가 돌에 걸려 넘어질 뻔한다. 거님길 한복판에 뜬금없이 튀어나온 돌이 많다. 천천히 볼일을 마치고서 천천히 집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민주’가 무슨 뜻인지 까맣게 잊어버리는 듯하다. ‘민주 = 대화 + 타협’인데, 마치 요즘은 ‘민주 = 박멸 + 단합’으로 잘못 여긴다. 《왜 우리는 돈에 지배당하는가?》를 곱씹는다. 돈에 얽매이느라 마음을 옭아맨 나머지, 어깨동무(민주)를 잊고 아름길(민주)도 잃는 듯하다. 이름을 드날리려 하면서 들길(민주)을 멀리하고 숲빛(민주)을 등지기도 한다. 함께살기(민주)가 아니라 힘으로 밀어붙여서 빨리 해내려고 바쁘니, 이쪽도 저쪽도 그쪽도 살필 겨를이 없다. 참하게 살아간다면 돌고도는 돈으로 나눈다. 착하게 살림한다면 도르리와 도리기로 동무하는 돈을 빛낸다. 동무 아닌 또래로 무리짓느라 돈·이름·힘에 스스로 가두기에 푸른넋(민주)을 배울 길까지 막힌다고 본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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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은 말이 없다
Iku Kamijima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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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5.27.

들꽃은 수다님


《들꽃은 말이 없다》

 키마지마 이쿠

 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6.3.30.



  모르니 배우고 알아차리니 다시 배웁니다. 다시 배우면서 아직 모르던 곳을 깨닫고 새삼스레 익히고 가다듬습니다. 차근차근 익히고 가다듬으니 앞으로 걸어갈 길을 알아보고는 빙그레 웃으면서 새롭게 한 발을 뗍니다.


  밤이 깊기에 새벽이 하얗고 어느덧 아침이 환합니다. 별밤을 누리는 어두운 곳에서 몸을 쉬기에 새날을 기쁘게 맞이하며 기운을 차립니다. 씨앗 한 톨을 맺기까지 봄과 여름과 가을에 해바람비를 듬뿍 머금고서 온하루를 노래하는 풀꽃나무라고 느껴요. 이윽고 겨울에 고요히 잠들어 오래오래 그윽하게 꿈을 그리기에 다시 맞이하는 봄에 새록새록 깨어나서 눈뜨고 일어날 테고요.


  살림을 짓는 길도, 살림을 담아내는 글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서로 잇는 말씨인 이야기도, 언제나 차분히 잠들다가 일어나는 밤낮이 갈마들면서 하나씩 태어난다고 느낍니다. 어떤 풀꽃나무는 사람들이 붐비는 꽃뜰(식물원)이나 나무뜰(수목원)에서 자라지만, 숱한 풀꽃나무는 그저 들과 숲과 메에서 호젓이 싹터서 뭇풀과 뭇나무하고 어깨동무하면서 살아갑니다.


  《들꽃은 말이 없다》는 할아버지랑 나랑 둘이 마음으로 나눈 말을 되새기며 살아가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할아버지는 으레 풀꽃나무하고 이야기를 할 뿐, 사람하고는 도무지 말을 못 섞었다지요. 할아버지 곁에서 풀꽃나무를 들여다보며 배운 ‘나’는 할아버지랑 다르게 ‘너(다른 사람)’하고도 말을 섞고 하루를 그립니다. 이러는 동안 “할아버지는 풀꽃하고 무슨 말을 했을”는지 궁금합니다. 이러는 사이 “나는 나무하고 무슨 말을 주고받을” 만한지 헤아립니다. 


  사람은 누구나 풀포기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풀이름을 짓고 풀내음을 맡으면서 풀잎을 나물로 삼아서 삶을 잇습니다. 사람은 저마다 새하고 노래를 나눌 수 있어서, 새이름을 붙이고 새소리를 들으면서 새록새록 말결을 가꾸며 생각을 길어올립니다. 우리가 쓰는 말은 “아기를 품어서 낳고 돌보는 어버이”가 물려주는 말입니다. 아빠도 아기를 돌보되 엄마가 아기를 온몸으로 품는다는 뜻을 기려서 ‘엄마말(모국어)’이라 일컫는다고 느낍니다.


  여러모로 보면 ‘아빠말’이라 안 하고 ‘엄마말’이라 하기에 아빠(남성)는 서운할 수 있지만, 서운하다고 여기면 아기를 즐겁게 돌보면서 아이가 ‘엄마말 + 아빠말’을 품어서 ‘사람말’을 익히고 ‘살림말’로 나아가는 길을 손잡고 거닐면 넉넉합니다. 이렇게 풀말과 새말을 듣고 나누고 익히면서 사람말을 가꾸고 돌볼 수 있으니, 비로소 이웃말(외국말)도 문득 눈여겨보고 귀담아들으면서 어깨동무를 합니다. 그러니까 숲말은 엄마말이자 어버이말입니다. 별말은 어머니말이자 어른말입니다. 풀꽃나무하고 조곤조곤 속살속살 이야기하는 엄마는 아기한테 풀말과 꽃말과 나무말을 마음으로 물려줍니다. 아빠는 엄마랑 아기 곁에서 비로소 풀말과 꽃말과 나무말을 귀담아들으면서, 이제부터 함께 가꿀 들말과 숲말과 멧말고 바다말을 헤아립니다.


  말없는 들꽃은 없습니다. 모든 들꽃은 수다쟁이입니다. 말없는 나무는 없습니다. 모든 나무는 수다꾼입니다. 엄마아빠가 먼저 수다지기로 어울리면, 서로 ‘잔소리(작은소리)’를 나눌 만해요. 작게 들려주고 듣는 잔소리(작은소리)를 두고두고 새기고 돌아보고 곱씹으면서, 문득 작은씨앗을 함께 맺고, 작은집을 함께 일구고, 작은 별을 함께 바라봅니다.


  사랑이란, 작은씨앗 한 톨로 이룬 숲에서 깨어납니다. 사랑은, 작은사람 둘이 나란히 서고 걷고 일하고 얘기하고 놀고 쉬고 웃고 떠들고 어울리는 곳에서 가만히 싹틉니다. 모든 눈(씨눈)은 그야말로 작아요. 작은곳에서 작은손으로 작은빛을 틔우니, 저마다 새롭게 오늘을 짓는 마음으로 피어납니다.


ㅍㄹㄴ


‘개쑥갓이었어? 이런, 잘못 외웠네. 할아버지가 들었으면 한바탕 잔소리를 하셨겠지?’ 37쪽


“꼭 근사한 꽃이 아니더라도 괜찮지 않을까? 네가 직접 준비해 보는 거야. 예쁜 들꽃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111쪽


“그나저나 오늘 하늘이 참 예쁘다. 구름 한 점 없고, 별 보기 딱 좋은 날이네.” 118쪽


“전부 원예종밖에 못 봤어. 그렇게 귀중한 꽃이 됐을 줄이야.” “옛날엔 여기저기 많이 피어 있었을 텐데.” 159쪽


“게다가 벚꽃만 꽃이 아닌걸.” 180쪽


“할아버지한테 물어보면 틀림없이 전부 가르쳐 주었을 거야. 하지만, 내 눈으로 발견하고, 내 발로 조금씩 만나러 가서, 즐거웠거든.” 190쪽


“희귀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런 곳에 있었다니.” 195쪽


#ののはな語らず #紙島育


+


《들꽃은 말이 없다》(키마지마 이쿠/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6)


그렇다면 퀄리티도 좋아질 수밖에 없지

→ 그렇다면 나을 수밖에 없지

→ 그렇다면 좋을 수밖에 없지

61


오늘은 불용품을 회수하던 중이었어요

→ 오늘은 나쁜것을 거두었어요

→ 오늘은 미운것을 걷었어요

→ 오늘은 못난것을 끄집어냇어요

75


구제가 힘들고 동물들이 다치기도 하나 봐

→ 뽑기가 힘들고 짐승이 다치기도 하나 봐

→ 걷기 힘들고 짐승이 다치기도 하나 봐

→ 없애기 힘들고 짐승이 다치기도 하나 봐

119쪽


너무 박정하지 않아? 왜 따돌리는 거야?

→ 너무 매몰차지 않아? 왜 따돌려?

→ 너무 쌀쌀맞지 않아? 왜 따돌려?

120


제초도 해야 하지만

→ 풀도 뽑아야 하지만

→ 풀도 베어야 하지만

→ 풀도 솎아야 하지만

143쪽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고 여기지 않지는 않았다

→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 보았다

156


멸종위기종이더라

→ 흔들꽃이더라

→ 흔들목숨이더라

→ 아슬꽃이더라

→ 아슬목숨이더라

158


지금 절찬 도라지꽃 LOVE 중이야

→ 한창 도라지꽃 사랑해

→ 요새 도라지꽃 사랑해

159


외풍이 마음을 찌르는구나

→ 틈바람 마음을 찌르는구나

→ 샛바람 마음을 찌르는구나

160쪽


압화로 만들면 예쁠 것 같았어

→ 꽃누르미 하면 예쁠 듯해

→ 가랑꽃 삼으면 예쁘겠어

→ 말림꽃 하면 예쁘겠어

163


로제트? 월동을 위해 일부 식물이 취하는 형태

→ 납작꽃? 겨울을 나려는 몇몇 풀꽃 모습

→ 바닥꽃? 겨울나기하는 몇몇 풀꽃 몸빛

169


이게 훨씬 잘 어울려

→ 이러면 훨씬 어울려

→ 이러면 훨씬 나아

174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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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듣기 싫은 말



들을 적마다 울컥왈칵벌컥

속으로 끓는 말이 아직 있나 하고

곰곰이 짚을 적마다

아직 있구나 싶다


들을 적마다 빙그레방그레

속살속살 흘리면소 속으로 꿈을 그리는

내 모습을 되새기면

모든 말은 그저 하나야


듣기 싫은 말이 있으면

더 듣고 배우면 돼

듣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만 듣고 멈추면 돼


우리는 눈뜨려고 말을 하거든


2026.5.26.불.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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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구제 驅除


 해충 구제에 필요하다 → 벌레잡이에 쓴다

 구제(驅除)사업을 지원한다 → 쓸어내도록 돕는다


  ‘구제(驅除)’는 “해충 따위를 몰아내어 없앰”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벌레잡기·벌레잡이·버러지잡기·버러지잡이’나 ‘없애다·없애버리다·치우다·치움·치우기’로 손봅니다. ‘지우다·지우개·지움·지우기·젖다·젖히다’나 ‘잡다·잡히다·잡아가다·잡이물·잡이가루’로 손보고요. ‘내쫓다·내쫓기다·쫓겨나다·쫓다·쫓아내다·쫓아대다’나 ‘걷다·걷히다·걷어내다’로 손볼 만하지요. ‘몰아내다·미다·밀다·밀어내다·밀치다·밀쳐내다’나 ‘박살·박살나다·박살내다’로 손보고요. ‘뽑다·뽑아내다·뽑히다·솎다·솎아내다’나 ‘싹쓸이·싹쓸다·싹쓸이하다·쓰레기·콩가루’로 손보면 돼요. ‘쓱·쓱·쓰윽·쓰윽쓰윽·쓱쓱싹싹·쓱싹·쓱싹하다·쓱싹쓱싹’이나 ‘쓸다·쓸어내다·쓸어가다·쓸고닦다·쓸닦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죽다·죽이다·죽임·죽음꽃·죽음물·죽음가루·죽임물·죽임가루’로 손보며, ‘끝내다·끝장·끝장나다·끝장내다’나 “골로 가다·골로 보내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구제해도 증상은 당분간 계속되니까

→ 잡아도 한동안 앓으니까

→ 없애도 꽤 나타나니까

《오! 나의 여신님 28》(후지시마 코스케/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04) 11쪽


고라니의 유해조수 구제 수량과 관련된 사례를 보면

→ 고라니를 나쁘게 여겨 얼마나 어떻게 잡았나 보면

→ 고라니를 얄궂게 여겨 얼마나 어떻게 죽였나 보면

《한국 고라니》(김백준·이배근·김영준, 국립생태원, 2016) 109쪽


뭐가 됐든 해충 구제는 달라질 게 없지만

→ 뭐가 됐든 벌레잡이는 안 달라지지만

→ 뭐가 됐든 버러지잡이는 안 달라지지만

《창천의 권 리제네시스 2》(부론손 글·하라 테츠오 그림/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0) 15쪽


구제가 힘들고 동물들이 다치기도 하나 봐

→ 뽑기가 힘들고 짐승이 다치기도 하나 봐

→ 걷기 힘들고 짐승이 다치기도 하나 봐

→ 없애기 힘들고 짐승이 다치기도 하나 봐

《들꽃은 말이 없다》(키마지마 이쿠/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6) 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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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외풍 外風


 외풍이 강하다 → 틈바람이 세다

 이 건축물에는 외풍이 없다 → 이 집에는 샛바람이 없다

 외풍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 →  사잇바람을 버틸 힘이 없다

 외풍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다 → 틈새바람에 마냥 꺾인다


  ‘외풍(外風)’은 “1.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 2. 외국에서 들어온 풍속 3. 겉에 드러난 풍채 = 외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바깥바람·밖바람’으로 고쳐씁니다. ‘바람·바람더미·바람떼·바람덩이·바람뭉치·바람무리·바람마당·바람판’으로 고쳐써도 돼요. ‘사잇물결·샛물결·사잇바람·샛바람’이나 ‘틈물결·틈너울·틈바람·틈새바람’으로 고쳐써도 어울리고요. ㅍㄹㄴ



시골 누옥에 누워 즐겁게 외풍을 맞는다

→ 시골 오막에 누워 즐겁게 바람을 맞는다

《맨발의 기억력》(윤현주, 산지니, 2017) 136쪽


외풍이 마음을 찌르는구나

→ 틈바람 마음을 찌르는구나

→ 샛바람 마음을 찌르는구나

《들꽃은 말이 없다》(키마지마 이쿠/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6) 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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