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원고 原稿
원고 청탁 → 글 바람 / 글 여쭙기
원고를 집필하다 → 글을 쓰다 / 글줄을 쓰다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다 → 글을 펴냄터에 넘기다 / 꾸러미를 펴냄터에 넘기다
마감일이 임박해서 급하게 원고를 썼다 → 마감날이 닥쳐 바삐 밑글을 썼다
미리 원고라도 준비했는지 → 미리 글월이라도 챙겼는지
‘원고(原稿)’는 “1. 인쇄하거나 발표하기 위하여 쓴 글이나 그림 따위 2. = 초고”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글·글꽃·글줄·글월’이나 ‘글자락·글집·글꾸러미·글뭉치’로 손봅니다. ‘밑·밑동·밑빛·밑글’이나 ‘씨앗글·바탕글·바닥글’로 손봐요. ‘줄거리·졸가리·줄기’나 ‘꾸러미·꾸리·보따리·보퉁이’로 손볼 만합니다. ‘사리·타래’나 ‘종이·종이꾸러미·종이꿰미·종이모둠·종이묶음’으로 손보고요. ‘예전책·예전판·옛판·옛날판·옛적판’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온글·온글월·온글씨·온말·온말씀·온말씨·온우리글·온우리말’이나 ‘처음글·첨글·첫글·첫벌글’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원고’가 넷 더 있는데 다 털어낼 만합니다. ㅍㄹㄴ
원고(元高) : [수학] 보합산에서, ‘원금’을 이르는 말
원고(怨苦) : 원망하고 고민함. 또는 그런 마음
원고(原告) : [법률] 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한 사람
원고(遠古) : 아주 먼 옛날
원고청탁은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는 비장한 결심 때문이기도 했지만
→ 글을 바라면 다 쳐내야 한다고 꿋꿋이 여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 글여쭘은 몽땅 내쳐야 한다고 대차게 마음먹기도 했지만
《생각, 장정일 단상》(장정일, 행복한책가게, 2005) 24쪽
박한 원고료 모아
→ 적은 글삯 모아
→ 쥐꼬리 글삯 모아
→ 티끌 글삯 모아
《정말》(이정록, 창비, 2010) 18쪽
감이 와닿는 원고는 일필휘지로 단숨에 완성시켰지만
→ 문득 와닿는 글은 한숨에 마무리했지만
→ 와닿는 글자락은 곧장 써냈지만
→ 와닿는 글은 내리썼지만
→ 와닿으면 내리썼지만
《한 권의 책》(최성일, 연암서가, 2011) 6쪽
전부 테즈카 오사무의 원고료로 충당했었다
→ 모두 테즈카 오사무 글삯으로 채웠다
→ 모두 테즈카 오사무 그림삯으로 때웠다
《블랙잭 창작 비화 3》(미야자키 마사루·요시모토 코지/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4) 132쪽
모레까지 넘겨야 할 원고가 늦어져서
→ 모레까지 넘겨야 할 글이 늦어서
→ 모레까지 넘길 글꾸러미가 늦어서
《80세 마리코 1》(오자와 유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8) 7쪽
이 원고가 무슨 원고인지 간단명료하게 그리고 가능한 한 독창적으로 정의하라
→ 이 글이 무슨 줄거리인지 단출하면서 새롭게 풀이하라
→ 어떤 글자락을 썼는지 쉽고 남다르게 들려주라
→ 밑글을 어떻게 모았는지 깔끔하고 빛깔있게 밝혀라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정상태, 유유, 2018) 69쪽
상권의 원고를 마친 건 1929년
→ 첫 책을 다 쓴 때는 1929해
→ 첫 책을 마친 때는 1929해
《독립을 향한 열정의 기록, 백범일지》(강창훈, 책과함께어린이, 2018) 8쪽
원고가 그대로 반송되기도 합니다
→ 글이 그대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와타나베 준이치/정세영 옮김, 다산초당, 2018) 24쪽
이 페이스로 이만 한 원고를 뽑아내시다뇨
→ 이 흐름으로 이만 한 글을 뽑아내시다뇨
→ 이 빠르기로 이만 한 글줄을 뽑아내시다뇨
《80세 마리코 2》(오자와 유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26쪽
원고의 진전이 없자 출판사에서 사무실로 출근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 글이 더디자 펴냄터에서 일터로 오가는 길을 얘기했다
→ 글이 안 나오자 펴냄터에서 일터를 드나들라고 얘기했다
《위대한 일은 없다》(문숙, 샨티, 2019) 6쪽
이 원고 조각을 통해 니체의 영혼과 접신하여
→ 이 글조각으로 니체 숨결이랑 만나
→ 이 글자락으로 니체 넋하고 어울려
《태도가 작품이 될 때》(박보나, 바다출판사, 2019) 57쪽
지금 은근슬쩍 아날로그 원고 디스했지?
→ 바로 슬쩍 손으로 그린다고 흉봤지?
→ 이제 슬그머니 손그림 깔봤지?
《새, 이소지 씨 1》(미에 와시오/장혜영 옮김, 미우, 2020) 65쪽
요즘 들어 원고 노동자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 요즘 들어 글일꾼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 요즘 글바치라는 말을 자주 쓴다
《심심과 열심》(김선희, 민음사, 2020) 51쪽
어느새 이 루틴에 습관이 붙어서 책 원고를 쓰는 기간이 되면 매일 비슷한 양을 일하고
→ 어느새 이런 버릇이 붙어서 책을 쓸 적에는 날마다 비슷하게 쓰고
→ 어느새 이렇게 길을 들여서 책을 쓸 때에는 나날이 비슷비슷 일하고
《심심과 열심》(김선희, 민음사, 2020) 86쪽
원고가 필자의 손에서 일단 떠나면
→ 글쓴이 손에서 글이 떠나면
→ 글쓴이가 글을 떠나보내면
《언어의 높이뛰기》(신지영, 인플로엔셜, 2021) 5쪽
이제껏 모아온 편지, 티켓, 원고 등의 지류는 내 본래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와줬다
→ 이제껏 모아온 글월, 길쪽, 글종이 같은 종이로 내 참모습을 들여다보았다
→ 내 속모습을 이제껏 모아온 글자락, 삯쪽, 글종이 같은 종이로 들여다보았다
《나의 종이들》(유현정, 책과이음, 2022) 7쪽
월간지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원고 청탁이 들어왔다
→ 달책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글을 바랐다
《아나운서 강재형의 우리말 나들이》(강재형, 도서출판b, 2022) 13쪽
원고를 보내기 전후에 나는 고급 식당에 간다
→ 글을 보내는 앞뒤로 비싼 밥집에 간다
→ 글을 보내는 사이에 값비싼 밥집에 간다
《난 그 여자 불편해》(최영미, 이미, 2023) 215쪽
물가가 오르는데 원고료는 오르지 않아
→ 금이 오르는데 글삯은 오르지 않아
→ 돈값이 오르는데 글값은 오르지 않아
《하필 책이 좋아서》(정세랑·김동신·신연선, 북노마드, 2024) 66쪽
24페이지 정도의 원고가 허연 상태로 남아 있었어도 말이야
→ 24쪽쯤 허옇지만 말이야
→ 24자락쯤 비어도 말이야
《울어라 펜 1》(시마모토 카즈히코/이정운 옮김, 미우, 2024) 13쪽
정혜인 님의 예리하고 정확한 지적에 원고의 부실한 부분들을 손볼 수 있었다
→ 어설픈 곳은 정혜인 님이 날카롭고 꼼꼼히 짚었기에 손볼 수 있었다
→ 서툰 곳은 정혜인 님이 매섭게 꼬치꼬치 알려주어서 손볼 수 있었다
《우리말 기본기 다지기》(오경철, 교유서가, 2024) 15쪽
쓸 때의 태도도 원고의 내용도 사담이 아닐 수 없었다
→ 쓰는 매무새도 줄거리도 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 쓰는 길도 이야기도 삶글이 아닐 수 없다
→ 쓰는 결도 글자락도 수다가 아닐 수 없다
《사진과 시》(유희경, 아침달, 2024) 6쪽
특히 자필 원고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 더욱이 손글종이가 가장 눈부신데
→ 그리고 손글씨가 가장 돋보이는데
《한 달의 고베》(한예리, 세나북스, 2025) 2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