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세상물정



 세상물정에 도가 트다 → 살림에 길이 트다

 세상물정 모르는 부류 → 삶을 모르는 무리 / 하나도 모르는 무리

 세상물정을 아는 인물 → 삶을 아는 사람 / 모두 아는 사람

 세상물정 모르는 1인 → 살림을 모르는 한 사람


세상물정 : x

세상(世上) : 1.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 ≒ 세속 2.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 또는 그 기간의 삶

물정(物情) : 세상의 이러저러한 실정이나 형편 ≒ 풍정(風情)



  사는 터전을 통틀어서 이르거나, 사는 모든 나날을 가리킬 적에 ‘세상만물·세상만사’하고 나란히 ‘세상물정’ 같은 한자말을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 가지 모두 나란히 손보면 돼요. ‘삶·살다·살아가다·살아오다’나 ‘살림·살림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살림길·살림결·살림살이·살림자리·살림터’나 ‘삶길·삶자락·삶꽃·삶맛·삶멋·삶자리·삶터·삶흐름’으로 손볼 수 있어요. ‘모두·모조리·몽땅·다·죄·죄다’나 ‘이모저모·이것저것·둘레’로 손봅니다. ‘가지가지·갖은·갖은길·갖은일’이나 ‘무엇·뭣·뭇것·뭇이웃·뭇목숨·뭇빛·뭇뜻’으로 손보며. ‘바깥·밖·바깥누리·바깥흐름’으로 손보고요. ‘숱한삶·숱한살림·숱한일’이나 ‘온것·온누리·온누리판·온땅·온빛·온빛깔’으로 손보면 됩니다. ‘온목숨·온숨·온숨결·온이웃·온바탕·온터·온판’이나 ‘온갖길·온갖빛·온갖일·온갖삶·온갖살림’로 손봐도 어울려요. ‘이곳·이쪽·이켠·이자리·이 길·이승’이나 ‘하나도·조금도·아무것·암것·어느 곳·어디·하나둘셋넷’으로 손보지요. ‘여러 가지·여러 갈래·여러길·여러빛·여러빛깔·여러삶·여러살림’이나 ‘우리·울·우리네·우리들’로 손보면 되고요. ‘열다·열리다·열린길·열린꽃·열린빛’이나 ‘트다·트이다·틔우다·트인길·틔운길’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세상 물정 모르는 명교수나 유명한 학자가 많은 것도 일리가 있는 일이다

→ 삶을 모르는 이름난 길잡이나 먹물이 많은 모습도 그럴 만하다

→ 살림흐름 모르는 뛰어난 길라집이나 붓바치가 많을 만하기도 하다

《수상집 망원경》(고병익, 탐구당, 1974) 320쪽


언제부터 세상 物情에 눈이 맑고 귀가 트여

→ 언제부터 둘레에 눈이 맑고 귀가 트여

→ 언제부터 이모저모 눈이 맑고 귀가 트여

《박재삼 시집》(박재삼, 범우사, 1987) 142쪽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나이브naive한 사고를 가진 그들은

→ 아직 둘레를 모르는 물렁하게 바라보는 그들은

→ 아직 삶터를 모르고 얕게 여기는 그들은

→ 아직 삶을 모르며 어쭙잖게 보는 그들은

《영화가 사랑한 사진》(김석원, 아트북스, 2005) 69쪽


돈 많은 거 알고서 노리는 걸까? 세상 물정 모르니까

→ 돈 많은 줄 알고서 노리나? 삶을 잘 모르니까

→ 돈 많은 줄 알고서 노리나? 살림결을 잘 모르니까

→ 돈 많은 줄 알고서 노리나? 살림새를 잘 모르니까

《설희 4》(강경옥, 팝툰, 2009) 82쪽


세상 물정 모르는 저는 그 거금으로 농사지을 땅과 빈집을 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 살림길 모르는 저는 그 큰돈으로 심고 가꿀 땅과 빈집을 살 뿐 아니라

→ 살림을 모르는 저는 그 목돈으로 심고 거둘 땅과 빈집을 얻을 뿐 아니라

《모두가 기적 같은 일》(송성영, 오마이북, 2012) 15쪽


대개 그 호칭은 세상 물정 모르는 순박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지요

→ 으레 그 이름은 아무것도 모르는 착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지요

→ 흔히 그 소리는 하나도 모르는 꾸밈없는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슈테판 클라인/전대호 옮김, 청어람미디어, 2014) 140쪽


넌 세상물정을 너무 몰라

→ 넌 이곳을 너무 몰라

→ 넌 살림을 너무 몰라

《우동나라의 황금색 털뭉치 2》(시노마루 노다카/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7) 137쪽


좋게 말하면 섬세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세상물정을 모른다

→ 좋게 말하면 곱고, 나쁘게 말하면 삶을 모른다

→ 좋게 말하면 가녀리고, 나쁘게 말하면 아무것도 모른다

《히비키 3》(야나모토 미츠하루/김아미 옮김, 소미미디어, 2018) 72쪽


하, 세상물정 모르는 녀석

→ 하, 하나도 모르는 녀석

→ 하, 쥐뿔도 모르는 녀석

→ 하, 어리석은 녀석

《서커스의 딸 올가 3》(야마모토 룬룬/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 170쪽


전 어차피 세상물정 몰라요

→ 전 뭐 하나도 몰라요

→ 암튼 전 조금도 몰라요

→ 전 그냥 살림을 몰라요

《티어문 제국 이야기 6》(오치츠키 노조우·모리노 미즈/정혜원 옮김, AK comics, 2026) 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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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황석희한테서 배운다



  나는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말’은 늘 ‘마음’을 담게 마련이면서, 마음은 늘 ‘삶’을 담는 얼거리인 줄 느낀다. 아니, 이 얼거리를 안 느끼거나 못 느낀다면 우리말꽃을 못 쓰고, 낱말책을 못 엮는다. ‘말·마음·삶’이 늘 나란히 흐르는 줄 느낄 때라야 말을 말로 할 수 있고 글을 글로 쓸 수 있다. 누구나 똑같다. 마음없이 뱉는 말은 차갑거나 밋밋하거나 부질없거나 쭉정이라 할 수 있다. 마음없이 꾸미거나 치레하는 글은 그저 ‘주례사비평·주례사창작’이다. 이미 이 나라는 ‘주례사비평’이라는 ‘서평단 주례사 독후감’이 넘치는데, ‘주례사창작’이라 할 ‘듣기 좋은 듯 목소리만 옳게 내는 주례사창작’이 물결친다.


  우리가 읽고 쓰는 모든 ‘글’은 ‘삶을 담은 마음인 말’을 그린 ‘소리무늬(말소리를 눈으로 읽는 무늬로 그린 자국)’이다. 그래서 ‘글’을 글로 그대로 쓰는 분이라면, 언제나 “스스로 살아낸 하루를 먼저 스스로 마음에 담아서 스스로 소리로 옮기는 길”부터 열게 마련이다. 이와 달리 ‘문학창작’이라는 이름을 앞세우려고 하면, 스스로 삶이 없고 마음이 없는 채 겉으로 보기좋게 ‘글꾸미기’를 하고야 만다. 해마다 쏟아지는 ‘문학상 작품집’을 들여다보면 “겉으로 보기좋게 꾸미는 글”에서 머무는구나 싶더라.


  아무래도 우리말꽃을 쓰는 일을 하기 때문에, 모든 글을 다 읽으려고 하면서 이모저모 살피고 짚고 따진다. “삶과 마음을 사람과 숲이라는 숨빛으로 담는 글”인지 살핀다. 아니면 “삶과 마음과 사람과 숲을 다 등진 채 겉으로 보기좋게 꾸며서 이름·돈·힘을 얻으려는 텍스트 조합”인지 짚는다. “나라면 이런 글감을 어떻게 이야기로 살려서 줄거리를 여미어 이웃한테 들려줄 글로 쓸”는지 따져 본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르게 ‘삶’을 스스로 지으면서 몸소 ‘살림’이라는 하루를 ‘사랑’으로 지핀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라는 이름이다. 서로서로 어떤 ‘사이’에 있는지 새삼스레 생각을 해본다면, 황석희나 서정주나 료나 신경숙이나 정지돈이나 숱한 글바치 겉모습을 누구나 어렵잖이 벗겨내거나 알아채거나 읽어낸다고 느낀다. 우리가 책벌레라는 이웃으로서 오늘부터 새삼스레 ‘읽눈’을 ‘글눈’으로뿐 아니라 ‘삶눈·살림눈·사랑눈·사람눈·숲눈’으로 틔우려 한다면, 참으로 이 별을 아름답게 가꿀 만하지 싶다.


  황석희 같은 사람이 그동안 숨긴 민낯이 드러난 일이란 뭘까? 우리로서 여태껏 어떤 읽눈과 글눈이었는지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그놈 하나’를 탓하기는 쉽다. ‘그녀석 하나’를 감싸는 일도 쉽다. 그러나 이도 저도 아닌, 우리 스스로 가꾸고 배울 대목을 바라볼 노릇이다. 여태껏 ‘꾸밈글쓰기’를 제대로 알아낼 눈썰미가 아니었다면 이제부터 가꿀 노릇이라고 배우는 징검다리라고 느낀다. 이미 황석희 글결에서 ‘눈가림’인 줄 눈치채거나 느낀 분이라면, 이이 민낯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적부터 글눈과 읽눈을 찬찬히 일군 줄 깨닫는 일이기도 할 테고.


  아름글을 읽으면서도 배운다. 꾸밈글을 읽으면서도 배운다. 아름이웃을 마주하면서도 배운다. 꾸밈꾼과 돈꾼과 허울꾼과 힘꾼을 스치면서도 배운다. 늘 배운다. 배우기에 차분히 달래고 다독여서 익힌다. 배우고 익히니, 서로 새롭게 잇는 사이에 어떻게 징검돌을 놓고서 이야기를 펼는지 헤아린다. 헤아리고 살피고 짚으니 바야흐로 스스로 생각을 밝힌다. 말 한 마디는 ‘말씨’로 거듭나기에 ‘말씀’으로 깨어날 수 있다. 글 한 줄은 ‘글씨’로 주고받기에 ‘글꽃’으로 피어날 수 있다. 2026.4.13.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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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주먹밥통 - 저학년
파울 마르 지음, 유혜자 옮김 / 책내음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6.4.19.

맑은책시렁 364


《마법에 걸린 주먹밥 통》

 파울 마르

 유혜자 옮김

 중앙출판사

 2000.10.30.



  아직까지 스스로 헤아리는 눈이 얕기에 우리 스스로 새말을 못 짓는다고 느낍니다. 아직 서툴더라도 스스로 헤아리려는 눈을 틔우면 언제나 즐겁게 말을 터뜨려서 온누리를 넉넉히 나타내고 그립니다. 아직 어리거나 어설프기에 못 하지 않습니다. 오늘까지 배우고 익힌 바에 맞추어 차근차근 짓고 가꾸고 돌보면 넉넉합니다.


  《마법에 걸린 주먹밥 통》은 ‘주먹밥바라기’인 두 사람이 어느 날 얼결에 누구를 돕고 나서 ‘신나는 주먹밥그릇’을 얻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두 사람은 여태껏 손수빚은 주먹밥만 먹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냥그냥 끝없이 주먹밥이 샘솟는 그릇’을 받아요. 하나를 꺼내먹으면 하나가 바로 생기는 놀라운 그릇입니다.


  그렇다면 이 주먹밥그릇을 즐겁게 누리면 돼요. 두 사람도 먹고 이웃하고도 나누고, 누구하고라도 사근사근 노래하는 하루를 지으면 됩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두 사람은 ‘혼자먹기’를 바라는 듯해요. 어느 날 누구를 얼결에 도울 적에도 ‘도울 뜻’은 터럭만큼도 없었거든요. 말 그대로 얼결에 도왔을 뿐이고, 어쩌다가 주먹밥그릇까지 얻었어요.


  언제나 스스로 삶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차분히 짓는 길이기에 스스로 즐겁게 마련입니다. 누가 뭘 줘야 하지 않습니다. 누가 괴롭히거나 가로막지 않습니다. 가시밭길도 삶이고 꽃길도 삶입니다. 겨우내 얼음추위에 가만히 잠들어 봄빛을 그리는 씨앗이라서 봄과 여름과 가을에 흐드러져요.


  오늘 하루를 새롭게 배우고, 어제 하루를 기쁘게 되새기고, 모레 하루를 반갑게ㅔ 맞이하려는 꿈을 그릴 노릇입니다. 늘 새롭게 배우기에 사람입니다. 늘 넉넉히 나누기에 살림입니다. 늘 따스히 품고 풀기에 사랑입니다. ‘하나(1)’라는 셈값은 ‘혼자’일 수 있지만, ‘둘과 여럿이 하늘빛으로 함께’ 있는 길일 수 있습니다. 어떤 ‘하나’로 나아갈는지, 어떻게 하나를 이룰는지 곰곰이 짚을 일입니다.


ㅍㄹㄴ


그냥 모두들 뚱보 페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를 부를 때도 당연히 뚱보 페트라라고 했습니다. 뚱보 페터와 뚱보 페트라는 그런 소리를 들어도 주먹밥을 덜 먹을 생각은 절대로 하지 않고, 날이면 날마다 열심히 먹어댔습니다. 15쪽


뚱보 페터가 구덩이를 팠습니다. 그런데 구덩이에서 어떻게 빠져나오지요? 61쪽


그렇지만 그는 주먹밥통에서 주먹밥을 하나 꺼내면 다른 하나가 금방 다시 생겨난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주먹밥이 늘어날 때마다 배가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급기야 배가 기우뚱거리며 엎어지려고 했습니다. 80쪽


#PaulMaar


+


《마법에 걸린 주먹밥 통》(파울 마르/유혜자 옮김, 중앙출판사, 2000)


바구니가 반 정도 비워졌을 때 숲에서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바구니를 꽤 비울 때 숲에서 누가 외칩니다

→ 바구니를 제법 비울 때 숲에서 누가 외칩니다

2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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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싫은 이유 - 혐오편 마음 튼튼 생각 탐구
박부금 지음, 전지은 그림 / 분홍고래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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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6.4.19.

맑은책시렁 363


《이유 없이 싫은 이유》

 박부금 글

 전지은 그림

 분홍고래

 2025.8.14.



  그냥 싫을 수 없습니다. 싫다면 싫은 까닭이 있습니다. 싫어하는데 왜 싫어하는 줄 모른다면 스스로 마음을 안 돌본다는 뜻입니다. 그냥 좋을 수 없습니다. 좋다면 좋은 까닭이 있습니다. 좋아하는데 왜 좋아하는지 모른다면 스스로 마음을 안 챙긴다는 뜻입니다.


  《이유 없이 싫은 이유》는 어린이 스스로 ‘싫다·밉다’처럼 느끼는 까닭을 헤아리자고 들려주는 줄거리입니다. 앞뒤에 ‘이유’를 일부러 나란히 넣은 책이름인데, “그냥 싫은 까닭”이나 “그냥 싫어”처럼 더 쉽고 수수하게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제대로 깊고 넓게 파고들 만하지 싶습니다.


  요즈음은 아이어른 모두 ‘그냥’이란 말을 아주 쉽게 뱉습니다. ‘말하기’가 아닌 ‘말뱉기’라 할 만합니다. ‘그냥’은 나쁜말이 아닙니다. 아직 갈피를 잡지 않은 터라 그럭저럭 받아들이려는 결인 ‘그냥’인데,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느끼는 셈이요, 이때에는 나쁘다고 여기더라도 그저 따라가게 마련입니다.


  우리나라는 ‘들길(민주)’이라 여기고, ‘들길(민주) = 이야기(대화) + 만나기(타협)’라는 얼거리입니다. 서로 나란히 자라나서 푸르게 일렁일 들판(민주주의)이란, 서로 말로 마음을 나누는 길인 이야기를 틀 노릇이면서, 이야기를 하는 동안 마음과 마음이 만나서 새길을 찾을 노릇입니다. 그러니까, ‘그냥’이라는 말은 이야기를 안 했다는 뜻이며, 만나려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야기를 하려고 만나든, 만나서 이야기를 하든, 두 가지를 나란히 할 적에는 ‘그냥’이 아닌 ‘함께’ 나아갈 길이 나오거든요.


  왜 그냥 싫을까요? 겉모습과 겉보기만으로 이미 딱 끊거든요. 이를테면 ‘반장선거’이든 ‘대통령선거’이든 누구나 어느 쪽을 밀 수 있어요. 이쪽을 밀기에 좋거나 저쪽을 밀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그저 다르게 살아가는 길을 보여줄 뿐입니다. 이쪽을 밀기에 좋은사람이지 않고, 저쪽을 밀기에 나쁜사람이지 않습니다. 그저 서로 왜 다르게 미는지 만나서 이야기를 할 노릇입니다.


  갈수록 온나라가 “우리 쪽이 아니면 다 나빠!” 하면서 끊더군요. 어느 쪽을 밀지 않는 사람은 그저 ‘악플·악담·악평’을 한다고 여깁니다. 저쪽에서 하는 말을 조금이라도 들어 보려고 하면 ‘변절·배신’이라고까지 여깁니다. 그러나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뜻과 길이 다르다면, 오히려 더 자주 만나서 길을 찾을 이야기를 펴야 맞습니다. 서로 어떤 마음인지 눈여겨보고 귀담아들을 때에, 비로소 ‘겉훑기’가 아닌 ‘속읽기’를 합니다.


  요즈음 숱한 사람은 ‘좋아하는 책’만 읽으려 하고 ‘좋아하는 그림(영상)’만 보려고 합니다. ‘배우려는 책·그림’이 아닌, 외곬로 담을 쌓는 책·그림으로 스스로 단단히 닫아걸더군요. 그러나 이렇게 ‘좋아하는 대로’ 하기에 ‘좁’아요. ‘좋아하다 = 좁히다’이거든요. ‘좋다 = 좁다 = 졸졸 = 종(노예)’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만 좋아하느라 스스로 좁아터지는 그릇으로 바뀌고, 이 탓에 “저쪽 말이라면 한마디도 안 듣고서 ‘그냥 싫어!’ 하고 외치는 굴레”입니다. 스스로 좁히니 배움길하고는 멀고, 배우려 하지 않으니 더더욱 외곬로 치달으면서 사납습니다.


  막말은 저놈만 하지 않습니다. 이놈이든 저놈이든 “안 배우려는 사람”이 일삼는 막말입니다. 마음에 든다고 여겨서 ‘좋아하는 대로’만 하려는 이들이 아주 쉽게 막말과 미움말(혐오표현)을 합니다. ‘좋은책’을 가려읽으려고 하니 좁습니다. ‘좋은책’이 아닌 ‘배움책’을 읽을 노릇입니다. 서른 살이나 쉰 살을 넘더라도 어린이책과 그림책과 만화책을 곁에 둘 줄 알아야 배웁니다. 이른바 ‘베스트·스테디·추천명작’만 골라읽는 분이 도리어 ‘좁은틀’로 스스로 가두면서 밉말과 사납말을 문득문득 내뱉습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먼저 ‘푸른책’과 ‘시골책’과 ‘들숲책’을 챙기는 매무새로 거듭날 노릇입니다. 우리가 아이라면 눈밝히는 이야기밭으로 달려갈 하루요, 언제나 싱그럽게 뛰어놀 하루이면 됩니다.


ㅍㄹㄴ


이 세상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태어난 사람이 있을까요? 6쪽


2019년 말에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전 세계가 힘들었어요. 이때 특정 지역을 언급하거나 원인에 대해서 많은 억측이 생겨났죠. 더불어 백신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20쪽


평소 우리가 가졌던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누군가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고 해요. 22쪽


여러분은 이 속담(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이왕이면 다홍치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자칫 잘못하면, 예쁜 것이 좋다는 선입견을 강화할 수 있어요. 더불어 외모나 외형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회적 편견을 부추길 수 있고요. 35쪽


내가 채소를 싫어하고 운동을 싫어한다고 해서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으니까요. 왜냐하면 개인의 취향이기 때문이에요. 40쪽


듣는 사람은 마음에 상처를 입어. 41쪽


나와 우리 사회에 불이익이 생길까 봐 무서워. 44쪽


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는 이러한 비인기 직종에서 많이 일한다고 해요. 우리 산업은 이런 분들 덕에 유지되고 있죠. 그러니 그분들이 우리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에요. 48쪽


나와 맞지 않으면 가까이 지내지 않으면 되는 거예요. 그런데 혐오 대상으로 만들고 불이익을 준다면 안 되겠죠? 단지 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이죠. 55쪽


그런데 남성을 상대로 폭력으로 연결된 사례는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보다 많지 않아요. 이런 점에서 다수자나 힘이 있는 집단에 대해서는 혐오가 성립하기 어려워요. 56쪽


+


덧.

누구나 이 별에 스스로 바라며 태어난다. ‘백신 사망자’ 앞에서도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 “보기 좋은 떡”과 “배롱치마” 같은 옛말은 더 가다듬고 가꾼다는 속뜻인데, 잘못 읽으면 어쩌나? 풀밥을 먹기에 남한테 안 나쁘다면, 고기밥을 먹을 적에도 남한테 안 나쁠 테지. 그런데 오늘날 논밭은 풀죽임물을 얼마나 많이 뿌리는지 알아야 하지 않나? 이웃일꾼을 깔보지 않을 노릇이되, 왜 이 나라에 이토록 이웃일꾼이 많고, 우리 스스로 궂은일은 멀리하거나 밀치려 하는지 읽어야 한다. 시골일을 궂다고 여기고, 이웃일꾼이 맡는 온갖 일은 처음부터 일자리로 안 가르치고 안 보여주는 학교와 사회일 텐데? 남성한테 폭력을 휘두르든 여성한테 폭력을 휘두르든 모두 주먹질이다. 더 많은 쪽이 주먹질에 시달리기에, 좀 적게 주먹질에 시달리는 사람을 뭉개듯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모든 길을 나란히 보려고 하지 않으니 밉말(혐오표현)이 언제나 춤추고 만다.


+


《이유 없이 싫은 이유》(박부금, 분홍고래, 2025)


위 내용의 핵심은 누구나 차별 없이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거예요

→ 이 말은 누구나 고르게 누리고 즐길 수 있다는 뜻이에요

→ 그러니까 누구나 골고루 누리고 즐기면 된다는 뜻이에요

7쪽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 나와 다르게 말하는 사람을

→ 나와 엇갈려 말하는 사람을

→ 나와 다른 사람을

→ 나와 엇갈리는 사람을

7쪽


그렇게 되면 특정 대상에 편견을 가질 수 있어요

→ 그러면 누구를 비틀 수 있어요

→ 그때에는 누구를 꼰대로 볼 수 있어요

→ 그때에는 누구를 잘못볼 수 있어요

8쪽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존재가 있을까요

→ 온누리에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누가 있을까요

→ 이 별에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16쪽


다름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 다르면 낯설 수 있거든요

→ 달라서 낯설 수 있거든요

17쪽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가상의 실험을 해 볼 수 있어요

→ 막상 얼마나 느끼는지 몇 가지를 해볼 수 있어요

→ 정작 어떻게 느끼는지 여러모로 알아볼 수 있어요

25쪽


내가 모르는 상황에서는 먼저 보게 되고, 먼저 듣게 되는 내용이 나에게 영향을 주게 되지요

→ 내가 모르면 먼저 보거나 듣는 대로 받아들이곤 하지요

→ 내가 모르면 먼저 보거나 들은 만큼 느끼곤 하지요

26쪽


객관적인 확인을 하지 않으면 다수의 영향을 쉽게 받게 된답니다

→ 여러 소리를 듣지 않으면 더 많은 쪽으로 쉽게 따라갑니다

→ 곰곰이 짚지 않으면 더 많은 쪽으로 쉽게 휩쓸립니다

30쪽


여러분은 편견이 생기기 전에 확인하는 작업을 해야 한답니다

→ 여러분은 잘못알기 앞서 살펴봐야 합니다

→ 여러분은 잘못보기 앞서 되짚어야 합니다

→ 여러분은 치닫기 앞서 돌아봐야 합니다

→ 여러분은 치우치기 앞서 되물어야 합니다

37쪽


편견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다음 내용을 기억하세요

→ 기울지 않으려면 다음 이야기를 떠올리셔요

→ 눈감지 않으려면 다음 글을 곱씹으셔요

→ 외곬로 가지 않으려면 다음 글을 잊지 마셔요

→ 쏠리지 않으려면 다음 대목을 되새기셔요

38쪽


위의 글은 오랫동안 전해 온 속담이에요

→ 이 글은 오랫동안 이은 삶말이에요

→ 이 글은 예부터 이어온 말씀이에요

53쪽


생각보다 우리의 일상에도 혐오 표현이 많아요

→ 뜻밖에 우리 둘레에도 막말이 흔해요

→ 안타깝지만 우리부터 궂은말을 자주 써요

→ 얄궂은데 우리 스스로 미움말을 자꾸 써요

69쪽


두려움이 커져서 마음이 힘들어요

→ 두려워서 힘들어요

→ 두려워서 걱정스러워요

→ 자꾸 두렵고 힘들어요

→ 더 두렵고 힘들어요

74쪽


이런 표현이 너무 자주 사용되면 어떨까요

→ 이런 말을 자주 쓰면 어떻게 될까요

→ 이렇게 자주 말하면 어떡할까요

76쪽


이렇게 혐오 표현이 많아지면

→ 이렇게 마구 말하면

→ 이렇게 사납게 말하면

89쪽


정확하게 이유를 확인해야 해요

→ 똑똑히 까닭을 짚어야 해요

→ 제대로 까닭을 알아봐야 해요

100쪽


지금보다 훨씬 힘이 약해질 거예요. 그리고 우리 안에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겠죠

→ 요즘보다 훨씬 힘이 줄 테지요. 그리고 우리 곁에 더는 발붙이지 못하겠죠

→ 앞으로는 힘이 확 줄 테지요. 그리고 우리도 더는 휩쓸리지 않겠죠

10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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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66 : -로서의 대상 이전 오브제로서 매력적 경우 많


책은 읽을거리로서의 대상 이전에 오브제로서 매력적인 경우도 많다

→ 책은 읽을거리이기 앞서 숨빛으로 사로잡기 일쑤이다

→ 책은 읽을거리이기 앞서 볼거리로 눈길을 끌곤 한다

→ 책은 읽을거리이기 앞서 구경거리로 눈을 사로잡곤 한다

《황야의 헌책방》(모리오카 요시유키/송태욱 옮김, 한뼘책방, 2018) 41쪽


얄궂은 일본말씨 “-로서의 + 대상 + 이전에”에 영어가 섞인 일본말씨 “오브제로서 + 매력적인 + 경우도 많다”인 얼개입니다. 앞뒤를 아울러서 “-이기 앞서 + 볼거리로 + 눈길을 끌곤 + 한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책은 읽을거리이기 앞서 구경거리로 눈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종이에 얹은 이야기뿐 아니라, 이야기를 얹은 종이를 꾸민 매무새로도 눈길을 확 끌 만하지요. ㅍㄹㄴ


대상(對象) : 1. 어떤 일의 상대 또는 목표나 목적이 되는 것 2. [철학] 정신 또는 인식의 목적이 개념이나 언어에 의하여 표상이 된 것. 나무나 돌과 같은 실재적 대상, 원(圓)이나 각(角)과 같은 비실재적(非實在的) 대상, 진리나 가치와 같은 타당적(妥當的) 대상의 세 가지가 있다

이전(以前) : 1. 이제보다 전 2. 기준이 되는 때를 포함하여 그 전

오브제(<프>objet) : 1. [미술] 초현실주의 미술에서, 작품에 쓴 일상생활 용품이나 자연물 또는 예술과 무관한 물건을 본래의 용도에서 분리하여 작품에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일으키는 상징적 기능의 물체를 이르는 말. 상징, 몽환, 괴기적 효과를 얻기 위해 돌, 나뭇조각, 차바퀴, 머리털 따위를 쓴다 ≒ 어셈블리지 2. [예술] 꽃꽂이에서, 꽃 이외의 재료

매력적(魅力的)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이 있는

경우(境遇) : 1. 사리나 도리 2. 놓여 있는 조건이나 놓이게 된 형편이나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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