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잎이 지는



잎이 지면, 풀과 나무가 자란다는 뜻이야. 늘푸른나무는 잎갈이를 하려고 오래잎을 떨궈. 갈잎나무는 잠들고서 꿈을 그리려고 한해잎을 떨궈. 이렇게 잎을 떨구기에 새잎이 돋을 틈이 나지. 게다가 오래잎·한해잎은 나무뿌리가 뻗은 자리를 소복히 덮으면서 포근하게 돌보고, 이 잎은 어느새 새흙으로 돌아간단다. 사람은 머리카락이 톡 빠지면서 새 머리카락이 돋아. 더듬이 노릇을 하던 머리카락은 땅으로 돌아가서 사르르 풀려. 새로 돋은 머리카락은 새바람을 마시면서 땅바닥도 뒹굴고 바람도 타고 풀잎이나 나무줄기도 스치는데, 작은새가 슬쩍 집어서 둥지를 틀 적에 밑감으로도 삼아. 둥지 밑감으로 쓰이는 머리카락은 기뻐서 들뜨지. 새길을 가며 이렇게 또 하나를 더 배우기에 설레. 뒹굴거나 쌓이다가 가만히 잠들고 풀려서 흙으로 돌아가는 머리카락은 차분하단다. 참하게 녹으면서 앞으로 맞이할 새길을 두근두근 맞이해. ‘지는 잎’이 무엇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알아가는 새길인지 궁금하면, 네 머리카락이 네 몸을 떠나서 어떤 길을 어떻게 거치는지 하나씩 짚으면 돼. 풀과 꽃과 나무가 매다는 잎이 어떤 몫이자 길이고 빛인지 궁금하면, 네 머리카락이 네 몸에서 어떤 노릇으로 있는지 차근차근 돌아보면 돼. 잎이 돋으면서 삶길을 열어. 잎이 지면서 삶길을 맺어. 온잎으로 해바람비를 듬뿍 받아들이기에 풀꽃나무가 싱그럽고 튼튼하게 자라서 열매를 맺고 씨앗을 품어. 넌 사람으로서 머리카락을 어떻게 느낄까? 넌 네 머리카락을 어떻게 보듬으며 이 삶을 배울까? 한겨울에 잎이 푸르단다. 2026.1.1.나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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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등짐이 없는


등짐이 없이 다니는 사람이 많아. 손짐도 어깨짐도 없는 사람이 많아. 무슨 짐 하나도 안 드는 사람이 많아. 가볍게 다니려고 맨몸일 수 있고, 온몸으로 온누리를 고스란히 느끼고 읽고 배우고 익히고 누리려는 뜻으로 맨몸일 수 있어. 그냥 짐이 무겁거나 성가시다고 여겨서 맨몸일 수 있어. 스스로 짊어질 마음이 없고, 몸을 뽐내려고 맨몸일 수 있어. 그러면 둘레를 봐. 누가 왜 등짐을 멜까? 누가 왜 여러 가지를 챙기면서 등에 지고서 다닐까? 등짐차림인 사람은 무엇을 보고 느끼고 나누려는 하루일까? 맡은 짐이 없는 맨몸차림일 적에는 누가 짐을 맡아서 움직일까? 집에서는 어떻게 지내니? 등짐차림인 사람은 집에서 어떻게 지낼까? 맨몸차림인 사람은 집에서 무엇을 할까? 마냥 무겁거나 성가시다고 여겨서 짐을 치울 수 있어. 기꺼이 맡으면서 둘레를 돌보려고 짐을 챙길 수 있어. 이모저모 빚고 짓고 가꾼 살림을 나누고 누리려고 짊어질 수 있지. 여태 일군 열매를 두루 펴고 베풀려고 짐을 꾸릴 만해. 등짐이 있기에 훌륭하지 않고, 등짐이 없기에 가볍지 않아. 모든 다른 때와 자리를 스스로 살펴서 움직일 일이란다. 누가 어떻게 입방아를 찧거나 말거나 네 길을 가야 해. 남이 어떻게 하든 말든 너는 네 살림을 여미는 하루를 살 노릇이야. 넌 언제 등짐을 꾸리니? 넌 언제 맨몸차림이니? 네 등짐에 무엇을 담아? 넌 맨몸으로 어디를 다니면서 무엇을 하니? 바람은 맨몸으로 다니듯 해도, 구름을 안거나 새를 태워. 때로는 큰날개에 집채도 싣지. 바람처럼 등짐을 하면 돼. 2025.12.31.물.


ㅍ 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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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안 읽고서 쓴



  갈수록 “안 읽고서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 는다. 부쩍부쩍 는다. 안 읽고서 별꽃(평점)을 다는 사람도 많다. 어느 책이나 영화를 놓고서 한 줄이건 한 마디이건 하더라도, 이 책이나 영화를 “적어도 두어 벌”은 보고 나서 말을 하거나 글을 써야 하지 않을까.


  꽃을 본 적이 없이 꽃냄새를 ‘책(식물도감)’에서 들춰본 대로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얼마나 거짓스러울까. 제비나 꾀꼬리나 후투티나 매를 본 적이 없이 날갯짓과 노랫소리를 ‘책(조류도감)’에서 훑어본 대로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얼마나 후줄근할까. 첫겨울바람과 한겨울바람과 늦겨울바람이 저마다 어찌 다른지 온몸으로 맞이하지 않고서 ‘책’에서 슥 본 대로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얼마나 겉치레일까.


  두어 벌 보더라도 모자라다. 서너 벌을 지나고 대여섯 벌을 지나며 한참 곱씹을 노릇이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티를 드러내는 ‘겉글’은 누구보다 ‘겉글꾼’한테 불씨로 스민다. 알찬 책이건 모자란 책이건 대수롭지 않다. 어느 책이건 스스로 삶을 들여서 곰곰이 읽은 ‘마음’을 쓸 노릇이다. 모든 느낌글은 ‘책쓴이’가 아니라 ‘읽고서 쓴 이’한테 이바지한다.


  책이든 글이든 ‘말’로 풀어내는 삶이다. 책이나 글을 풀어내는 말에 스미는 낱말을 짚으면, 책쓴이나 글쓴이가 걸어온 삶이 고스란히 보인다. 말결을 가꾸는 사람은 언제나 어린이 곁에 서려는 마음으로 낱말을 고른다. 배우면서 책과 글을 쓰는 이라면, “이미 나는 아직 멀었지만, 이만큼 배운 바를 둘레에 나누고서 이제부터 새로 배우려고 해.” 같은 마음이 돋보인다. 빈틈없이 쓰는 책은 있을 수 없다. 모든 책은 책쓴이 스스로 배움길인 줄 밝히는 씨앗이다. 책을 마쳐서 내놓을 적부터 새걸음을 떼며 다시 배운다.


  배우며 나누려는 마음이 아니면서 책을 내는 이는 글빗(비평)을 꺼리거나 닫거나 막거나 등진다. 안 배우고 안 나누려는 마음일 적에는 ‘자랑’이자 ‘책팔이’에 갇힌다. 배우기에 늘 듣고 읽는다. 배우기에 새소리와 풀소리와 나비소리와 나무소리와 바람소리와 바닷소리와 빗소리에 귀기울이며 기쁘게 배운다. 버우기에 아기랑 마음을 나누고, 배우기에 할매할배한테 두런두런 이야기를 들려주며 일으켜세운다.


  책을 읽고서 책을 쓰면 헛바퀴라고 느낀다. 우리 손은 살림을 지으며 삶을 배우고서 사랑을 펴려는 뜻으로 있다. 우리 발은 이웃한테 찾아가고 이 땅에 든든히 서서 나무 곁에서 배우고 춤추라는 뜻으로 있다. 우리 눈은 별과 바람과 꿈을 보고 배워서 지으라는 뜻으로 있다. 우리 귀는 숨소리를 들으며 풀벌레노래를 사랑하고 배우라는 뜻으로 있다.


  읽고서 쓸 글이자 마음이고 하루이다. 안 읽고서 쓰는 글이 흘러넘치는 나라에서는 사랑씨가 마르고 노래씨가 잊히고 꿈씨가 사그라든다. 오늘(1.8.)은 길을 걸으며 책을 읽다가 손가락이 꽁꽁 언다. 그래도 끝까지 읽고서 책을 덮는다. 언손은 녹이면 되니까. 언손은 집으로 돌아가는 시골버스에서 녹이면서 노래를 한 자락 쓰면 되니까. 한겨울이 무르익으니 17시가 넘어도 아직 환하다. 즐겁다. 2026.1.8.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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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그림책 - 아이들과 함께한 그림책 시간
황유진 지음 / 메멘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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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별꽃 2/5를 붙이기 어려워서 1/5를 붙인다.

너그러이 헤아리시기를 빈다.

무엇보다도 '그림책'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짚고서

천천히 누리기를 빌 뿐이다.

.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1.21.

까칠읽기 119


《너는 나의 그림책》

 황유진

 메멘토

 2021.3.22.



  모든 어버이나 어른이 《바바파파》를 알아보아야 하지는 않다만, 《바바파파》를 마음으로 가만히 받아들이고 누리지 못 하는 눈길이라면, 아이곁에서 그림책을 함께 읽고 노래하는 하루하고는 퍽 멀지 않을까? 《바바파파》에 나오는 ‘바바파파’를 비롯해서 ‘바바마마’와 모든 ‘바바네 아이들’은 언제나 함께하면서 놀이도 일도 살림도 나들이도 새길도 나란히 엮고 맺고 풀면서 어울린다. 온누리 모든 아이는 이 자그마한 그림책에 나오는 ‘바바네’처럼 사랑스레 일구는 보금자리에서 그저 따뜻하고 즐겁게 웃고 울고 노래하고 이야기하는 하루를 바라면서 태어난다.


  이 그림책은 이래서 좋다든지 저 그림책은 저래서 좋다고 말할 까닭이 없다. 모든 그림책은 다 다르게 마련이되, 요즈음은 어쩐지 ‘지식그림책·교훈그림책·감성그림책·감정그림책·위로그림책·어른끼리그림책’이 지나치게 쏟아진다. 이러면서 “그저 그림책”인 수수한 그림책이 잊히거나 밀리거나 사라진다.


  그림책을 왜 읽고 읽히는가? ‘조기교육’이나 ‘문해력’이나 ‘인성교육’인가? ‘그림책테라피 자격증’을 따서 돈벌이를 하나?


  그림책은 아이가 스스로 마음을 달래고 다독이면서 가다듬는 길에 동무한다. 그림책은 어버이와 둘레 어른이 늘 들려주거나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뿐 아니라 얄궂고 어리석은 모습을 새삼스레 녹이고 풀면서, 아이 스스로 새길을 짓는 마음씨앗을 북돋운다. “착한 아이로 키우는 그림책”이지 않다. “착하거나 나쁘다는 모든 겉이름”을 털어내면서 “아이로서 아이라는 오늘을 노래하는 기쁜 마음”을 담아내어 나누기에 그림책 한 자락이다.


  《너는 나의 그림책》을 읽자니, 내내 투정과 탓과 타령이 흐른다. 아이곁에 있던 나날을 글쓴이 스스로 “내 수고”라고 밝히는 대목에서 덜컥했다. 어떻게 이런 마음으로 아이를 ‘돌봤다(육아)’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는 ‘수고’를 하려고 아이를 낳거나 돌보지 않는다. 우리는 ‘사랑’을 하고 ‘살림’을 하면서 ‘삶’을 함께 나누려고 아이를 낳고 돌보면서 하루를 지낸다.


  곁이나 옆이나 둘레에서 짝꿍(거의 아버지·사내)이 집일을 안 하거나 안 돕더라도, 집일을 안 하거나 안 돕는 ‘얼뜨기’를 쳐다볼 일이란 없다. 아이를 낳아서 돌보는 사람은 아이를 바라볼 노릇이고, 아이를 낳아서 돌보는 하루를 날마다 끝없이 짝꿍한테 들려주고 속삭이면 된다. 아이살림을 날마다 들으면서도 집일을 안 맡거나 안 돕는 짝꿍이라면 “철이 안 든 얼뜨기”일 뿐이다.


  처음 태어난 그림책부터 오늘날에도 새롭게 태어나는 모든 아름다운 그림책은 ‘부스러기(지식·정보)’가 아닌 ‘삶·살림·사랑·숲·사람·사이’라고 하는 빛줄기를 다루고 담으면서 들려준다. 그림책을 펴내는 곳에서 이러쿵저러쿵 떠들더라도(보도자료·신문기사) 이런 말소리는 아랑곳하지 않아야 한다. 오직 이 그림책 한 자락에 ‘삶·살림·사랑·숲·사람·사이’가 흐르는지 안 흐르는지 지켜볼 노릇이고, 어른과 어버이로서 걸러낼 일이다.


  적잖은 어른과 어버이는 아이들이 왜 《바바파파》라든지 ‘닥터 수스’에 그토록 꽂혀서 품고 사랑하는지 못 알아채곤 한다. 《생쥐와 고래》뿐 아니라 《슈렉》이 어떤 속뜻이며 사랑인지 못 읽거나 안 들여다보는 어른과 어버이도 수두룩하다. 엘사 베스코브 같은 분은 늘 이녁 아이를 그림책에 담아서 아이한테 베풀었다. 함께 살아가는 모든 하루가 저절로 그림책에 녹아들 적에 가만히 빛난다. 그림책은 ‘귀염귀염 그림’을 마구 쏟아내는 ‘캐릭터북’이어서는 안 된다. ‘귀염귀염 캐릭터북’은 책집과 책숲과 보금자리와 배움터에서 몽땅 걷어치워야 한다. 다 다른 모든 아이가 다 다르게 사랑스러운 줄 안다면, “귀염귀염 캐릭터”를 ‘좋아할’수록 그림책하고도 멀 뿐 아니라, 서로(다양성) 아끼는(존중) 마음하고도 담을 쌓고야 만다.


  귀염그림이 아닌, 가르침(교훈)이 아닌, 하루 내내 찰싹 달라붙어서 놀며 수다를 떨어도 늘 즐거운 사이로 지내고 싶은 아이 눈빛을 읽을 때라야 비로소 누구나 그림책을 읽어낼 만하다고 본다. 그림책은 아무나 쓰거나 그리거나 펴내면 안 되고, 아무나 아무렇게나 추켜세우거나 팔아치워서도 안 된다. 그림책은 오직 오롯이 아이하고 “한 해 내내 온하루를 붙어살며 신나게 노래하고 춤추는 즐겁고 상냥하며 어진 어른”이 그저 사랑으로 쓰고 그리고 펴내고 나누고 읽고 이야기할 노릇이다.


ㅍㄹㄴ


15개월에 육아 도우미와 둘이 있어야 했던 언니에 비하면 너는 엄마랑 얼마나 오래 붙어 있는지 알아? 너는 내 수고를 알아주지도 않고 왜 더 해달라고만 하는 거야? 내가 얼마나 아등바등하면서 일을 찾고 너희도 키우고 있는지 알기나 하는 거야? 억울한 마음이 한숨으로 외침으로 짜증으로 변해 아이에게 던져졌다. (73쪽)


그렇게 두 둘 무렵 첫째는 쓰레기통에서 살아 돌아온 바바파파를 만났다. 첫째가 그토록 집요한 아이인 줄을 그때 처음 알았다. 책 읽어달라고 가져올 때마다 아이의 손에 바바파파가 들려 있었다. 읽고 또 읽고, 앉아서 읽고 누워서 읽고, 엄마 입에서는 단내가 날 지경인데 아이는 지치지도 않고 더 읽어달라 했다. 이게 뭐 그리 특별히 재미있지? 몸을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게 재미있나? 성향이 모두 다른 인물들 때문에 재미있는 건가? (82쪽)


우리 집 자매들은 자기에게 얽힌 옛이야기 듣기를 좋아한다. 듣는 내내 행복해한다. (277쪽)


+


《너는 나의 그림책》(황유진, 메멘토, 2021)


별 가루처럼 뿌려주는 게 나의 몫이었으니

→ 나는 별가루처럼 뿌리는 몫이니

→ 나는 별가루처럼 뿌리면 되니

7쪽


태담을 많이 들려주면 아이 정서 발달에 좋다는데, 내게 태담은 아기를 위해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 배냇말을 많이 들려주면 아이가 잘 큰다는데, 나는 아기 때문에 배냇말을 하지 않았다

→ 속말을 꾸준히 들려주면 아이한테 이바지한다는데, 난 아기한테 속말을 하지 않았다

17쪽


엄마가 되는 것의 맨 처음이 아이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라니

→ 엄마가 되려면 처음에 아이 이름을 불러야 한다니

→ 아이 이름을 부를 때에 비로소 엄마라니

→ 아이 이름을 불러야 드디어 엄마라니

19쪽


전작 《어른의 그림책》에도 썼지만

→ 앞서 《어른 그림책》에도 썼지만

→ 《어른끼리 그림책》에도 썼지만

22쪽


만남이 바로 열렬한 사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 만나서 바로 달아오르지는 않았다

→ 만나자마자 타오르지는 않았다

→ 만날 때부터 사랑하지는 않았다

22쪽


나의 욕구에 충실한 나로 존재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말이었다

→ 내가 바라는 나로 살려면 먼저 말을 해야 했다

→ 내 마음에 따르려면 말부터 해야 했다

→ 나는 무엇보다 말부터 하고 싶었다

23쪽


우리 집 책장은 아무래도 내 취향대로 구성되기 마련이다

→ 우리집 책칸은 아무래도 내 눈길대로 짜게 마련이다

→ 우리집 책꽂이는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대로 놓는다

45쪽


부모의 의지가 굳건해도 도서관에 영유아를 데려가기란 영 쉽지 않다

→ 어버이 뜻이 굳건해도 책숲에 아이를 데려가기란 영 쉽지 않다

→ 엄마아빠가 굳건해도 책숲에 어린이를 데려가기란 영 쉽지 않다

46쪽


억울한 마음이 한숨으로 외침으로 짜증으로 변해 아이에게 던져졌다

→ 갑갑해서 아이한테 한숨짓고 외치고 짜증냈다

→ 답답해서 아이한테 한숨짓고 외치고 짜증냈다

73


세상 사람들이 각각 얼마나 고유한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 누구나 얼마나 다른지 차분하게 헤아려 보았다

→ 모두가 얼마나 빛나는지 골똘히 돌아보았다

→ 모든 사람이 어떤 빛인지 가만히 곱새겼다

100


남편은 이면지에 끼적거리며 코딩을 하고 있었다

→ 곁님은 뒷종이에 끼적거리며 틀을 짠다

→ 짝궁은 되종이에 끼적거리며 틀을 입힌다

197쪽


많은 그림책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 그림책이 잔뜩 나오다 보니

→ 그림책이 쏟아지다 보니

30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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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2
이오 지음, icchi 그림, (주)라이트박스 옮김, 카시로메 유키 원작 / 씨엘비코믹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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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1.21.

책으로 삶읽기 1089


《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1》

 카시로메 유키 글

 이오 그림

 icchi 캐릭터

 박용국 옮김

 씨엘비코믹스

 2025.12.31.



《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2》(카시로메 유키·이오·icchi/박용국 옮김, 씨엘비코믹스, 2025)을 읽는다. 일하는 사람을 ‘일꾼’이 아닌 돈벌레(월급벌레)로 여기는 일터지기 속마음을 잘 보여주는 줄거리라고 느낀다. 자리만 차지하면서 다달이 돈을 챙기는 돈벌레도 틀림없이 있을 테지만, 다달이 목돈을 챙길 뿐 아니라 막상 일을 않고서 딴전을 피우는 일터지기도 틀림없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벼슬을 쥔 이들은 벼슬만 쥔 채 딴전을 피우는 돈벌레·이름벌레·힘벌레이지 않나? 아니, 그들한테는 ‘벌레’라는 이름을 쓰기 어렵다. 벌레는 잎갉이를 마치고서 나비로 거듭나는데, 나비로 거듭난 벌레는 꽃가루받이를 하며 푸나무한테 이바지한다. 이 나라 숱한 벼슬아치는 벌레처럼 들숲을 돌보는 몫을 하지 않는다. 《네? 사내 시스템을》 두걸음은 ‘일하는 사람’이 다른 ‘일하는 이웃’한테 ‘일하는 마음’을 차분히 짚고 들려주면서 스스로 일어나는 길을 일깨우기도 한다. 일하는 사람은 으레 밤샘이건 덤일(시간외근무)을 하더라도 안 지친다. 스스로 물결을 일으키듯 짓는 일이기에 스스로 빛나면서 이야기를 이룬다. 밖에서건 집에서건 일하는 사람은 “이야기가 있”다. 일하지 않고서 일시늉만 하거나 돈에만 얽매이는 얼뜨기한테는 “이야기가 있지 않”다.


ㅍㄹㄴ


“말도 안 돼. 진심으로 화나. 게다가 전부 다 새어나오고 있거든. 마음의 소리가. ‘엔지니어 따위는 돈으로 살 수 있는 도구잖아’라고.” (26쪽)


“야근 좋아하시나요?” “좋아하진 않지만,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새 하고 있어.” (87쪽)


“애초에!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건!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그래서 여길 찾아온 거 아니겠어? 그런 사람에게 어떻게든 해주는 게 교육이잖아!” (102쪽)


“해보지도 않고 투덜대지 마! 컴퓨터 쓰고 싶은 거 아니야? 프로그래밍 더 해보고 싶은 거 아니냐고! 그럼 다녀와! 포기할 거면 해보고 나서 포기해!” (136쪽)


#え社內システム全てワンオペしている私を解雇ですか #伊於 #下城米雪


+


일의 진행 속도가 다르군요

→ 일을 빠르게 하는군요

→ 일을 휙휙 하는군요

→ 일하는 결이 다르군요

19쪽


리프레쉬는 중요해요. 편안해지는 음악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 꼭 새로해야 해요. 아늑하게 노래를 들어도 되고요

→ 바람을 갈아야 해요. 느긋하게 노래를 들어도 되고요

34쪽


편모가정으로, 어머니랑 둘이 살고 있습니다

→ 외돌봄으로, 어머니랑 둘이 삽니다

→ 어머니랑 둘이 삽니다

5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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