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4 ‘행간읽기’는 언제?

글벌레수다 : ‘팬클럽·팬덤’에 휩쓸린 나라



  모든 글은 글쓴이 삶 그대로이다. 글과 글쓴이는 남남일 수 없다. “글이 좋다”고 여긴다면 “꾸며서 쓴 글을 좋아한다”는 뜻이기 쉽다. ‘친일부역 + 독재부역’으로 기나긴 삶을 누린 서정주 같은 사람을 놓고서 “글이 좋다”고 여긴다면 “조선총독부와 군사독재정권 입맛에 맞추어 배불리 먹고살고 술에 절어서 살아가는 나날이면서, 글만 멋스러이 꾸며서 사람들을 홀린다”는 뜻이다. 우리는 여태 ‘서정주·김동인·이광수·최남선’처럼 후줄그레한 ‘자칭 천재 붓꾼’한테 얼마나 휘둘려 왔는가. 이들은 붓을 드날리려고 하면서 “사람들을 억누르는 끔찍한 수렁(군국주의·독재정치)에 이바지”했고, 이들이 붓질로 돈을 벌고 이름을 얻고 힘을 펴는 동안 그야말로 온나라 숱한 사람들을 차갑게 얼어붙고 굶어죽을 뿐 아니라, 먼나라로 끌려가서 갈기갈기 찢기거나 목숨을 빼앗겨야 했다.


  2026년뿐 아니라 2016년과 2006년도, 또한 1996년도 ‘사람다움’이라는 길을 건사하지 않았다면 ‘성인지감수성’뿐 아니라 다른 ‘마음’도 매한가지인 채 “글을 꾸며서 사람들을 홀려왔다”는 뜻이다. 올해에 황석희 민낯이 드러났다지만, 이 민낯을 스무 해 가까이 숨겼다니 더욱 놀랍다. 게다가 우리 스스로 글꾼 민낯을 읽어내지 않거나 못한 셈이다. 글이건 책이건 “행간을 읽으라”고들 하면서 막상 ‘글에 담은 삶’이 아니라 ‘글이라는 껍데기’에 붙잡히고 사로잡힌 민낯이기도 하지 않나?


  “좋은글로 꾸며서 사람들을 홀려온 글쓴이와 펴냄터”를 여태껏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알아차리려고 하지 않은 나(우리 스스로)’부터 곰곰이 되새기고 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말썽꾼 아무개뿐 아니라 ‘책벌레(독자이자 편집자이자 책집지기이자 교사이자 어른이자 사람)’로서도 뉘우칠 노릇이다. ‘허울질·글치레·눈속임(이미지 프레임 + 이미지 메이킹)’에 고스란히 휩쓸려서 글을 읽거나 책을 읽어 오지 않았는가 하고 뉘우치는 책벌레가 이제부터라도 늘어나야 하지 않나? 말썽꾼도 나무랄 일이되, 말썽꾼을 못 알아채거나 안 알아챈 ‘나부터’ 나무랄 수 있을 때에, ‘좋은글 꾸밈짓’은 자취를 감출 수 있다. 겉이름에 휩쓸리려고 하지 않으면서 오직 ‘글에 담는 삶이 얼마나 사람과 같은가’ 하고 들여다보려고 할 때에, ‘삶과 살림과 사랑을 고스란히 녹여내는 빛글’을 눈여겨보는 하루로 거듭나겠지.


  ‘사랑매’라고 하는 터무니없는 눈속임인 주먹질(폭력)을 그냥그냥 받아들이던 우리나라이다. 그러니까 ‘좋은글로 꾸민 거짓말과 눈속임’이 무척 오래도록 들통나지 않으면서 알음알이로 펴져서 ‘팬클럽·팬덤’을 두텁게 이룰 만큼 허술하고 초라한 우리나라이다. 글읽기와 글쓰기는 ‘팬클럽·팬덤’이 아닌, 오직 ‘삶읽기와 삶쓰기’를 일구는 길을 가야 하지 않을까? 말과 삶이 다르다면 ‘거짓꾼(이중인격·언행불일치)’일 뿐이다. 말과 삶이 나란한 책을 읽고 나누고 알려야 하지 않을까? 말과 삶이 다른 데에도 ‘좋아하’다 보면, 글과 삶이 다른 데에도 그만 휩쓸려서 ‘팬’으로 사로잡혀서 눈을 못 뜨고 만다.


  고은, 신경숙, 정지돈, 료, 이밖에도 숱한 이들은 ‘좋은글’이라는 허울로 사람들을 홀려서 돈장사와 이름팔이와 힘자랑을 해왔다. 그들 혼자서 이런 짓을 할 수 없다. ‘작가·편집자·영업자·대표·기자·평론가·책집·독자’가 나란히 팬덤을 부추기고 퍼뜨려서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낸 허깨비(괴물)일 뿐이다.


ㅍㄹㄴ


《어느 망명작가의 참인생》(블라디미르 나보코프/권택영 옮김, 청하, 1988)


그녀는 막 거리의 이쪽 편에서 반대쪽 보도로 건너려는 참이었다

→ 그이는 막 거리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려는 참이다

→ 그사람은 막 이쪽 거리에서 저쪽 거님길로 건너려 한다

97쪽


윗방에서 누군가가 이른 아침 식사를 밝게 만들려고 틀어놓은 운율이 흩어진 음악의 잡동사니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려니 끔찍스런 격정으로 쑤시는 듯한 한기가 내 몸을 부르르 떨게 만들었다

→ 윗칸에서 누가 이른 아침밥을 밝게 지으려고 틀어놓은 자잘한 노랫가락에 귀를 기울이려니 끔찍스레 쑤시듯 추워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233쪽


《나미다코 님이 말하는 대로 3》(야마모토 룬룬/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6)


지혈하겠습니다

→ 피를 막습니다

→ 막겠습니다

175쪽


위원회의 선두에 서서 백방으로 손을 써 주고 있어요

→ 모둠에서 앞장서며 여러모로 손을 써 주셔요

→ 일두레에서 앞장서며 널리 손을 써 주셔요

190쪽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조승리, 세미콜론, 2025)


부산 북토크 현장이었습니다

→ 부산 책노래 자리였습니다

→ 부산 책꽃밭에서였습니다

→ 부산 책바다였습니다

9쪽


저는 눈동자 속에 푸른 하늘과 하늘빛으로 빛나는 호수를 그립니다

→ 저는 눈망울에 파란하늘과 파란못물을 그립니다

→ 저는 눈에 파랗게 빛나는 하늘과 못을 그립니다

10쪽


우리의 대화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 우리 이야기에 웃음바다입니다

→ 우리 말을 듣고 다들 웃습니다

11쪽


그녀의 말이 옳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 그사람 말이 옳다고 받아들였다

→ 그분 말이 옳다고 여겼다

→ 그이 말이 옳다

21쪽


생목숨이 묻힌 둔덕으로

→ 산목숨이 묻힌 둔덕으로

→ 목숨이 묻힌 둔덕으로

29쪽


사실 고백하자면 그때 나는 점자를 읽지 못했다

→ 그런데 그때 나는 무늬글을 읽지 못했다

→ 그렇지만 그때 나는 빛글을 읽지 못했다

39쪽


아무리 강한 고통이라 해도 일상이 되어버리면 무뎌지기 마련이고 어느 순간 통증을 인지하지 못한 채 현실을 살아가게 된다

→ 아무리 아파도 익숙하면 무디게 마련이고 어느덧 아픈 줄 못 느끼며 살아간다

→ 아무리 괴로워도 길들면 무디어 가고 바야흐로 괴로운 줄 모르며 살아간다

47쪽


요추가 어긋나 있었고 팔이며 다리에 상흔이

→ 허리뼈가 어긋났고 팔이며 다리에 생채기가

48쪽


나는 금방 그녀를 잊었고 내가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 역시 망각했다

→ 나는 곧 그사람을 잊고 내가 두나라에 사는 줄 잊었다

→ 나는 이내 그분을 잊고 내가 조각나라에 사는 줄 잊었다

→ 나는 벌써 그이를 잊고 내가 나뉜나라에 사는 줄 잊었다 

50쪽


일행 모두가 무사히 하산했다

→ 모두 잘 내려왔다

→ 모두 그대로 내려왔다

60쪽


시간이 있을 때마다 마카오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 모으기 시작했다

→ 틈날 때마다 마카오 이야기를 찾아보고 모았다

→ 짬날 때마다 마카오를 알아보고 살펴보았다

74쪽


내가 묻자 그녀가 소리 없이 미소를 지었다

→ 내가 묻자 빙그레 웃는다

→ 내가 묻자 싱긋 웃는다

→ 내가 묻자 가만히 웃는다

82쪽


나는 흔쾌히 그녀의 의견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 나는 기꺼이 그분 말을 따르기로 했다

→ 나는 즐겁게 그사람 말대로 한다

→ 나는 스스럼없이 따른다

98쪽


54개의 소수민족이 있지만 큰 분쟁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대답했다

→ 작은겨레가 쉰넷이지만 그리 다투지 않고 살아간다고 들려준다

→ 작은이웃이 쉰넷이지만 크게 다투지 않으며 살아간다고 한다

99쪽


그녀는 자신의 박수에 맞춰 악기 없이 노래를 불렀다

→ 그분은 손수 손뼉치며 그냥 노래를 부른다

→ 손뼉을 치면서 맨몸으로 노래를 부른다

135쪽


분명 다섯 마리의 새끼가 있어야 하는데

→ 새끼가 다섯 마리여야 하는데

→ 새끼는 꼭 다섯 마리일 텐데

155쪽


글쓰기 소재를 찾아 갈팡질팡할 때면

→ 글감을 찾아 갈팡질팡할 때면

→ 글거리를 찾아 갈팡질팡할 때면

209쪽


언니는 습관적으로 신세 한탄을 해댔다. 시각장애가 자신의 인생을 다 망쳤다고 억울해했다. 그녀는 흰 지팡이 없이 보행할 수 있는 경증 장애인이었다

→ 언니는 으레 한숨이다. 눈이 멀어 삶이 다 망가졌다고 슬퍼한다. 언니는 흰 지팡이 없이 가볍게 걸을 수 있다

→ 언니는 툭하면 탓한다. 장님이라 삶을 다 망쳤다고 아쉬워한다. 언니는 흰 지팡이 없이고 걸을 수 있다

234쪽


엄마의 돌발 행동에 순간 정지되었다가 온몸을 떨며 웃었다

→ 엄마가 갑작스러워 멈칫하다가 온몸을 떨며 웃는다

→ 엄마가 느닷없어서 멈췄다가 온몸을 떨며 웃는다

28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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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하산 下山


 하산은 다른 길로 해 보자더니 → 다른 길로 내려가자더니

 하산을 너무 늦게 하다 → 너무 늦게 내려오다

 산세를 살피며 하산하기 시작했다 → 멧결을 살피며 내려간다

 스승님께서 하산을 명하셨다 → 스승님이 물러가라 하셨다

 이제 하산하도록 해라 → 이제 떠나라


  ‘하산(下山)’은 “1. 산에서 내려오거나 내려감 2. 깨달음을 얻거나 생활할 수 없어 산에서의 생활을 그만둠 3. 땔나무, 숯, 재목 따위를 산에서 날라 내려가거나 내려옴”을 가리킨다지요. ‘내려가다·내려놓다·내려서다·내려오다’나 ‘그만두다·그만하다’로 고쳐씁니다. ‘떠나다·떠나가다·떠나오다’나 ‘떠남·떠나기·떠남길·떠남꽃’으로 고쳐쓰고요. ‘가다·오다’나 ‘물러가다·물러나다·박차다·차다’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ㅍㄹㄴ



협곡을 따라서 하산한다

→ 고랑을 따라서 내려간다

→ 골짝을 따라서 내려온다

《희망의 발견, 시베리아의 숲에서》(실뱅 테송/임호경 옮김, 까치, 2012) 208쪽


도시에 하산한 재래종 산비둘기

→ 서울에 온 오랜 멧비둘기

→ 서울로 간 오랜 멧비둘기

《도시에서 만난 야생동물 이야기》(정병길/안경자, 철수와영희, 2019) 56쪽


일행 모두가 무사히 하산했다

→ 모두 잘 내려왔다

→ 모두 그대로 내려왔다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조승리, 세미콜론, 2025)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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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거리의 (길)


 거리의 불빛을 보며 → 거리 불빛을 보며

 거리의 천사 → 거리 꽃님 / 거리 나래꽃

 거리의 시민들에게 → 거리 사람들한테 / 거리에서 사람들한테


  ‘거리 + -의’ 얼개라면 ‘-의’를 털면 됩니다. “옛 거리의 골목”이라면 ‘옛거리’나 ‘옛골목’으로 손볼 만합니다. “오래된 거리의 가게”라면 “오래된 거리 가게”라든지 “오래거리 가게”처럼 손볼 수 있어요. 때로는 ‘거리에서’처럼 토씨 ‘-에서’를 붙여야 어울리기도 합니다. ㅍㄹㄴ



제일 먼저 옛 거리의 골목에 돌아가고 싶었다

→ 가장 먼저 옛골목에 돌아가고 싶었다

→ 맨 먼저 옛거리에 돌아가고 싶었다

《전장포 아리랑》(곽재구, 민음사, 1985) 136쪽


그녀는 막 거리의 이쪽 편에서 반대쪽 보도로 건너려는 참이었다

→ 그이는 막 거리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려는 참이다

→ 그사람은 막 이쪽 거리에서 저쪽 거님길로 건너려 한다

《어느 망명작가의 참인생》(블라디미르 나보코프/권택영 옮김, 청하, 1988) 97쪽


왜 거리의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인지는

→ 왜 거리 한가운데 서는지는

→ 왜 거리 한가운데 있는지는

《여기까지가 미래입니다》(황인찬, 아시아, 202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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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슴바트 1
토마토수프 지음, 김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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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4.21.

만화책시렁 824


《간신 슴바트 1》

 토마토수프

 김수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6.3.30.



  벼슬자리라는 곳에 앉으면 어쩐지 살림눈을 잊다가 잃어버리기 일쑤입니다. ‘벼슬’이라는 허울에 얽매이면서 ‘일’이라는 이름을 팽개치는 탓입니다. 일하는 사람은 어느 자리에서든 이슬빛으로 서로 잇고 이야기하는 마음을 일굽니다. 일자리로 여미고 엮을 적에는 누구나 드나들면서 함께 즐겁습니다. 이와 달리 ‘벼슬’을 마련하면서 높이고 돈이나 길미를 베풀면, 차츰차츰 사람빛하고 등지면서 무시무시한 불늪으로 내몹니다. 《간신 슴바트 1》를 읽어 봅니다. 그림꽃님이 앞서 선보인 다른 그림꽃하고 마찬가지인 얼개를 짜려는구나 싶습니다. 이런 얼거리는 안 나쁘되, 삶과 살림과 사람이라는 바탕을 안 보거나 못 보는 굴레에 갇혀요. 아무래도 ‘글로 남은’ 옛자취는 하나같이 ‘벼슬자리’를 다룹니다. 벼슬이 아닌 일을 하는 자리에서 살아온 사람들 이야기는 ‘글’로는 아예 안 남기 일쑤입니다만, ‘말’에는 어디에나 흐르고 도사립니다. 누가 남긴 글을 뒤적이면서 이리저리 짜맞추는 그림에 매여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이렇게 매이는 붓끝으로 기울 적에는, 으레 뜬구름에 앉아서 내려다보는 눈끝으로 그쳐요. 이제는 발바닥을 땅바닥에 붙이고서 흙바닥에 손바닥을 대어 일하는 자리를 그려야 하지 않을까요?


ㅍㄹㄴ


“너도 나도 조지아 왕국의 신하다. 모시는 분은 단 한 명, 트빌리시에 계시는 여왕 폐하라는 사실을 명심해!” 24쪽


“아버지를 죽여 놓고 이제 와서 평화는 무슨!” 65쪽


“여오아 폐하와 아타벡을 배신하고 이 나라가 엉망진창으로 짓밟혀도 문제없잖아.” 154쪽


奸臣スムバト #トマトス-プ


+


《간신 슴바트 1》(토마토수프/김수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6)


항상 평화로웠고 전란을 보지 못한 채 살아왔어

→ 늘 아늑했고 불바다를 보지 못한 채 살아왔어

→ 내내 고요했고 불길을 보지 못한 채 살아왔어

97쪽


시골에서 사는 게 한심하게 느껴진 거구나

→ 시골에서 살아 바보스럽다고 느끼는구나

→ 시골에서 사니 가엾다고 느끼는구나

→ 시골살이를 창피하다고 느끼는구나

→ 시골살림을 한갓되다고 느끼는구나

99쪽


이 왕국은 지금 위기적 상황에 놓여 있다

→ 이 나라는 이제 기우뚱하다

→ 이 나라는 막다른 곳에 몰렸다

→ 이 나라는 흔들리는 판이다

108쪽


폐하께 간언을 올리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 우리는 임금님한테 여쭈어야 한다

→ 우리는 임금님한테 얘기해야 한다

11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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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양이 아저씨 - 2021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비룡소의 그림동화 289
아이린 래섬.카림 샴시-바샤 지음, 시미즈 유코 그림,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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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4.21.

그림책시렁 1799


《행복한 고양이 아저씨》

 아이린 래섬·카림 샴시 바샤 글

 시미즈 유코 그림

 정회성 옮김

 비룡소

 2021.4.23.



  살리려는 마음이라면 총칼을 안 쥡니다. 총칼을 쥐는 누구나 ‘안 살리’려는 마음, 그러니까 죽이거나 없애려는 마음입니다. 살리려는 마음이라면 어깨동무를 합니다. 살리려는 마음이기에 나하고 다른 너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저 사람은 왜 이렇게 나하고 다를까?” 하고 가만히 곱씹습니다. 이윽고 “저 사람하고 내가 다르기에 서로 배우면서 살아갈 만하구나.” 하고 느낄 무렵 빙그레 웃으면서 손을 내밉니다. 《행복한 고양이 아저씨》로 한글판 이름이 붙은 “The Cat Man of Aleppo”입니다. “알레포 고양이 아저씨”인 그림책입니다. ‘즐겁다(행복)’ 같은 말을 덧붙여도 안 나쁘지만, 그저 ‘마을이름(시리아 알레포)’을 붙여서 맨손으로 스스럼없이 모든 숨결과 어깨동무하려는 ‘아저씨’라는 대목을 눈여겨볼 노릇입니다. 왜 그럴까요? 숱한 싸울아비는 거의 다 사내입니다. 얼뜨거나 멍청한 사내라서 총칼을 쥡니다. 얼차거나 넋차린 사람이라면 순이돌이 누구나 보금자리를 짓는 사랑을 바라봅니다. 해마다 푸른별 어디에나 철새가 머나먼길을 갈라서 둥지를 짓고 짝을 맺는 사랑을 속삭입니다. 사람도 숱한 철새처럼 함께 날고 함께 놀고 함께 노래하면서 “나랑 다른 너”를 받아들이고 바라볼 줄 알아야 할 노릇이지 않을까요?


#The Cat Man of Aleppo (2020년) #IreneLatham #KarimShamsiBasha #YukoShimizu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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