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2.4.


《코로나 3년의 진실》

 조지프 머콜라·로니 커민스 글/이원기 옮김, 에디터, 2022.6.22.



쑥냄새가 맑다. 시든풀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쑥빛이 옅푸르다. 너무 일찍 돋은 쑥은 얼음바람에 싯누렇게 말랐는데, 말라죽으려는 쑥잎 곁으로 새로 돋는 쑥잎이 향긋하다. 읍내 나래터로 글월을 둘 부치러 가는 길에 큰아이하고 저잣마실을 한다. 우리 곁으로 날아와서 한참 노래하다가 뾰로롱 날아가는 새를 본다. 굴뚝새 같다. 저녁에 누리놀이(인터넷게임)를 놓고서 가볍게 도란도란 이야기한다. 곰곰이 돌아보니, 나는 ‘마계촌·1942·갤로그·로봇레슬링·올림픽·배구·보글보글·테트리스·이소룡’ 들에서 누리놀이가 멈추었다. 1987년을 끝으로 더는 누리놀이를 안 한다. 단풍이야기(메이플스토리) 같은 누리놀이를 누가 하면 멍하니 쳐다볼 뿐이다. 《코로나 3년의 진실》은 2022년에 한글판이 나왔구나. 2026년에 접어들고서야 뒤늦게 알아보았다. 우리는 돌림앓이라는 이름으로 온나라에서 ‘입틀막’을 하던 무렵 무슨 일이 벌어지고, 나라돈이 어디로 엄청나게 새고 말았는지, 여태 하나도 제대로 알 길이 없다. 더구나 ‘독감으로 죽은 사람’이 이미 해마다 엄청났는데, ‘백신으로 죽은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아직도 ‘통계 감추기’를 한다. 우리는 민낯·속낯·참낯(진실)에 눈뜨면서 아름답게 어울릴 길을 찾을 노릇이라고 본다.


#JosephMercola #RonnieCummins #TheTruthaboutCovid19 (2021년)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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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외환스와프 확대로 외환보유액 21.5억달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1/0001002664?type=journalists


[현장 카메라]쓰레기 몰래 버리는 외국인들…경고문도 무색

https://v.daum.net/v/20260203193647168


日카페 '한중 차별' 안내문...한글로 "성원에 감사", 중국어로는 "폐점 출입금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5472436?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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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귀화자 1.1만명 넘어 '팬데믹 이후 최다'…과반은 중국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883527?rc=N&ntype=RANKING


[단독] 인천대, 수시 전형서 면접관들 담합?‥교육부 조사 착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14/0001478467?sid=102


박원순 아들 병역비리 의혹 제기자들 2심 무죄…10년만에 뒤집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885256?rc=N&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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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지 말라는게 시아버지 유언" 다주택 민주당 의원, 집 못 내놓는 이유 '각양각색'

https://n.news.naver.com/article/661/0000070664


김경 “강선우, ‘몰아서 입금 말라’ 방법까지 알려주며 쪼개기 후원 제안”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79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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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2.3.


《내일을 위한 내 일》

 이다혜 글, 창비, 2021.1.15.



‘국민연금 탈퇴 가능’으로 바뀌었나? 아침에 ‘국민연금 재가입 또는 무소득자로서 자격상실’ 가운데 고르라고 알려온다. 여태 누가(일터에서) 돈을 내주다가 끝나면 저절로 ‘지역가입자’가 되어 꼬박꼬박 돈을 빼가더니 처음으로 알려서 살짝 놀란다. 그곳(국민연금)은 말을 섞기도 어렵고 뭘 물어봐도 대꾸가 없었다. 더구나 ‘한 해 동안 정부지원 연금 반액제도’가 있다고 고맙게 알리기까지 한다. ‘연금 반액 지원’은 몇 해 앞서부터 있는 줄 알았지만 여태 어떻게도 받은 바 없는데 갑자기 그냥 해준다고 먼저 알린다. 아리송하다. 2026년에 고을지기를 뽑으니 이렇게 바쁘게 움직인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내일을 위한 내 일》을 곱씹는다. 한자말 ‘내일(來日)’하고 우리말 ‘내 일’을 맞물리는 말장난으로 책이름을 삼듯, 줄거리가 너무 뻔하다. ‘이름·돈·힘을 거머쥔 일순이’ 몇 사람을 만나보고서 들은 말을 옮기는 얼거리인데, 푸른순이한테도 똑같이 이름과 돈과 힘을 거머쥐라고 부추기려는 뜻 같다. “내가 나로서 나답게 날갯짓을 하고, 내가 너랑 나란히 나무처럼 푸르게 꿈을 씨앗으로 남기는 일”이 아니라, 서울과 큰고장에서 끗발 날리는 벼슬을 차지해야만 ‘일’이지 않다. ‘살리는 길’인 ‘살림’하고 먼 겉치레를 이제는 끝내야 할 텐데.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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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靑참모 다주택' 논란에 "파는 게 이익인 제도 만들어야"

https://n.news.naver.com/article/002/0002426348


짐 싸는 부자들…작년 '탈한국' 러시

https://n.news.naver.com/article/215/0001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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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파서 예배드린 형제, 총살됐다”… 21세기 북한의 종교 통제 [북한인권백서 2025 ②]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4102175?sid=100


"북한, 의약품 부족으로 학생들 사이에 마약 확산"…탈북민 증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56/0000164856?sid=102


"한 코 했어?"가 아침 인사…北 10대들까지 마약 퍼졌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499704?si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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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PC' 김경 녹취들, 거론 의원만 10명 육박…어디까지 뻗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877213?rc=N&ntype=RANKING


카메라에 잡힌 ‘합당 밀약’ 텔레 톡…혁신당 “모욕 말라” 불만 표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89185?sid=100


'상습 표절'에 후발 주자 결집.. '진보' 단일화, 부담 커져

https://n.news.naver.com/article/659/0000040845?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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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가시내와 마늘꽃 (2026.2.6.)

― 부산 〈책과아이들〉



  ‘참(진실)’을 마주하려면 언제나 우리 민낯과 맨몸을 고스란히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못생기거나 잘생긴 얼굴이 아닌, 누구나 ‘나로서 나다운 빛’일 뿐이지만, 나랑 남을 견주거나 빗대느라 그만 민낯과 맨몸을 등지거나 안 보려고 하는구나 싶습니다. ‘참’은 잘생긴 얼굴도 못생긴 얼굴도 아닌, ‘넋이 드러나는 빛’이고, 우리 넋빛은 오롯이 ‘사랑’인 터라, 스스로 민낯과 맨몸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바라보려고 할 적에는 “나는 늘 사랑이로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참을 바라보기는 어렵거나 힘들거나 까다롭지 않아요. ‘참보기’란 ‘사랑보기’이니, 이제부터 눈뜨면서 즐겁게 노래빛으로 깨어나는 첫길입니다. ‘맞다·틀리다’나 ‘옳다·그르다’로 가르는 틀은 참하고 멀어요. 겉모습을 따지거나 재려고 하니 맞거나 옳다고 외친다든지, 틀리거나 그르다고 삿대질을 합니다.


  참으로 참하게 참빛을 품을 적에는, 아이어른이 함께 착하게 하루를 채울 줄 아는 차분한 눈길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일구고 차곡차곡 살림을 편다고 느껴요. 먼발치가 아닌 바로 우리 보금자리에서 짓는 손길을 나누자고 살며시 말 한 마디를 건네는 곳부터 ‘참꽃’이 찬찬히 피어날 테지요.


  부산 안락2동 작은책숲 〈오른발왼발〉과 거제동 마을책집 〈책과아이들〉에서 “꽃으로 피어난 그림책―《마늘꽃》과 함께하는 수다꽃”을 이틀에 걸쳐서 폅니다. ‘마늘알’과 나란한 ‘마늘꽃’을 눈여겨보면서 함께 품는 길을 바라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그림책을 놓고서 ‘푸른살림’을 헤아리는 마음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붓을 쥔 마음, 붓으로 담는 하루, 붓으로 그리는 꿈, 붓으로 가꾸는 나, 이런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고 듣는 자리예요. 《마늘꽃》을 선보인 펴냄터는 “붓재주가 뛰어난 그림지기”보다는 “붓을 알뜰살뜰 즐겁게 쥐는 그림지기”가 걸어가는 길을 지켜보면서 네 해를 기다렸다지요.


  우리는 어느새 다들 잊어가지만, 논에 따로 ‘물주기’를 안 합니다. ‘물대기’는 하되, ‘빗물’을 모아서 댑니다. 나락(쌀알)을 살찌우는 숨빛은 바로 ‘하늘비(빗방울)’입니다. 마늘을 살리는 숨빛은 겨울바람과 겨울눈과 봄안개와 봄이슬이에요. 한겨레 첫이야기는 ‘쑥·마늘’ 두 가지를 온날(100일) 동안 품어서 가시내로 거듭난 곰을 짚으면서, ‘마늘·쑥’ 두 가지를 끝내 못 품고서 달아난 머스마 자리인 범을 넌지시 다룹니다. ‘숲빛(쑥·숲살림) + 들빛(마늘·밭살림)’이기에 아기를 몸에 품어서 낳습니다. 비록 달아났으나 머스마(머슴)는 의젓하게 일손을 맡는 일꾼(머슴) 노릇입니다. 둘을 하나로 품는 마음으로 마늘을 얻고 나눕니다.


ㅍㄹㄴ


《헌법을 우리말로 다듬었다고?》(한실, 배달말터, 2025.2025.11.21.)

《내 서글픈 언니들의 노래》(김기래, 도르, 2026.1.7.)

《네 맘은 그래도 엄마는 이런 게 좋아》(고미 타로/이정선 옮김, 베틀북, 2001.8.25.)

#わたしのすきなやりかた #五味太郞

《모두에게 배웠어》(고미 타로/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5.12.22.)

#모두가가르쳐주었어요 #みんながおしえてくれました

《한밤중에 강남귀신》(김지연, 모래알, 2018.7.7.)

《안녕, 우리들의 집》(김한울, 보림, 2018.11.15.)

《여우 요괴》(정진호, 반달, 2023.2.1.)

《눈 오는 날》(엠마누엘레 베르토시/이순원·김은정 옮김, 북극곰, 2011.10.12.첫/2023.3.21.6벌)

#Neveade #EmanueleBertossi (2008년)

《우리 함께 겨울을 보내면 어떨까?》(앙드레 프리장/제님 옮김, 목요일, 2024.10..7)

#AndreePrigent #Et si on passait l'hiver ensemble? (2023년)

《첫눈이 오면》(라데크 말리 글·마리에 슈툼프포바 그림/제님 옮김, 목요일, 2024.11.25.)

#RadekMaly #MarieStumpfova #TheFirst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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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ay on Skates》(Hilda Van Stockum, Bethlehem Books, 1934 첫/1994.)

- https://en.wikipedia.org/wiki/Hilda_van_Stockum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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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여한 餘恨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 이제 죽어도 안 아쉽다

 같이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 → 같이 있다면 나쁘지 않겠다

 후회도 여한도 없으니 → 울지도 싫지도 않으니


  ‘여한(餘恨)’은 “풀지 못하고 남은 원한 ≒ 여감”을 가리킨다지요. ‘나머지·남다·남은빛·남은기운·남은길’이나 ‘나쁘다·나쁜곳·나쁜빛·나쁜결·나쁜것’으로 다듬습니다. “풀지 못하다·못 풀다”나 ‘맺지 못하다·못 맺다·못맺음’으로 다듬어요. ‘서운하다·섭섭하다·싫다·싫어하다’나 ‘아쉽다·허전하다·허거프다’로 다듬을 만합니다. ‘고름·고름덩이·고름꽃·응어리·딱지’나 ‘헛짚다·헛되다·헛헛하다·헛물·헛바람’으로 다듬어도 어울려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여한’을 둘 더 싣지만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여한(餘寒) : 겨울이 지난 뒤에도 아직 남아 있는 추위

여한(驢漢) : [불교] 어리석고 둔한 사람



이누야샤는 여한이 없을 겁니다

→ 이누야샤는 아쉽지 않습니다

→ 이누야샤는 안 서운합니다

→ 이누야샤는 응어리가 없습니다

《이누야샤 9》(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 117쪽


“정말 그것만 하면?” “그러면 더 이상 여한은 없소.” “알겠어요. 어쩐지 딱하기도 하고, 낭만적이야.”

→ “참말 그렇게 하면?” “그러면 더 아쉽지 않소.” “알겠어요. 어쩐지 딱하기도 하고, 멋있어.”

→ “참으로 그리 하면?” “그러면 섭섭하지 않소.” “알겠어요. 어쩐지 딱하기도 하고, 아름다워.”

→ “참말 그러면?” “그러면 더 허전하지 않소.” “알겠어요. 어쩐지 딱하기도 하고, 사랑스러워.”

《경계의 린네 2》(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0) 17쪽


여한이 남아서 성불 못 할 거야

→ 아쉬워서 눈도 못 감겠지

→ 서운해서 죽지도 못 하겠지

《치하루 씨의 딸 1》(니시 케이코/전가연 옮김, 서울문화사, 2015) 10쪽


매운 육즙이 입 안에 퍼졌다. 닭갈비만 먹다가 죽어도 여한이 없을 거 같았다

→ 매운 고깃물이 입에 퍼진다. 닭갈비만 먹다가 죽어도 될 듯하다

→ 매운 고깃물이 입에 퍼진다. 닭갈비만 먹다가 죽어도 싫지 않다

→ 매운 고깃물이 입에 퍼진다. 닭갈비만 먹다가 죽어도 안 나쁘다

《체리새우》(황영미, 문학동네, 2019) 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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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매진



  어제까지 자리가 널널하던 ‘고흥-부산’ 시외버스인데, 아침에 읍내에 나와서 기다리며 살피니 빈자리가 없다. 설마 고흥부터 꽉 차지는 않을 테고, 순천에서 꾹꾹 타리라 본다. 흙날이라면 빈자리가 없곤 한데, 쇠날도 꽉 차네. 종이(표)는 진작 끊었기에 걱정할 일은 없다. 그런데 오늘은 이 시골에서 나들이를 가는 할매가 많다. 그래, 흙날과 해날을 끼고서 ‘도시로 나간 아이들’을 만나러 가시는구나. 또는 ‘큰고장으로 나들이’를 가시거나.


  어제는 다시 개구리소리를 듣는다. 어제는 아침도 낮도 저녁도 포근했다. 이러다가 오늘 새벽은 살짝 언다. 개구리야, 포근볕이 하루이틀쯤 비추더라도 더 자야 하지 않겠니. 아직 늦겨울인걸. 곳곳에서 봄맞이꽃이 피거나 꽃망을과 잎망울이 부푼다. 나뭇가지를 쓰다듬으면 슬슬 눈뜨고 기지개를 켜려는 숨결을 푸르게 느낄 수 있다. 개구리와 풀과 벌레는 곧잘 일찍 나오기는 하는데, 나무는 깊이 숨쉬면서 나긋하고 느긋하다.


  어젯밤 00시에 하루를 열고서 03시까지 글일을 추슬렀다. 살짝 눈을 붙이고서 먼길을 나서려 했는데, 06시에 이르러 일어났다. 두 시간을 더 쉬었구나. 씻고 설거지하고 짐을 꾸린다. 큰아이 배웅을 받고서 논둑길을 달린다. 시골버스를 잡고서 숨을 고른다. 하루글을 쓴다. 꿈을 그릴 적에는 나하고 네가 나란히 노래하며 스스로 지을 살림살이를 지켜볼 노릇이다. ‘무엇’을 하느냐가 아닌, ‘무엇을 하려는 마음인 넋이라는 빛’을 보면 된다. 꿈을 그리며 바라보는 동안, 우리 둘레에서는 으레 가시밭이나 걸림돌을 놓는다. 우리가 휩쓸리려는지, 고요히 꿈씨를 묻으며 새길을 물어보려는지 헤아린다.


  빈자리가 있으니 앉는다. 빈자리가 없으니 선다. 마음을 비우고서 생각씨앗을 빛으로 심는다. 뱃속을 비우고서 기쁘게 먹듯, 여태 쌓은 삶길은 마음밭에 옮긴 다음 새빛을 놓는다. 비우기에 비로소 빚는다. 빚이라 여기니 빈털터리이고, 비워서 빚으려 하니 빛나는 이 길을 오늘로 삼는다. ‘새옷’을 따로 ‘빔’이라 하는 뜻을 읽으면 될 텐데, 우리는 오늘날 비·비다·빚다·빚·빗·빛·빔……을 고스란히 잊고 잃는다. 빗물을 미워하고 멀리하는 데부터 이미 글러먹는다. 빗물이 들숲메를 푸르게 가꾸고, 빗물로 논밭이 푸르게 살아나고, 빗물이 깃들어 샘물로 솟아서 냇물을 이루다가 다시 바다를 파랗게 돌보는 줄 아주 까먹는다.


  시외버스는 잘 달린다. 나는 아침글부터 하나 여민다. 이제 책을 읽을 테고, 오늘 만날 이웃님한테 드릴 노래를 쓰려고 한다. 노래를 몇 자락 쓰면 또 책을 읽다가 하루글을 쓸 테지. 이 노래는 늘 내가 나한테 베풀면서 두 아이한테 속삭이는 숲말이다. 이웃님한테 건네는 노래를 쓸 수 있기에, 내가 나를 돌보고 사랑하는 손끝을 새삼스레 느낀다. 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책쓰기+책팔이’를 하려는 ‘글장사’가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 북돋우는 빗물과 빛살과 빚기를 이루는 빔 한 벌을 이루려고 글을 쓴다. 서로 빗대거나 견줄 까닭이 없고, 서로 빗질하고 비질하듯, 가만히 빗방울로 스미는 글을 주고받으니 함께 웃고 울면서 오늘 하루를 노래한다. 2026.2.6.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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