귄터 그라스,암실 이야기, 장희창 옮김, 민음사, 2015.

 

사진사 한스가 죽었다. 팟은, 아버지가 무덤에서 친구 한스에게 하는 고별사를 회상한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친구 한스가 마음에 들어 했던 모든 종류의 스냅 사진들을 열거했지.”(18)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친구 한스가 마음에 들어 했던 모든 종류의 화주(火酒)를 열거했지.”

 

 

아빠가 스냅 사진들 하나하나를 죄다 열거하고 그러면서 틈틈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 말이야.”(19)

 

아빠가 화주들 하나하나를 죄다 열거하고 그러면서 틈틈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 말이야.”

 

 

번역자의 순간적인 착독(錯讀): Schnaps / Schnappschuß

 

Schnaps = 화주

 

Schnappschuß = 스냅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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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크나우어와 싱클레어.

 

“<너 그러니까 죽으려 했구나, 크나우어?>

그가 추위와 두려움으로 몸을 덜덜 떨었다.

<그래, 그러려고 했어. 그럴 수 있었을지 없었을지는 모르겠어.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어.>

나는 그를 바깥으로 끌고 나왔다. 수직의 첫 새벽 빛이 잿빛 공중에서 말할 수 없이 차갑고 냉담하게 어렴풋이 빛나고 있었다.”(162쪽, 문장부호 수정인용)

 

“<너 그러니까 죽으려 했구나, 크나우어?>

그가 추위와 두려움으로 몸을 덜덜 떨었다.

<그래, 그려려고 했어. 그럴 수 있었을지 없었을지는 모르겠어.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어.>

나는 그를 바깥으로 끌고 나왔다. 수평의 첫 새벽 빛이 잿빛 공중에서 말할 수 없이 차갑고 냉담하게 어렴풋이 빛나고 있었다.”

 

독일어 원문: [...] Ich zog ihn ins Freie. Die ersten waagrechten Lichtstreifen des Tages glommen unsäglich kalt und lustlos in den grauen Lüften.

 

waagrecht = 수평의

 

수직의 = senkrec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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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내가 한 번도 내 동행자들과 하나가 되지 않았다는 것, 그들 가운데서 늘 외로웠고 그래서 그렇게까지 괴로웠다는 것,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나는 술집의 영웅이었지만 아주 거친 것은 심정적으로 경멸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총기가 있었고 선생님들, 학교, 부모, 교회에 대해 나의 생각을 이야기할 때는 패기를 과시했다. 직접 하지는 못했지만 음담패설도 태연히 들었다. 그러나 내 패거리들이 여자들한테로 갈 때 함께 간 적은 없었다.”(101, 띄어쓰기 수정인용)

 

내가 한 번도 내 동행자들과 하나가 되지 않았다는 것, 그들 가운데서 늘 외로웠고 그래서 그렇게까지 괴로웠다는 것,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나는 가장 거친 녀석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술집의 영웅이자 조롱꾼이었다. 나는 선생님들, 학교, 부모, 교회에 대해 나의 생각을 이야기할 때는 총기와 패기를 과시했다. 음담패설도 태연히 듣고 직접 하나쯤 음담패설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 패거리들이 여자들한테로 갈 때 함께 간 적은 없었다.”

 

독일어 원문: Daß ich niemals eins wurde mit meinen Begleitern, daß ich unter ihnen

einsam blieb und darum so leiden konnte, das hatte einen guten Grund. Ich war ein Kneipenheld und Spötter nach dem Herzen der Rohesten, ich zeigte Geist und zeigte Mut in meinen Gedanken und Reden über Lehrer, Schule, Eltern, Kirche ich hielt auch Zoten stand und wagte etwa selber eine aber ich war niemals dabei, wenn meine Kumpane zu Mädchen gingen, [...]

 

A nach dem Herzen der Rohesten = 가장 거친 녀석들의 마음에 드는 A

 

ich zeigte Geist und zeigte Mut in meinen Gedanken und Reden über A = 나는 A에 관한 생각과 말에서 총기와 패기를 보였다

 

wagte etwa selber eine [Zote] = 직접 한 가지쯤 음담패설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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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여기까지 이야기한 이 모든 체험에서는 이 순간이 중요한 순간이다. 그것은 아버지의 신성함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내 유년 생활을 떠받치고 있는, 그리고 누구든 자신이 되기 전에 깨뜨려야 하는 큰 기둥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우리들 운명의 내면적이고 본질적인 선()은 아무도 보지 못한 이런 체험들로 이루어진다. 그런 칼자국과 균열은 다시 늘어난다. 그것들은 치료되고 잊히지만 가장 비밀스러운 방 안에서 살아 있으며 계속 피 흘린다.”(26, 맞춤법 및 띄어쓰기 수정인용)

 

여기까지 이야기한 이 모든 체험에서는 이 순간이 중요하고 지속적인 것. 그것은 아버지의 신성함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내 유년 생활을 떠받치고 있는, 그리고 누구든 자신이 되기 전에 깨뜨려야 하는 큰 기둥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우리들 운명의 내면적이고 본질적인 선()은 아무도 보지 못한 이런 체험들로 이루어진다. 그런 칼자국과 균열은 다시 아문다. 그것들은 치료되고 잊히지만 가장 비밀스러운 방 안에서 살아 있으며 계속 피 흘린다.”

 

독일어 원문: Von diesem ganzen Erlebnis, soweit es bis hier erzählt ist, war dieser Augenblick das Wichtige und Bleibende. Es war ein erster Riß in die Heiligkeit des Vaters, es war ein erster Schnitt in die Pfeiler, auf denen mein Kinderleben geruht hatte, und die jeder Mensch, ehe er er selbst werden kann, zerstört haben muß. Aus diesen Erlebnissen, die niemand sieht, besteht die innere, wesentliche Linie unsres Schicksals. Solch ein Schnitt und Riß wächst wieder zu, er wird verheilt und vergessen, in der geheimsten Kammer aber lebt und blutet er weiter.

 

zuwachsen = 아물다

 

번역자는 이 낱말을 zuwachsen로 분해하고, ‘덧붙여’와 자라다라는 두 가지 뜻을 조합해, ‘늘어나다로 유추한 듯.

 

아울러, 누락과 오류도 바로잡았다:

 

das Wichtige und Bleibende = 중요하고 지속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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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전쟁 발발을 앞둔,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대화.

 

“<[...] 그러나 넌 보게 될 거야, 싱클레어. 이건 다만 시작이야. 어쩌면 큰 전쟁이 될 거야. 몸시 큰 전쟁이. 그러나 이것도 그저 처음에 불과해. 새로운 것이 시작되지. 새로운 것이란 날은 것에 매달린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이겠지. 넌 무얼 할 거니?>

나는 당혹스러웠다.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아직 낯설고 믿어지지 않게 들렸던 것이다.

<모르겠는데, 형은?>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동원령이 내리면 곧바로, 나는 들어가야 해. 대위거든.>

<형이? 그건 전혀 몰랐는데.>”(213-214, 문장부호 수정 및 부분삭제 인용)

 

“<[...] 그러나 넌 보게 될 거야, 싱클레어. 이건 다만 시작이야. 어쩌면 큰 전쟁이 될 거야. 몸시 큰 전쟁이. 그러나 이것도 그저 처음에 불과해. 새로운 것이 시작되지. 새로운 것이란 날은 것에 매달린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이겠지. 넌 무얼 할 거니?>

나는 당혹스러웠다.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아직 낯설고 믿어지지 않게 들렸던 것이다.

<모르겠는데, 형은?>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동원령이 내리면 곧바로, 나는 들어가야 해. 소위거든.>

<형이? 그건 전혀 몰랐는데.>”

 

독일어 원문: [...]

Er zuckte die Achseln.

»Sobald mobilisiert wird, rücke ich ein. Ich bin Leutnant

»Du? Davon wußte ich kein Wort.«

 

Leutnant = 소위

 

대위 = Hauptmann

 

 

2. 테어도어 폰타네,에피 브리스트, 김영주 옮김, 문학과지성사, 2009(9).

 

에피는 자기 집 정원에서 이웃에 사는 세 아가씨베르타, 헤르타, 훌다와 유쾌한 대화에 빠져 이렇게 말한다.

 

“[...] 엄마는 여러 가지 경험도 많고 안정감과 품위가 있어. 아빠처럼 어설픈 데가 조금도 없어. 내가 젊은 중위라면 난 우리 엄마에게 반했을 거야.”(14쪽, 부분삭제 인용)

 

“[...] 엄마는 여러 가지 경험도 많고 안정감과 품위가 있어. 아빠처럼 어설픈 데가 조금도 없어. 내가 젊은 소위라면 난 우리 엄마에게 반했을 거야.”

 

독일어 원문: Wenn ich ein junger Leutnant wäre, so würd ich mich in die Mama verlieben

 

 

Leutnant = 소위, Oberleutnant = 중위, Hauptmann = 대위

 

원뜻에 맞게 번역한 다른 번역본.

 

“[...] 엄마는 모르는 게 없고 자신감이 있으면서도 우아해. 아빠처럼 눈치 없이 행동한 적이 한 번도 없어. 내가 젊은 소위라면 홀딱 반할 것 같아.”(14쪽, 부분삭제 인용)

테어도어 폰타네,에피 브리스트, 한미희 옮김, 문학동네, 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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