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나는 때때로 기괴한 형태를 가진 자연물을 바라보는 버릇이 있었다. 그냥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유한 마력, 그 얽히고설킨 깊은 언어에 온통 몰두하여 관찰했다. 고목처럼 드러난 기다란 나무뿌리, 암석 속의 색색깔 광맥, 물 위에 뜬 기름얼룩, 유리에 난 금 그런 것들이 종종 나에게 커다란 마력을 발휘하였다.”(140, 띄어쓰기 및 맞춤법 수정인용)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나는 때때로 기괴한 형태를 가진 자연물을 바라보는 버릇이 있었다. 그냥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유한 마력, 그 얽히고설킨 깊은 언어에 온통 몰두하면서. 고목처럼 드러난 기다란 나무뿌리, 암석 속의 색색 광맥, 물 위에 뜬 기름얼룩, 유리에 난 금 그런 것들이 종종 나에게 커다란 마력을 발휘하였다.”

 

독일어 원문: Schon als kleines Kind hatte ich je und je den Hang gehabt, bizarre Formen der Natur anzuschauen, nicht beobachtend, sondern ihrem eigenen Zauber, ihrer krausen, tiefen Sprache hingegeben. [...]

 

위 문장을 핵심만 간추리면 이렇다:

 

ich habe den Hang, A anzuschauen, nicht beobachtend, sondern B hingegeben.

 

=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B에 몰두하면서, 나는 A를 바라보는 버릇이 있다.

 

, 바라보는 방식을 관찰과 몰두를 덧붙여 자세히 설명부정과 긍정의 형태로하고 있다.

 

따라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 몰두하여 관찰했다.”는 원래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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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누락(4)

 

수업 시간 사이 쉬는 시간에 이따금씩, 내가 한 번도 주의한 적 없었던 급우 하나가 내 가까이 오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 눈에 뜨였다. 작고, 허약해 보이는 가냘픈 젊은이로 붉은 빛 도는 숱 적은 머리에 행동에는 무언가 나름의 것이 있는 친구였다.”(153)

 

수업 시간 사이 쉬는 시간에 이따금씩, 내가 한 번도 주의한 적 없었던 급우 하나가 내 가까이 오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 눈에 뜨였다. 작고, 허약해 보이는 가냘픈 젊은이로 붉은 빛 도는 숱 적은 머리에 시선 행동에는 무언가 나름의 것이 있는 친구였다.”

 

독일어 원문: In den Pausen zwischen den Schulstunden war mir zuweilen aufgefallen, daß ein Mitschüler meine Nähe suchte, den ich nie beachtet hatte. Es war ein kleiner, schwach aussehender, schmächtiger Jüngling mit rötlich blondem, dünnem Haar, der in Blick und Benehmen etwas Eigenes hatte.

 

빠진 부분 보완: in Blick und Benehmen = 시선과 행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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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피스토리우스가 싱클레어에게 인간의 가능성과 그 발현을 설명한다.

 

세계를 그냥 자기 속에 지니고 있느냐 아니면 그것을 알기도 하느냐, 이게 큰 차이지. 미친 사람이 플라톤을 연상시키는 생각을 내놓을 수 있고, 헤른후트파 학교의 신앙심 깊은 조그만 학생이 영지(靈知)파나 조로아스터에서 나타나는 심오한 신화적 연관을 창조적으로 숙고할 수도 있어. 그러나 그들은 세계가 자기 안에 있다는 것을 몰라. 한 그루 나무거나 돌인 거지, 기껏해야 동물이고. 그 사실을 모르는 한에서는 말야. 그러나 이런 인식의 첫 불꽃이 희미하게 밝혀질 때, 그때 그는 인간이 되지. 자네는 그렇다고 모두를, 저기 거리를 걸어 다니는 두 발 달린 것 모두를, 그들이 똑바로 걷고 새끼를 아홉 달 뱃속에 품고 있다고 해서 인간이라고 여기지는 않겠지?”(142-143, 띄어쓰기 수정인용)

 

자네 세계를 그냥 자기 속에 지니고 있느냐 아니면 자네 그것을 또한 알기도 하느냐, 이게 큰 차이지. 미친 사람이 플라톤을 연상시키는 생각을 내놓을 수 있고, 헤른후트파 학교의 신앙심 깊은 조그만 학생이 영지파()나 조로아스터에서 나타나는 심오한 신화적 연관을 창조적으로 숙고할 수도 있어. 그러나 세계가 자기 안에 있다는 것을 몰라. 한 그루 나무거나 돌인 거지, 기껏해야 동물이고. 그 사실을 모르는 한에서는 말야. 그러나 이런 인식의 첫 불꽃이 희미하게 밝혀질 때, 그때 그는 인간이 되지. 자네는 그렇다고 모두를, 저기 거리를 걸어 다니는 두 발 달린 것 모두를, 그들이 똑바로 걷고 새끼를 아홉 달 뱃속에 품고 있다고 해서 인간이라고 여기지는 않겠지?”

 

독일어 원문:

 

[A] Es ist ein großer Unterschied, ob Sie bloß die Welt in sich tragen, oder ob Sie das auch wissen! [B] Ein Wahnsinniger kann Gedanken hervorbringen, die an Plato erinnern, und ein kleiner frommer Schulknabe in einem Herrnhuter Institut denkt tiefe mythologische Zusammenhänge schöpferisch nach, die bei den Gnostikern oder bei Zoroaster vorkommen. Aber er weiß nichts davon! Er ist ein Baum oder Stein, bestenfalls ein Tier, solange er es nicht weiß. Dann aber, wenn der erste Funke dieser Erkenntnis dämmert, dann wird er Mensch. [C] Sie werden doch wohl nicht alle die Zweibeiner, die da auf der Straße laufen, für Menschen halten, bloß weil sie aufrecht gehen und ihre Jungen neun Monate tragen?

 

1. 보완:

 

[A] 부분의 주어, ‘자네를 덧붙였다.

 

이 주어가 없을 경우, 피스토리우스의 주장은 싱클레어를 향한 개별적 진술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보편적 진술이 되어버린다.

 

 

2. 수정:

 

[B] 부분의 주어는 그들이 아니라, ‘.

 

 

3. 교정:

 

영지는 한자로 가 아니라 . 아울러, 영지파 전체를 한자로 병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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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피스토리우스의 오르간 연주.

 

그가 연주하는 모든 것에 신앙심이 담겨 있었다. 헌신적이고 경건했다. 그러나 교회 가는 사람들이나 목사님들처럼 경건한 것이 아니라 중세의 걸인 순례자처럼 경건했다.”(133)

 

그가 연주하는 모든 것에 신앙심이 담겨 있었다. 헌신적이고 경건했다. 그러나 교회 가는 사람들이나 목사들처럼 경건한 것이 아니라 중세의 순례자 탁발승처럼 경건했다.”

 

독일어 원문: Alles, was er spielte, war gläubig, war hingegeben und fromm, aber nicht fromm wie die Kirchengänger und Pastoren, sondern fromm wie Pilger und Bettler im Mittelalter, [...]

 

Pilger und Bettler = 순례자와 탁발승.

 

두 단어는 대등한 관계이지, 한쪽이 다른 한쪽을 꾸미는 관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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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피스토리우스의 주장: 개체 안에 담긴 총체성.

 

인류가 멸종하고, 아무런 교육도 받지 않았지만 상당한 재능을 지닌 어린아이 하나만 남는다면, 이 아이는 사물들의 전체 과정을 다시 찾아낼 거야. 그 애가 신이 되어 수호신, 낙원, 계율과 금기, 신약과 구약, 모든 것이 다시 만들어질 수 있을 거야.”(142, 띄어쓰기 수정인용)

 

인류가 멸종하고, 아무런 교육도 받지 않았지만 상당한 재능을 지닌 어린아이 하나만 남는다면, 이 아이는 사물들의 전체 과정을 다시 찾아낼 거야. 그 애신들, 수호신, 낙원, 계율과 금기, 신약과 구약, 모든 것 다시 만들 수 있을 거야.”

 

Wenn die Menschheit ausstürbe bis auf ein einziges halbwegs begabtes Kind, das keinerlei Unterricht genossen hat, so würde dieses Kind den ganzen Gang der Dinge wiederfinden, es würde Götter, Dämonen, Paradiese, Gebote und Verbote, Alte und Neue Testamente, alles würde es wieder produzieren können.

 

문장의 핵심을 간추리면 이렇다:

 

das Kind produziert alles = 그 어린이가 모든 것을 만든다.

 

그리고 그 모든 것 = Götter, Dämonen, Paradiese, Gebote und Verbote, Alte und Neue Testamente.

 

이 어린이는, 문장 첫머리에 언급되어 있듯이, ‘이 아닌 인류die Menschheit의 대표.

 

번역자의 오독(誤讀): ‘es würde Götter’, 이 부분만 따로 떼어 그 애가 신이 된다로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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