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누락(29)

 

과음 후, 싱클레어.

 

잠깐 죽은 듯 잠을 잔 후 나는 고통스럽게 깨어났다. 술이 깨고 보니, 멍한 고통이 나를 엄습했다. 나는 침대에 앉아 있었다. 낮에 입었던 셔츠를 아직도 입고, 내 옷가지며 신발은 바닥에 널려 있고 담배 냄새와 토사물 냄새가 났다. 두통과 메스꺼움과 심한 갈증 사이에서 내가 오래 직시하지 않았던 영상 하나가 떠올랐다. 고향과 부모님 집, 아버지, 어머니, 누이들과 정원이 보였다.”(98-99)

 

잠깐 죽은 듯 잠을 잔 후 나는 고통스럽게 깨어났다. 술이 깨고 보니, 멍한 고통이 나를 엄습했다. 나는 침대에 앉아 있었다. 낮에 입었던 셔츠를 아직도 입고, 내 옷가지며 신발은 바닥에 널려 있고 담배 냄새와 토사물 냄새가 났다. 두통과 메스꺼움과 심한 갈증 사이에서 내가 오래 직시하지 않았던 영상 하나가 영혼 앞으로 떠올랐다. 고향과 부모님 집, 아버지, 어머니, 누이들과 정원이 보였다.”

 

독일어 원문: Mit der Ernüchterung aber, zu der ich nach ganz kurzem toten Schlaf mit Schmerzen erwachte, kam ein unsinniges Weh über mich. Ich saß im Bette auf, hatte das Taghemd noch an, meine Kleider und Schuhe lagen am Boden umher und rochen nach Tabak und Erbrochenem, und zwischen Kopfweh, Übelkeit und rasendem Durstgefühl kam mir ein Bild vor die Seele, dem ich lange nicht mehr ins Auge gesehen hatte. Ich sah Heimat und Elternhaus, Vater und Mutter, Schwestern und Garten, [...]

 

빠진 구문vor die Seele을 보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싱클레어와 데미안, 십자가 수난 이야기.

 

“<[...] 이런 신을 여호와라고 존경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반대하지 않아, 조금도 반대하지 않아. 하지만 모든 것을 존경하고 성스럽게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해. 인위적으로 분리시킨 이 공식적인 절반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를 말이야! [...]>”(83, 문장부호 수정 및 부분삭제 인용)

 

“<[...] 이런 여호와 신을 경배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반대하지 않아, 조금도 반대하지 않아. 하지만 모든 것을 경배하고 성스럽게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해. 인위적으로 분리시킨 이 공식적인 절반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를 말이야! [...]>

 

독일아 원문: »[...] Ich habe nichts dagegen, daß man diesen Gott Jehova verehrt, nicht das mindeste. Aber ich meine, wir sollen Alles verehren und heilig halten, die ganze Welt, nicht bloß diese künstlich abgetrennte, offizielle Hälfte! [...]«

 

diesen Gott Jehova verehren = 이 여호와 신을 경배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누락(28)

 

의지에 관한 싱클레어의 질문, 데미안의 대답.

 

상상 같은 건 해볼 수 있지, 이런 저런 상상의 날개를 펼 수는 있겠지, 꼭 북극에 가고 싶다든지, 혹은 그런 무엇을. 그러나 그걸 수행하거나 충분히 강하게 원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소망이 내 자신의 마음속에 온전히 들어 있을 때, 정말로 내 본질이 완전히 그것으로 채워져 있을 때뿐이야. 그런 경우가 되기만 하면, 내면으로부터 너에게 명령되는 무엇인가를 네가 해보기만 하면, 그럴 때는 좋은 말에 마구를 매듯 네 온 의지를 팽팽히 펼 수 있어.”(77)

 

상상 같은 건 해볼 수 있지, 이런 저런 상상의 날개를 펼 수는 있겠지, 꼭 북극에 가고 싶다든지, 혹은 그런 무엇을. 그러나 그걸 수행하거나 충분히 강하게 원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소망이 내 자신의 마음속에 온전히 들어 있을 때, 정말로 내 본질이 완전히 그것으로 채워져 있을 때뿐이야. 그런 경우가 되기만 하면, 내면으로부터 너에게 명령되는 무엇인가를 네가 해보기만 하면, 그럴 때는 그것 역시 이루어져, 그럴 때는 좋은 말에 마구를 매듯 네 온 의지를 팽팽히 펼 수 있어.”

 

독일어 원문: Ich kann wohl das und das phantasieren, mir etwa einbilden, ich wolle unbedingt an den Nordpol kommen, oder so etwas, aber ausführen und genügend stark wollen kann ich das nur, wenn der Wunsch ganz in mir selber liegt, wenn wirklich mein Wesen ganz von ihm erfüllt ist. Sobald das der Fall ist, sobald du etwas probierst, was dir von innen heraus befohlen wird, dann geht es auch, dann kannst du deinen Willen anspannen wie einen guten Gaul.

 

빠진 곳dann geht es auch을 보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발터 벤야민,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심철민 옮김, 도서출판 b, 2017(4).

 

심철민 선생님께

 

1

번역문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이 파시즘에 맞서, 공산주의는 예술의 정치화로써 대답한다.(101)

 

이 파시즘에 공산주의는 예술의 정치화로써 대답한다.

 

Der Kommunismus antwortet ihm [=dem Faschismus] mit der Politisierung der Kunst.

 

 

3

독일어 원문을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맞서를 굳이 집어넣어서 번역해야 할 근거는 없어 보입니다.

 

 

4

공산주의는 예술의 정치화로써 파시즘에 맞서고 있다.(반성완)

 

이러한 파시즘의 태도에 공산주의는 예술의 정치화라는 대답으로 맞서고 있다.(차봉희)

 

공산주의는 예술의 정치화로써 파시즘에 맞서고 있다.(최성만)

 

 

5

기존 번역본들을 살펴보고, 선생님께서 맞서를 넣어 번역하신 이유를 조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6

번역에도 선점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후발 번역은, 선행 번역이 수행한 텍스트 읽기 방식과 어휘 선택에 매여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헤르만 헤세의데미안번역본 같은 경우에도, 이 선점 효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가능하다면, 자세히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7

1983, 반성완의 번역이 맞서를 삽입한 것은 나름 이해할만 합니다. 이념의 시대였기에.

 

하지만, 2017년 선생님의 번역에까지 이 선점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8

세대마다 문학의 고전은 새로 번역되어야 한다.” 너무나도 익숙한, 어쩌면 진부하기까지 한, 어느 출판사의 광고 문안이지만, 여기에 담긴 정신만은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입니다.

 

 

박진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주의력과 의지의 집중, 데미안의 설명.

 

예를 들면 나비 종류 중에는 어떤 나방들이 있는데, 암놈이 수놈보다 훨씬 수가 적어. 나비란 다른 동물과 똑같이 번식해. 수컷이 암컷을 수태시키고, 그러면 암컷이 알을 낳지. 그런데 연구자들이 자주 시험해 본 바로는. 이 나방들 중에 암컷이 하나 있으면 밤에 이 암컷에게로 수나방들이 날아오는데, 그것도 여러 시간 떨어진 곳에서 오는 거야, 여러 시간 떨어진 곳에서! 생각해 봐!”(74-75)

 

예를 들면 나비 종류 중에는 어떤 나방들이 있는데, 암놈이 수놈보다 훨씬 수가 적어. 나방은 다른 동물과 똑같이 번식해. 수컷이 암컷을 수정시키고, 그러면 암컷이 알을 낳지. 그런데 연구자들이 자주 시험해 본 바로는. 이 나방들 중에 암컷이 하나 있으면 밤에 이 암컷에게로 수나방들이 날아오는데, 그것도 여러 시간 떨어진 곳에서 오는 거야, 여러 시간 떨어진 곳에서! 생각해 봐!”

 

독일어 원문: Es gibt zum Beispiel bei den Schmetterlingen gewisse Nachtfalter, bei denen sind die Weibchen viel seltener als die Männchen. Die Falter pflanzen sich gerade so fort wie alle Tiere, der Mann befruchtet das Weibchen, das dann Eier legt. Wenn du nun von diesen Nachtfaltern ein Weibchen hast es ist von Naturforschern oft probiert worden so kommen in der Nacht zu diesem Weibchen die männlichen Falter geflogen, und zwar stundenweit! Stundenweit, denke dir!

 

befruchten = ‘열매를 맺게 하다’. ‘수정시키다’, ‘수태시키다’.

 

곤충의 경우, ‘수정시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