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새로운 형식의 종교를 과거의 것들에서만 찾으려고 하는 피스토리우스에 염증이 난 싱클레어.

 

“<피스토리우스> 내가 갑자기 말했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악의가 담겨 있었다. <제게 다시 한 번 꿈 이야기를 들려주셔야겠어요. 밤에 꾸신 진짜 꿈 이야기를요. 지금 말씀하시는 것, 그것 참 빌어먹게 골동품 냄새가 나네요!>

[...]

[...]

길고 무거운 침묵 후에 그가 새 장작을 불 위에 얹었고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 <자네가 전적으로 옳아, 싱클레어. 자네는 영리한 친구야. 나는 골동품으로 자네를 지켜주려는 걸세.>”(167-168, 문장부호 수정 및 부분삭제 인용)

 

“<피스토리우스> 내가 갑자기 말했다. 스스로도 놀라고 무서울 만큼 악의가 담겨 있었다. <제게 다시 한 번 꿈 이야기를 들려주셔야겠어요. 밤에 꾸신 진짜 꿈 이야기를요. 지금 말씀하시는 것, 그것 참 빌어먹게 골동품 냄새가 나네요!>

[...]

[...]

길고 무거운 침묵 후에 그가 새 장작을 불 위에 얹었고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 <자네가 전적으로 옳아, 싱클레어. 자네는 영리한 친구야. 나는 골동품 냄새 나는 하찮은 것으로 자네를 괴롭히지 않겠네.>”

 

독일어 원문: »Pistorius,« sagte ich plötzlich, mit einer mir selber überraschend und erschreckend hervorbrechenden Bosheit, »Sie sollten mir wieder einmal einen Traum erzählen, einen wirklichen Traum, den Sie in der Nacht gehabt haben. Das, was Sie da reden, ist so so verflucht antiquarisch!«

[...]

[...]

Nach einer langen schweren Pause legte er neues Holz aufs Feuer und sagte still: »Sie haben ganz recht, Sinclair. Sie sind ein kluger Kerl. Ich werde Sie mit dem antiquarischen Zeug verschonen

 

ich verschone A mit B = 나는 BA를 괴롭히지 않는다.

 

verschonen의 숙어(熟語)를 적용하지 못하고, ‘보호하다는 기본적인 뜻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번역.

 

아울러, 첫 대목의 빠진 부분‘erschreckend’도 보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대학생이 된 싱클레어. 당시의 시대 분위기.

 

어딜 가도 모임이, 어딜 가도 함께 쭈그리고 앉은 모임이 있었다. 어디서나 운명의 짐 풀기와 따뜻한 아궁이 곁으로의 도피가 있었다!”(179)

 

어딜 가도 모임이, 어딜 가도 함께 쭈그리고 앉은 모임이 있었다. 어디서나 운명의 짐 풀기와 열렬한 패거리 곁으로의 도피가 있었다!”

 

독일어 원문: Überall Gemeinsamkeit, überall Zusammenhocken, überall Abladen des Schicksals und Flucht in warme Herdennähe!

 

착독(錯讀): Herde’, ‘무리Herd아궁이로 잘못 읽음.

 

따뜻한이라는 뜻의 warm이 바로 앞에 있어서, ‘아궁이가 바로 떠올랐을 것.

 

여기서 warm = ‘열렬한.

 

Herd가 다른 명사와 결합할 경우, ‘Herd + 다른 명사형태를 취한다.

 

, Herdfeuer = 아궁이 불

 

Herde의 합성명사는 다음 번역을 참고할 것:

 

연합과 패거리짓기(182)

 

Zusammenschluß und Herdenbildung

 

지금 연대라며 저기 저러고 있는 것은 패거리짓기일 뿐이야.(182)

 

Was jetzt an Gemeinsamkeit da ist, ist nur Herdenbildung.

 

 

번역본 비교

 

어디를 가도 모임이요, 어디를 가도 함께 쭈그려 앉은 집회요, 어디를 가도 운명 내팽개치기와 따뜻한 무리 속으로의 도망이라니!(이영임: 155)

 

어디에나 유대감이 있었고, 어디에서나 함께 모여 앉아 있었고, 어디에서나 운명을 내려놓고 따스한 패거리의 품속으로 도망쳤다!(김인순: 183)

 

어디에나 단체가 있고, 어디에나 모임이 있었다. 사람들은 곳곳에서 운명을 발산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들 곁으로 도피했다!(홍성광: 89)

 

어디를 가나 단결이었고, 어디를 가나 집회였고, 어디를 가나 자기 운명을 내려놓고 같은 의 안락함으로 도망치는 사람들뿐이었다.(박종대: 197)

 

어디에나 함께하기, 어디에나 함께 앉기, 어디에나 운명을 내려놓고 따스한 패거리 속으로 도망치기뿐이었다!(안인희: 160)

 

도처에 서클이, 도처에 모임이, 도처에 운명의 하역과 따뜻한 난로 곁으로의 도피가 있었다!(김재혁: 186)

 

어딜 가도 모임이, 어딜 가도 함께 쭈그리고 앉는 모임이 있었다. 어디서나 운명의 짐 풀기와 따뜻한 아궁이 곁으로의 도피가 있었다!(전영애: 179)

 

 

보완: 2017. 6. 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싱클레어의 대학 진학.

 

내 학생 시절은 끝났다. 나는 방학 동안 여행을 했다. 우리 아버지가 생각해 내신 일이었다. 그리고 다음에는 대학에 가기로 되어 있었다. 어떤 대학에 갈지는 몰랐다. 철학을 한 학기 듣기로 했다.”(175)

 

내 학생 시절은 끝났다. 나는 방학 동안 여행을 했다. 우리 아버지가 생각해 내신 일이었다. 그리고 다음에는 대학에 가기로 되어 있었다. 어떤 학부에 갈지는 몰랐다. 철학을 한 학기 듣기로 했다.”

 

독일어 원문: Meine Schulzeit war zu Ende. Ich sollte eine Ferienreise machen, mein Vater hatte sich das ausgedacht, und dann sollte ich zur Universität gehen. Zu welcher Fakultät, das wußte ich nicht. Es war mir ein Semester Philosophie bewilligt.

 

Fakultät = 종합대학교의 단과대학, 학부

 

대학 진학은 정했으나, 학부와 전공은 정하지 못했다는 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어느 초여름 저녁, 싱클레어는 베아트리체/데미안 초상화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그것은 나의 내면, 나의 운명 혹은 내 속에 내재하는 수호신이었다. 만약 내가 언젠가 다시 한 친구를 찾아낸다면, 내 친구의 모습이 저러리라. 언제 하나를 얻게 된다면 내 애인의 모습이 저러리라. 나의 삶이 저럴 것이며 나의 죽음이 저럴 것이다. 이것은 내 운명의 울림이자 리듬이었다.

그 몇 주 동안 나는 책을 한 권 읽기 시작하였는데, 전에 읽은 모든 것보다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 [...] 그것은 노발리스의 책으로 편지와 잠언들이 들어 있었는데, 그 중 많은 것을 이해하지 못했는데도 모든 것이 말할 수 없이 나를 매혹시켰고 긴장시켰다. 잠언 하나가 아직도 생각난다. 그 잠언을 펜으로 초상화 밑에 적어놓았다. <운명과 심성은 하나의 개념에 붙여진 두 개의 이름이다.> 그 말을 내가 그때 이해했던 것이다.”(113)

 

그것은 나의 내면, 나의 운명 혹은 내 속에 내재하는 수호신이었다. 만약 내가 언젠가 다시 한 친구를 찾아낸다면, 내 친구의 모습이 저러리라. 언제 하나를 얻게 된다면 내 애인의 모습이 저러리라. 나의 삶이 저럴 것이며 나의 죽음이 저럴 것이다. 이것은 내 운명의 울림이자 리듬이었다.

그 몇 주 동안 나는 책을 한 권 읽기 시작하였는데, 전에 읽은 모든 것보다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 [...] 그것은 노발리스의 책으로 편지와 잠언들이 들어 있었는데, 그 중 많은 것을 이해하지 못했는데도 모든 것이 말할 수 없이 나를 매혹했고 사로잡았다. 잠언 하나가 그때 생각났다. 그 잠언을 펜으로 초상화 밑에 적어놓았다. <운명과 심성은 하나의 개념에 붙여진 두 개의 이름이다.> 그 말을 내가 그때 이해했던 것이다.

 

독일어 원문: [...] es war mein Inneres, mein Schicksal oder mein Dämon. So würde mein Freund aussehen, wenn ich je wieder einen fände. So würde meine Geliebte aussehen, wenn ich je eine bekäme. So würde mein Leben und so mein Tod sein, dies war der Klang und Rhythmus meines Schicksals.

In jenen Wochen hatte ich eine Lektüre begonnen, die mir tieferen Eindruck machte als alles, was ich früher gelesen. [...] Es war ein Band Novalis, mit Briefen und Sentenzen, von denen ich viele nicht verstand und die mich doch alle unsäglich anzogen und umspannen. Einer von den Sprüchen fiel mir nun ein. Ich schrieb ihn mit der Feder unter das Bildnis: »Schicksal und Gemüt sind Namen eines Begriffs.« Das hatte ich nun verstanden.

 

umspannen = umspinnen실을 자아서 감싸다의 복수 3인칭 과거형.

 

번역자는 순간적으로 이 과거형을, 복수 3인칭 현재형의 umspannen동형이의(同形異義)으로 잘못 읽었다. umspannen의 뜻도 spannen에 방점을 두어 긴장시키다로 해석했지만, 정확한 의미는 싸안다’, ‘포괄하다’.

 

Einer von den Sprüchen fiel mir nun ein. = 잠언 하나가 그때 생각났다.

 

잠언 하나가 생각난 것은 화자(話者) 싱클레어가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현재 시점이 아니라, 그 당시 싱클레어가 베아트리체/데미안 초상화를 바라보던 때.

 

정리하자면, 싱클레어는 노발리스의 책을 읽은 적이 있었고 그 후 초상화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는데 그 생각의 결론이 노발리스 책에서 읽었던 잠언으로 요약될 수 있음을 깨닫고 그 잠언을 초상화에 기록한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피스토리우스와 싱클레어.

 

한번은 교회에서 나서는 오르간 연주자를 몰래 따라가는데, 멀리 도시 외곽의 작은 선술집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마음에 맞서지 못하고 이끌린 듯 그를 뒤따라갔다. 거기서 처음으로 그 사람의 모습을 똑똑하게 보았다. 작은 술집 한 모퉁이에 있는 주인 맞은편 테이블에, 머리에는 까만 펠트직 모자를 쓰고, 포도주를 한 잔 앞에 놓은 채 그는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은 내가 기대했던 것과 같았다.”(133)

 

한번은 교회에서 나서는 오르간 연주자를 몰래 따라가는데, 멀리 도시 외곽의 작은 선술집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마음에 맞서지 못하고 이끌린 듯 그를 뒤따라갔다. 거기서 처음으로 그 사람의 모습을 똑똑하게 보았다. 작은 술집 한 모퉁이에 있는 테이블, 머리에는 까만 펠트 모자를 쓰고, 포도주를 한 잔 앞에 놓은 채 그는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은 내가 기대했던 것과 같았다.”

 

독일어 원문: Als ich einmal den Orgelspieler nach seinem Weggang aus der Kirche heimlich verfolgte, sah ich ihn weit draußen am Rande der Stadt in eine kleine Schenke treten. Ich konnte nicht widerstehen und ging ihm nach. Zum erstenmal sah ich ihn hier deutlich. Er saß am Wirtstisch in einer Ecke der kleinen Stube, den schwarzen Filzhut auf dem Kopf, einen Schoppen Wein vor sich, und sein Gesicht war so, wie ich es erwartet hatte.

 

Wirtstisch = 음식점의 식탁

 

번역자는 ‘(음식점이나 여관의) 주인이라는 뜻의 Wirt에 무게를 두어, Wirtstisch주인의 테이블로 읽고 여기에 맞은편을 덧붙인 듯.

 

이는 오독(誤讀).

 

Wirtstisch음식점의 식탁’(Tisch in der Gastwirtschaft)으로 Wirtstafel의 동의어(同義語).

 

아울러, 삭제: “펠트직 모자에서 은 불필요한 부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