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26 : 많은 원치 -ㅁ으로 인해 타인의 눈요기 악의의 표적 있


많은 사람이 원치 않는 드러남으로 인해 타인의 눈요기나 악의의 표적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 숱한 사람이 바라지 않아도 드러나야 해서 구경거리나 놀림감이 되니 말이다

→ 적잖은 사람이 뜻하지 않아도 드러나면서 구경감이나 비웃음감이 되니 말이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진은영, 마음산책, 2024) 128쪽


“많은 사람이 있다”라는 말씨는 얄궂습니다. 우리말씨로는 “사람이 많이 있다”나 “사람이 숱하다”입니다. 임자말 자리에 놓는다면 “숱한 사람이”나 “적잖은 사람이”로 손봅니다. “원치 않는 드러남으로 인해”나 “타인의 눈요기나 악의의 표적이 되고 있으니”는 일본스러운 옮김말씨입니다. “바라지 않아도 드러나야 해서”나 “구경거리나 놀림감이 되니”로 다듬습니다. ㅍㄹㄴ


원하다(願-) : 무엇을 바라거나 하고자 하다

인하다(因-) : 1. 어떤 사실로 말미암다 2. 당연한 결과로 어떤 일에 이어지거나 뒤를 따르다

타인(他人) : 다른 사람

눈요기(-療飢) : 눈으로 보기만 하면서 어느 정도 만족을 느끼는 일

악의(惡意) : 1. 나쁜 마음 ≒ 악기·악심 2. 좋지 않은 뜻 3. [법률] 법률관계의 발생·소멸·효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떤 사정을 알고 있는 것. 도덕적으로 나쁘다는 뜻과는 다른 것이나 예외적으로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의사(意思)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표적(標的) : 1. 목표로 삼는 물건 ≒ 기표·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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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27 : 독자들 그녀의 불편함 느낄 것


독자들은 그녀의 글을 읽고 나면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 사람들은 이 글을 읽고 나면 거북하리라

→ 이런 글을 읽고 나면 누구나 고단하리라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진은영, 마음산책, 2024) 135쪽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는 일본스런 옮김말씨입니다. “거북하리라”나 “고단하리라”나 “싫으리라”나 “못마땅하리라”나 “갑갑하리라”로 손볼 만합니다. 한자말 ‘독자’는 “읽는 사람”을 가리키니, “독자들은 그녀의 글을 읽고 나면”은 영 엉성합니다. “사람들은 이 글을 읽고 나면”이나 “이런 글을 읽고 나면 누구나”쯤으로 손봅니다. ㅍㄹㄴ


독자(讀者) : 책, 신문, 잡지 따위의 글을 읽는 사람 ≒ 간객

그녀(-女) : 주로 글에서, 앞에서 이미 이야기한 여자를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불편(不便) : 1. 어떤 것을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것이 거북하거나 괴로움 2. 몸이나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괴로움 3. 다른 사람과의 관계 따위가 편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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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28 : 점점 길어졌


숲이 점점 길어졌다

→ 숲길이 더 잇는다

→ 숲길이 더 나온다

→ 숲이 더 깊다

《늦여름》(호리 다쓰오/안민희 옮김, 북노마드, 2024) 31쪽


“숲이 길어진다”고 하면 무슨 뜻일까요? 숲은 나무가 우거진 곳이기에 ‘길어질’ 수 없습니다. 숲은 ‘늘다’나 ‘퍼지다’나 ‘뻗다’로 나타냅니다. 숲이 늘거나 퍼지거나 뻗으면서 숲이 ‘넓’어요. 이 보기글에서 ‘길어졌다’는 ‘숲길’이 “더 나온다”를 나타낸다고 느낍니다. 이럴 적에는 “숲길이 더 나온다”나 “숲길이 더 잇는다”로 다듬어요. 또는 “숲이 더 깊다”로 다듬을 만합니다.


점점(漸漸) : 조금씩 더하거나 덜하여지는 모양 ≒ 초초(稍稍)·점차·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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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하나하나 가다듬어 (2024.9.27.)

― 부산 〈파도책방〉



  걸을 적마다 곧잘 한 발 두 발 셉니다. 몇 걸음 만에 닿는지 세지는 않습니다. 제가 내딛는 발걸음이 알맞게 뚜벅뚜벅 흐르는지 살핍니다. 어릴적에 썩 잘 달리지 못 했을 뿐 아니라, 잘 걷지 못 했습니다. 저더러 “너 참 이상하게 걷는다?”며 놀리는 동무나 언니가 수두룩했어요. 사람으로 붐비는 곳에 심부름을 가야 할 적마다 땀을 뺍니다. ‘다들 내 걸음새를 놀리지 않을까? 비웃지 않을까?’ 하고 조마조마합니다.


  막상 어느 곳에 가든 제 걸음결을 지켜보거나 놀리거나 나무라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무래도 한마을 동무나 배움터 또래는 유난히 지켜보면서 놀릴 뿐입니다. ‘나는 왜 툭하면 앓고, 걸음새도 다른 사람처럼 안 될까?’ 하고 한숨을 짓다가도 발걸음을 세기로 합니다. 바닥을 보며 하나둘셋넷 닷엿일여 이렇게 세며 스스로 맞춥니다. 여덟 열여섯 서른들 예순넷 차근차근 디디려 합니다.


  더구나 혀짤배기에 말더듬이라서 말까지 쭈뼛쭈뼛합니다. 둘레에서는 “왜 그리 먼길을 걸어가?” 하며 갸우뚱하지만, 일부러 걷고 또 걷습니다. 걸으면서 발걸음을 맞추려 하고, 왼발과 오른발이 알맞게 나아가도록 다스립니다. 아무도 없는 좁은 쇳길(철길)을 디디며 한나절 거닐며 혼자 노래를 부르고 말을 합니다. 누가 안 보는 데라면 말소리도 잘 나오고 걸음걸이도 반듯합니다. 어린날 이렇게 열 해 남짓 보내면서 조금씩 다리매와 목소리를 가다듬었습니다.


  부산으로 찾아옵니다. 첫가을 낮나절은 후끈합니다. 다만 버스나 전철은 서늘합니다. 길은 덥고 쇠(교통편)는 춥습니다. 보수동에서 버스를 내려 〈파도책방〉으로 걸어갑니다. 여러 책집 곁을 스치기에 모든 책집지기한테 절을 합니다. 보수동 모든 책집지기를 아니까요. “오늘은 무슨 일이신가?” “네, 아주 부산사람이 되다시피 자주 옵니다.” “우리 집에는 안 들르나?” “네, 다음달에 오면 그때 들르겠습니다.”


  어떻게 우리말을 돌아보고 살피는 살림을 짓는지 곧잘 되새깁니다. 더듬거리는 말을 가다듬으려고, 왼오른발이 늘 헛나가는 매무새를 다듬으려고, 서툰 팔놀림과 손놀림을 추스르려고, 언제나 사람 아닌 깨비를 맨눈으로 마주하는 하루를 다독이려고, 늘 천천히 걸으면서 되새깁니다.


  말더듬이 어린날을 보낸 적 없으면 모를 테고, 고삭부리 어릴적을 치르지 않았으면 모르겠지요. 그러나 저도 모르는 일이 많기에 여러 이웃을 만나고 온갖 책을 읽습니다. 나를 읽고 너를 이으며 우리가 새롭게 서는 이 마을에서 살림하려고 합니다.


ㅍㄹㄴ


《한국대표시인100인선집 33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윤동주, 미래사, 1991.11.15.)

- 청록서점

《물은 답을 알고 있다 2》(에모토 마사루/양억관 옮김, 나무심는사람, 2003.4.11.첫/2005.5.10.8벌)

《답사여행의 길잡이 5 전남》(한국문화유산답사회, 돌베개, 1995.7.15.첫/2000.6.10.10벌)

《병든 의료》(셰이머스 오마호니/권호장 옮김, 사월의책, 2022.6.10.)

《곰과 인간의 역사》(배른트 브루너/김보경 옮김, 생각의나무, 2010.4.7.)

《행동하는 양심으로》(김대중, 금문당, 1985.6.8.)

《もりのひなまつり》(こいで やすこ, 福音館書店, 1992.3.1.첫/2017.1.1.24벌)

- 숲에서 어린순이날

《星につたえて》(安東みきえ 글·吉田尙令 그림, アリス館, 2017.12.22.첫/2018.1.23.2벌)

- 별한테 속삭여

- 해파리랑 빗자루별

- 《별에게 전해줘》(안도 미키에 글·요시다 히사노리 그림/고향옥 옮김, 살림, 2022.3.30.)

《누구나 쉽게 가꾸는 건강채소 60종》(마츠키 게이코·기쿠치 히데오·나가도모 유우코/이광식 옮김, 동학사, 2001.3.23.첫/2003.1.18.3벌)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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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셀러리celery



셀러리(celery) : [식물] 산형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 높이는 60~90cm이며, 잎은 우상 복엽이다. 6∼9월에 흰색 꽃이 피고 전체에 향기가 있어 식용으로 재배한다. 습지에서 저절로 나는데 북아프리카, 서아시아, 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 양미나리

celery : 셀러리

セロリ(celery) : [식물] 셀러리, 산형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



영어 ‘celery’는 그냥 이 소리대로 ‘셀러리’라 할 수 있되, 우리 나름대로 풀어내어 ‘굵은미나리’나 ‘굵미나리’라 할 만합니다. 참으로 미나리를 닮았으나 한결 굵고 크거든요. ㅍㄹㄴ



접시 위에 샐러리가 없다 싶더니 수프 안에 있었다

→ 접시에 굵미나리가 없다 싶더니 국에 있다

《늦여름》(호리 다쓰오/안민희 옮김, 북노마드, 2024)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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