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사냥꾼 생각하는 분홍고래 26
세라핀 므뉘 지음, 마리옹 뒤발 그림,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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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4.13.

그림책시렁 1771


《얼음 사냥꾼》

 세라핀 므뉘 글

 마리옹 뒤발 그림

 성미경 옮김

 분홍고래

 2025.12.26.



  서울(도시)에서는 죽음덩이(플라스틱)로 뽑아낸 동이에 샘물을 담아서 사고팝니다. 땅밑이나 바다밑에서 길어올린 샘물은 그날그날 마실 적에 가장 빛나되, 여러 해 멀쩡하게 건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죽음덩이로 감싸서는 오래 못 갑니다. 푸른별 어디에서나 내나 샘이나 못이나 우물에서 물을 뜨거나 길었습니다. 그날 쓸 물은 그날 긷는 얼개입니다. 품이 든다지만 “흐르는 물”이 바로 몸을 북돋우는 숨빛인걸요. 이제는 서울뿐 아니라 시골조차 “가두어서 고인 물”을 잿더미(시멘트)로 이어서 집집마다 꼭지로 틀어서 쓰는데, 처음부터 다시 헤아려야 합니다. ‘수돗물 사업·관리’를 하려고 돈이며 잿더미를 어마어마하 쏟아부을 노릇이 아니라, 온누리 모든 곳에서 맨손으로 물을 떠마시는 푸른터로 돌보면서 ‘물값’은 만듦터(공장)에서만 내는 얼개로 가야 맞습니다. 《얼음 사냥꾼》은 겨우내 얼어붙는 바이칼못에서 얼음을 캐서 천천히 녹여서 물살림을 누리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가을까지는 “하늘이 내린 물”인 ‘비’를 마신다면, 겨울에는 “하늘이 내린 물인 비가 모여서 이룬 못”에서 얼음을 캐서 마시는 살림길입니다. 우리나라 서울도 고작 예순 해 앞서까지 한가람이 얼어붙으면 척척 켜서 물살림으로 삼았습니다. 흐르는 물을 누구나 늘 누릴 적에는 “돈도 안 들”고 “쓰레기도 없”습니다. 이때에는 ‘탄소발자국’마저 없지요.


#SeaphineMenu #MarionDuval #Chasseur de Grace


ㅍㄹㄴ


《얼음 사냥꾼》(세라핀 므뉘·마리옹 뒤발/성미경 옮김, 분홍고래, 2025)


눈은 너무나 새하얘서 눈과 마음을 아프게 하죠

→ 눈은 새하얘서 눈도 마음도 따가워요

→ 눈은 몹시 하얘서 눈부시고 마음도 아파요

3쪽


날아다니던 새들조차 추위를 피해 남쪽으로 이동하거나

→ 날아다니던 새조차 추워서 마녘으로 떠나거나

→ 날아다니던 새조차 추우니 따뜻고을로 가거나

3쪽


겨울이면 호수의 물이 얼마나 투명한지

→ 겨울이면 못물이 얼마나 맑은지

8쪽


별의 맛이 난다고

→ 별맛이 난다고

11쪽


거대한 얼음을 자른 다음 마을의 집들 앞으로 옮겨 놓아요

→ 얼음을 크게 자른 다음 마을집 앞으로 옮겨 놓아요

→ 얼음을 크게 자른 다음 집집마다 옮겨 놓아요

20쪽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아이 중에

→ 곱살한 옷을 입은 아이 사이에

→ 예쁘장한 옷을 입은 아이 가운데

27쪽


그 볼을 보면 뽀뽀하고 싶어져요

→ 볼을 보면 뽀뽀하고 싶어요

2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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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추 두 시간 남짓

알라딘 장바구니에 들어갈 수 없다.


밤으로 가는 길목에

장바구니를 들여다보면서

책을 살 사람은 드물 수 있으니


두 시간 남짓 '장바구니 접근금지'가 되어도

못 알아차릴 사람이 많을 수 있으리라.


그런데

다른 사람은 어떠한지 모르겠는데,

나는 장바구니에 들어가려면

뜨는 틈(로딩 시간)이 30초 남짓 걸리는데

이런 틈이 맞나?


장바구니에 들어가려면 벌써 열대여섯 해 즈음

30초 남짓 기다려 왔다.


이렇게 기다리면서도 알라딘에서 여태

책을 꽤나 샀으니

나도 참 대단하다.


교보나 예스24는 장바구니에 들어가려면

1초도 안 걸리는데

왜 알라딘은 장바구니에 들어가려면

30초 남짓 기다려야 할까?


설마 '나 한 사람'만 이렇게 30초 남짓 잡아먹는

놀라운 시스템을 마련해 놓았나?


제발 책 좀 그만 사라는 뜻으로?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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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받는손



누구나 받아서 누릴 만큼 맞이해. 밥 한 그릇이나 떡 한 조각도, 고름이나 생채기나 멍울이나 좀도, 기꺼이 누릴 만큼 맞이하지. 너는 “왜 좋은것 아닌 나쁜것도 받아야 하느냐?”고 물을 수 있어. 굳이 나쁜것을 왜 받아야 하느냐고 따질 수 있지. 그런데 ‘삶’이란 좋은삶이나 나쁜삶이지 않아. ‘말’이란 좋은말이나 나쁜말이 없어. 좋은사람과 나쁜사람이 없고, 좋은풀과 나쁜풀이 없지. 좋은길이나 나쁜길이 없어. 모두 길이란다. 모두 사람이고, 모두 밥이고, 모두 일이고, 모두 노래란다. 누구나 그저 이 삶과 하루를 받아들이면서 오늘이라는 길을 다르게 누려. 누구나 늘 이 삶과 일을 맞이하면서 날마다 새롭게 가꾸고 다듬어. 얼핏 보면 저놈은 ‘가꾸기’나 ‘다듬기’가 아닌 ‘허물기’나 ‘쌓기’일 수 있어. 그러면 그사람은 그 삶대로 허물거나 쌓으면서 배워야 한단다. 언제까지 아프거나 앓느냐고 따지겠니? 아프거나 앓는 사람더러 “왜 넌 안 나으려고 하니!” 하고 다그치면 되겠니? 톱질이 처음이거나 낯설거나 서툰 사람더러 “왜 넌 느리고 엉성하니!” 하고 닦달하면 될까? 너는 네가 무엇을 받아들이는 손인지 바라볼 노릇이야. 네가 받아들여서 가꾸거나 다듬는 하루를 차근차근 녹이고서 둘레에 얘기할 일이지. 이러고서 귀를 기울여서 들으렴. 네 둘레에서는 무엇을 받아들여서 어떻게 하루를 살아내는지 차분히 들어 봐. 받는 손이라면 주는 손으로 이으면 되고, 말하는 입이라면 듣는 귀로 엮으면 돼. 열 마디를 말했어도 한 마디만 들을 수 있고, 한 마디를 말하고서 쉰 마디를 들을 수 있어. 2026.4.4.쇠.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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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대안학교에서



배우는 곳이라면서 ‘배움곳·배움터·배움집’처럼 이름을 안 붙이는 ‘학교’야. 한자로는 ‘배울 학(學)’이라 하고, ‘집 교(校)’이기는 한데, 너희는 중국이 아닌데 왜 ‘배움 + 곳·터·집’이라 안 하는지 헤아려 봐.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는 길하고 멀기에 ‘대안학교’를 연다고 하지. 그렇다면 왜 ‘대안(代案)’이라는 한자를 붙일까? 대안학교는 “학교를 대신하는 곳”이니? “학교가 학교답지 않기에, 학교답게 가려는 곳”일까? 그렇지만 대안학교는 ‘다른 국공사립학교’로 가지 않아? ‘다른 졸업장학교’일 뿐,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는 길하고 먼 얼거리는 아닌지 짚을 노릇이야. 배우는 터전은 ‘한때(몇 학년)’만 안 배우고, 한때만 안 가르치고, 한때만 안 나눈단다. 늘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기에 배움터이지. 배움터라면 모두가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사이야. 배움터라면 어리거나 나이들거나 배워. 배움터라면 늘 나누면서 서로 새롭게 가꾸지. 배움터라면 언제나 이야기가 피어나. 이름을 어떻게 붙이거나 바꾸기에 배움터가 되지는 않아. 그저 ‘배우는’ 길일 노릇이고, 커다란 집(건물)이 있지 않아도 되고, 길잡이가 훌륭해야 하지 않단다. 한 사람이나 어느 책으로 이끄는 데일 수 없거든. 누구나 자면서 배우고 가르쳐. 누구나 걸으면서 배우고 가르쳐. 누구나 살림을 하면서 배우고 가르쳐. 누구나 일하면서 배우고 가르쳐. 제대로 서려는 ‘그냥 배움터’나 ‘새 배움터’라면, 이곳에서 지내는 모든 길이 배움씨앗에 익힘숲에 나눔손일 노릇이란다. ‘그냥 배움터’를 거스르거나 다르게만 갈 적에는 ‘새 배움터’하고 멀어. 대안학교에서 어떤 말을 쓰니? 대안학교에서 어떤 꿈을 그리니? 나무로 서고 풀꽃으로 필 적에 배움숲에 배움집이야. 2025.9.28.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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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엄청 바쁘네



  아침에 빨래를 하고서 낮에 밥을 짓는다. 이윽고 파란병에 샘물을 담아서 햇볕이 드는 곳에 내놓다가, 부릉부릉 소리를 듣고서 마당을 가로지른다. 나름짐을 받는다. 밥과 찌개를 마무리하고서 그림책 두 자락에 넉줄글을 적는다. 곧 짐을 꾸려서 나선다. 시골버스를 타고서 그림책 한 자락에 넉줄글을 마저 적는다. 인천 이웃님한테 띄울 책에는 노래꽃을 따로 옮겨적어서 담는다.


  바람처럼 부엌일과 여러 일을 나란히 하는 모습을 보던 곁님은 “엄청 바쁘네” 하고 한마디하더니 밥찌꺼기를 마당으로 내놓는다. 나는 오늘뿐 아니라 언제나 틀림없이 신나게 움직여서 차리고 펴고 마무르기는 하지. 그러나 온일을 하면서 눈썹이 휘날리더라도 바쁘다고는 여기지 않는다. 때를 살펴서 할 만큼 할 뿐이다.


  집안일을 하는 누구나 알 테지. 집에서 종종거리며 하루를 보내어도 허벌나게 걷는다. 이른바 ‘두골∼석골(20000∼30000)’ 걸음을 가볍게 딛는다. 굳이 밖에서 뛰거나 달리거나 걸을 까닭이 없다. 누구나 그저 집에서 기쁘게 일하고 살림하면 넉넉하다. 어린씨는 뛰놀다가 심부름을 하기에 몸마음을 튼튼히 건사한다. 푸름이는 집일과 집살림을 제법 나눠맡으며 몸마음을 고루 가꾸며 어질게 철든다.


  웃으며 일하면 팔다리와 손발이 야물고 마음이 여문다. 노래하며 살림하면 콧노래가 흐르고 휘파람이 피어난다. 춤추며 아이랑 놀면 머리카락이 나풀대면서 나비가 우리 곁을 빙그르르 돈다. 그렇지만 이제 온나라에서 웃음노래춤이 바로 집부터 사라지고 마을에서 웃음노래춤을 팽개치는 터라, 나라가 어긋나고 흔들리고 무너진다고 느낀다. 집을 돌보고 아낄 적에 누구나 잠을 깨고서 일어날 텐데. 2026.3.31.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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